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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씩 가까워지고 있는 미중…한중도 갈등 해소 '대화' 재개에 주목
이창규 기자입력 2023. 7. 10. 06:01
옐런 "중국과 소통 채널 구축에 도움"…허리펑 "정찰풍선 사태는 유감"
ARF 계기 한중 외교장관회담 가능성…"소통 확대 계기로 만들어야"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해 8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과 고위급 회동은 최근 미중 간 해빙 분위기를 가속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10일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미중 간 동향이 최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발언으로 경색됐던 한중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옐런 장관은 전날인 9일 나흘 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이 중국의 새 경제팀과 탄력적이고 생산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대해서도 "디커플링과 공급망 다양화는 분명히 구별된다. 디커플링은 양국에 재앙이 될 것이며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실행할 수도 없다"라고 언급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일정한 선에서 지켜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장관의 방중은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올해 미국 고위급 인사의 두 번째 방중이다.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로 단절됐던 양국 간 소통이 빠르게 재개되는 모습이다.
특히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는 전날 옐런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고 간 정찰풍선 사태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측의 비교적 적극적인 제스처로 해석됐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8일 (현지시간)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3.7.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간 관계개선 움직임이 한중관계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과 중국 모두 서로를 상대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미국과 일본 등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외교에 주력했다. 때문에 권위주의 진영에 속하는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싱하이밍 대사의 '베팅' 발언은 이러한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랬던 한중은 지난 4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의 회동을 통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는 미중 간 고위급 대면 회동이 재개된 뒤 나온 동향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중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담에서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위기와 기류에서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장관은 지난 1월 친 부장의 취임 후 전화통화만 가졌다.
이번 회담이 성사될 경우 대만 문제와 싱 대사의 발언 등에 한중관계 악화 요인을 '덮고 가는'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 회복 기류 등을 감안한 '정세 관리' 차원에서 한국과도 대화의 폭을 넓히고 깊이도 더 가져가는 쪽으로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연내 개최 의지를 밝힌 바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수요도 고려할 부분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 관계가 완전히 개선된 건 아니기 때문에 미중관계 개선에 따른 낙수효과가 크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면 이를 하나의 계기로 삼아 한중 간 소통을 확대해나가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