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가 가까워지면서 비염 환자들의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가 왔다. 특히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의 유행이 겹치면서 증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을 보여 비염과 코감기와 헛갈릴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주변의 가려움증 중 두 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해서 반복되는 질환이다. 흔히 눈 가려움과 충혈 등의 눈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물질에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있다. 이들의 일부 성분이 공기층을 부유하게 되면서 사람이 흡입하게 되는데, 이를 흡인성 항원 또는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매년 환절기에 반복되는 '알레르기 비염'에서 탈출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조성우 이비인후과 교수와 알아보았다.
◇ 알레르기 비염 치료 방법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원인이 되는 항원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먼지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실내 온습도 조절 및 잦은 청소와 빨래, 집먼지진드기 비투과성 침대 커버 사용, 헤파 필터 공기청정기 사용 등으로 항원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동물 털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는 더 이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렇게 항원을 피한다고 해서 항상 증상 호전이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회피 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효과적인 치료와 병행할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약물치료, 면역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대표적인 약물치료는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또, 비강 내 스테로이드 혹은 비강 내 항히스타민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염의 면역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특정 항원에 민감해진 환자들에게 설하(혀 밑) 혹은 경피(피부)로 항원을 투여하는 치료로, 항원이 호흡기 이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게 되면 면역관용이라는 작용이 일어나면서 알레르기 비염을 약화시키는 원리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는 하비갑개(좌우양쪽의 비강 하외측에 있는 패각상을 나타내는 독립한 작은 뼈) 수술이다. 하비갑개 비대증이 동반되는 경우에 주로 코막힘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를 축소시켜주면 코막힘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로나19에 더 잘 걸릴까?
아직 정확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이에 대해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인 ACE2 수용체가 비염 환자의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더 적게 발현된다는 보고가 있다. 쉽게 생각하면 ACE2 수용체 단백질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더 작아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시행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또는 천식 등의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코로나에 더 잘 걸리고, 중증의 위험도도 더 높다.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호흡기 점막의 만성 염증이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병원체들이 인체로 침투했을 때 필요한 중요한 여러 방어인자들의 생성을 저하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최서영 기자 sy15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