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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love-i-s-love.tistory.com/m/1
집에 TV가 있는 장년층 미만의 사람들은 애니메이션 '짱구를 못말려'를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짱구는 못말려'는 어린이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투니버스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선정적인 장면이 꽤나 등장해 가끔 후작업으로 중요부위를 가리는 처리를 하기도 한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짱구를 즐겨보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TV를 틀면 자주 나오는 짱구를 몇 번 봤었는데, 각종 혐오 요소에 큰 불편함을 느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 않나. 페미니즘1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난 후에 본 짱구는 이전에 봤던 것과 확실히 다르게 보였다.
Ⅰ| 처음 보는 여성에게 던지는 추파와 성희롱
짱구는 항상 길을 가다가 예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쓰고 쫓아가서 추파를 던지곤 한다. 그럼 상대방 여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가버린다. 이것이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면 당신은 '캣콜링' 이라는 단어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캣콜링(catcalling)이란, 거리에서의 갑작스런 친근감 표시, 성희롱을 의미한다. 온 몸을 훑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행위, 휘파람 불기, 집요한 연락처 묻기 등을 동반한다.
남성이 길을 가는 여성(혹은 겉으로 보았을 때 여성으로 패싱되는 사람)에게 "hey pretty", "hey sexy", "hey beautiful" 같은 말을 툭 내던지거나, 더 심할 경우 웃어보라고 하던지, 특정 신체부위에 대해 말을 하곤 한다. 이건 사실 칭찬이 아니다. 굉장히 무례한 성희롱이다. 프랑스에선 이런 캣콜링(길거리 성희롱)과 관련된 법률을 만들어 캣콜링을 한 남성에게 즉시 벌금형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짱구의 저런 행동은 캣콜링의 일본판(또는 동북 아시아판)이다.
짱구가 길거리의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행위는 여성을 성적으로, 인격적으로 가볍게 보는 여성혐오2적 사상이 디폴트3로 깔려있는 행위이다. 이것은 남자 어린아이의 혈기왕성함, 호기심, 장난으로 포장되어서는 안된다.
아래는 'TV방송국을 견학해요' 편이다.
TV 방송국에 견학을 간 짱구는 멀리서 걸어오는 김혜수 누나를 보고 헤벌레 하며 좋아하고 있다.
김혜수 누나가 가까이 오자 드라마 잘 보고 있다며, 갑자기 바지를 내리더니 팬티에 싸인을 해달라고 한다. 김혜수라는 여성은 그런 짱구를 떨떠름하게 바라보고 있다. 짱구의 엄마는 곧 짱구의 머리를 쥐어박으며(일명 주먹 돌리기)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지"라고 하곤 다음 장면으로 전환된다.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율동을 하는 여성 진행자를 본 짱구는 얼굴을 붉히며 여성 진행자의 다리에 몸을 부빈다.
그러다 그 여성 진행자의 몸에까지 올라가 버린다. 이때도 여성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성 진행자의 몸에 올라간 짱구를 저지하기 위해 짱구 엄마가 가서 율동을 추는 척 하며 짱구를 떼어내려고 하지만, 짱구는 여성의 몸 위에서 요리 조리 움직여 엄마의 손을 피해 다녔다. 그러다 실수로 여성 진행자의 바지를 잡아버려 바지가 내려가 버렸고, 하필이면 생방송 중이라 이 장면은 전국에 퍼졌을 것이다.
여성 진행자는 바지를 잡아 올리며 비명을 지르고, 곧 화면이 치지직대더니 짱구가 이렇게 웃으며 "헤" 소리를 내고 끝이 난다.
필자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정말 무섭다고 느꼈다. 저 여성 진행자는 생방송으로 저런 모습이 노출이 되었는데 짱구는 좋다는듯 헤벌레 웃고 있다. 그리고 김혜수 누나에게 팬티에 싸인을 해달라며 자신의 바지를 내려 팬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가. 게다가 이 상황을 희화화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Ⅱ|사회가 정한 여성성과 아름다움에 부합하지 않는 '광자'라는 캐릭터
광자는 이슬이 누나의 친구이다. 그와 동시에 광자는 사회가 정한 아름다움과, 스테레오 타입4적인 여성성에 완벽히 부합하는 이슬과 완전 반대의 모습이다. 이런 광자는 언제나 개그 요소, 희화화의 대상이 된다. '조깅을 해요' 편에서 이슬이 누나와 함께 조깅 하려 했으나 이슬이 누나가 아닌 광자가 온 것을 보고 짱구는 극도로 싫어한다. 단순히 그녀의 겉모습 때문에 말이다. 만약 광자 대신 그 자리에 온 것이 짱구의 취향의 여자였다면? 짱구는 헤벌레 하며 좋다고 쫓아갔을 것이다. 그러니까, 짱구는 이슬이 누나가 안 와서 싫어한 게 아니라 광자가 와서 싫어한 것이라는 거다.
여성은 사회가 정한 아름다움에 부합해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은 여성 캐릭터는 희화화되어도 되는가?
이렇게 광자와 같은 사회가 정한 아름다움과, 스테레오 타입적인 여성성에서 벗어나는 여성을 우스꽝스러운 개그 캐릭터로만 묘사한다면 현실에서의 그런 여성들 역시도 놀림감이 되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일 뿐이다. 여성은 아름다워야 하고 자신을 꾸며야 할 필요는 없다.
Ⅲ|일명 '된장녀' 소리를 듣고 있는 나미리
나미리 선생님은 한국과 일본 남자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김치녀', '된장녀'를 그대로 보여준 캐릭터가 아닐까한다. 실제로 유튜브의 몇몇 댓글에서 나미리를 된장녀라고 비하하고 있다.
나미리는 채성아 선생님과 동갑인 스물네 살이다. 그런데 애니 속에서 짱구를 비롯한 아이들은 나미리를 노처녀로 취급하고 놀려댄다. 그 때문인지 외로워서인지 나미리는 자주 소개팅을 보곤 하는데, 그 때마다 짱구의 괴롭힘으로 발동되는 불같은 화로 소개팅은 항상 실패한다. 이는 나미리의 성격이 불같고, 더러워서 남자가 떠난 것처럼 묘사된다. 나미리는 화장이 두껍고 명품을 좋아하여 그걸로 짱구의 친구들과 채성아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는다.
24살 밖에 안 된 사람에게 노처녀라고 부르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애초에 남의 결혼과 연애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나이를 가지고 공격하는 것은 큰 실례다. 나미리는 성격이 더럽지 않다. 솔직하고 당돌하다. 화장이 두꺼운 것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자기 얼굴 자기가 꾸미는 것에 간섭하는 게 문제지. 명품을 좋아하는 것 역시 문제 될 일 아니다. 남자들도 명품 차, 시계, 지갑 등등 좋아하지 않나? 나미리가 할부를 쓰고 대출을 해서 명품을 사던 말던 사치를 부리던 말던 그것은 남들의 알바가 아니다. 사람들은 명품 사는 데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괜히 오지랖 부린다. 이렇게 개인의 경제관념에 관여하고, 된장녀 등 ~~녀 워딩5을 붙이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나미리 캐릭터는 된장녀, 김치녀라고 까이기 가장 쉬운 캐릭터이다. 짱구 작가는 나미리 선생님의 큰 결함들을 노처녀인 것, 성격이 불같은 것, 사치를 부리는 것으로 설정한 것같다. 이는 한국과 일본 남자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여성상이다. 나미리 캐릭터에서 필자는 진한 여성혐오를 느꼈다.
Ⅳ| 짱구 엄마에 대한 몸매 품평
짱구 엄마는 짱구에게 항상 엉덩이가 크고 배가 나왔다고(일명 삼겹살 배) 놀림을 받는다. 그렇게 짱구 엄마는 항상 몸매를 평가당하고, 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큰 것이 놀림감이 된다. 평소에 짱구는 남성 캐릭터에게 이런 몸매 평가를 한 적이 필자가 봤을 때 거의 없었다. 만약 한 적이 있었더라도 짱구 엄마에 대한 몸매 놀림만큼 많이 한 적은 없다. 여성 캐릭터는 이렇게 몸매 평가 대상이 되고, 조금이라도 흠이 보이면 놀림감이 된다.
하지만 모순인 것이, 짱구 엄마는 삼겹살 배이지만 그림 속에서는 엄청 말랐다. 이는 배나온 캐릭터와는 상관 없이 셀링6이 잘 되기 위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저런 게 사람들 눈에는 보기 좋으니까, 더 셀링이 잘 되니까.
가슴이 크고 허리가 잘록하고 엉덩이가 나와야 여성의 몸매이고, 보기 좋은 몸매인가? 아니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몸 그 자체일 뿐이다.
남성에게는 이런저런 조건 하나하나 따져 몸매 평가를 하지 않지만, 여성에게는 그렇게 한다. 이는 성희롱적임과 동시에 여성혐오적이다.
Ⅴ|유리, 여성미를 키우고 싶어요
여성미를 키우고 싶어요' 편에서 유리는 TV에 나온 연예인이 남자들에게 인기 있으려면 여성미를 키우면 된다는 말에, 여성미를 키우고자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수지는 유리에게 평소에 행동거지를 조신하게 잘 해야 한다면서 자세와 걸음걸이를 알려준다. 걸을 때 다리가 벌어지면 안 되고, 항상 우아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채성아 선생님은 여성미를 키우기 위해선 항상 웃는 얼굴이어야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유리는 배려를 해야 한다며 자동으로 술래잡기의 술래가 되었다.
점심시간에는 짱구가 유리에게 여성미를 키우기 위해 자신의 피망을 먹어달라고 한다(일종의 배려로). 유리가 거부하자 훈이가 대신 피망을 먹어주는데, 그걸 본 짱구는 훈이의 여성미가 왕창 올라갔다고 하고, 철수는 동생을 돌봐주는 누나 같다며 훈이는 여성미가 높은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유리가 자신의 여성미를 키우기 위해 양보한 닭튀김을 먹은 짱구의 입가에 묻은 닭튀김 부스러기를 훈이가 떼어준다. 그러자 친구들은 또 훈이가 여성미가 올라갔다, 말투가 상냥하고 반찬 떼어주는 모습이 여성스러워 보인다, 엄마가 돌봐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 광경을 본 유리는 순식간에 여성미가 내려가고 폭력성이 증가하여 버럭 화를 낸다. 유리는 자기대로 살면 되지 여성미가 왜 필요하냐고 하며 토끼 인형을 마구 쳐댄다. 이건 일종의 교훈을 남긴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전혀 아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유리는 여성미를 갈구하다 교훈을 얻고 여성미에 집착하지 않는 아이가 된 것이 아니라, 여성미를 갈구하다가 성격이 더러워서 포기한 아이가 된 것이다.
대체 '여성미'란 무엇인가. 여성미로 사람의 자세와 걸음걸이부터 통제시키는 것은 코르셋7 씌우기일 뿐이다. 여성은 자유를 원한다. 여성은 다리를 오므리고, 조신해야 하고, 남을 배려해야하고, 모성애를 발현해야 할 필요가 없다. 사회가 정한 여성미, 여성성에 부합하지 않는 여성을 모난 사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여성은 남에게 순종하고 헌신하는 존재가 아니다. 여성들도 한 개인의 인격체를 가진 소중한 사람이다. 여성미,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가볍고 하층 적인 존재로 여기면 안 된다. 여성미와 여성성이란 비열한 인간들이 만든 허상일 뿐이다.
이 외에도 짱구는 갖가지 여성혐오는 물론 퀴어혐오까지 담고 있다. 필자는 짱구 캐릭터 자체를 비난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짱구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굉장히 영향력이 있는 미디어 중 하나이다. 나도 짱구를 보며 자랐다. 그런데 그 청소년, 어린이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는가.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스파이더맨의 대사로 잘 알려진 문장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뜻이다. 대중예술을 창작하는 이가 가진 힘만큼, 또한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짱구의 작가는 그 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짱구는 못말려'의 시청자들은 알게 모르게 여성혐오를 배울 것이다.
'짱구는 못말려'의 혐오 요소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필자는 이 글을 본 사람들이 '짱구는 못말려' 속의 혐오 요소를 제대로 알고, 그것을 거르고 봤으면 하는 것이다.
첫댓글 좆구새끼
진짜 이딴게 인기 국민애니였단게 혐오스러워
개더러워 진짜
으 좆구새끼
진짜 어린나이에도 이런게 느껴져서 너무 불편해서 짱구엄청싫어했는데 주위에 짱구 좋아하는사람 많아서 현타엄청왔었어 ㅋㅋㅋ;; 지금도 짱구좋아하는 사람만나면 당황스러움
지금 19기도 저런거 ㅈㄴ많음 ㅅㅂ;;
일본애니 하나같이 혐오스러움 어릴 때부터 저딴거 보게하고 왜놈들 문화는 안들여오는게 답
좆구새끼
으 저딴걸 보고자라니 안미치고배기냐
원래 일본 특유의 여혐이 가득한 성인용 만화였는데 그걸 아동용으로 애니화 했으니 개노답...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기 주입시키니 유해 그 자체...
글 참 잘썼다
역겹노
애기때부터 안봣음 짱구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