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하면 많은 사람이 수안보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조금 바뀌었다. 충주의 북쪽 끝, 앙성면이 새로운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오대호아트팩토리가 있다. 지난 5월 3일 문을 연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폐품을 활용한 정크아트를 선보인 공간으로 따끈한 최신상 여행지다. 오대호아트팩토리와 함께 국내 탄산온천 중 원수의 탄산 비율이 가장 높은 앙성온천, 신선한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참한우마을도 충주 앙성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폐품의 무한변신, 오대호아트팩토리
고철을 이용해 제작한 멋진 로봇작품
낡은 자동차 휠은 멋진 무사로 변신했다.
영화 <스파이더맨3>의 블랙 슈트 스파이더맨
‘오대호아트팩토리’는 2007년 폐교한 옛 능암초교 부지에 새롭게 오픈한 정크아트 갤러리다. 정크아트는 쓰레기와 폐품,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제작한 예술작품을 가리킨다.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에는 국내 정크 아티스트 1호인 오대호 작가의 작품 1300여 점이 전시됐다.
지난 5월 3일 정식 개장한 오대호아트팩토리는 실내외 전시관과 체험실,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야외 전시관부터 돌아보자. 키가 3m는 족히 되는 로봇에서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코뿔소, 영화 속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까지 정크아트의 정수를 보여주는 많은 작품이 기다린다. 녹슨 자동차 휠은 멋진 무사로 변신했고, 구부러진 쇠파이프는 문어를 닮은 외계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의 한 장면을 연출한 정크아트 디오라마
전시된 작품을 구경하는 가족 관람객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작품들도 있다. 기린 모양의 미끄럼틀과 바람개비가 달린 세발자전거, 그리고 드럼통 자동차같이 폐품을 이용해 만든 온갖 탈거리가 주인공.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서 만나는 작품 대부분은 이처럼 마음껏 만져보고 심지어 타볼 수도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해님달님>의 한 장면을 정크아트로 재현한 디오라마도 흥미롭다.
실내 전시관을 돌아보는 관람객
작품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카페
실내 전시관은 주제에 따라 모션갤러리와 키즈갤러리, 어린이체험장으로 나뉜다. 모션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버려진 폐품을 이용한 작품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키티, 짱구, 뽀로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속 캐릭터 작품은 키즈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폐오토바이 연료통으로 제작한 작품
라디에이터로 제작한 작품
정크아트 갤러리라고 해서 흥미 위주의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작가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도 많다. 그 가운데 폐오토바이 연료통을 이용해 사람 얼굴을 표현한 작품과 라디에이터를 이용한 인체작품은 오대호 작가의 독보적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에코봇 만들기와 버려진 소화기를 이용해 나만의 정크아트 작품을 만들어보는 아트컬러링은 오대호아트팩토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따끔따끔 간질간질 탄산온천, 앙성온천
충주시 앙성면은 탄산온천으로 유명하다. 지하 700m에서 솟는 앙성의 탄산수는 수온이 26~38℃로 여느 온천에 비해 낮다. 인근 마을 수안보의 온천이 53℃인 걸 감안하면 미지근하다 못해 조금은 차게 느껴질 정도. 그렇다 보니 정말 온천이 맞나 의아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온천이 맞다. 온천의 한계온도는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25℃ 이상의 지하수를 온천으로 규정하고 있다. 탄산온천은 혈압을 내리고 심장의 부담을 가볍게 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는 사람, 심장병 환자도 즐길 수 있다. 앙성에서 솟는 탄산수는 우리나라 온천 가운데 원수(原水)의 탄산 비율이 가장 높은 최상의 천연 탄산수다.
앙성온천은 국내 탄산온천 가운데 원수 탄산 비율이 가장 높다.
능암탄산온천랜드 대욕장
앙성탄산온천 내부 모습
앙성온천은 일반 온천과 달리 짙은 갈색을 띤다. 온천 속 철분이 공기 중 산소를 만나 산화한 탓이다. 탄산온천은 1회 입욕 시 10~15분 정도가 적당한데 탄산온천의 찬 느낌이 싫다면 열탕에서 몸을 잠시 데운 후 들어가면 된다.
O
NYOU관광호텔 온천장
흙갈색의 탄산수에 몸을 담그면 피부가 잠시 따끔거리다가 이내 기포가 온몸을 뒤덮는다. 10분 정도 지나면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는데, 탄산가스에 의해 모세혈관이 넓어져 혈류량이 늘어난 결과다. 이때부터 몸도 서서히 따뜻해진다. 탄산온천은 열탕과 온천을 15분 간격으로 3회 정도 번갈아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앙성면에서 탄산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능암탄산온천랜드와 앙성탄산온천, 그리고 ONYOU관광호텔 등이다.
앙성온천은 철분이 함유돼 적갈색을 띤다.
야들야들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한우의 맛, 참한우마을
‘충주 먹거리’ 하면 사과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한우도 빼놓을 수 없다. 1988년까지 중부지방 제일의 우시장이 있던 곳이 바로 충주다. 조선 말, 임오군란을 피해 충주로 피신한 명성황후가 소고깃국을 먹고 기력을 회복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명성황후는 환궁 후에도 충주 소로 끓인 소고깃국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앙성농협에서 운영하는 참한우마을
급격한 산업화로 축산업이 위축되면서 충주 소의 명성도 조금씩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협상으로 촉발된 광우병 파동은 그 정점. 참한우마을은 한우 농가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던 2008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셈이다.
참
한우마을 매장 내부
앙성한우는 워터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한다.
참한우마을은 정육점과 식당을 구분해 운영하는 ‘판매 따로, 식당 따로’ 방식의 원조다. 한우 판매와 관리는 농협이, 상차림은 주변 식당이 담당한다. 참한우마을에서 고기를 구입해 인근 지정 식당으로 가면 식당은 상차림 비용(1인 4000원)을 받고 숯과 밑반찬을 내준다. 손님은 품질 좋은 한우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좋고, 식당은 기존 식단에 상차림 메뉴를 추가할 수 있으니 그만큼 수입이 늘어 좋다.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참한우마을에서 가장 인기 좋은 구이용 모둠세트는 등심·안심·서대(부채)·채끝·제비추리 등이 들어간 800g 한 팩이 8만 원 정도로 100g당 1만 원 수준이며, 한우 1등급 등심은 600g에 5만6400원에 판매한다. 야들야들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갈빗살과 얇게 채 썬 배에 달걀노른자를 올려 쓱쓱 비벼 먹는 육회도 인기 품목이다.
참한우마을의 육회비빔밥
참한우마을에서는 위생 등 농협에서 요구하는 조건만 갖추면 식당 가맹점을 내준다. 일반 프랜차이즈 식당과 달리 지역 사회를 위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별도의 가맹비는 받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 계약을 하면 ‘참한우마을’ 로고가 들어간 예쁜 간판을 무료로 달아준다. 앙성농협의 적극적인 구애 덕분에 직판장 인근 식당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이름을 올렸다.
참
한우마을에서는 구이용 모둠세트가 인기다.
여행정보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
주소 :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가곡로 1434
운영시간 : 10:00~17:3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 어른 9000원(관람권+아메리카노), 어린이·청소년 5000원(관람권+음료)
문의 : 043-844-0741
충주 앙성온천
주소 :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새바지길 7
운영시간 : 능암탄산온천랜드 05:00~20:00(주말 폐장 1시간 연장), 연중무휴 / 앙성탄산온천 및 ONYOU관광호텔 24시간 운영, 연중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