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화려하고 값비싸고 모던한 도쿄의 매력적인 구역들 가운데 시부야는 가장 액티브한 거리다. 밤이 없는 그곳의 레스토랑들은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새벽 5시에 문을 닫는다. j-팝 카페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시부야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이곳은 시부야 최초로 음악과 영상, 패션과 일본식 표현인 ‘신문화’가 조화를 이룬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이다. 시부야 빔 빌딩의 7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영상이 비춰지는 유리 문이다. 이 문을 열면 빨강과 주황의 키치적인 색채가 절로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j-팝 카페의 입구가 나온다. 이곳에는 일본에 진출하여 주가를 올리고 있는 보아 boa를 비롯한 j-팝의 대표 주자들의 음반을 전시, 판매하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왼)j-팝 카페 로비에서는 일본의 인기있는 가수들의 음반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유명 가수들의 사인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도쿄 오다이바에 들어선 j-팝 카페는 흡사 미래의 도시를 떠오르게 한다.
j-팝 카페는 모든 테이블에 스크린과 청음 시설을 설치하여 유명 가수의 뮤직 비디오나 드라마,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다.
사이버 공간으로 갈까? 60년대로 갈까? 입구에서 오른쪽으로는 자연광이 들어오는 돔형 천장을 그대로 살린 이벤트 스페이스 ‘사이버 아트리움 돔’이 있다. 이곳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j-팝 스타들의 프로모션 비디오가 계속 흘러나온다. 각 테이블에도 작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채널을 선택함에 따라 tv 드라마, 싱글 음반 뮤직 비디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뉴욕 출신의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이 공간에서는 흔히 가수들이 촬영을 하거나 프로모션 행사를 가지곤 한다. 전체 객석은 170석 정도로, 파티 플래너도 마련되어 있어 행사를 원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레스토랑 입구 왼편은 더욱 튀는 색채다. 테이블과 스크린을 마련하고 분리된 룸까지 있는 이 공간의 컨셉트는 ‘레트로 퓨처’다. 과거로의 회귀라고나 할까? j-팝 카페가 흠모하며 보여주는 과거는 지난 1960년대로, 당시에 유행했던 스타일의 의자들을 대거 비치했다. 1960년대 스타일은 일본에서 3~4년 전에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는 것이 이 레스토랑의 홍보를 담당하는 이쿠코 시케타 씨의 설명이다. 영감을 주는 과거는 언제나 트렌디한 것이라는 j-팝 카페의 의지가 잘 담겨 있다.
(왼)j-팝 카페 시부야점이 자랑하는 사이버 아트리움 돔은 공연장으로도 사용된다. (오)도쿄 오다이바에 들어선 j-팝 카페는 흡사 미래의 도시를 떠오르게 한다.
일본의 음악 문화를 세계로 쏘다 요식업에 종사하다가 j-팝 카페를 여는 데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부사장 요시히사 마츠자와 씨는 “j-팝 카페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일본의 음악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전진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본 가요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은 비주얼 록 그룹 글레이나 하마자키 등도 이곳을 방문했었다. 사실 이곳은 유명인들의 공연장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라이브 가수들을 발굴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특히 j-팝 카페가 대중문화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지점들을 만들며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2002년에는 도쿄의 오다이바에 문을 열었고, 타이완에도 분점이 생겼습니다. 음반 사용에 따른 저작권이나 스크린을 설치하는 기술력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이를 위해 j-팝 카페는 음반 유통 소매 업체인 hmv에 음원을 제공하는 ‘옴니버스’ 사 등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시부야의 젊은이들과 재능 있는 미래의 아티스트들이 몰려드는 j-팝 카페는 메뉴와 가격이 캐주얼한 편이다. 창작 스시류를 포함한 일식과 함께 달걀찜 와플, 카르보나라풍으로 만든 무채, 한국식 찬 두부 등 메뉴에서도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묻어난다. 가격은 500~800엔 정도.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력도 특이해서 올해 26세라는 홍보 담당자 이쿠코 시게타 씨는 전직 은행원이었다. “예전의 직장은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었지만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이내믹한 j-팝 카페 홍보 일이 무척 흥미롭습니다.”일본 신세대의 사고를 대표하는 그녀에게 특별히 선호하는 공간이 있냐고 묻자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서 다르다”고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