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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인천교구 소유 박문여중고 송도 이전 계획에 주민들 거센 반발 | ||||||||||||||||||
천주교 인천교구, 기존 학교부지에 교구청 이전 예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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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박문여중·고등학교(이사장 최기산 주교)의 ‘송도 이전’이 공식화됨에 따라 동구 주민회, 학부모회, 동구청, 시민사회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박문여중고를 송도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박문여중은 2014년, 박문여고는 2015년 개교하기로 결정, 지난 6월 26일 인천시 교육청에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통상 서류 내용에 문제가 없다면 신청 이후 10일 이전에 승인이 나도록 되어 있고, 오는 7월 6일 학교 이전이 최종 결정되면, 철회하거나 번복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학교 이전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구도심에서 학교를 이전시킨다면 공동화가 가속됨으로써 인구 유출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천 동구에서는 이미 1998년 인천여고와 대건고가 연수구로 이전했으며, 2010년 인일여고와 제물포고의 이전계획이 있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이전이 무산 또는 보류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박문여중.고의 이전 문제는 지역 주민들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박문여중고 이전을 둘러싼 여러 입장들 주민들이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학교 이전을 위한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학교 이전 문제가 주민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5월 30일 박문여중고 홈페이지와 동구청 홈페이지 ‘참여광장’에 게시된 ‘인천박문여자중고등학교 이전에 관한 의견 수렴’이라는 공지를 통해서다. 내용은 학교가 이전하려는 이유와 계획, 이전 후 학교 부지 사용 등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여부와 의견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공지는 5월 30일부터 6월 19일까지 게재됐으며, 학교 측은 이것이 ‘행정예고’라고 밝혔다. 이를 알게 된 동구청과 동구의회, 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 측은 6월 19일 학교 이전을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학교에 접수했고, 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 측은 박문여중.고 교장단(6월 22일),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단장(6월 25일), 천주교 인천교구 정윤화 신부(6월 26일) 등과 면담을 이어갔다. 그러나 천주교 인천교구 측은 면담을 마친 6월 26일 오후 인천시교육청에 이전계획신청서를 접수했고 이에 따라 6월 29일, 동구의회 주관으로 구의원, 천주교 인천교구, 박문여중고, 인천시교육청, 학부모회가 참여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또한 학부모연합회는 6월 30일부터 이전 반대 거리 서명전을 시작했으며, 지난 7월 3일에는 ‘박문여중고 송도이전 반대 공동대책위’가 꾸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주민들은 “학교 이전과 같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주민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홈페이지 공지를 행정예고라고 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는 이전에 관련된 천주교 인천교구와 시교육청이 물밑작업을 이미 해둔 상황이라고 밖에 파악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의회 박윤주 의원은 “행정예고를 다시 해야 한다. 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문제를 구의원들도 모르고 있었고, 알고 난 후 시급히 주민들과 움직이고 있는 상태”라면서, “인천교구, 시의회, 시교육청 모두 절차상의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 “공동화로 인구 줄어 운영 어렵다. 건물 노후화로 개보수 효율성 낮아” 6월 29일에 열린 첫 간담회에서 학교 측은 “구도심의 인구 감소로 학생수 또한 감소하고 있으며, 학교건물의 노후화로 개보수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재건축요건인 D등급을 받지 못해(현재 C등급) 그 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전 주체는 천주교 인천교구이고, 기존 학교부지에 인천교구청이 이전해 올 예정이다. 이미 시교육청과 한차례 회의를 한 상태이며, 9월에 학교위치변경계획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동구청은 “무엇보다 박문여중은 동구의 유일한 여중학교인 점을 감안하면 구도심 교육 측면에도 학교의 입장은 모순이 있다. 또 구도심의 인구감소가 원인이라면, 최근 5년간 인구 4000명이 증가했으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설립될 계획으로 학교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반박하면서, “현재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동구에서 학교마저 없어져 주민들에게 교육에 관한 상실감을 얹어준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미래 지향적인 참교육 실현의 차원에서도 학교 이전계획은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간담회 이전 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와 가진 면담을 통해 인천교구 측 입장을 밝힌 정윤화 신부(인천교구 교구발전기획위원회, 성역화 사업 담당)는 “2008년부터 교구청 이전을 추진하고 있던 중 중구청으로부터 답동성당 성역화 사업에 따른 이전 제의가 있었기에 검토에 착수했다. 성역화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교구청 이전에 따른 제반여건이 탄력을 받은 상태라 학교 송도 이전은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어 “포화상태에 있는 답동 교구청을 학교 부지로 이전할 것이며, 300억 재원으로 송도에 있는 교육부지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하면서, “교구청이 동구 학교부지로 이동하게 되면 45만 가톨릭신자를 비롯한 유동인구가 증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교구가 동구의 학생들을 버리고 간다는 오해를 받을까 우려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학교 이전 계획 승인권을 쥐고 있는 시교육청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송도 지역의 학교 신설보다는 기존 학교의 이전을 장려하고 있으며, 새로운 학교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280억 이상이 소요되는데 인천시 재정 여건이 좋지 않고 국고보조도 쉽지 않다. 사립학교재단법인은 이전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므로 인천시의 부담도 덜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이전 계획, 재원조달능력, 지역의견수렴 등의 조건에 부합한다면 승인을 내릴 수 있고, 이전 주체가 사립학교재단법인이기 때문에 승인 반려를 위한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승인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 대표들 ‘박문여중.고 송도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 꾸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 7월 3일 인천 동구청에서는 동구학부모연합회가 주최한 ‘박문여중고 송도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열렸다. 동구학부모연합회, 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를 비롯해 인천시의원, 동구의회 의원, 중·동구 학부모대표 등은 박문여중고 이전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고 민관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박문여중고 이전 승인 철회를 위한 활동을 결의했다. 전용철 인천시의원, 윤희용 대표(동구교육희망네트워크), 김주희 학부모대표 등은, “박문여중고 이전 추진은 이전 제물포고 이전 계획과 달리 이미 많은 것이 준비된 상태이며,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묻는 절차 없이 진행했다는 것은 동구 주민 전체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인천시, 동구청, 구의회, 교육위원 등의 지원도 약속 받았다. 민관공동대응으로 남은 기간동안 승인을 저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문여중고의 재건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전을 하려는 것은 교과부가 학교 이전의 경우 이익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교구의 교구청 이전 부지 문제가 맞물려 박문학교 이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송도지역에서도 신설학교 보다는 역사와 전통있는 학교 이전을 원한다”고 설명 하면서, “결국 행정 편의와 이해관계 사이에서 동구 주민과 학생들은 버려지는 셈이다. 교구청이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된다면, 현재 교구청이 있는 중구의 경제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셈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의회 박윤주 의원은 “이 논란의 중심에 가톨릭교회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비록 같은 결과가 나올지라도 올바른 행정절차를 다시 밟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면서, “울지마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을 보면, 아무 것도 없는 오지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교육을 하지 않았나. 그런 마음으로 이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아이들을 품는 것이 교회의 도리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대책위원회는 현재 동구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전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천주교 인천교구청, 인천시교육청 등을 찾아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5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 반대의견서를 인천교구와 인천시교육청에 전달하고, 6일에는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