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糖尿病)은 글자 그대로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정상적인 경우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은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호르몬)에 의해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에너지로 저장된다. 하지만 인슐린이 췌장세포에서 나오지 않거나 나오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몸에 저장되지 못하고 혈액에 있다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이 몸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소아나 청소년기에 잘 발생한다.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몸 안에서 작용하지 않는, 즉 인슐린 작용에 저항이 생긴 상태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비만한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의 약 95%는 제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살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들어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의 포도당 수치를 보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으면 잘 걸린다. 부모 2명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 중에 당뇨병 발생률은 25%,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 중 당뇨병 발생률은 50%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악화되면 가장 먼저 혈관에 합병증이 발생한다. 망막출혈로 인한 실명, 콩팥질환을 일으켜 미세 단백뇨가 나오거나 부종이 발생하고 심해지면 투석을 받게 된다. 말초신경에도 합병증이 발생해 발가락 끝이 저리고 따끔거리며 안면마비나 손목과 발목이 마비되는 예도 있다. 큰 혈관에도 합병증을 일으켜서 뇌졸중, 심근경색, 족부괴저를 초래한다.
당뇨병은 초기에 갈증이나 체중 감소, 다음(多飮), 다뇨(多尿)증상이 있지만 오래되면 이런 증상이 없어 합병증이 진행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나중에 혈관이 막혀 중풍, 심장마비, 실명이나 부종이 생긴 후에야 알게 된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으로 첫 진단받은 10명중 3명은 이미 혈관합병증을 앓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10명중 7명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며 “당뇨병이 있다면 1년에 한번씩은 꼭 합병증이 생겼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