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 세계 판매 3위 완성차그룹에 올랐다. 지난 2010년 포드를 제치고 5위에 오른 이후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판매해 일본 토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615만7000대로 현대차그룹의 뒤를 이었고, GM(593만9000대)과 스텔란티스그룹(583만9000대)이 각각 5위, 5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5위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 후 10년 뒤인 2020년에야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 계단을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완성차 업계를 강타한 반도체 수급난을 뚫고 성장한 것이 3위의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이었다. 토요타(-0.1%)와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14.1%), GM(-5.7%)의 판매가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의 점유율 확대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보였다.
순위 다툼은 올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수급은 원활하지만,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인한 수요 위축이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친환경 규제도 부담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3위는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의미”라며 “친환경차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와 주요국의 보호주의를 넘어서는 것이 완성차 업계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