구름낀 아소산----
지난 봄 국내 여행 시 일본에서의 오랜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보다
일본을 더 소상히 잘 알고 있다는 춘천 "금복 할머니 " 대표님이 쾌히 길
잡이 역할을 하겠다는 제의에 희망자 몇 명이 신청서를 냈다. 초 스피드 선택ㅎ!
난데없이 어떨결에 떠난 여행이었지만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김대표의 안내와
일정 내내 렌트카 여행 덕분에 다소 생소했던 자유여행의 묘미를 체험 할 수 있었다.
큐슈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간단한 잠심식사를 끝낸 후
곧 구마모토행 고속버스에 승차해 구르메인터에서 5인승 토요타 미니
밴을 렌트하여 구름과 안개비로 휩싸인 활화산 아소산으로 향했다.
일본은 자연 재해(지진) 만 없다면 깨끗하고 좋은 나라 같았어.
곳곳에 온천물이 있어 쉬고 다니기에도 괜찮았고.
아소산 졍상엔 거의 안개, 구름, 비 등으로 기후가 변화무쌍하여
신비스런 비취색 호수물을 완전히 보기가 힘들다네요.
어느 순간 비구름 안개가 걷히고 파란색을 드러내는 순간 감상
한발 늦었어. 좀 아쉬웠지,,.
구마모토 현에 있는 구루메 인터까지만 고속 도로를 탔고
렌트 이후에는 줄곳 local 지방 도로를 타고 갔기에
일본 시골 풍경들을 속속들이 볼 수 있어서 마음도 평화롭고 재밌었어요.
아소 흰구름 산장에서 배낭도 풀고 유황 온천에서 피로도 풀고
깔끔하고 친절이 녹아 있는 일본식 만찬에 찬사를 보내며 여행 첫 날을 보냈다.
앗차 ! 그 때까지 똑닥이 디카를 생각 못하고 아소 산장의 사진이 없어 아쉬워라
구마모도---
이튿 날 구마모토성에 미니카를 주차했다. 성 내 박물관, 일본 국악 연주,
무사들의 갑옷, 투구들도 디카에 담았다.임진왜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구마모토성은 역사 자료가 많이 있었는데 연휴의 관광객에 밀려 좀 더
심도있는 공부를 못 한 건 나도 아쉬웠어요.다음 행선지를 위해
천수각( 덴슈카쿠) )성 꼭대기까지 부지런히 오르느라
등에 배인 땀을 영숙이가 쏜 일본식 콘 아이스크림이 시원하게 닦아 줬지요.
정말 바삭하고 엄청 부드러웠어. 도꼬가와 이에야스(덕천 가강)의 나고야 성
토요도미 히데요시(풍신 수길)의 오사카 성과 함께 아름다운 일본의 3대 성으로
알려 지기도 하지만 임진 왜란의 인물 가토 기요마사의 이 구마모토성은
그가 일본으로 돌아갈 때 우리의 도공, 축성 기술자, 기와 수공인들을 모두
데려가 축성 됐을 테니... 분통 터질 수밖에요.
가등 청정의 동상은 성안 중심에 있지 않고 한 쪽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작게 조성되어 있었지만 카메라엔 담지 않았어요.막부 정치가 끝나고
메이지 유신으로 접어들면서 일본의 성들은 그 고유의 기능은 역사의
뒤안길로 넘기고 자료 박물관으로 쓰이며 역사. 관광 차원에서 계속
복원만 진행되는 듯했어요.
일본나면---
유후인으로 가는 길에 일본 신사와 NHK 에도 출연해서 유명해졌다는
시골길에 있는 일본식 라면 집으로 김대표는 우리 일행을 안내한다..
맛은 담백하진 않았지만 한 번 쯤은 먹을만 했다.
한 친구는 영 입에 맞지 않는다고 흰 밥에다 다꾸앙만 먹는다,ㅎ
오후에 구마모토를 떠나 서너 시간쯤 달렸을까
어느새 뜨거운 온천물의 하이얀 수증기가 산등성을 덮는 유후인에 도달했다.
호수가 아름다운...숙소인 "사계 암" 일본식 여관 (료칸)에 도착하자
하늘엔 별무리가 총총거리고 대나무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는 속세를 떠난 별천지다.
벽난로, 다다미 방, 유카타와 게다( 일본식 가운과 나무신) , 별을 보며 달을 보며
한 밤의 선녀(?) 처럼 목욕했던 노천온천욕은 퍽 이색적이었으나
유후인 료칸의 정갈한 쇠고기구이 만찬과 조식을포함한
1일 숙박비는 웬만한 호텔보다 더 비싼 것 같았다.
뱃부온천---
여행 셋째날,아기자기했던 유후인을 떠나 벳부로 향하는 길로 접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이상과 꿈이 크고 높게 이루어지라는 염원으로(안내자의 설명)
물고기 형상를 하늘 높이 매달아 놓은 모습들이 곳곳에 눈에띄어 인상적이었다.
벳부에는 9개의 "지옥 온천"이란 명칭을 가진 온천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그 중 세 군데 정도만 둘러 보기로 했다.푸른 바다 같은 해 지옥,
핏빛 같은 혈 지옥, 보오즈 지옥은 "천황"이 방문한 곳이라 하여
관광객으로 붐볐다. 사방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는 진풍경 색다르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