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 안병익, 도시괴담, 확산과 연쇄반응, 단순성, 의외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 오래지속되는 메시지, 초연결시대, 다이아몬드, 마크 뷰캐넌, 거대한 연결망, 선거, 경제
사회 현상부터 자연 현상까지
세상 만물의 이면에 숨은 연결의 비밀을 파헤친다!
정보와 아이디어 확산의 주역, 영향력자와 허브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거리에서 수천 명이 모여 만세 시위를 벌였다. 해질 무렵에는 교외로 번져나가 평양, 의주, 원산 등 한강 이북 지방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독립선언식과 만세 시위가 일어나고, 이후 시위 소식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수개월 만에 전 인구의 10퍼센트인 200만 명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운동이 펼쳐졌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3?1운동의 전개 양상이다.
놀라운 점은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시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교통이나 통신수단이 발달한 것도 아니었다. 스마트폰으로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바로 전송하거나 방송을 통해 소식이 전해진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럼에도 확산 정도나 속도는 현대의 많은 시위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한 후 확산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3?1운동에는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기에 IT기술이 발달한 오늘날과 비슷하게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수 있었을까?
사회학자인 던컨 와츠는 정보와 아이디어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쉽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과의 연결이, 소셜 웹 전문가인 폴 애덤스는 연결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 즉 허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도라는 물리적 연결과 종교조직이라는 인적 연결에 주목한다. 3?1운동 당시 명성이 높았던 민족 대표 33인이 영향력자가 되고, 이들이 이끄는 종교조직에 몸담은 학생들이 허브가 되어 철도라는 연결망을 통해 정보를 전달했다. 이처럼 서로 얽혀 있는 연결망 안에서 영향력자와 추종자들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나타난 현상이 바로 3?1운동이다.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을 구성하는 모든 개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고 조직화하면서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https://youtu.be/sOlay_01lSg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 붓지 않았는데도 입소문만으로 1천만 관객을 모으는 영화, 인기 맛집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사람들, 단기간에 유튜브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이어져 있다
인도 신화에서는 세상을 인드라의 그물에 비유한다. 세상 모든 만물은 자신이 지은 업과 인연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한데 얽혀 거대한 그물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그물 안에 작은 매듭이 있고, 거기에는 구슬이 달려 있다. 그 구슬이 빛을 발하면 주변의 구슬에 빛을 전하고, 그 구슬들이 다시 사방에 빛을 전하면서 처음 빛을 발한 구슬에게 다시 영향을 준다고 한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현상이 따로 존재하는 것 같아도 인드라의 그물처럼 서로가 이어져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 사회 속의 한 개인도 매듭에 달린 구슬과 같다. 누군가 영향을 주면 주변의 구슬도 영향을 받아 전체가 변하는 것이다.
물리학자인 마크 뷰캐넌은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이유는 원자가 빛나기 때문이 아니라 원자들이 특별한 형태로 늘어서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하나의 사회적 원자로 보면 인간 사회에서 반복되는 수많은 패턴도 마치 물리학에서 원자가 물질을 만드는 방식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나 사회를 이루는 인간 개개인 모두 연결된 조직 안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개인은 거대한 구성체의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연결 안에서는 더 이상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얽혀있는 거대한 연결망은 여론, 선거, 경제 같은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며 개개인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느 사건이건 시작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어느 하나의 이론이나 법칙만으로 연결 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개체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더라도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이상 정보는 흐르지 않는다. 정보가 흐르지 않고 멈춰버린다면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소통의 수단도 일정하지 않다. 말이 될 수도 있고 때론 활자, 또는 눈빛이나 몸짓이 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 책은 물리적 한계를 넘어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얽혀 있는 ‘초연결 시대’인 오늘날, 연결을 구성하는 개체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직화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다양한 법칙과 이론을 통해 살펴본다. 더 나아가 물질의 변화, 철새들의 군무, 바이러스의 확산, 혜성의 움직임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자연 현상들의 이면에 숨은 연결의 법칙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줄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세상의 변화를 알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 책은 급속도로 퍼져 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의 원리를 쉽게 설명해준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라는 책의 내용처럼 개별의 움직임이 아닌 연결된 전체로 보았을 때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 교수(전 한국경영학회장)
앞으로의 100년을 향한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는 문턱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각 분야에 걸쳐 높은 파도의 대담한 도전의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 중용(中庸)에 ‘天地萬物이 本吾一體니라’ 하였듯이 이 우주의 모든 것은 모든 것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절감해야 할 오늘의 사람들에게 큰 교범이 될 수 있는 책, 《커넥터》의 출간을 축하하면서 우리 한국의 선도적 역할이 기대되어 필독을 권한다.
금곡 하연순 (금곡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이 책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왜 사회적인가? 그리고 왜 그룹을 지으려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복잡계, 심리학, 물리학, 철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연결 행동에 대하여 재미있게 파헤친다. 우리는 홀로 존재할 수 없고 함께할 때 비로소 그 빛이 난다. 우리는 연결되어 서로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인 것이다.
방송인 홍석천
종종 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가 아님을, 내가 잘나서가 아닌, 또한 나 혼자의 힘으로 절대할 수 없음을 이 책이 말해준다. 세상의 모든 구조들이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지 않은가! 이 책이 그 키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전보다는 더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아는 만큼 재밌어지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