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역사문화공원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은 물론 소파 방정환 선생, 화가 이중섭 선생 등 한국 근현대사를 이끈 인물 7,000명이 영면한 곳이다.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양원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다녀왔다.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세워진 중랑망우공간은 미디어홀, 전시실,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박분
중랑망우공간 미디어홀에는 안중근 의사의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박분
2022년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세워진 중랑망우공간은 미디어홀, 전시실,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1층 미디어홀에서는 망우역사문화공원 소개 영상과 묘역 안내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안중근 의사의 흉상도 자리하고 있다.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여 처단한 안중근 의사는 1910년 중국 다롄 뤼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아직 찾지 못한 채 효창공원 3의사묘역에 가묘(假墓)가 있을 뿐이다. 이 흉상은 천주교 신자였던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신내동 성당에 세워졌던 것을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새롭게 정비되면서 이곳에 잠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기리고자 2023년 5월, 이전 설치됐다. 그의 흉상을 대하니 안타깝던 마음 한구석이 위로가 되는 듯했다.
교육전시관에서는 ‘망우의 독립운동가, 죄인이 되다’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박분
중랑망우공간 2층 하늘다리에 오르니 광복절을 기념한 태극기가 즐비하다. ©박분
2층 교육전시관에서는 ‘망우의 독립운동가, 죄인이 되다’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들어 있는 여러 독립운동가들의 관련 자료와 함께 소개하는 전시이다. 중랑망우공간 2층 하늘다리에 오르니 광복절을 기념한 태극기가 즐비하다. 바람에 휘날리며 길게 이어지는 태극기 행렬이 순간 감동으로 다가왔다.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생을 마친 독립운동가들의 모습도 아련히 떠오르는 듯했다. 짠한 마음에 테라스를 겸한 사색 공간인 하늘다리를 잠시 걸어봤다.
광복절 기념 음악회가 열린 망우역사문화공원 무대 화면에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보인다. ©박분
지난 8월 11일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은 날은 때마침 중랑구에서 제78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광복절 음악회는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망우역사문화공원 중랑망우공간 야외에서 진행됐다. 광복 기념 태권도 퍼포먼스와 퓨전 국악, 유명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 등이 펼쳐졌다. 특히 태권도로 광복의 순간을 재현한 ‘태권무’는 순국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억할 수 있는 시간으로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묘역으로 가는 길목, 독립운동가와 문화예술인을 소개한 ‘인물가벽’이 보인다. ©박분
유관순 열사의 묘소는 망우리공원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묘소 중 첫 번째로 만나볼 수 있다. ©박분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묘소 참배는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묘역으로 가는 길목에는 이곳에 잠든 독립운동가와 문화예술인의 얼굴 모습과 함께 간략히 소개한 ‘인물가벽’이 조성돼 있다.
유관순 열사의 묘역은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묘역 중 제일 첫 번째로 만나볼 수 있다. 망우리공원 묘역으로 향하는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 산을 오르지 않고 바로 마주할 수 있다.
왼쪽으로 ‘이태원묘지 무연분묘합장비’가 보이는 유관순 열사 묘소 ©박분
무장애 보행로에서 마주한, 어린이들이 유관순 열사에게 전하는 편지 글과 그림 ©박분
유관순 열사 묘역에는 ‘이태원묘지 무연분묘합장비’가 세워져 있다. 생소한 이름의 이 합장비가 세워진 사연은 이러하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 시위를 주도하다 붙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 1920년 순국했다. 유관순 열사는 순국 후 일제에 의해 이태원 공동묘지에 무연고 묘로 묻히게 된다. 이후 1936년 이태원 공동묘지를 망우리 공동묘지로 이장하면서 무연고 묘들을 화장하여 합동묘와 위령비를 세웠고, 그 무연고 묘 속에 유관순 열사 묘도 포함됐다.
2020년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기를 맞아 유관순 열사가 합장된 이태원묘지 무연분묘의 참배 공간과 진입로를 새롭게 단장했다. 목재로 조성한 무장애 보행로 양쪽으로 어린이들이 유관순 열사에게 전하는 편지 글과 그림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유관순 열사의 묘소와 합장비는 무장애 보행로를 걸어 누구나 편안하게 참배할 수 있다.
망우리공원 언덕에 오르면 도심 풍경도 그림처럼 떠오른다. ©박분
부인과 함께 안장된 만해 한용운의 묘소 ©박분
돌로 덮여 이채를 띠는 소파 방정환의 묘소 ©박분
망우리공원은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무더운 여름철에도 걷기에 무리가 없다. 언덕에 오르면 서울 도심 풍경도 그림처럼 떠오른다.
공원 산책로를 한참 걷다 보면 한용운, 방정환, 박희도, 오세창 등 독립운동가들의 묘역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묘역 가까이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시비도 세워져 있어 우러름과 함께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묘역 입구에는 무궁화꽃이 피어 주위를 환히 밝히고 있다. 무궁화나무가 많이 식재된 망우리공원은 무궁화동산으로도 통한다.
묘역 가까이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박분
무궁화나무가 많이 식재된 망우리공원은 무궁화동산으로도 불린다. ©박분
독립운동가들의 묘소를 찾아 잠시나마 참배하고 산을 내려오니 마음이 한결 가뿐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와봐야 할 것 같다. 이곳은 더 이상 옛 ‘망우리공동묘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독립운동가들이 영면한 묘역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중랑구는 망우역사문화공원 방문객의 편의 증진을 위해 10월까지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박분
망우역사문화공원 셔틀버스 양원역 정류장 ©박분
서울 중랑구가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니 기간 안에 다녀가길 추천한다. 셔틀버스는 하루 총 19회 운행하며, 운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다. 휴무일 없이 매일 운행하며 배차 간격은 20~30분이다. 셔틀버스는 ▴망우역사문화공원(중랑망우공간)에서 출발해 ▴망우역사문화공원제2주차장 ▴중랑캠핑숲 ▴양원역 ▴양원숲속도서관 ▴나들이 공원 6개 버스정류장을 경유하며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순환한다. 양원역 2번 출구로 나와서 맞은편 도로에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망우역사문화공원
○ 위치 : 서울시 중랑구 망우로91길 2
○ 교통 : 지하철 상봉역 5번 출구, 망우역 1번출구 에서 하차 → 201번, 202번, 165번, 166-1번, 65번 탑승 → '망우리역사문화공원' 정류장 하차
○ 중랑망우공간 운영시간 : 09:00~18:00
○ 누리집
○ 문의 : 02-2094-6800~6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