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서, 리더의 눈으로 읽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손무의 『손자병법』,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함께 ‘세계 3대 병서’로 인정받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를 현대 경영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저자는 인생과 비즈니스의 진검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무사시의 삶과 원칙, 신념의 정수를 담은 『오륜서』에 자신의 경영이론과 경험을 더해 용이하게 재해석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승부사의 삶을 재조명해봄으로써 21세기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기존의 고정관념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병법서라고 해서 반드시 전쟁을 위해 지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만은 없다. 시대적 상황 속에서 지어진 책이지만 수백 년, 수천 년을 뛰어넘은 오늘날 우리 삶 속에서도 필요한 지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사시의 『오륜서』 역시 400여 년 전에 작성된 글이지만 일본 무사도와 검도의 뿌리가 되어 지금까지 생활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오륜서』는 ‘땅’, ‘물’, ‘불’, ‘바람’, ‘하늘’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승부에서 이기는 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땅의 장_튼튼한 기초를 확립하라”라는 주제로 부실한 땅에서 건강한 삶이 유지될 수 없듯이 부실한 기초에서는 탁월한 무사가 나올 수 없다는 무사시의 가르침을 전하고, 현대 비즈니스 전쟁터를 살아가는 이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병법의 도(道)를 설명하고 있다. 2장은 “물의 장_유연하게 응용하라”라는 주제로 기초를 닦아도 유연성이 없으면 정체되기 쉽고 응용이 어렵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3장은 “불의 장_실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라”라는 주제로 싸움을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가 하면 일순간에 꺼질 듯이 작아지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불에 비유하고 있다. 전쟁터에서는 타오르는 불처럼 순식간에 상황이 변하고 전환점이 만들어져 승패가 갈리는데, 역설적으로 무사시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내면적 평점심의 유지가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4장은 “바람의 장_실전의 승부사여야 한다”라는 주제로 바람과 같은 시류의 변화를 따르고 읽으며 본질과 겉모습,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안목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5장은 “하늘의 장_경지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라”라는 주제로 도의 경지는 무한하고 병법은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으니, 병법의 도를 터득한 후에는 항상 새로운 경지를 추구해야만 하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오륜’이란 단어에서 조선시대의 지배적 통치 이념이었던 유교(儒敎) 도덕의 기본이 되는 3가지 강령(綱領)과 5가지 인륜(人倫)을 뜻하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떠올린다. 하지만 무사시의 《오륜서》와는 공교롭게 발음만 비슷할 뿐 우연히 만난 동명이인(同名異人)처럼 완전히 별개다. 한자 자체도 삼강오륜의 ‘륜(倫)’은 도리를 의미하지만 《오륜서》의 ‘륜(輪)’은 수레바퀴를 뜻하는 엄연히 별개의 단어다. 삼강오륜이 봉건시대 공동체와 개인이 지향해야 할 8가지 추상적 덕목의 개념이라면, 《오륜서》는 실전의 승부사 무사시가 수십 차례의 결투를 통해 체득한 경험과 연륜을 5개 분야로 집대성한 실질적 가르침이 담긴 책이다. - <프롤로그_인간의 삶과 승부의 세계, 그 본질을 통찰하다!> 중에서
‘순조로운 흐름과 그렇지 못한 흐름을 분별하고, 흐름의 속도와 크기를 분별해 공격하는 흐름과 방어하는 흐름 등 저마다의 흐름을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무사가 공격할 흐름을 알지 못한다면 병법의 흐름을 터득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거시적 흐름은 시대변화와 트렌드다. 만물은 유전하며 항상 흐르고 변화한다. 변화의 파도를 잘 타는 사람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병법의도가 추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중심을 지키면서 변화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도 병법의 도다. - <땅의 장_튼튼한 기초를 확립하라; 흐름부터 파악하고 방향을 잡아라> 중에서
무사시는 ‘1천 일의 연습을 단(鍛)이라 하고, 1만 일의 연습을 연(鍊)이라 한다. 다시 말해 단련(鍛鍊)이라는 글자에는 진정한 무예를 익히려면 1천 일, 1만 일을 수련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를 가슴에 깊이 새겨 1천 일, 1만 일 동안 부지런히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다 보면 반드시 필승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가르쳤다. - <물의 장_유연하게 응용하라; 매일매일 자신부터 이겨라> 중에서
과거의 성공과 현재의 번영에 안주해 변화에 둔감해지고 내부혁신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화석이 되어버리면 조직은 그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도전자들이 차지하는 순환과정이 반복된다. 세상에 영원불멸한 존재가 없듯이 아무리 번영하던 조직이라도 언젠가는 쇠퇴하게 마련이지만, 내부혁신을 통해 번영을 연장하고 쇠퇴를 늦추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 <불의 장_실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라; 폭풍우가 위대한 뱃사공을 만든다> 중에서
요체는 속도와 타이밍이다. 시대변화에 뒤처지면 실패하지만 너무 앞서 나가도 실패하게 된다. 무지한 뱃사공은 무작정 열심히 노를 젓는다. 반면 지혜롭고 경험이 풍부한 뱃사공은 밀물과 썰물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물이 들어온 타이밍에 노를 저어 적은 힘으로도 배가 적절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즉 멀리 내다보고 변화를 읽어내면서 상황과 여건에 맞는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요체다. - <바람의 장_실전의 승부사여야 한다; 빨리 뛰려 하지 말고 천천히 서둘러라> 중에서
‘나는 배운 것도 적고 재능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경영을 잘한다거나 인재를 잘 활용한다고 평가한다.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한 가지 짚이는 점은 있다. 내 눈에는 모든 직원들이 나보다 위대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겉으로는 직원들을 꾸짖을 때가 많지만 속으로는 늘 상대방이 나보다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경영은 끊임없는 창의적 연구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다. 나는 경영이란 본래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예술적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종합예술가라 할 수 있다.’ - <하늘의 장_경지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라; 자신을 낮춤으로써 경지에 오른다> 중에서
삶의 구체성은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통찰력과 부단한 정진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사회적 활동영역의 확보와 경제적인 독립이 개인적 삶에서 기본적인 자부심의 출발점이다. 《오륜서》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화려한 말과 그럴듯한 이론만 가득한 허황된 지식이 아니라 목숨을 건 진검승부의 세계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이다. 무사시의 병법은 지식이아니라 실천학이자, 승부사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이다. 오랫동안 일본과 미국에서 《오륜서》가 ‘전략경영의 고전’ ‘인간완성의 서(書)’로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 <에필로그_자신감과 평정심이 진정한 승리자를 만든다!> 중에서
* 전박사의핵심 메시지
어떤 한 분야에서 도의 경지에 오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도 될까 말까 하는 것이다. 칼과 무사의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 미야모토 무사시는 역사상 최고의 사무라이로 인정받고 있다.
무사시는 일본 전국시대 말기에 태어나 64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불패의 검객으로 전설의 검성(劍聖 )으로 불리었고, 자신이 터득한 칼의 실체를 국화의 정신성으로 승화시켜 『오륜서(五輪書)』를 남겨 검도의 원조가 되었다. 또한 무사시의 병법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학이자, 승부사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오랫동안 ‘전략경영의 고전’ ‘인간완성의 서(書)’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무사시가 강조했던 것이 바로 실천하는 삶이다. 1천 일의 연습을 ‘단(鍛)’이라고 하고, 1만 일의 연습을 ‘연(鍊)’이라고 한다. 결국 ‘단련(鍛鍊)’은 1천 일, 1만 일을 수련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은 말콤 글래드 웰(Malcolm Gladwell)이 『아웃사이더』에서 이야기했던 ‘1만 시간의 법칙’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어떤 일이든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1만 일의 꾸준한 연습과 실천이 있어야 된다는 메시지를 기억해야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경쟁 속에서 이기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무사시가 살았던 시대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러한 현실의 삶에서는 합리적 관점의 정립이 중요하다. 치열한 현실 속에서 눈을 감고 도피할 것이 아니라 더욱 눈을 크게 뜨고 본질을 이해하려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무사시가 수십 차례의 결투에서 체득한 경험과 연륜을 현대 경영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이 책이 삶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