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가 흐드러진 북한강을 다녀 왔습니다.
처음엔 J블루스님과 동행을 예정했으나 주말 근무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 다녀왔습니다.
사룡리에서 출발, 배바위에서 일박 후 출발 장소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지만 배바위는 조금 멀거라는 조모님 말씀에 일단 가다가 힘들면 적당한 곳에서 텐트를 치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장비 목록
1. 카약
아루피나 460-2, 패들, PFD
2. 주거
1인용 텐트, 자충매트 2개(자갈밭을 고려해서 두개 준비), 우모침낭
3. 식사
햇반 2개, 도시락 1개
4. 기타
낚싯대, 테클박스, 렌턴 등
신천리 펜션에서 출항했습니다.
도착을 8:10, 카약 조립 후 승선완료는 9:10
45리터 배낭에 짐을 모두 채우고 발 앞에 두니 풋 브레이스가 따로 필요 없고 좋았습니다.
출항 후 심각한 방향치답게 그만 상류 쪽으로 방향을 잡아 공사중인 분들께 물어 다시 옳은 방향으로 되돌아 나왔습니다.
강폭이 넓어지며 주변에 별장들이 슬슬 눈에 들어옵니다.
공사중인 다리 밑을 지나고
청심병원 건너 절벽입니다.
멀리 청심병원과 통일교 수련원이 보입니다.
미세먼지가 가득했으나 안개처럼 보여서 분위기가 한결 살아납니다.
빈집 앞에 설치된 나룻터에서 잠시 쉬며 담배를 한 대 피웠습니다.
집 뒤로도 진입로는 없어 보였는데 어떻게 집을 지었는지 신기하더군요.
물미 수상레저 건너편에 작은 공터가 있어서 배에서 내려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여차하면 텐트를 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더군요.
도시락 먹던 곳 뒤로 펼쳐진 공간입니다.
식사 후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강가에 핀 꽃들이 예쁩니다.
중간에 카약을 론칭하기 좋아 보이는 곳이 있어서 사진과 지도를 찍어 두었습니다.
충의대교 밑을 지나 계속 나아갑니다.
가끔 지나가는 모터보트와 수상스키가 파도를 만들어주어 재미가 더 납니다.
배바위에 도착하니 새로 생긴 캠핑장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캠핑 장비 제조사의 판촉행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빼곡히 들어찬 텐트에 질려서 사진도 안 찍고 바로 돌아 나왔습니다.
다시 소남이섬 하류 쪽으로 이동해 자갈밭에 텐트를 쳤습니다.
자갈밭에 자리잡고 놀던 원앙이며 오리들에게 미안했지만 캠핑장의 소음은 견디기 어렵더군요.
텐트 설치 완료 후 시각은 오후 3:00였습니다.
천천히 간다고 생각은 했지만 의외로 오래 걸렸습니다.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놀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온 몸에 안티푸라민을 바르고 잤더니 근육통이 훨씬 덜하더군요.
다음날 아침 6:30에 일어나 아침을 해 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7:30에 론칭 후 처음 출발한 곳으로 향합니다.
잔날보다 안개는 더 심했지만 그 이른 시각에도 모터보트가 수상스키를 달고 다니더군요.
10:30에 처음 출발한 펜션 앞에 도착했습니다.
갈 때는 5시간 반, 올 때는 3시간.
초행길이라 가는 중에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이것 저것 구경도 하느라 지체되었다지만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아마도 상류를 향하느냐 하류를 향하느냐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오는 길에 많은 시승체험단과 조모님, 그리고 회원님들을 만났지만 배터리가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저 위에 올린 마지막 랜딩 사진도 차에서 충전을 하고 찍었네요.
다음엔 보조 배터리를 꼭 챙겨야겠습니다.
혼자여서 좋았고 혼자여서 조금 힘들었던 길이었습니다. 물 위에서 만난 다른 동호회 분들께 담배도 얻어 피우고 커피도 얻어 마셔가며 응원도 주고 받으니 역시 사람은 혼자 사는게 아니구나 하는 어쩌면 당연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 그리고 쓰레기는 잘 담아서 다시 가지고 나왔습니다. 물가에 어지러운 쓰레기들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지금도 팔뚝이 뻐근하지만 이번 여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부지런하십니다. 예전 5~6년 전에만 해도 그정도는 가야했는데 요즘은 절대 못가는 거리입니다.
혼자만의 여행은 나름 소중한 시간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바쁘게 사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혼자만의 여행입니다.
청평호는 혼자 다녀도 충분합니다. 여울이 심한 동강이나 장거리투어는 꼭 함께 할 동료를 구해서 다니기 바랍니다.
미세먼지를 고즈넉한 안개로 볼 수 있는 너그러움이 좋습니다.ㅎㅎㅎ
배에 오를 때마다 조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여행에도 많은 조언 덕에 순조롭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도시락이 황제 도시락이네요~
혼자서도 여행할 좋은 루트네요~
배 위에서 간단히 먹기에는 아주 좋더라구요.
여행 중에 도시락은 처음 먹어보는데 앞으로 자주 이용할 듯 싶습니다.
다음엔 대중교통을 이용한 카약 여행도 한번 도전해 보려구요.
만만찮은 거리인데 혼자서 잘 댕겨 오셨군요.^^
청평호를 이리저리 누비고 댕기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다음엔 J블루스님도 함께 가시면 더 좋겠어요.
여러번 빵꾸 낸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 면목없지만... 헤헤
저를 카약의 길로 인도하신 지방간님께 감사드립니다.
우악~~~ 도시락이 고급지네요~~ 혼자 즐기는 카약도 나름 재미있죠~~ 다음에 함께 하자구요~~
편의점에서 3000원 주고 산 도시락이 이렇게 호응이 좋을지 몰랐습니다.
토요일부터 일요일 오전을 나가 놀았으니 일요일엔 집에서 아이랑 놀아줘야 하는 탓에 먼저 귀가했습니다.
다음엔 함께 하는 기회가 되기를 저 역시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지게 다니셨네요!!
도시락-맛나 보여요.
혼자 여행
그걸 즐기는 저 입니다.
참 좋아요!!
잘 보고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조모님 말씀처럼 혼자서 다니기에 그다지 어려운 길은 아니었습니다만 몇십킬로미터를 혼자 다녀온건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어색하기는 하더군요.
플로리다님도 건강하시길 빕니다.
만만한 거리가 아닌데 여유롭고 멋진 여행하셨네요..
홀로 하면서 자유로움이 물씬 묻어납니다..^^
아이쿠 엄청난 장거리를 다니시는 산유화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럽습니다.
패들링 하면서 허리와 엉덩이를 쓴다거나 당기는 게 아니라 미는 패들링 방법 등을 연습하기에 좋은 기회였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분들과 함께 가면 따라가기에 급급해져서요.
열심히 연습해서 바다에도 따라 가야죠 ^^
뚱땅님 토요일에 가신다는 글보고 가족과 같이 가는줄 알았습니다 아니면 아들하고 같이가는줄 알고...
혼자였으면 토요일에 뚱땅님하고 같이 1박2일 보낼껄 그랬네요..... 저는 주말에 외로이 집에 있었는데
다음에 같이 패들링해요 유람이나 하면서 ㅋㅋ
한달에 한 번 혼자 놀다 오라는 마나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일요일엔 아들놈이랑 또 나가서 자전거 타다가 왔어요. 친구 같은 동생을 낳아줄 여력이 안 되니 몸으로 때워야죠. ^^
뚱땅님 멋집니다
부끄럽습니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글과 그림 잘 보았읍니다. 잔잔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투어링 카약의 본연의 모습 같읍니다.
감사합니다.
카약이 여러모로 행동 반경을 넓혀주니 좋았습니다.
설렁설렁 힐링하고 오셨네요. ㅎ
산책하고 빈둥거리고 물놀이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멋진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나도 뚱땅님 따라 그 코스도 도전하렵니다.
배바위 위쪽으로 조금 더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모터 보트가 많으니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