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기 사고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최근 더욱 크게 높아졌다. 안전사고는 평소 절저히 대비해 놓더라도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면서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안공항은 철새도래지가 가까워 항공기의 조류 충돌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곳이었다. 제주항공기 참사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조류 충돌이 1차적인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 사고,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도 안전점검 부실과 안전사고에 대한 사전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대처 부족 등으로 발생한 사고다.
한 번의 대형사고 이전에는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고,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나타나는 하인리히 법칙, 이 법칙을 만든 사람은 미국의 한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하인리히로, 그의 이름을 따 만든 용어다. 이 법칙이 절대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대형 사고는 어느 정도 전조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는 점에서는 일치하는 면이 있다.
특히 울산은 잠재적 위험 요소가 많은 지역이다. 해안선을 끼고 있는 울산석유화학 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플랜트는 울산과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음에는 분명하다.
울산은 조선시대 부터 대륙붕이 발달해 육지와 접한 해안선의 바닥이 깊어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용이해 무역항으로써 최상의 요충지였다. 그 같은 지리적 장점 때문에 울산은 70년대 이후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는 자동차, 조선, 중화학공업 생산기지이며 산업수도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선 50년이 넘는 노후화된 석유화학 시설들과 기후변화로 날로 수위가 상승하고 있는 해안선이 울산의 3면을 감싸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7일 한국방재학회는 김민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팀의 해안 침수 발생 시 울산지역의 직·간접피해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수팀은 50년과 100년, 150, 200년을 주기로 해안 침수 발생 확률을 토대로 울산산업시설의 미래를 분석했더니 피해액이 1천7천억 원 가까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해안이 범람해 산단이 침수된다면 가장 우려 것은 노후화된 석유화학 시설에서 유출될 유해화학물질이다. 이는 상상 이상의 피해와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현재 석유화학시설 대분은 시설의 침수나 파손으로 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되면 이를 막을 어떠한 장치도 설계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석유화학 시설 안전관리자들이 “사고가 나면 안전대책으로 무조건 안전한 곳까지 멀리 도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푸념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