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예산 삭감 속 R&D 생산성 제고 등 수출경쟁력 고민
한국무역협회, 제8차 무역산업포럼 개최
[사진=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KITA)는 10월 5일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제8차 무역산업포럼 : 수출 경쟁력과 R&D 생산성 제고 방안'을 개최했다. |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기초과학 등 주요 분야의 연구개발(R&D) 지원금액이 급감한 가운데 산업계는 시장수요 위주의 지원과 생산성 제고를 주장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10월 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17개 산업단체와 공동으로 ‘수출경쟁력과 R&D 생산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제8차 무역산업포럼 겸 제43회 산업발전포럼’에서는 이러한 업계의 목소리가 공유됐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겸 산업연합포럼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은 2017년 3.23%, 2019년 2.85%에서 금년 상반기 2.59%로 1999년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노동에 의한 가격경쟁력 확보 애로 감안 시 기술에 의한 가치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제 및 사업자 선정단계에서 절차적 합법성 확보에 집중한 나머지, 행정절차에 과도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돼 설령 수년간에 걸쳐 기술개발이 성공해도 시장에서는 이미 효용성이 떨어지는 일이 빈번하다”며 정부 중심 R&D의 관료주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통제 위주의 연구관리와 연구내용보다는 연구 절차 합법성 위주의 감사 관행으로 연구원들이 연구 자체만큼 행정서류 준비에도 시간을 투입하면서 R&D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출연연 혁신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방, 재난, 기초연구 등 공공 분야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산업기술 출연연은 독일 프라운호퍼의 출연금 배분방식을 도입해 기업과제를 유치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율성, 책임성 중심의 연구관리 체제 개선도 필요하다”며, “연구자 이력제를 도입하여 개인별 인구 이력을 빅데이터화하고 연구관리 전 단계에 활용한다면, 도덕적 해이 방지와 책임성 및 R&D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공급망분석팀장은 ‘우리나라 기업 R&D 현황 분석 및 성과 제고 방안’ 발표에서 “2021년 R&D 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 대상 분석 결과 우리 기업 수는 2013년 80개에서 2021년 53개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 수는 199개에서 678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R&D 상위 2500대 글로벌 기업에 포함된 우리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평균 3.5%로 미국(7.8%), 독일(4.9%), 일본(3.9%), 중국(3.6%), 대만(3.6%) 등 해외 주요국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참석한 오현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본부장은 “정부가 R&D 예산 삭감 및 효율화를 주문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 R&D 투자 대비 낮은 생산성’이라는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 수요, 투자가 공공으로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 예를 들어 민간의 공공 R&D 투자에 대한 정부의 매칭펀드 지원, 기업의 개방혁 혁신 R&D 활동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기술 패권, 기술 주권 시대의 기술 혁신은 경제안보, GVC 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상황으로 정부의 과학기술혁신정책 수립 과정에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민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소장은 “최근 한국생산기술원은 R&D 생산성 제고를 위해 연구역량을 첨단로봇 산업 육성전략 등 지역별 10개 메가 연구체계에 집중하여 기업과 산업생태계 전반의 R&D 성과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 중이며, 이를 통해 R&D 기술 실용화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탄소 (배출) 감축과 공급망 강화, 고부가가치화, 디지털 전환 등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로 석유화학업계의 R&D 체계 개편은 필수적”이라며 “EU, 미국, 일본 등의 경우 산업별 협회·조합이 R&D 프로젝트를 발굴 및 정부에 제안해, 산업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 정부도 산업계와의 소통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 상무는 “철강업계는 ‘3050 철강산업 탄소 중립’을 위한 실증 및 현장적용 개발 필요성에 따라 산업기술 R&D 생산성 제고는 필수 불가결하며, 해당 산업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장치산업으로 관련한 대형 투자 시 정부의 R&D 세제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글로벌 산업생태계 차원의 개방형 R&D 협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