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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2박 3일 동안 다녀 왔어요. 작년에 혼자 제주도 간다고 글쓰고, 갔다와서 후기 남겼는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네요.
작년의 기억의 좋아서 올해 역시 제주를 가지 않을까 했는데, 성수기 2박 3일의 제주는 뭔가 아쉬웠고, 더운 여름에
차로 이동하고 싶었고, 결정적으로 올해는 혼자가 아니라(하하하) 강원도로 급 결정하고 떠났습니다.
대관령-> 속초(첫날)
속초, 양양, 강릉 (둘째날)
강릉, 정선 (셋째날)
대강의 여정만 정하고, 여정이 무리가 없는 만큼 여유있게 둘러보고 왔던 것 같아요.
강원도가 처음은 아니어서, 언제갔는지 세아려 보니까 몇번 갔었더라고요. 최근에는 춘천도 다녀왔고, 3년전 겨울바다
본다고 속초, 강릉으로 혼자가서 기차 타고 쭈욱 부산까지 내려왔던 적도(기차여행이었는데 기차타고 봤던 풍경 중,
제일 좋았어요. 눈덮인 산자락, 겨울동해바다의 차가움... 등등등) 있고, 십 몇년 전 대학 새내기 때 선배들 동기들이랑
히치하이킹, 도보로 움직이고, 산속 깊은 사찰에서 하룻밤자고(지금은 템플스테이인데, 2000년대 초반 강원도의
덜 유명한 절에서는 대학생 신분으로 재워주세요 이렇게 생떼(?) 쓰면 인자하신 스님들이 허락해주셨어요) 노상에서
라면먹고, 이랬던 게 기억이 남더라구요. 고성, 속초, 양양, 평창 다 가봤던 거 같은데, 여행 내내 그 길을 되짚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정말 한가로운 해변이었는데, 몇몇 숙박업소들 들어선 풍경도 봤구요,
무엇보다
여름도 한창이고, 제 몸도 한창이던 스물 때 걷고 또 걷던 길을, 직접 운전하며 옛날 이야기를 옆 자리 친구에게
스멀스멀 추억처럼 얘기하는 기분이... 어색했지만 그 만큼 나이 들고 자란거 같아 마냥 싫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비온다는 일기예보는 여행 내내 하나도 맞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니다.
가는 길 검색을 통해 찾아간 평창의 황태구이!
점심때라 그런지 가득차있었는데,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었습니다. 블로그에서 유명한 맛집이었는데 그냥 저냥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대관령의 목장!
대관령에는 여러 목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 삼양목장이 평이 제일 좋더라구요. 우리가 알고 있는 '삼양'이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목장인데요, 시스템이 잘 잡혀있고, 크기도 크고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목장의 정상(?)까지 버스로 올라가서
내려오는 경치가 참 예뻐서 더 좋았던 곳!
날씨 좋은 날에는 정상에서 동해바다도 보인다던데, 구름이 많아서 못 봤구요. 여러 영화랑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서 해당 영화 기념하는 안내문이 있었네요.
내려오면 삼양 관련 라면, 과자제품이랑 우유를 팔고 있는데
보이시나요? -국산:대관령목장- ㅋㅋㅋ 시중에 유통되는 우유랑 똑같겠지만 기분으로는 신선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어서 속초로 출발해서~
미리 정한 숙소에 짐풀고, 중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길에 아바이마을 잠시 들렀구요
갈때는 위 사진의 작은 배를 타고 갑니다. 가보면 순대 음식들을 하는 가게들이 쫘르르 몰려 있습니다.
중앙시장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회를 먹으러 갔는데요,
중앙시장 지하에 횟집들이 쭉 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이랑 비슷한 분위기인데요, 해당 횟집에서 먹으면 따로
자리값(초장값)을 받지는 않더라구요.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회 먹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동명항으로 걸었는데요, 거리가 제법 멀어요.
저기 조명 반짝거리는 부분이 회센터인데 밤바다 마주하며 회를 먹는 기분이 꽤 좋을 것 같더라구요. 미리 검색여러번
해서 알았다면 저기로 갔을텐데~ 산책하며 부둣가 보는거에 만족했습니다.
두번째날은 설악산에 갔는데요, 참 강원도는 그리고 속초는, 산과 바다를 모두 가지고 있어 참 좋은 곳 같아요.
전날 밤 하염없이 봤던 바다도 좋았는데 케이블 카 타고 올라갔던 설악산의 풍경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아침 9시 정도에 가서 주차하고 줄 서는거 어려움 없었는데, 내려올때 보니 주차장부터 난리더라구요. 성수기에
설악산케이블카 타실 분들은 서둘러야 될 듯 해요.
점심은 속초 근방에서 물회를!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었어요.(저는 물회가
처음이었습니다 ㅋㅋㅋ)
근처에 유명한 물회집이었는데(속초 일대에 유명한 물회집이 많아요~) 여기는 이렇게 먹으면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동해에는 이렇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것도 역시 많겠죠?)
오후에는 속초 해수욕장 가서 보트가 끌어주는 물놀이 장비 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속초 해수욕장은 가족단위 방문이 많아서 생각했던(?) 건강한 여성분들의 과감한 의상은 거의 없었구요, 있다 해도
레쉬가드 때문에 ㅋㅋㅋ 보기 힘들었습니다. 경포대나 해운대, 대천은 20대 많아서 가족단위 가기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을텐데 속초라든지, 나중에 간 안목해변, 정동진 같은 곳은 성수기라 해도 그렇게 붐비지 않아 보이더라구요.
속초 바다 사진 보여드릴게요.
사진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바다색이 정말, 너무 예뻐서, 오전에 봤던 설악산 까지 더해져서
속초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여러번 들게 하더라구요.
속초에서 양양 낙산사를 들러서(화재 나기 전 방문하고 복원 후 처음이었습니다) 강릉 안목해변으로 갔습니다.
커피 한 잔 후 다시 숙소로 !!
세번째 날 일정(여행 중 저는 세번째 날 본 풍경이 제일 좋았어요)
이른 점심 생각하고 11시 즈음에 갔는데 명성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던 강릉의 짬뽕 전문 가게. 그나마 삼십 분 정도
기다려서 먹을 수 있었는데요,
유명맛집인데도 실내가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아서 좋았고, 더운 여름날 이름난 가게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소한의 친절함이
있어서 좋았고, 짬뽕 좋아하는 저에게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식사시간에 가면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줄이
인도 가득 늘어서 있던데 그 정도 기다림을 감수하면서 먹을 맛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짬뽕은 전날 술 진탕먹고, 방바닥
뒹굴며 시켜먹는 해장짬뽕이 최고!는 농담이구요, 먹었던 짬뽕 중 최고는 부천 원미구청 앞에 있는 태원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랑
합석해야 간신히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전날 과음하고 간 탓도 있고, 오래된 기억이 미회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 짬뽕집이
최고였습니다.
짬뽕 먹고 향한 곳은 오죽헌!
제가 갔을때는 오대산사고(조선왕조실록 보관했던 곳이에요) 관련 특별 기획전했는데 제 전공이 이쪽 관련인지라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오죽헌은 시립박물관이랑 같이 있고 강릉 시민들의 공원 개념으로 많이들 오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죽헌 앞에 카페가 있는데 여기 커피 맛있었어요. 가게 홍보 현수막에 이외수 작가가 맛있다고 추천한집이라 나오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이 빵이 맛있어서 기억이 남네요. 상호는 모르겠어요 ㅋㅋㅋ
이어서 향한 곳은 정동진입니다. 모래시계랑 해돋이 관련해서 유명한 곳이라고 말만 들었는데 처음 가봤어요.
이름값을 하는건지 네비게이션 방위 표시에 정말 딱 동쪽을 가르키는 거 보고 신기했습니다. 진짜 바로 동쪽이에요.
정동진 여러 곳 중 조각공원을 갔는데 이번 여행 중 입장료가 가장 아깝지 않았던 곳이었습니다. 글보다는 사진으로
전할게요.
조각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경치가 정말 좋아요. 그리고 조각공원 포함해서 사진의 크루주는 하나의 거대한
리조트인데요, 생각보다 잘 해놔서 나중에 묶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크루즈 앞 수영장 모습인데요, 수영하면서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뒷편의 크루주는 객실이랑 편의시설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요. 성수기에는 예약때문에 이용을 못할 거 같구
가을 정도에 강릉에 오게 된다면 이용하고 싶을 만큼 저 주변의 풍경이 너무 좋더라구요. 사진에는 없지만
바다에는 무한도전에 나왔던 보트가 끌면서 하늘을 나는(?) 수상레져도 할 수 있었고요.
강릉까지 다 보고 정선으로 출발합니다. 가는 길 해안도로를 지났는데 풍광이 정말 좋습니다.
지나는 차들 마다 도로 한적한 곳에 멈춰서 감상할 만큼 좋았어요.
그리고 이제 해발 700~800미터를 넘나드는 산 속 고개길이 펼쳐지는데 이게 강원도의 매력인 것 같아요.
한량없이 넓은 바다본지 30분도 안되었는데 높은 고갯길이 이어집니다. 왼쪽은 바다고 오르쪽은 산이에요. 꼬불꼬불한
고갯길 운전이 나름 재밌기도 하고, 산속 마을 풍경이 이색적이며 포근합니다. 귀가 몇번 씩 얼었따가 침넘기면
탁 트이는 경험도 반복되니 익숙해지고, 이런 익숙함이 낯설고, 그 기분도 또 익숙해지고, 처음 보는 풍경이 다시 낯설어
집니다. 가장 넓은 바다도 강원에 있고, 가장 깊은 산들도 강원에 있어서 그 속을 돌아다니며 운전하는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몇년 전 강릉에서 안동갈때 탔던 기차도 눈에 들어와서 "우와 기차다"이러니까 옆 친구가
찍어줬어요.
정선에는 레일 바이크를 타보고 싶었는데, 비가 한바탕 올 것 같고, 너무 늦으면 집에 가는 길에 힘들어질까봐
스카이워크 라는 이름을 가진(여기는 리조트업체가 운영하더라고요) 장소를 갔습니다.
사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보는 경치가 제법 멋있습니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절벽 밑
풍경이 보이는데,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들이 밑에 보시면 아찔 할 것 같아요.(제가 조금 그랬어서 ㅋㅋㅋ)
바로 옆에는 사진 속 경치를 와이어로 내려갈 수 있는 체험시설이 있는데, 혹 정선 가실 분들은 도전해보세요.
저는 사실 탈 생각도 안했습니다 ㅋㅋㅋ
이렇게 3일동안 강원도를 봤는데요, 비가 올줄 알고 걱정했는데 비는 안오고 구름이 햇볕을 적당히 가려줘
돌아다니기에 좋았어요.
나중에 강원도 여행 가실 분 있으시면 참고하시라고 폰카로 찍은 사진이지만 이것저것 같이 올려봅니다.
강원도 다녀오며 들었던 생각은,
1. 강원도는 산과 바다를 두루 볼 수 있어 좋다.
2. 산과 바다 둘 다 크고 깊어 산에가면 강원도는 역시 산! 이런생각 했다가 바다가면 역시 동해가 짱! 이런 생각으로
바뀌어요.
3. 통영, 제주, 두번 이상 갔던 곳 중 제일 좋았던 곳이었는데요, 여기에 강원의 속초와 강릉도 들어갈 것 같아요.
4. 음식은 물회빼면 우와 맛있다 이렇게 느낄만한 곳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검색을 통해 유명한 곳에 가도 그 집이 정말
지역민들이 가는 맛집일 가능성은 낮고,(제가 고향이 전주인데, 주말 한옥마을 이른바 맛집이라고 각종 블로그에 유명한
음식점들이 사실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라고 하기 힘들거든요. 전주 사람들은 오히려 한옥마을에
있는 음식점 안가고 동네에 가던 집이나 다른 곳들 가요.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속초 중앙시장에 있는 맛집들 -닭강정,
오징어순대, 튀김, 게살 고로케 등등) 찾아가서 맛 보았는데 제가 맛에 둔해서 그런지 "우와 정말 맛있다"이런 느낌
받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지역민이 아니면 블로그에 유명한 맛집 찾아가게 될거고 그 음식을 기다리며 일행들과 얘기하는
재미가 분명 있겠죠. 강원도의 여러 맛깔나는 식당들이 있겠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전라도를 여행하거나, 통영이나 제주도 갔을때 느꼈던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를 자주
느끼지는 못했어요. 혹 다음에 강원도 갈때 꼭 가봐야하는 맛난 음식점들 있으면 추천 부탁드릴게요!!
5. 여행은 항상 설레고 좋습니다. 대학 새내기 때 가서 바라봤던 강원도의 풍경, 사년 전 겨울에 찾았던 강원도와
지금 갔던 강원도는 갈때마다 느낌이 다 다르네요. 대학때 풋풋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왁자지껄하며 걸었던 길,
혼자서 눈바람 몰아치는 백사장 걸으며 바라봤던 풍경, 사랑하는 사람이랑 손잡고 걷는 여름 해변 길은 다 달라요.
네 맞습니다. 가장 좋은 여행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하는 거! 계속 이곳 저곳 함께 다니고 싶네요.
6. 지금 시간이 한시가 다 되어가네요. 내일부터 출근이네요. 휴가 참 더럽게 빨리 지나가네요!!
7. 오랜만에 이것저것 머리 속에 굴러다니던 생각 비스게에 나누며 위로 받고 싶었는데, 오른쪽 밑 12:56으로 변한
시간 보니 현실이 확 다가오네요. 일찍 자고 출근해야죠. 다음에 또 끄적끄적!
8. 8월이 이제 거의 가네요. 아직 휴가 못가신 비스게님들! 좋은 곳 많이 다니시고 맛있는 거 가득 드시면서
행복한 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요일부터 출근하시는 비스게님들도 아자! 화이팅입니다.
9.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꾸벅
첫댓글 저도 한달전에 강원도 속초,양양,대관령양떼목장 이렇게 2박3일 다녀왔는데 이 글 보고 다시 떠올리네요..ㅎㅎ
직장때문에 속초에 온지 1년 넘었는데 서울이 그립습니다....! 여기서 지내면서 느낀점은 태어나서 자란사람(토박이)은 정말 살기 좋은곳이겠단 생각은 합니다
자기전에 누워서 이 글을 읽고 있으니깐.. 저도 '여행'이 가고 싶네요.
열흘전에 다녀왔으면서;;;;ㅎㅎㅎㅠ
전 여름에 강원도 여행은 해본적이 없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물회 먹을 겸 속초 여행 한번 다녀와야겠네요.
(아. 현실은 월요일.ㅠㅠㅎㅎㅎ)
여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 번씩 바이크 타고 비슷한 코스를 한 번씩 들르는데 경치 좋은데 정말 많죠...진짜 가다가 대충 세우고 경치 구경하면서 멍때리다 와요 ㅋㅋ
개인적으론 장호원-정선-태백-영덕-속초 라인 좋아합니다
흑흑 스크랩 풀어주시면...너무 재밌어서 앱으로 보관하려구 했거든요. 안풀어주셔도 괜찮습니다!ㅎㅎ
언젠간 저도 이렇게 가보고싶네요. 그럴날이 오겠죠? 잘 봤습니다. 고마워요.
저는 이번 주말에 정선을 다녀와서 더 재밋게 읽었어요 ㅎㅎ 스카이워크 옆에 줄타고내려가는 짚와이어를 저는 타보고왔는데 경치도 너무 좋고 내려가는데 시원한 느낌도 너무 좋았어요~ 대신 2분 좀 안되게 내려가는 시간에 비해 가격은 4만원이라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어요;;;;
강릉에 교동짬뽕이 유명하지만 강릉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곳이고 개인적으로 저는 삼교리동치미막국수를 더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글쓴님께서 해장을 좋아하시는것 같아 보이시니~
재작년에 와이프랑 강원도 다녀왔었는데...아득하네요
올해는 둥이남매들때문에 어디 나가보지도 못하고 전쟁같은 육아를 하다가 17일만에 회사 출근했네요ㅎ
좋은글감사합니다
전 원주에 사는데요 속초나 양양에 1년에 3~4번은 가는데 맛있는건 물회, 가리비회, 산우럭매운탕이 빅3입니다.
저 크루즈는 말이 많더라구요.
공무원이랑 결탁해서 대놓고 비개발 구역 제한 다 풀어줬다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