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가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 미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 철강, 건설 등 그룹사까지 합해지면 전체 국내 중장기 투자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의 투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수출 확대는 물론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 국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최대 파트너인 3사의 국내외 대형 투자는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직,간접 긍정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 확보 위한 미래 투자,기존 사업 투자 병행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주력한다. 이 분야에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이를 통해전동화,친환경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제품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통합적인 제품 경쟁력 향상을 추진한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 하에서 개발된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과 PBV 전용 플랫폼 eS를선보인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충전 솔루션, 고객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영역에서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간 최대 15만대 규모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이 들어선다.
수소 사업 부문에서는 승용,버스,트럭 등 차세대 제품과 함께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개선 및 원가절감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전용 부품 연구시설 인프라를 확충한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광범위한 활용을 위한 실증사업, 수소 관련 원천기술 및 요소기술 강화를 위해외부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도 추진한다.
이들은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로보틱스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하고, 로보틱스 서비스,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사업에 나선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낸다. 커넥티비티에서는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제어기 통합, 서버 음성인식, 위치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 등 미래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자율주행에서는 차량 제어기, 라이다와 카메라 등 센서를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 비상상황을 대비한 리던던시(Redundancy, 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자율주행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로보라이드 등 로보택시와 로보셔틀은 상용화를 대비한 도심 실증사업을 이어간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PBV, 로보트럭 및 셔틀 등 디바이스 콘셉트 모델 및 실물개발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기술을 내재화한다.
또 선행연구, 차량성능 등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서비스 향상 등에도 38조원이 투입된다. 2025년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차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도 최적화하고,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집중한다. 3사는 동시에 장비 및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산과 판매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 기반시설 및 보완투자 등 시설투자도 병행한다.
이 같은 투자는 전동화 차량 대비 구매 부담이 적은 내연기관차를 원하는고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연관 부품사들에게도 전동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래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수익성 유지에 기여할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라며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美 전기차 전용공장 '서배너 효과' 창출 기대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주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에 건립될 전기차 전용 공장이 앨라배마 효과를 넘어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전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전 세계 점유율은 5.1%(2004년 기준)이었지만, 공장 가동 이후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은 7.9% 수준(2021년 기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5% 수준. 자동차산업격변기를 맞아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을 필두로 전기차 톱티어(Top- Tier)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 1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 이후 앨라배마 효과를 뛰어넘는 국내 자동차산업 긍정 선순환의 서배너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국내 부품업체들에게 해외 진출과 글로벌판매 확대 등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미국 내 연간 70만대에서 2021년에는 150만대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도약했다. 동시에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도 신장됐다.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52.4% 높아졌다. 특히 중소 부품사들도 해외시장 개척의 길을 열었다. 국내 부품 대미 수출액은 488.3%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한 현대차,기아는 2021년에는 302만대를 생산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12.1% 늘었다. 완성차 수출액도 같은 기간 203억6000만달러에서 363억8000만달러로 79% 증가했다. 이런 효과는 고용에서도 나타났다. 해외공장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현대차,기아 직원수는 2004년 8만5470명에서 2021년 10만7483명으로 26% 확대됐다.
현대차그룹 해외공장들은 국내 부품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했다. 한국 부품업체를 바라보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2004년 국내 부품의 수출액은 60억1700만달러에 그친 반면, 2021년에는 4배 가량 확대된 227억7600만달러의 부품이 해외로 수출됐다.
이외에도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협력업체 평균 매출액은 2004년 979억원에서 2020년3196억원으로 3.3배, 자산규모는 702억원에서 2612억원으로 3.7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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