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와 트럭, SUV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크로스오버카의 물결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자동차대국인 미국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크로스오버카가 있는데, SUT(Sport Utility Truck)가 바로 그것이다. SUT는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의미로 UUV(Ultimate Utility Vehicle)라고도 불리는데, 최근 미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SUT는 대개 트럭을 베이스로 개발되지만, 최근에는 SUV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도 등장했다. 이는 적재능력보다는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럭의 적재능력과 승용차의 안락함, SUV의 험로 주행성능을 동시에 갖춘 차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레저용 차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예전에 더블 캡 모델은 네다섯 명의 인부와 장비를 한꺼번에 수송하는 작업용 풀 사이즈 픽업트럭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최근 포드 익스플로러 스포트 트랙과 닛산 프론티어 크루 캡, 다지 다코다 쿼드 캡 등 소형 4도어 픽업트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픽업의 인기가 높다. 따라서 픽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자국 메이커를 보호하기 위해 유독 픽업에 대한 관세만 20%를 물리고 있다(승용차는 2.5%). 이런 이유로 미국 자동차 메이커의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고,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서 픽업과 SUT를 개발·생산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각 메이커를 대표하는 SUT를 소개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XT 시보레 애벌랜치 캐딜락이 지난해 초 선보인 에스컬레이드 EXT는 픽업의 다용도성과 승용차의 호화로움을 겸비한 럭셔리 SUT다. ‘컨버터 캡’(convert a Cap) 시스템을 이용해 적재공간을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다섯 명이 탈 때는 짐칸의 길이가 1.6m이지만, 뒷좌석을 접고 미드게이트를 열면 짐칸의 길이가 2.5m로 늘어난다. 뒷유리는 짐을 싣거나 환기가 필요할 때 열고 닫을 수 있다. 카고 박스에 실린 짐들은 3단계 잠금장치를 갖춘 프로텍 시스템에 의해 안전하게 보관된다.
‘볼텍 6000’ V8 엔진은 5천200rpm에서 34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같은 회전수에서 39.1kg·m의 최대토크를 기록한다. 볼텍 5700 엔진에 비해 출력은 90마력, 토크는 5.15kg·m가 늘어났고, 경쟁차종인 링컨 내비게이터에 비해서도 출력 45마력, 토크 2.05kg·m가 높다. 비스커스 커플링 트랜스퍼 케이스는 보통 때에 앞 뒤 차축에 38: 62로 구동력을 배분하고, 미끄러운 길에서는 헛도는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시킨다. 주행안정장치인 스태빌리트랙을 기본으로 달았고, 도로 상황에 따라 자세 제어와 승차감, 핸들링 등을 자동으로 컨트롤을 하는 ‘로드 센싱 서스펜션 시스템’(RSS)을 갖춰 승용차 수준의 안락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에스컬레이드 EXT에는 내비게이션과 교통정보제공, 전자상거래 외에 긴급구조서비스와 에어백 작동 자동통보시스템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 시스템 ‘온스타’가 달려 있다. 이밖에도 전자식 온도조절장치(ECC)와 초음파 방식의 주차 센서 등 최고급 승용차가 부럽지 않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었다. 시보레 애벌랜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XT와 같은 메커니즘을 쓰면서 보급형 개념으로 선보인 모델이다.
시보레 실버라도/GMC 시에라 시보레 실버라도는 포드 F시리즈의 강력한 경쟁자다. 99년 이후 3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 되면서 애벌런치와 비슷한 고급스러운 모습을 갖추었다. V6 4.3ℓ 엔진을 기본으로 V8 4.8ℓ, 5.3ℓ, 8.1ℓ 엔진을 고를 수 있다. 굴림방식은 2WD와 4WD 두 가지다.
GMC 시에라는 실버라도와 형제차다. 2500 HD와 3500은 2WD와 4WD 모델을 갖추고 있고, 1500, 25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일반 캡과 익스탠디드 캡, 그리고 크루 캡을 고를 수 있다. 화물칸의 종류는 롱 박스와 숏 박스 두 가지다. V6 4.3ℓ부터 V8 8.1ℓ, V8 6.5ℓ 디젤까지 다양한 엔진을 얹었다.
4WD 익스탠디드 캡에 롱 박스를 갖춘 모델은 6.6ℓ 듀라맥스 디젤 터보 엔진과 자동 5단 변속기를 얹었다. 뒷좌석은 익스탠디드 캡 모델 가운데 가장 넉넉하다. 3500 시리즈는 작업용으로 많이 쓰여 차안에 작업 차트나 공구 등을 넣어둘 수납공간이 다양하다. 3천100rpm에서 300마력을 내는 직접분사식 디젤 터보 엔진은 1천800rpm에서 71.8kg·m의 높은 토크를 뿜어낸다. 디젤 엔진이지만 차체가 크고 소음처리가 잘 되어 있다. 7.2톤까지 견인할 수 있는 시에라 3500 디젤은 자동 기어에 견인(Tow/Haul) 모드를 갖추고 있다.
시보레 S-10/GMC 소노마 S-10은 GM 계열 트럭 중 엔트리 모델이다. 94년 모델 체인지를 거쳐 차체가 커지고 외관과 실내가 새롭게 단장되었다. SUV인 블레이저, 브라바다와 같은 플랫폼을 쓴다. 기본형과 앞좌석 뒤에 공간이 있는 익스탠디드 캡, 4도어 쿼드 캡 등 세 가지 스타일이 나온다. 엔진은 2.2ℓ와 V6 4.3ℓ 두 가지. 뒷바퀴굴림 외에 4WD를 고를 수 있다. GM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휘발유 사용 연료전지차의 베이스 모델이기도 하다.
소노마는 SUV 지미를 베이스로 한 소형 픽업으로 시보레 S-10와 같은 섀시와 파워 트레인을 쓴다. 앞모습은 지미 픽업형 같은 느낌을 준다. 4도어 크루 캡은 올 들어 편의성이 높아졌고 다양한 트림이 더해졌다. 판매대수는 컴팩트 픽업 가운데 많지 않다. S-10과 같은 2.2ℓ와 V6 4.3ℓ 엔진을 얹고 4WD도 나온다.
포드 F-150/레인저 F시리즈는 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의 대표적인 트럭이다. 4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모델 가운데 F-150이 특히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등장한 수퍼크루 캡은 익스텐디드 캡보다 훨씬 넓은 뒷좌석을 갖추고 있고 도어가 커서 승하차가 편리하다.
승차감이나 주행감각은 투박한 짐차에 가깝지만 튼튼한 섀시와 뛰어난 내구성을 지녀 오래도록 사랑 받고 있다. V6 4.2ℓ를 기본으로 V8 7.3ℓ 디젤까지 다양한 엔진을 갖췄다. V8 5.4ℓ 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의 충분한 힘과 뛰어난 정숙성을 갖춰 특히 인기가 높다.
대중적인 F-150에 비해 레인저는 소형 픽업시장에서 13년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기 모델이다. 지난해는 포드 F시리즈, 시보레 실버라도, 포드 익스플로러, 다지 램 픽업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구형 익스플로러와 엔진, 핸들, 트랜스미션 등을 공유하는 레인저는 97년 휠베이스가 늘어났고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레저기능을 높인 4×4 수퍼크루 캡도 마련되어 있다. 2.3ℓ DOHC를 기본으로 V6 3.0ℓ OHV와 4.0ℓ 엔진을 얹었다.
링컨 블랙우드 블랙우드는 포드의 인기모델 F시리즈에 내비게이터의 호화로움을 더한 4도어 SUT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실내는 F시리즈와 같지만 코널리 가죽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화물칸은 아프리카산 나무와 무광 알루미늄 스트라이프로 꾸몄다. 화물칸 안쪽은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과 카펫으로 단장했고, LED 조명까지 갖추었다. 적재함에는 전동식으로 열리는 유압식 덮개가 달려 짐을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다. F-150에 옵션으로 얹히는 V8 5.4ℓ 엔진에 DOHC 32밸브 시스템을 달아 3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에어 스프링 서스펜션을 달아 승차감이 뛰어나지만, 4명밖에 타지 못하고 짐칸도 작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포드 익스플로러 스포트트랙 지난 2000년에 데뷔한 익스플로러 스포트트랙은 SUV와 픽업트럭의 혼합형 모델이다. 4도어 픽업은 더블 캡 또는 크루 캡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스포트 트랙은 수년간 미국 SUV 판매의 선두를 지켜온 익스플로러를 베이스로 해 개발비용을 줄였다.
스포트트랙은 V6 4.0ℓ 엔진 한 가지만 얹고 컨트롤 트랙이라 불리는 4WD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5천250rpm에서 213마력을 내는 V6 엔진은 33.2kg·m의 최대토크로 1천879kg를 낸다. 트럭 베이스의 차로는 드물게 5단 AT를 얹었고, 오버 드라이브 온/오프 스위치를 갖추고 있다. 뒷좌석은 다른 소형 더블 캡 픽업트럭보다 넓고, 공조장치를 따로 조작할 수 있다.
스포트트랙은 캐빈이 늘어난 만큼 화물칸이 작지만, 테일 게이트를 열고 옵션으로 달린 카고 케이지를 돌려놓으면 짐칸 크기가 다른 소형 트럭과 비슷해진다. 카고 케이지는 화물칸 안의 짐을 고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스쿠버 장비나 산악용 자전거 등 차안에 싣기에 망설여지는 레저용품을 스포트 트랙의 짐칸이라면 부담 없이 실을 수 있다. 익스플로러 스포트 트랙은 여러 명이 많은 장비를 가지고 즐기는 레저생활에 잘 어울리는 차다.
다지 램 시리즈 72년 데뷔한 다지 램은 다지 램 밴과 SUV 듀랑고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이 있다. 2001년 선보인 3세대 모델은 프레임 강성을 높이고 진동과 소음을 줄이면서 승차감과 핸들링이 개선되었다. 겉모습은 한층 풍만해졌지만 십자형 그릴과 돌출 펜더 등 램 고유의 디자인 특징이 살아 있다.
2003년형 모델은 1500, 2500, 3500 등 세 가지에 일반형과 쿼드 캡으로 나뉜다. 4도어 쿼드 캡은 대형 픽업 가운데 가장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2500/3500시리즈에는 새로 선보인 ‘해미 매그넘’ V8 5.7ℓ 345마력 엔진 외에 고성능 버전 SRT-10과 공유하는 V10 8.0ℓ, V8 5.9ℓ 터보 디젤 등 세 가지 엔진이 있다. 1500시리즈는 V6 3.7ℓ 215마력과 V8 4.7ℓ 240마력, V8 5.9ℓ 245마력 엔진을 얹었다.
다지 다코타 다코타는 픽업 트럭이 인기 높은 미국에서 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 연속 경트럭 부분 1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4도어에 6인승으로 설계되어 짐을 싣거나 화물을 나를 때 등 다목적으로 쓸 수 있다. 실내는 기능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살렸다. 4: 2: 4로 나뉘는 벤치타입 앞시트와 6: 4로 분리되는 뒷시트로 실내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고급 세단 수준의 편의장비를 갖추어 운전이 편하다.
뒷문은 84도 각도로 열리고 뒷좌석을 한 손으로 접을 수 있어 최대 1천30ℓ의 적재공간을 만들 수 있다. 657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2천880kg의 견인력을 갖추고 있다. 엔진은 OHV 방식의 2.5ℓ와 V6 3.9ℓ, V8의 4.7ℓ와 5.9ℓ 등 네 가지가 얹히는데, 다코타 쿼드 캡 4×4에는 매그넘이라 불리는 V8 4.7ℓ 엔진을 써 최고출력 253마력을 낸다. 풀타임 4WD 방식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뛰어난 달리기성능을 자랑한다.
도요타 타코마/툰드라 99년 풀 사이즈 픽업 T100의 후속모델로 등장한 툰드라는 도요타가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해 인디아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T100보다 차체가 크고 프레임 강성이 강화되어 승차감이 좋고 올 들어서는 편의장비가 더욱 늘어났다. 2WD와 4WD가 있고, V8 4.7ℓ 245마력 엔진과 V6 3.4ℓ 190마력 엔진이 마련되어 있다. 2002년형 모델에는 차동제한장치(LSD)를 더했다.
도요타는 1964년 소형 픽업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일찌감치 시장을 개척했다. 부담 없는 값과 크기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도요타는 배기량을 늘려가며 조금씩 윗급 모델을 내놓았고, 일본 내수용으로는 더블 캡 타입의 하이럭스 픽업을 개발했다. 도요타 픽업은 89년 모델 체인지 되면서 앞바퀴에 자동허브가 달린 4WD 모델이 더해졌다. 타코마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95년형 모델은 도요타 캘리포니아 디자인 센터가 개발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공장에서 조립되었다. 캐빈룸을 조금 늘이고 접이식 벤치시트를 단 엑스트라 캡은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98년에 외관과 실내를 새롭게 다듬으면서 사이드 에어백을 더했고 지난해 4도어 더블 캡이 나왔다. 엔진은 2.4ℓ와 2.7ℓ, V6 3.4ℓ 등 세 가지다.
닛산 프론티어 97년 데뷔한 프론티어는 포드 레인저, 익스플로러 스포트트랙, 도요타 다코마 등과 경쟁하는 소형 픽업이다. 처음에는 2인승 픽업 트럭이었다가 4도어에 뒷좌석을 추가해 다용도차로 변신을 시도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4ℓ DOHC 143마력과 V6 3.3ℓ170마력, V6 3.3ℓ 수퍼차저 210마력 등 세 가지가 있다. 기어는 수동 5단과 자동 4단 두 가지. 뒷좌석을 갖춘 쿼드 캡 모델은 2000년 나왔고 2002년형에 적재공간을 넓힌 ‘쿼드 캡 롱 베드’ 모델이 더해졌다.
프론티어는 트럭이라기보다는 승용차나 SUV의 분위기가 강하다. 닛산 무라노에 달린 3개의 독립형 클러스터처럼 고급스러운 장비들이 많다. 크루 캡 모델에는 9개의 스피커와 6-CD 체인저, 스티어링 휠 오디오 컨트롤, 서브 우퍼, 록포드 포스게이트의 300W짜리 오디오 시스템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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