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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9시경...코로나가 국립공원 설악산의 거대한 산문도 쓸쓸하게 하네요. 오늘은 남은 내 인생에 첫날 두번 다시 없을 소중한 내 몫의 하루를 어찌 방안퉁수로 삼복더위와 덧없이 보낼까나 등산배낭 간단꾸려 울산바위에 올라 하늘 바람에 일렁이는 동해를 보리라 싯퍼런 여름설악 대청마루를 손끝에 두고 보리라. 넓은 설악마당에 함초롬히 서있는 탑이 눈물겨워 한컷 담아 위로하네. 입구에서 권금성 케이블카를 이용할 관광객에게 마스크 소지여부를 묻습니다. 부처도 고약한 세상풍경에 눈감아 고요로다.
일주문들어서면,우측 달마봉자락에 온화한 미소의 통일좌불상이 山나그네를 맞는다. 기왓짱에 부처의 자비를 비는 저 수많은 소원 . . . 부디 이루워 주오소서. 모처럼 어울린 옛 친구와의 정담이 산행길 발아래 수북하게 깔리고나.
깊은 산중 암자의 목탁소리가 오늘따라 무거운데, 속없는 뻐꾹새 울음은 온 골짝에 가득하여라. 비단옷을 입어도 허허망망한 인생길은 한 뼘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잘남은 무엇이며, 못남은 무엇이 얼마나 못난 것이더냐. 돈도 명예도 권력도 철따라 피고지는 해바라기 노란 꽃잎만도 못한 무상 인생이로고. 달마봉 능선에 저 바위가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나요 ? 계조암으로 가는 산길을 잘 다듬어 한결 걷기가 즐겁습니다. 제갈량에 버금가는 유비의 책사 방통만큼이나, 신통하게 소원들어주는 자연 석굴암자의 예불법당이 30 여평 크기로 ... 여보, 흔들린다더니 어째 꿈쩍도 하지 않네, 내가 늙어서 그런가 봐 . . .ㅜㅜ 새로지은 삼성각의 단청처마가 돌담과 천년노송과 잘 어울려 한컷 찰칵... 울산바위에 아슬하게 매달려 오르는 롹커들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에 손은 땀이 흐르지요. 가파른 비알길을 오르기 위해 오늘도 산을 가노라. 바위에 뿌리박고 풍우성상을 견뎌온 천년노송의 거룩한 인고가 금빛되어 천년숲에 빛나고나.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투덜대고나.
어미잃은 산새가 얼마나 울었던가 눈물자국이 처연하고나. 산안개로 뿌우연 자태를 드러낸 달마봉 저 앞에 산이 금강산 줄기에 마지막 봉우리로 좌측이 신선봉이고 우측은 상봉으로서 바다쪽 산자락에 화암사가 있지요. 융단같은 고성뜰에 콘도들이... 울산바위 벽에 붙어 오르는 락커들을 바라보던 하얀바위 전망대가 디카를 줌인 해도 가물가물 까마득하네요. 좌측 하얀 공터가 흔들바위가 잇는 계조암 마당 내원골 신흥사 부속암자인 고풍스러운 내원암 題 : 암자의 봄 산깊은 적막골에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인생길이련 마는, 어이타 속끌어 아우성이더냐. 하얗케 텅빈 대웅전 마당에 석등만 함초롬히 외로워라. 그 많던 합장소원 보살은 어디에 있더냐 ? 깊은 산중 고풍스러운 산사를 찾아 왔더니, 우후죽순격으로 새로지은 건물들이 볼상스러워라. 전내음과 시원한 막걸리가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나. 마누라가 차를 가지고 오니, 나도 한잔하며 허기를 채우네. 옛부터 막걸리와 김치쪽은 천생연분의 별미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