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올해 여름 700만명의 해수욕객 유치를 목표로 전국에서 가장 빨리 해수욕장을 개장한 뒤 본격 손님 맞이에 나서고 있지만,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면서 해수욕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여름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해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예년보다 20여일 앞당긴 지난달 2일 진도 가계와 고흥 남열, 장흥 수문, 신안 우전해수욕장이 문을 연데 이어 도내 48개 전 해수욕장이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인 관광객 맞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해수욕장 조기 개장에도 불구하고 바닷물 수영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본격 휴가철은 물론 초·중·고등학교의 방학시즌과도 맞지 않아 주말과 휴일 이외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도내 일부 해수욕장이 편의 시설과 운영 요원 확보 등 사전 준비가 부족해 개장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늦춘데다 장마철은 물론 태풍 등의 영향으로 '조기 개장'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문을 열어 개장 한달째를 맞은 완도군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의 경우 평일 500∼600여명, 주말 4천여명 등 지금까지 모두 3만여명의 피서객들이 이곳을 찾았지만, 예년 같은 시기에 비해 피서객 수가 30∼40%가량 줄어드는 바람에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 휴일인 15일 태풍 '마니'의 간접 영향 등으로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3년간 상가를 임대한 장모(35)씨는 "지난해의 경우 완도∼신지간 연륙교 개통으로 최대 인파를 맞았지만, 올해는 장마철 등 기상 조건 때문에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지금은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해 아쉽지만 주차장과 탈의실 등 많은 편의 시설이 갖춰진 만큼 휴가철을 대비해 피서객들을 맞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현재까지 총 23만여명의 피서객이 전남 도내 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도는 해수욕장 안내 책자와 홍보 포스터를 작성하고 기업체 임직원 및 가족 하계 휴양과 대학생 동아리 수련회 등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조기 개장에 따른 홍보로 육지권 해수욕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선점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장마철 등이 겹치면서 많은 관광객이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전국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전남 웰빙 해수욕장을 적극 홍보, 지난해 389만명보다 80%가 늘어난 700만명을 목표로 해수욕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