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등학교 동창인 개그맨 이경규씨는 사실 공부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도 남들 웃기는 거 하나 만큼은 학교에서 따라올 자가 없었죠. 고등학교 3년 내내 이경규씨는 학교 안에 응원단장을 도맡아 할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가 개그맨이라는 직업으로 롱런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기 때문이죠."
인생 성공을 위한 공부법
7월 22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 '인생의 성공을 위한 공부법'. 이 날 강연에는 650여명의 구민들이 교육전문가 손주은씨의 강연을 듣기 위해 구민회관을 찾았다. 메가스터디의 대표이사인 손씨는 전국 곳곳에서 공부법 강연을 하고 있다.
행사 담당자인 송파구청의 교육지원과 김지희씨는 "이번 강연은 오직 1등. 100점만을 맞는 공부를 하기 위해 사교육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사교육으로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한 학부모들에게 좋은 길잡이를 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씨는 이어 "이번 강연을 통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부모로 자녀 미래의 성공과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을 강연한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
"대학 잘 가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날 손씨는 "오늘 강연에 특별한 공부비법은 없지만 인생에 있어 교훈이 될 강연을 하겠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부, 명예와 같은 인생의 일반적인 성공과 공부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사실,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는 있지만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 정도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대학만 잘 가면 인생이 성공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명문 대학에 붙었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주위에 소위 명문 대학을 나온 고등학교 동창 중 절반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집 안에서 노모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 동창도 있습니다."
그는 "인생의 성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명문 고등학교에 강연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강연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이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이어더군요. 학생들에게 이유를 묻자, '잠을 2시간 밖에 못자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공부하면 너희들이 원하는 명문대는 절대 못간다'고 말했습니다. 공부를 즐기지 않고 얽매이는 채로 하는 것, 그건 공부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손주은씨는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그맨 이경규가 롱런할 수 있는 비결
손주은씨는 이어 "고등학교 동창 중에 공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들 앞에 나서서 놀기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리더십이 뛰어난 친구가 한 명 있었다"며 "바로 개그맨 이경규씨"라고 말했다.
"이경규씨가 학교에 오는 목적만큼은 뚜렷했습니다. 학교를 공연과 응원을 하기 위해 다녔죠. 그만큼 예술을 좋아하는 친구는 올해로 30년째 방송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개그맨이라는 직업으로 롱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경규씨는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하나의 직업으로 보지 않고 진정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손주은씨는 참석자들에게 자녀분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한 적은 없는지 되물었다. 손씨는 이어 "현재 대한민국의 공부비법은 공자 어머니의 교육비법과 맹자 어머니의 교육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자가 태어났을 때, 공자의 아버지는 죽고 집안 형편이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공자는 홀어머니 아래에서 글자 한 자씩 어렵게 공부해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있었죠. 하지만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를 위해 세 번씩 이사를 가면서 맹자를 훌륭한 학자로 키워냅니다. 지금으로 비유하면 유명 학원을 옮기면서 성공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손주은씨는 "현재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맹자 어머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 안의 잠재 능력은 버리고 무시한 채 오직 공부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입식 교육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공부는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해줘야겠어요"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는 주부 탁민주씨(33)는 "오늘 들은 공자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한 때 아이에게 공부만 시켰던 적이 있는데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늘 강연에서 들은 대로 아이에게 무조건 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부 한인숙씨(45)는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도움을 얻고자 이번 강연을 들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먼저 물어보고 권유해봐야겠다"며 "아이가 음악 쪽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국영수 학원은 줄이고 음악 학원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인생에 공부가 꼭 성공의 지름길일까. 하고 싶은 일을 버리고 공부만을 바라보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아이가 예술 쪽에 재능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원해주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