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편) 별의 길
잘 지냈소?
난 잘 지내오
그냥
밤하늘의 별의 길을 따라가다
그대가 생각났소
난... 몰랐소
밤하늘의 별이 좋다고 해서
그저 하늘을 어둡게 칠한 것뿐인데
그대 별까지 없앨 줄
난 몰랐소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그대에게 가는 별의 길은
나타나지 않았소
아쉬운 마음에
밤하늘의 어둠을
지우개로 지워 보리오
잘 지냈소?
난 잘 지내오
오늘도 고개 들어
별의 길을 쳐다보오
(최불암 편) 즉흥 시
해가 뜨고 지고를 떠나서
우리의 해는 언제나 밝다
그 언젠가 그 누군가
그 해를 가리려 한다 하여도
손마디 사이로 빛나는
그 빛처럼 우리는 빛난다
(신애라 편) 묘비명
유 언
그런 표정으로 서 있지 말고
옆에 풀이나 뽑아라
나의 마지막 계획이었다
(장윤정 편) 인생
문득 불어오는 바람이 익숙한듯 코 끝을 스쳐요
언젠가 내뱉은 나의 숨결이 내게로 왔어요
이것이 인생이라면 이 허무한 것이 인생이였다면
그 때의 그 숨결 그냥 스쳐가시오
(임창정 편) 소주 한 잔 개사
공책을 펴 볼펜을 붙잡고, 빈 종이의 너의 이름 세 글자
썼다 지웠다 반복해
니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리 떨리는 건지 하고 싶었던 말을 용기 내 꾹꾹 눌러 편지를 써봤어 술 깨면 분명 후회하겠지만 내일 밤도 또 쓸 걸
(유준상 편) 사부
나무가 너무 커서
담지도, 닮지도 못하는구나
첫댓글 양세형은 언어 천재인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