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보신 달보고
유자효 시인
임 보신 달보고
이원익(1547∼1634)
임 보신 달 보고 임 뵈온 듯 반기로다
임도 너를 보고 날 본 듯 반기는가
차라리 저 달이 되어서 비최여나 보리라
-병와가곡집
구국의 명재상
임은 저 달을 보셨을 것이다. 임이 보신 저 달을 나는 임을 뵈온 듯 반겨본다. 임도 저 달을 날 보신 듯 반기시는가? 차라리 내가 저 달이 되어 임께 비치고 싶구나. 여기에서의 임은 연인과 임금의 이중적 의미로 쓰인다.
87년이라는 당시로써는 긴 생애를 산 오리 이원익은 선조와 광해군, 인조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명재상이었다. 임진왜란 때는 조선군의 총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체찰사에 임명돼 적과 싸웠다. 특히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왕의 노여움을 사 관직을 박탈당하고 참수의 위기에 처하자 극력 변호하여 죽음을 면하게 했다.
해군 때는 각 지방의 특산물을 공물(貢物)로 바치게 해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던 것을 쌀이나 삼베·무명·돈 같은 편리한 것으로 내도록 한 대동법을 건의해 시행토록 했다. 대동(大同)이란 ‘크게 같다’ ‘비슷하다’란 뜻이다. 그 정신은 조세에 대한 백성의 근심을 덜고 지배층이 자신의 이익에 관한 문제를 양보하는 것이 이상적인 정치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라 해서 다르지 않다. 유교에서 이상으로 생각하는 대동사회(大同社會)는 시대를 넘는 정치철학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유자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