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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낭자(聲名狼藉)
명성이 이리들의 깔개와 같다는 뜻으로, 많은 죄악을 저질러 평판이 매우 나쁘거나 명성이 무너져 내린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聲 : 소리 성(耳/11)
名 : 이름 명(口/3)
狼 : 이리 낭(犭/7)
藉 : 깔개 자(艹/14)
출전 : 사기(史記) 몽념열전(蒙恬列傳)
이 성어는 진(秦)나라 이세 황제 호해(胡亥)가 몽의(蒙毅)에게 자진할 것을 명하자 죽으면서 한 말에서 연유한다.
진시황(秦始皇)은 몽념(蒙恬)과 그의 동생 몽의(蒙毅)를 신임하였다. 몽의는 지위가 상경에 이르렀고, 황제가 외출할 때는 항상 수레에 함께 탔고, 궁중에서도 항상 곁에서 모셨다.
몽념은 바깥일을 보고 몽의는 내정을 맡았는데, 다른 장수나 대신들도 감히 이 두 사람과는 다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진시황이 죽자, 그의 아들 호해(胡亥)가 이세황제가 되었다. 호해는 조고(趙高)를 가까이 했다. 조고는 몽씨 형제를 헐뜯고 탄핵했다. 호해는 조고의 참언을 듣고 사자를 보내 몽의를 자살하도록 했다.
사자가 이세황제의 명을 전하자, 몽의가 말했다. "옛날 진(秦)나라 목공(穆公)은 세 명의 충신을 죽이고, 죄 없는 백리해(百里奚)를 죄로 다스렸소. 그러므로 무(繆)라는 시호를 받게 된 것이오. 소양왕(昭襄王, 소왕(昭王))은 백기(白起)를 죽였고, 초평왕(楚平王)은 오사(伍奢)를 죽였으며, 오왕(吳王) 부차(夫差)는 오자서(伍子胥)를 죽였소. 이 네 군주는 모두 큰 실책을 범했고 천하는 이들을 비난했으며, 모두들 그 군주들이 현명하지 않다고들 생각했소. 이런 까닭에 그들은 제후들에게 나쁜 평판을 받고 그 명성이 무너져 내리게 되었소. 그러므로 도로써 다스리는 자는 무죄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무고한 사람에게 벌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오. 대부께서는 이 말을 마음에 두시오."
毅對曰, 昔者秦穆公殺三良而死, 罪百里奚而非其罪也. 故立號曰繆. 昭襄王殺武安君白起. 楚平王殺伍奢. 吳王夫差殺伍子胥. 此四君者, 皆爲大失, 而天下非之, 以其君爲不明. 以是籍於諸侯. 故曰, 用道治者不殺無罪, 而罰不加於無辜. 唯大夫留心.
하지만 사자는 호해의 뜻을 알기 때문에 몽의의 말을 듣지 않고 죽여 버리고 말았다.
使者知胡亥之意, 不聽蒙毅之言, 遂殺之.
이세황제는 사자를 양주(陽周)로 보내어 몽념에게 자결을 명했다. 몽념은 독약을 마시고 자결했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몽념열전(蒙恬列傳)에 나오는데, '제후들에게 명성이 무너져 내렸다(籍於諸侯)'는 말에 대해서 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索隱言其惡聲狼籍, 布於諸國.
나쁜 명성이 마치 이리들이 깔아뭉개던 풀처럼 모든 나라에 퍼졌다.
사기색은의 이 설명에서 성명낭자(聲名狼藉)가 유래했다.
낭자(狼藉)는 이리들이 깔고 자는 자리를 말한다. 이리들은 자리에서 일어날 때 본능적으로 아래에 깔았던 풀을 흩어 버려 자신들의 흔적을 없애기 때문에 이를 낭자라고 한다. 그래서 연회를 마친 뒤 술잔이나 접시 따위가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는 것을 묘사할 때도 이 용어를 사용한다.
⏹ 성명낭자(聲名狼藉)
훌륭한 이름이 무너져 내린다는 뜻으로, 평판이 나빠진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성명(聲名)은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명성(名聲)을 말한다. 명성은 일부러 얻으려 해도 어렵고, 얻고 나서도 순식간에 사라지기 일쑤다.
덕망이 있으면 조용히 있어도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는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란 말이 있는 반면, '나쁜 일은 천 리 밖에 난다'고 조심하지 않으면 추문이 퍼지기는 순식간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운 낭자(狼藉)는 원래 이리들이 굴속에서 깔고 생활하는 자리를 가리켰다.
이리는 이동할 때 자신들이 깔았던 풀을 흩어버린다는 데서 뒷자리가 엉망인 것을 뜻한다. 술자리 뒤의 어수선한 모습을 나타낼 때 배반낭자(杯盤狼藉)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훌륭했던 이름(聲名)이 이리의 뒷자리(狼藉)처럼 지저분하면 악명(惡名)이 된다. 많은 죄악을 저질러 평판이 땅에 떨어지거나 훼손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사마천(司馬遷)이 사기(史記)에서 이 성어를 쓸 때 몽염(蒙恬) 장군의 동생 몽의(蒙毅)가 했다고 해설하고 있다.
몽염은 중국 진(秦)나라의 명장으로 흉노(匈奴)를 물리치고 만리장성을 쌓는데 공을 들여 진시황(秦始皇)의 신임을 받았다.
몽의도 상경의 지위에 있으면서 황제가 외출할 때나 궁중에서 항상 곁을 지켰다. 형은 바깥일을 보고 동생은 내정을 책임질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진시황이 죽고 어리석은 호해(胡亥)가 왕위에 오르자 간신 조고(趙高)의 참언을 듣고 자살하게 했다.
몽의는 충신을 죽여 나라를 망하게 한 군주를 나열하며 '이들은 제후들과 천하에 악명을 떨쳤다(以是籍於諸侯)'고 탄식했다. 문서 적(籍)은 자리라는 뜻도 있어 藉와 통한다. 호해는 몽의를 살해하고 몽염도 투옥한 후 자살하게 했다.
당(唐)나라 사마정(司馬貞)이 주석한 사기색은(史記索隱)에는 이 부분을 이렇게 기록했다. '나쁜 명성이 마치 이리들이 깔아뭉개던 풀처럼 모든 나라에 퍼졌다(惡聲狼藉 布於諸國).'
사람들은 부귀영화와 명성이 뜬구름인줄 모르고 그것을 붙잡으려 아등바등한다. 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더 높은 지위를 탐하다 숨겨져 있던 온갖 추악한 일이 드러나는 일이 잦다.
대표적인 것이 고위직 청문회에서다. '사람들은 명예와 지위가 즐거움인 줄만 알고, 명예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이 가장 참된 즐거움인줄 알지 못한다(人知名位爲樂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고 했다. 홍자성(洪自誠)이 쓴 채근담(菜根譚)의 가르침이다.
(안병화 前언론인)
⏺ 배반낭자(杯盤狼藉) 참조
잔과 쟁반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며 흥겹게 노는 모습이나 연회가 끝난 후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잇는 모습을 의미한다.
제위왕(齊威王)8년, 초(楚)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제나라를 침입하였다.
위왕은 순우곤(淳于髡)을 사자로 삼아 조(趙)나라로 가서 구원병을 청하게 하였고, 조나라 왕은 정예 병사 10만 명과 전차 천 승(乘)을 주었다. 초나라는 이 말을 듣고 밤에 군대를 이끌고 가 버렸다.
위왕은 크게 기뻐하여 후궁에 술자리를 마련하고 순우곤을 불러서 술을 내렸다. 순우곤에게 물었다. "당신은 얼마나 술을 마셔야 취할 수 있소?"
威王大說, 置酒 後宮, 召髡賜之酒. 問曰 : 先生 能口 幾何而醉?
순우곤이 대답했다. "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합니다."
對曰 : 臣口一斗亦醉, 一石亦醉.
위왕이 말했다. "당신이 한 말을 마시고 취한다면 어찌 한 섬을 마실 수 있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겠소?"
威王曰: 先生口一斗而醉, 惡能口 一石哉! 其說可得聞乎?
순우곤이 말했다. "대왕이 계신 앞에서 술을 내려 주신다면 법을 집행하는 관원이곁에 있고 어사(御史; 문서와 기사를 담당하는 관리)가 뒤에 있어서 두려운 나머지 엎드려서 마시게 되니 한 말도 못 마시고 취합니다.
髡曰 : 賜酒大王之前, 執法在傍, 御史在後, 髡恐 懼俯伏而口, 不過 一斗徑醉矣.
만약 어버이에게 귀한 손님이 계셔, 제가 옷깃을 바르게 하고 꿇어앉아 모시고 술을 대접하면, 나머지 술을 받고 손님의 장수를 빌며 자주 몸을 일으키므로 두 말을 못 마시고 곧 취하게 됩니다.
若親有嚴客, 髡口구鞠口, 待酒於前, 時賜餘瀝, 奉觴上壽, 數起, 口不過二斗徑醉矣.
만약 사귀던 벗과 오래 보지 못하다가 갑자기 만나게 되면 즐거워서 지난 날의 일을 이야기하고 감회를 토로하니 대여섯 말을 마실 수가 없습니다.
若朋友交遊, 久不相見, 卒然相睹, 歡然道故, 私情相語, 口可五六 斗徑醉矣.
만약 마을의 모임으로 남녀가 섞여 앉아 서로 상대방에게 술을 돌리고, 장기와 투호를 벌여서 상대를 구하고, 남녀가 손을 잡아도 벌이 없고, 뒤에서는 비녀가 어지러이 흩어지는 경우라면, 저는 이런 것을 좋아하여 여덟 말 정도를 마실 수 있지만, 2,3할 밖에 취기가 돌지 않습니다.
若乃州閭之會, 男女雜坐, 行酒稽留, 六博投壺, 相引口曹, 握手無罰, 目口不禁, 前有墮珥, 後有遺簪, 髡竊樂此, 口可八斗而醉二參.
또 날이 저물어 술자리가 파하게 되어 술통을 모으고 자리를 좁혀서 남녀가 동석하고, 신발이 서로 뒤섞이며, 술잔과 그릇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마루 위의 촛불이 꺼지고 주인이 저만을 머물게 하고 다른 손님들을 배웅합니다. 그리고 엷은 비단 속옷의 옷깃이 열리면 은은한 향기가 풍깁니다. 이런 때를 당하면 저의 마음이 가장 기뻐지며, 한 섬은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日暮酒, 合尊促坐, 男女同席, 履口交 錯, 杯盤狼藉, 堂上燭滅, 主人留곤而送客, 羅口襟解, 微聞향澤, 當此之時, 髡心最歡, 能口 一石.
그러므로 술이 극도에 이르면 어지럽고, 즐거움이 극도에 이르면 슬펴진다고 하는 것인데, 모든 일이 모두 이와 같은 것입니다."
故曰酒極則亂, 樂極則悲, 萬事盡然.
순우곤의 이 말은 사물이란 극도에 이르면 안되며, 극도에 이르면 반드시 쇠한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言不可極, 極之而衰. 以諷諫焉.
제위왕은 그래서 곧 밤새워 술 마시는 것을 그만두고 순우곤을 제후의 주객(主客;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관원의 우두머리)으로 삼았다. 그 후 왕실의 주연이 있을 때마다 순우곤이 항상 왕을 모셨다.
齊王曰 : 善, 乃罷長夜之口, 以髡口諸侯主客. 宗室置酒, 髡嘗在側.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
▶️ 名(이름 명)은 ❶회의문자로 夕(석; 초승달, 어두움)과 口(구; 입, 소리를 내다)의 합자(合字)이다. 저녁이 되어 어두우면 자기 이름을 말해서 알려야 했다. ❷회의문자로 名자는 ‘이름’이나 ‘평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名자는 夕(저녁 석)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夕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저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이야 한밤중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어두운 저녁 저 멀리 오는 누군가를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名자이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名(명)은 (1)이름 (2)숫자 다음에 쓰이어 사람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을 이르는 명사의 앞에 붙어서 뛰어난, 이름난, 훌륭한, 우수한 또는 무엇을 썩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이름 ②평판(評判), 소문(所聞) ③외관(外觀), 외형(外形) ④명분(名分) ⑤공적(功績) ⑥글자, 문자(文字) ⑦이름나다, 훌륭하다 ⑦이름하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컬을 칭(稱), 이름 호(號)이다. 용례로는 세상에서 인정 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명예(名譽),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이름이나 주소나 직업 따위를 죽 적어 놓은 장부를 명부(名簿),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성명과 해당 사항을 간단히 적은 문건을 명단(名單),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명분과 의리 또는 문서 상의 이름을 명의(名義),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명의(名醫), 일년 동안의 명절날과 국경일의 통칭을 명일(名日),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을 명품(名品), 이름이나 직위 등을 적어 책상 따위의 위에 올려놓는 길고 세모진 나무의 패나 문패 또는 명찰을 명패(名牌), 잘 다스려서 이름이 난 관리를 명관(名官),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소(名所),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개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명예훼손(名譽毁損),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란 헛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명불허득(名不虛得) 등에 쓰인다.
▶️ 狼(이리 랑/낭)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良(량, 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狼(랑)은 ①이리(늑대. 갯과의 포유 동물) ②짐승의 이름 ③별의 이름, 천랑성(天狼星: 시리우스) ④사납다, 거칠고 고약하다 ⑤어지럽다 ⑥허둥지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리 패(狽)이다. 용례로는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움을 낭자(狼藉), 이리처럼 욕심이 많고 도리에 어긋남을 낭려(狼戾), 옛날 전쟁 때 신호로 쓰던 불을 낭연(狼煙), 이리의 똥을 태워서 그 연기로 올리는 봉화를 낭봉(狼烽), 이리의 똥을 낭분(狼糞), 화포의 한 가지를 낭기(狼機), 족제비의 꼬리를 낭미(狼尾), 족제비를 낭서(狼鼠), 사납고 모짊을 낭완(狼頑), 멀리 떨어진 변방을 낭황(狼荒), 성미가 워낙 고약하여 쉽게 뉘우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낭질(狼疾), 이리와 같이 배부른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꾸 욕심을 냄을 낭탐(狼貪), 성질이 이리처럼 거칠고 마구 덤벼들기를 잘 함을 낭항(狼抗), 계획하거나 기대한 일이 실패하거나 어긋나 딱하게 됨을 낭패(狼狽), 이리는 뒤를 잘 돌아본다는 뜻으로 경계하려고 또는 무서워서 뒤를 돌아봄을 낭고(狼顧), 이리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인정도 없고 탐욕만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낭심(狼心), 난감한 처지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낭패불감(狼狽不堪), 이리 새끼는 사람이 길들이려고 해도 본래의 야성 때문에 좀체로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말로서 흉폭한 사람이나 신의가 없는 사람은 쉽게 교화시킬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낭자야심(狼子野心), 이리같이 탐내고 범처럼 노려봄을 이르는 말을 낭탐호시(狼貪虎視), 흉악한 무리들이 모략을 꾸미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낭패위간(狼狽爲奸),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으려니까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뜻으로 재앙이 끊임 없이 닥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전호후랑(前虎後狼),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고 한창 노는 모양 또는 술자리가 파할 무렵 또는 파한 뒤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배반낭자(杯盤狼藉), 떨어진 꽃잎이 흩어져 어지럽다는 뜻으로 사물이 뒤섞여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낙화낭자(洛花狼藉), 하는 일마다 모두 실패함 또는 가는 곳마다 뜻밖의 화를 입음을 일컫는 말을 도처낭패(到處狼狽), 승냥이와 이리에 비길 만한 간악한 자가 세력을 얻어 정권을 좌우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시랑당로(豺狼當路), 굶주린 이리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탐욕스럽고 잔인 무도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아랑지구(餓狼之口), 호랑이와 이리의 나라라는 뜻으로 포악하고 신의가 없는 강대국을 비유하는 말을 호랑지국(虎狼之國) 등에 쓰인다.
▶️ 藉(깔 자, 짓밟을 적, 빌 차/빌릴 차)는 형성문자로 耤(적)과 통자(通字), 借(차)는 간자(簡字), 徣(차)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耤(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藉(자, 적, 차)는 먼저 깔 자의 경우는 ①깔다(자) ②깔개(자) ③자리(자) ④가령(자) ⑤설사(設使) 그리고 짓밟을 적의 경우는 ⓐ짓밟다(적) ⓑ밟다(적) ⓒ범하다(적) ⓓ업신여기다(적) ⓔ왁자하다(적) ⓕ친경(親耕)하다(적) ⓖ적전(籍田: 임금이 몸소 농사짓던 논밭)(적) 그리고 빌 차/빌릴 차의 경우는 ㉠기대다(차) ㉡빌리다(차) ㉢의지하다(차) ㉣기대다(차) ㉤구실 삼다(차) ㉥핑계 삼다(차) ㉦가탁(假託)하다(거짓 핑계를 대다)(차) ㉧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차) ㉨세금(稅金)(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댈 빙(憑)이다. 용례로는 다른 일을 빙자하여 핑계함을 자칭(藉稱), 자기의 세력이나 또는 남의 세력을 믿고 의지함을 자세(藉勢), 깔개와 요를 자욕(藉褥), 쑥을 깔아 놓음을 자호(藉蒿), 구실이 될 만한 핑계를 댐 또는 그 핑계나 구실을 자구(藉口), 이름을 빙자함을 자명(藉名), 초들거나 빙자하여 의거함을 자중(藉重), 무엇을 빙자하여 의거함을 자뢰(藉賴), 다른 사실을 내세워 핑계함을 자탁(藉託), 남의 힘을 빌려서 의지함을 빙자(憑藉),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움을 낭자(狼藉), 어떤 소문이 뭇사람의 입으로 퍼져서 왁자하게 됨을 훤자(喧藉), 사리에 어그러지지 아니하고 온당함을 온자(穩藉), 위로하고 도와 줌을 위자(慰藉), 서로 베개 삼고 잠을 침자(枕藉), 교양이 있고 도량이 크며 얌전함을 온자(蘊藉),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고 한창 노는 모양이나 술자리가 파할 무렵 또는 파한 뒤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을 배반낭자(杯盤狼藉), 떨어진 꽃잎이 흩어져 어지럽다는 뜻으로 사물이 뒤섞여 흩어져 있는 모양을 낙화낭자(洛花狼藉), 평판이 자자함이나 명성이 대단하여 세상에 널리 퍼짐을 명성자심(名聲藉甚), 남의 세력에 의지함을 자기세력(藉其勢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