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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베스트 드레서 원문보기 글쓴이: 날으는윤열이
"그래, 해리."
헤르미온느가 상냥하게 말했다.
"그래도 마찬가지야. 네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잘하지 못하는 척해도
아무 소용 없어. 왜냐하면 넌 잘하니까. 작년에 임페리우스 저주를
완벽하게 막아 낸 사람은 너밖에 없었어. 넌 패트로누스도 불러낼 수 있고,
성인 마법사들도 못하는 온갖 종류의 마법들을 할 수 있잖아. 빅터도 항상
말했어-."
순간 론이 어찌나 빨리 고개를 휙 돌렸는지, 목이 부러질 것 같았다.
론이 목덜미를 문지르며 말했다.
"그래? 빅터가 뭐라고 그랬는데?"
"음- 그냥-"
헤르미온느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자기가 모르는 마법을 할 줄 안다고 했어. 그는 덤스트랭
졸업반인데도 말이야."
론이 의심스런 눈길로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설마 아직도 그 녀석이랑 연락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그게 어때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지만, 헤르미온느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내가 누구랑 펜팔을 하든 그건 내 맘-"
"그 녀석의 속셈은 너랑 그저 펜팔 친구를 하자는 게 아니야!'
론이 비난하듯이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짜증스러운 듯이 머리를
흔들더니, 자기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론을 무시하고 해리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건 그렇고 넌 누구에게 그런 장편소설을 써서 보내는 거냐?"
론이 이제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는 편지를 슬쩍 들여다보려고
하자, 헤르미온느가 홱 낚아챘다.
"빅터야."
"크룸 말이야?"
"그럼 우리가 아는 빅터가 또 있니?"
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몹시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 그 후로 이십 분
동안 그들은 말없이 앉아 있었다. 론은 짜증스런 한숨을 푹푹 내쉬며 지우고
다시 쓰기를 수없이 되풀이한 끝에 간신히 변신술 숙제를 마쳤다. 헤르미온느는
지치지 않고 마지막 한 줄까지 양피지를 다 채우더니, 조심스럽게 둘둘 말아서
봉인을 했다. 불길을 점점 더 사그라지더니 나중에는 빨갛게 달아올랐던
장작마저 재가 되어 부서졌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휴게실 안에는 또다시 그들
세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잘 자."
헤르미온느가 커다랗게 하품을 하더니 여학생 침실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헤르미온느는 크룸의 어디가 좋을까?"
해리와 함께 남학생 침실로 올라가던 론이 물었다.
"글쎄."
해리는 잠깐 생각을 해보더니 대답을 했다.
"크룸은 우리보다 더 나이도 많고... 게다가 국제적인 퀴디치 선수니까..."
"그야 그렇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녀석은 불평만 늘어놓는 멍청이잖아,
안그래?"
론은 바싹 약이 오른 것 같았다.
“난 이걸 눈에 갖다 댔을 뿐인데…… 그런데 이게…… 이게 날 쳤어!”
헤르미온느가 기가 막혀 어쩔 줄 몰라 했다.
과연 망원경 끝에는 작은 주먹이 대롱대롱 매달린 긴 스프링이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걱정하지 마.”
론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말했다.
“엄마가 고쳐 주실 거야. 사소한 상처는 아주 잘 고쳐 주시거든.”
“적어도 한 가지 중대한 오역을 한 것은 확실해. 게다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실기는 완전히 망쳤어.
그래도 그때는 변신술은 꽤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헤르미온느, 입 좀 다물지 않을래? 너만 초조한 게 아니거든!”
론이 버럭 성을 냈다.
“게다가 넌 O.W.L.에서 열 개나 ‘특출함’을 받을 거잖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나도…… 나쁘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이리 내놔 봐.”
론이 성큼성큼 헤르미온느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성적표를 손에서 홱 빼앗았다.
“으악! ‘특출함’이 아홉 개이고 어둠의 마법 방어술에서만 딱 하나 ‘기대 이상’을 받았네.”
론이 반은 즐겁고 반은 약이 오르는 듯한 표정으로 헤르미온느를 내려다보았다.
“너 실망했구나, 안 그래?”
“아, 어쨌든 한번 시도해 볼 만은 했어.”
론이 망토를 헤르미온느의 머리 위로 씌워 주며 말했다.
“하지만 네 수업이 너무 뻔했어…….”
“흥, 그러지 말고 다음번에는 저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손수 시범을 보여 주시죠, 추리소설의 대가님!”
헤르미온느가 톡 쏘아붙였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위즐리 형제의 신기한 장난감 가게까지 오는 길 내내 툭탁툭탁 말싸움을 그치지 않았다.
헤르미온느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해리에게 속삭였다.
“정말로 교수님께 내가 우리 학년에서 최고 우등생이라고 말했니? 오, 해리!”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니?”
론이 중얼거렸다. 그는 왠지 약간 짜증이 난 얼굴이었다.
“네가 우리 학년에서 최고인 건 사실이잖아. 나한테 물었더라도 당연히 그렇게 대답했을 거야!”
헤르미온느는 빙그레 웃다가 ‘쉿’ 하며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했다. 그들은 다시 슬러그혼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론은 여전히 심통이 난 표정이었다.
“게다가 마법부 사람들이 네가 정신 불안이고 거짓말쟁이라는 걸 입증하려고 애를 썼을 때, 너는 마법부의 그 모든 박해들을 다 견뎌 냈어. 네 손등에는 아직도 그 못된 여자가 네 피로 글씨를 쓰게 했을 때 생긴 상처가 남아 있잖아. 그런데도 너는 끝까지 네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
“나도 마법부에서 그 뇌의 촉수들이 날 붙잡았던 자리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거 좀 봐!”
론이 자기 소매를 겉어붙이며 말했다.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여름 동안 네 키가 더 자라서 다행이다.”
헤르미온느가 옆에서 떠드는 론을 무시하며 말을 끝맺었다.
“나도 키가 큰데…….”
론이 뜬금없이 중얼거렸다.
헤르미온느는 샐쭉하더니 불만에 찬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세 번째 부엉이가 그날 나온 《예언자 일보》를 가지고 그녀 앞에 내려앉자, 그만 그 일에 정신이 팔리고 말았다. 그녀는 재빨리 신문을 펼쳐서 1면을 살펴보았다.
“누구 우리가 아는 사람이라도 죽었니?”
론이 완전히 무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그건 헤르미온느가 신문을 펼쳐 들 때마다 론이 늘 재미 삼아 하는 소리였다.
“오, 그만 조용히 해.”
해리가 싱글싱글 웃으며 놀리듯이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쏘아붙였다.
“너희 둘이서 뭐 하냐?”
론이 대연회장 밖으로 다시 나오더니 두 사람을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무 일도 아니야.”
“그럼 그것도 순전히 슬러그혼이 총애하는 제자들만을 위한 파티겠네, 안 그래?”
“그래, ‘민달팽이 클럽’ 만을 위한 파티야.”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해리는 얼른 달려 나가 씨주머니를 주워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헤르미온느는 한창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중이었다.
“론, ‘민달팽이 클럽’ 이란 이름은 내가 지은 게 아니야!”
“ ‘민달팽이 클럽’ 이라…….”
론은 딱 말포이에게나 어울릴 법한 비웃음을 실실 흘리며 그 말을 되풀이했다.
“그거 참 안됐구나. 부디 즐거운 파티가 되길 바란다. 그러지 말고 이번 기회에 아예 맥클라건이나 꼬셔 보지 그러니? 그럼 슬러그혼이 너희를 한 쌍의 왕 달팽이와 여왕 달팽이로 만들어 줄 텐데…….”
“슬러그혼 교수님이 손님을 데려와도 된다고 했어.”
헤르미온느는 왠일인지 발그스레하게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난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 작정이었는데, 네가 정 그렇게 한심하게 생각한다면 굳이 부탁하지는 않을게!”
해리는 문득 씨주머니가 좀 더 멀리까지 날아갔더라면 더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면 이 두 사람 옆에 머쓱하게 앉아 있을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는 두 사람 옆에서, 해리는 씨주머니를 열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이 나누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여전히 너무나 똑독하게 그의 귀에 들어왔다.
“나를 초대할 생각이었다고?”
론의 목소리가 갑자기 180도 달라졌다.
“그래.”
헤르미온느가 토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나에게 맥클라건과 잘해 보라고 했으니까…….”
해리가 모종삽으로 탄력 있는 씨주머니를 열심히 두들기는 동안 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니야, 그건 아니야.”
론이 나지막이 말했다.
해리는 씨주머니를 친다는 걸 그만 그릇을 쳐 버렸고, 그 바람에 그릇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와장창하는 소리에 비로소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되더니, 당장 스네어갈러프 씨주머니의 즙을 짜내는 올바른 방법을 찾겠다며 《세계의 식육 나무》 책을 뒤지느라 난리였다. 한편 론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왠지 흐뭇한 것 같았다.
“그걸 이리 좀 줘 봐, 해리.”
헤르미온느가 부산스럽게 말했다.
“이거 보면 뭔가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라고 되어 있어.”
해리는 씨주머니가 담긴 그릇을 헤르미온느에게 넘겨주고 론과 함께 보호용 안경을 쓴 다음, 다시 나무토막과 씨름하는데 몰두하였다.
해리는 그의 목을 조르려고 사납게 덤벼드는 가시넝쿨들과 싸우면서 이건 그다지 놀랄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만간 이렇게 되리라고 어렴풋이 짐작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그와 초는 이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는커녕 눈길만 스쳐도 당황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만약 론과 헤르미온느가 서로 데이트를 시작했다가 깨지기라도 한다면……? 그래도 그들의 우정은 지속될 수 있을까? 해리는 3학년 때 그들이 몇 주일 동안이나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지냈던 일을 떠올렸다. 멀어진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다리를 놓아 주려고 애를 쓰는 역할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그들이 깨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두 사람이 빌과 플뢰르 사이처럼 된다면……? 그들은 함께 있는 것이 이만저만 쑥스럽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자신은 빠져 줘야 되는 걸까?
지니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목소리로 악을 썼다.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빅터 크룸과 키스했다고! 그게 무슨 더러운 것이라도 되는 듯이 구는 사람은 오빠밖에 없어! 그러니까 오빠의 경험 수준은 겨우 열두 살짜리 꼬마 정도밖에 안 되는 거라고!”
이 말을 남기고 지니는 요란하게 발소리를 쿵쿵 내면서 사라져 버렸다. 해리는 얼른 론을 놓아주었다. 그의 얼굴 표정이 당장 살인이라도 저지를 기세였던 것이다. 두 사람이 숨을 헐떡거리며 그렇게 서 있을 때, 필치의 고양이 노리스 부인이 모퉁이 뒤에서 나타나 긴장을 깨뜨렸다.
“가자.”
필치의 질질 끄는 발소리가 들려오자, 해리가 재촉했다.
“야, 저리 비켜!”
론이 한 꼬마 여자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자, 아이가 겁에 질려 펄쩍 뛰면서 두꺼비 알이 든 병을 떨어뜨렸다.
“근데 헤르미온느가 크룸과 정말 키스했을까?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 앞에 도착했을 때, 론이 뜬금없이 물었다.
“뭐라고?”
해리가 우물거렸다.
“어…… 그게…….”
솔직한 대답은 ‘그래’ 였지만, 해리는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론은 해리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에서 최악의 대답을 읽은 것 같았다.
“딜리그라우트.”
론은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를 향해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론은 얼음처럼 싸늘하고 조소 어린 무관심으로 아무 영문을 모르는 헤르미온느의 마음까지 상하게 했다. 게다가 하룻밤 사이에, 폭탄 꼬리 스쿠르트처럼 까다롭고 툭하면 성질을 내는 사람으로 완전히 변해 버린 것 같았다. 해리는 하루 종일 론과 헤르미온느를 화해시키려고 별짓을 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헤르미온느는 잔뜩 열이 받아서 침실로 가버렸고, 론도 겁에 질린 몇몇 신입생들에게 왜 자기를 쳐다보냐며 괜한 트집을 잡으면서 신경질을 부리다가 남학생 침실로 휙 들어가 버렸다.
해리는 저녁 식사 시간 내내 줄곧 론의 사기를 높여 주려고 별별 짓을 다 해 봤지만, 론은 오직 헤르미온느에게 퉁명스럽고 쌀쌀맞게 구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잠시 후, 헤르미온느가 식탁을 향해 걸어오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동안 론의 쌀쌀맞은 태도에 완전히 지쳐 버린 헤르미온느는 그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었다.
“오늘 두 사람 기분은 어때?”
헤르미온느가 론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론은 한동안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헤르미온느에게로 얼굴을 홱 돌리더니 그녀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
“너는 오늘 아침에 론의 주스에 펠릭스 펠리시스를 탔어. 그래서 론이 모든 골을 막아 냈던 거야!”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봐! 난 혼자서도 얼마든지 골을 막아 낼 수 있어, 헤르미온느!”
“나는 네가 못할 거라는 말은 한 번도 안 했어. 그리고 론, 너도 그 약을 마셨다고 생각했잖아!”
하지만 론은 이미 어깨에 빗자루를 멘 채 헤르미온느를 지나 문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가 버린 후였다.
“어…….”
해리는 갑작스런 침묵에 어쩔 줄 몰랐다. 자신의 계획이 이렇게 엉뚱한 결과를 불러올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 그럼…… 우리도 파티에 갈까?”
“너나 가!”
헤르미온느가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다.
“이제 정말 론에게 질렸어. 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저러는 건지 모르겠어…….”
그러더니 헤르미온느도 요란하게 탈의실을 나가 버렸다.
해리는 축하한다고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 틈을 헤치며 성을 향하여 운동장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해리는 론이 시합에서 이기게 되면, 론과 헤르미온느가 당장 화해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도대체 헤르미온느에게 론이 화가 난 이유는, 그 일이 얼마나 오래전에 일어났느냐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네가 빅터 크룸과 키스했다는 그 사실 자체 때문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괜히 론의 모습을 못 본 척하지 마. 아예 감출 생각도 않던걸, 안 그래?”
그때 뒤에서 교실 문이 벌컥 열렸다. 해리는 깔깔 웃으며 라벤더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론의 모습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오.”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보더니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
“어머나.”
라벤더는 키득거리면서 얼른 교실 밖으로 나가더니 문을 닫아 버렸다.
무시무시하게 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졌다. 헤르미온느는 그녀를 외면하는 론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론은 어색함과 허세가 뒤섞인 묘한 태도로 큰소리를 쳤다.
“어이, 해리! 네가 어디 갔나 했지!”
헤르미온느가 교탁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노란색의 작은 새들이 아직도 짹짹거리며 그녀의 머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마치 깃털이 달린 괴상한 태양계 모형처럼 보였다.
“라벤더를 밖에서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네가 어디로 가 버렸나 궁금해할 거야.”
헤르미온느는 천천히 문을 향해서 똑바로 걸어갔다. 해리가 론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니, 더 이상 험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서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옵푸그노!”
문 쪽에서 날카로운 외침 소리가 들렸다.
해리가 얼른 돌아보니 사나운 표정의 헤르미온느가 지팡이로 론을 겨누고 있었다. 순간 작은 새 떼들이 통통한 황금 총알처럼 론을 향해 돌진했다. 론은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새 떼들은 닥치는 대로 론의 살점들을 물어뜯고 할퀴었다.
“이것들 좀 떼어 봐!”
론이 안타깝게 부르짖었지만, 헤르미온느는 마지막으로 원망에 가득 찬 시선을 힐끗 던지더니 문을 열고 사라져 버렸다. 해리는 교실 문이 쾅 닫히기 전레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아직도 손과 팔뚝에 헤르미온느의 새들이 공격해서 생긴 상처와 할퀸 자국이 남아 있는 론은 방어적이면서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
“헤르미온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론이 해리에게 투덜거렸다.
“자기도 크룸하고 막 껴안고 다녔잖아. 그러니 나를 안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야지. 여긴 자유 국가야. 난 나쁜 짓 한 거 하나도 없어.”
해리는 한 마디 대꾸도 하지 않고 다음 날 마법 시간 전까지 읽어야만 하는 《물질의 정수 : 탐구 》를 정신없이 들여다보는 척했다. 론과 헤르미온느, 두 사람 모두와의 우정을 잃지 않기로 결심한 뒤로, 해리는 입을 꾹 다물고 지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난 헤르미온느에게 아무 약속도 한 적이 없어.”
론이 계속 중얼거렸다.
“그래, 나는 슬러그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같이 가려고 했어. 하지만 걔는 한 번도 달리 말한 적은 없었어……. 그냥 친구로 가자고 했지……. 난 자유로운 몸이라고…….”
해리는 자기를 쳐다보는 론의 눈길을 의식하고 얼른 《물질의 정수 : 탐구》를 한 장 넘겼다. 론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더니 탁탁거리는 장작 타는 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하지만 크룸이니, 할 말이 없다느니 하는 말이 가끔씩 해리의 귀에 언뜻 들리는 듯 했다.
헤르미온느는 워낙 수업 시간표가 꽉 차 있어서 저녁때밖에는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었는데, 그때마다 론은 라벤더 옆에 찰싹 붙어 있느라 해리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아채지도 못했다. 헤르미온느는 론이 휴게실에 있을 때에는 절대 같이 있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리는 대개 도서관에서 그녀를 만났고, 그 때문에 두 사람은 소곤거리며 대화를 나눌 수 밖에 없었다.
“걔가 누구랑 키스를 하든 그건 당연히 걔 자유야.”
도서관 사서인 핀스 부인이 뒤쪽 책장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을 때,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난 진짜로 상관 안 해.”
론이 첫 번째 시도에서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우스꽝스런 자전거 핸들 모양의 콧수염을 만들어 내자, 헤르미온느는 그것을 보고 가차 없이 웃어 댔다. 그러자 론은 맥고나걸 교수님이 질문을 던질 때마다 의자에서 벌떡 일났다가 앉는 헤르미온느의 모습을 잔혹할 정도로 똑같이 흉내 내는 것으로 앙갚음을 해 주었다. 그것을 보고 라벤더와 패르바티는 배꼽을 잡고 즐거워 하는 바람에 헤르미온느는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에 이르렀다. 그녀는 종이 울리자마자 자기 물건들을 반쯤 내팽겨쳐 둔 채 교실 밖으로 뛰어나가 버렸다. 해리는 론보다는 헤르미온느 쪽이 더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는 그녀의 소지품을 챙겨 들고 그녀를 뒤따라갔다.
식탁 저쪽에는 헤르미온느가 혼자 앉아서 스튜를 끼적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론이 슬쩍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는걸 알아차렸다.
“네가 미안하다고 말하면 되잖아.”
해리가 불쑥 충고를 던졌다.
“뭐라고? 그러다가 또 카나리아 떼에게 공격을 당하라고?”
론이 투덜거렸다.
“꼭 헤르미온느 흉내를 내야만 했니?”
“걔가 내 콧수염을 보고 웃었단 말이야!”
“나도 웃었어. 내 평생 그렇게 우스꽝스런 꼴은 처음이었다고.”
하지만 론은 그 말을 듣는 것 같지 않았다. 라벤더가 패르바티와 함께 막 나타났던 것이다. 해리와 론 사이를 밀치고 끼어 앉은 라벤더는 당장 론의 목에 팔을 둘렀다.
“안녕, 해리.”
패르바티가 해리와 마찬가지로 두 친구의 행동에 몹시 당황스럽기도 하고 질리기도 한 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안녕, 잘 지냈어? 너, 그동안 호그와트에 계속 있었던 거니? 너희 부모님께서 네가 학교를 그만뒀으면 하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 안녕, 헤르미온느!”
패르바티는 유난히 반갑게 미소를 지었다. 변신술 수업 시간에 헤르미온느를 놀려 댄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해리가 고개를 돌려 보니, 헤르미온느가 더할 나위 없이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 주고 있었다. 여학생들이란 때때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안녕, 패르바티! 오늘 밤에 슬러그혼 선생님의 파티에 너도 갈 거니?”
헤르미온느가 론과 라벤더는 완전히 무시하며 말했다.
“초대를 못 받았어.”
패르바티가 우울하게 대답했다.
“나도 정말 가고 싶었는데. 굉장히 근사한 파티가 될 것 같아……. 너는 갈 거지, 그렇지?”
“응, 여덟 시에 코맥과 만나기로 했어. 우리는…….”
그때 막힌 싱크대가 뚫리는 듯한 쪽 하는 소리가 나면서 론이 얼굴을 내밀었다. 헤르미온느는 아무것도 못 보고 못 들은 사람처럼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파티에 갈 거야.”
“코맥? 코맥 맥클라건 말이니?”
패르바티가 되물었다.
“맞아, 하마터면…….”
헤르미온느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의 파수꾼이 될 뻔한 친구지.”
“그럼, 그 애와 사귈 거니?”
패르바티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어, 그래. 너 몰랐구나?”
헤르미온느가 전혀 헤르미온느 답지 않게 킬킬거리며 말했다.
“이럴 수가!”
패르바티가 이 새로운 이야깃거리에 잔뜩 열을 올리며 탄성을 질렀다.
“우와, 너는 퀴디치 선수들을 좋아하는구나? 처음에는 크룸이더니 이번에는 맥클라건을…….”
“맞아. 하지만 난 정말 뛰어난 퀴디치 선수만 좋아해.”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며 패르바티의 말을 정정했다.
“그럼, 나중에 보자……. 난 그만 가서 파티 준비를 해야겠어…….”
헤르미온느가 떠나자, 라벤더와 패르바티는 머리를 맞대고 자기들이 헤르미온느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사실들과 맥클라건에 대해 들은 모든 이야기를 총망라해서, 이 새로운 국면을 열심히 분석했다. 한편 론은 이상하게 맥 빠진 얼굴로 말없이 있었다. 해리는 혼자서 여자 아이들의 복수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론은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헤르미온느가 맥클라건이랑 사귀는 게 사실이니?”
“난 몰라. 슬러그혼 파티에 둘이 함께 오긴 했는데, 그리 잘되는 것 같진 않았어.”
해리가 대답했다.
그러자 론은 훨씬 밝아진 얼굴로 자기 양말 속을 계속 파헤쳤다.
헤르미온느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크리스마스는 잘 보냈니?”
“응. 별별 사건들이 다 있었지, 루퍼스 스크림저가…….”
론이 냉큼 대답했다.
“해리, 너에게 줄 게 있어.”
헤르미온느는 론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싹 외면하면서 해리에게 말했다.
“그런데 헤르미온느, 너 혹시 화해할 생각은…….”
“아니, 그렇겐 못해!”
헤르미온느가 딱 잘라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말은 꺼내지도 마.”
요즘 들어 마법약 수업 시간은 괴롭기 짝이 없었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가 한 책상을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오늘은 헤르미온느가 냄비를 멀찌감치 끌고 가서 어니 옆에 바싹 붙어 앉더니, 해리와 론을 둘 다 모르는 척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너는 무슨 짓을 한 거니?”
론이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는 헤르미온느를 쳐다보며 해리에게 속삭였다.
해리의 옆에 앉은 론은 반쯤 헤벌린 채, 멍하니 새로 산 《상급 마법약 만들기》 책에다 낙서를 하고 있었다. 이제는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따라잡지 못해 헤매고 있어도 더 이상 헤르미온느의 도움을 바랄 수 없다는 사실을 론은 자꾸만 까먹고 있었다.
“위석이 그 방에 있었던 게 다행이었지.”
해리가 말했다. 만약 그 작은 돌멩이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헤르미온느는 겨우 들릴락 말락 하게 콧소리를 냈다. 오늘따라 그녀는 온종일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병동 밖에 서 있는 해리에게 쫓아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본 이후로는, 론이 독약을 마시게 된 경위에 대해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해리와 지니 옆에서 문병이 허락될 때까지 겁먹은 표정으로 입을 꽉 다문 채 서서 통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암살자는 슬러그혼 교수님을 잘 몰랐던 거야.”
헤르미온느가 마치 지독한 감기에라도 걸린 것 같은 목소리로 몇 시간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슬러그혼 교수님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그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절대 내놓지 않을 사람이란 사실을 알았을 테니까.”
“에르…… 미…… 느…….”
갑자기 그들 가운데 누워 있던 론이 신음 소리를 내자, 모두들 입을 다물고 걱정스럽게 그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론은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금방 코를 골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계속 론의 병실을 들락거린다니?”
라벤더가 별안간 물었다.
“응, 그런 것 같아. 두 사람은 친구잖아, 안 그래?”
해리는 어색하게 대꾸했다.
“친구 좋아하시네. 웃기지 좀 마.”
라벤더가 코웃음을 쳤다.
“그래, 맥클라건은 어때?”
물론 이미 똑 같은 질문을 두 번이나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해리에게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라벤더가 너를 찾아올 때 자는 척 좀 그만 하지 않을래? 걔 떄문에 내가 돌아 버리겠다.”
“어, 그래, 알았어.”
론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더 이상 걔랑 사귀고 싶지 않은 거면 그냥 솔직하게 말해버려.”
해리가 충고했다.
“그래…… 그런데 그게 말이지…… 그렇게 쉽지가 않아…….”
론은 이렇게 말하고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물었다.
“혹시 시합 전에 헤르미온느가 여기에 들르지는 않을까?”
“아니, 헤르미온느는 벌써 지니랑 경기장으로 내려갔는걸.”
“오, 그렇구나.”
론의 얼굴이 침울해졌다.
“그래, 행운을 빌어. 맥클…… 아니, 스미스 녀석을 멋지게 눌러 버리길 바랄게.”
“노력해 볼게.”
해리가 빗자루를 둘러메며 말했다.
“그래 봐야 거기엔 아무것도 없어.”
일요일 밤 늦은 시각, 헤르미온느가 단호하게 말했다.
“헤르미온느, 그만 해.”
해리가 말했다.
“왕자가 아니었다면, 론은 지금쯤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걸.”
“네가 1학년 때 스네이프의 수업만 잘 들었어도 론은 무사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지지 않고 맞섰다.
“’교전 중’ 이라는 단어의 철자를 어떻게 쓰지?”
론이 양피지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채, 손에 든 깃펜을 마구 흔들며 물었다.
“B-U-M-‘ 은 아닐 텐데?”
“아니야.”
헤르미온느가 론의 숙제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점치는 의식’ 도 O-R-G’ 로 시작되지 않아. 도대체 네가 쓰는 그 깃펜은 뭐니?”
“프레드와 조지의 자동 철자 수정 깃펜인데…… 효력이 다 떨어졌다 봐.”
“그래, 분명 그런 것 같다.”
헤르미온느가 론이 쓴 작문의 제목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 안 돼!”
론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양피지를 내려다보았다.
“설마 이 숙제를 전부 다 다시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마. 고칠 수 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숙제를 자기 앞으로 바싹 끌어당기더니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사랑해, 헤르미온느.”
의자 뒤로 벌렁 몸을 기댄 론이 피곤한 듯이 두 눈을 비비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얼굴이 약간 빨개져서는 한마디 쏘아붙였다.
“그런 말 하다가 라벤더한테 들키지나 마시지.”
“안 그럴 거야.”
론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싼 채 말했다.
“누구 우리가 아는 사람이라도……?”
헤르미온느가 머리기사를 훑어보고 있을 때 론이 말을 걸었다.
“맞아!”
헤르미온느가 너무나 서슴없이 대답하는 바라에 해리와 론은 먹던 음식이 목에 걸릴 뻔했다.
“넌 어땠어, 헤르미온느?”
“오, 헤르미온느야 당연히 완벽하지 뭐.”
헤르미온느가 대답하기도 전에 론이 나섰다.
“신중함인지 신성함인지 나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완벽하다고 우리 모두 강의 끝나고 간단하게 한잔하러 스리 브룸스틱스에 갔었는데, 거기서 트와이크로스가 헤르미온느에게 수작 거는 소리를 너도 들었어야 했어. 조만간 청혼이라도 할 기세더라…….”
“그래, 넌 어떻게 됐니?”
헤르미온느가 론의 말을 무시하며 물었다.
그때 여학생 한 명이 길모퉁이에서 나타나자, 론은 화들짝 놀라면서 헤르미온느 뒤에 숨으려고 했다.
“라벤더가 아니야.”
헤르미온느가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오, 다행이다.”
론이 한숨을 쉬었다.
헤르미온느는 활기찬 목소리로 결론을 내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우아한 자세로 한 바퀴 빙그르 돌았다.
“목적지…… 의지…… 신중함…….”
헤르미온느가 중얼거렸다.
“오, 제발 그만 해.”
론이 애원했다.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단 말이야……. 이런, 어서 나 좀 숨겨 줘!”
“라벤더가 아니라니까!”
헤르미온느가 짜증을 냈다. 또 다른 여학생 두 명이 잔디밭에 나타나자, 론이 얼른 그녀의 등 뒤로 몸을 숨겼던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론이 헤르미온느의 어깨 너머로 라벤더가 정말 아닌지 확인하며 말했다.
“론, 네가 눈을 내리게 하고 있잖아.”
헤르미온느가 참을성 있게 한마디 던지고는 그의 손목을 탁 잡고 천장 쪽을 향하고 있는 그의 지팡이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과연 하얗고 커다란 눈송이가 막 쏟아지고 있었다. 해리는 바로 옆에 있는 책상에서 라벤더 브라운이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헤르미온느를 험악하게 노려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헤르미온느는 얼른 론의 팔을 놓아 버렸다.
“어, 그랬구나.”
론은 여전히 얼빠진 표정으로 자기 어깨를 내려다보았다.
“미안해……. 우리 셋 다 끔찍하게 비듬이 많은 사람들처럼 보이는걸.”
론이 헤르미온느의 어깨에서 눈을 털어 주자, 라벤더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론은 죄책감으로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얼른 라벤더에게서 등을 돌렸다.
“우리가 아는 사람이 또 죽기라도 했냐?”
론이 《석간 예언자 일보》를 열심히 살펴보고 있는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헤르미온느는 괜히 거친 남자처럼 굴려는 론의 어조에 인상을 찡그렸다.
“아니.”
헤르미온느가 신문을 반으로 접으며 못마땅한 어투로 대꾸했다.
이제 론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끼고 있는 헤르미온느를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그의 긴 코끝에서도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에게 덤블도어에 대한 내부 정보를 알려 주고, 나더러 마법부의 새로운 마스코트가 되어 달라는 거야.”
론은 한동안 무슨 말인가 하고 싶은 걸 애써 참는 것 같더니 마침내 큰 소리로 헤르미온느에게 외쳤다.
“아무래도 당장 돌아가서 퍼시를 한 대 때려 줘야겠어.”
“안 돼.”
헤르미온느가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분이 풀릴 거 같아!”
해리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헤르미온느도 살짝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아는 사람이 또 죽기라도 했냐?”
론이 《석간 예언자 일보》를 열심히 살펴보고 있는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헤르미온느는 괜히 거친 남자처럼 굴려는 론의 어조에 인상을 찡그렸다.
<--- 막 웃었다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리 불쌍해ㅠㅠㅠ
성시경
Who Do You Love
해리포터를 처음 접한 그 오래전 역사때부터 이 커플을 지지했고 내 바램대로 티격태격 묘하게 잘 엮이고 있어 나이스를 외치며 흐뭇해하다 불의잔때 아주 쐐기를 박았다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영화에선 너무 허접하게 넘어가고 취급을 잘 안해줘서 캐우울하다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금만 더 다뤄줘~~ㅠㅠㅠ 해리팬만 있는게 아니라구ㅠㅠㅠㅠ
론!@@!!!!!!!!!!!!!!!!!!!!!!!!!!!!!!!!!!!!!!!!!!!!!!!!!!!!!!!!!!!!!!!!!!!!!!!!!!!!!!!!!!!!!!!!!!!!!!!!!!!!까지마가지마가미자기마기잠가지마가지마
달달달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벤더 브라운의 로오오옹~ 로오오오옹~ 이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벤더 브라운이 패르바티랑 그 쌍둥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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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잔에서 론이랑 춤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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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는 하지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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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예요~패르바티랑 베스트 프랜드~자매인 쌍둥이는 따로 있음 ㅋㅋ
parvati 쌍둥이는 padma (얘 래번클로라규 ㅋㅋㅋ)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품에 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 커플 난 3권부터 영화는 2편부터 엄청 좋아했음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쵝오!!!!!!!
나도 이 커플 일찌~감치 예견..ㅋㅋㅋ 근데 bgm 선곡 너무 깜찍해요 님ㅋㅋ
너무좋아
론 내가 갖고싶었는데..
2222222 좋지만 내가갖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