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써둔 칼럼입니다. 어휘를 외운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어휘에 익숙해진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적당히 미지근한 물을 욕조에 채워 두고 정리하신 단어장을 계속 지겹게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싫은 노래가 입에서 떠나지 않고, 귀에서 떠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장화, 홍련을 보았는데 여기에 나온 장면들이 자다가 가끔 생각이 나서 '모골이 송연'해 지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떠오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적 임계량(critical mass)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화이팅 하시기를 빌면서 제가 예전에 써둔 글을 게재를 합니다.
토익을 아작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맞장을 뜨고 싶은데 우선 '갑바'부터 만들까요? 이런 질문이 너무도 많이 날아듭니다. 이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하면 공부하기 위한 전략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군요.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다시는 이 사이트에 들어오지 말라고 개인적으로 메일로 강권을 하는 편입니다. 귀라는 것이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는게 아니라, 귀가 엷어서 휘날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칼럼을 약 반 년간 연재를 하면서 이미 토익 졸업을 하고 각자의 길을 열심히 걷고 계신 분이 있는 반면에, 늘 점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숨을 헉헉 거리는 안타까운 분도 계십니다. 어찌보면, 공부라는 것은 머리로 하는만큼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감을 해 보도록 하죠. 앞으로 어휘, 문법, 리스닝, 독해 별로 정리를 깔끔하게, 혹은 깔쌈하게 해 드리죠. 잠은 왜 이렇게 안오냐. 어깨가 뻐근한 걸 보니 아기 귀신이 또 올라탔군.
1. 어휘가 부족하다: 언제부터 유행한 유행어인가. 놀아줘?
저는 어휘가 절라 부족하거든요. 어떻게 하죠? 이러한 메일과 질문을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받는 입장에서 제가 칼럼을 돌림노래로 써두고, 갈무리를 해두어도 소용이 없는터라 이제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죠. 어휘를 외운다는 것을 중딩/고딩 때 한문 외우는 것에 비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점수대가 500 이하인 분들이 당장 어휘를 아작내려고 덤볐다가다는, 성격이 안 좋아지기 십상입니다. 오히려 어휘는 이 때 '얼굴을 튼다'라는 느낌으로 외우세요. 얼굴을 튼다라는 것이, 겨울에 얼굴 살갗 벗겨지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것 아시죠? 오히려 리스닝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세요. 리딩은 나중 문제이구요. 토익은 리스닝의 비중이 매우 큰 시험이죠.
점수대가 500-700점대는 눈에 형광펜으로 칠을 해두고 외우세요. 그러니까 모든 단어가 중요한 단어라는 것이죠. 형광펜으로 모르는 단어 나올 때 마다 표시하지 말고, 아예 형광 안경을 쓰고 다 외우세요. 그리고 그 기간은 최소한인 것이 좋습니다. 참 어이가 없는 것이, 나이트에서 부킹하는 그 예쁜 여자들 이름도 그 날 못 외우면서 단어 외운 것 까먹는 것은 용서를 못하는 이 놈의 문화를 이해를 못하겠다니까요. 어휘책은 이미 좋은 것을 다 추천을 해 두었으니 그 정도 성의는 보이실꺼죠? 여자분들의 경우도 동일하죠. 오늘 내가 몇 놈들이랑 부킹했는지 바를 정자로 어디다가 표시하시나요?
800점대서부터는 어휘도 이제 슬슬 만만하니 따로 어휘집을 외우는 병적인 집착은 버리시구요. 문제를 풀 때 마다 나오는 어휘를 영영사전에 표시를 하면서 외우세요. 형광색이 최소한 세 가지 색(노란색, 주황색, 파란색)으로 표시를 하는데, 노란색은 초보 단어, 주황색은 중수 단어, 파란색은 파랗게 멍들도록 패버리고픈 고수 단어로 분류를 하세요. 이제 색깔까지 지정을 해주는군요.
2. 어휘를 익힌다: Rare, Medium, Well-done이라굽쇼?
자. 이제 어휘와 안면을 틉시다. 가끔 맞짱도 뜨고. 절대 안외워지는 단어는 따로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다른 이야기이지만, '남매'라는 한자어를 외우는데 꼬박 10년이 걸렸습니다. 오누이는 생각이 나는데, '남매'라는 단어는 죽어도 생각이 안나는 것이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단어도 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을 하구요.
토익은 다른 시험과는 달리, 유의어/반의어 관계보다도 '어울림'이 생명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예문을 통해서 '건강한 문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반대말, 비슷한 말, 이런 식으로 외우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말이 머리 속에서 '간섭'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더더욱 기존의 유의어, 반의어 학습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늘 돌림노래를 4중창으로 부르는 '연상' 작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휘를 익힌다는 것은 마치 달리는 차 안에서 풍경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풍경을 자세히 볼라치면, 눈이 돌아가는 통에 멀미가 나기 십상이죠. 그냥 느긋한 마음으로-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눈이 감기면 안됩니다.- 관조하듯, 세상사, 공수래 공수거라고 해도 어휘는 분리수거를 하세요. 머리 속에 유의미한 기준을 세워두고 외우기 시작하면 단어장에서 100일 완성이든, 60일 완성이든, 46주 완성이든 3일 안에 아작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누적 복습이라는 이야기가 등장하죠.
3. 연상하려면? 민증까라. 어디서 나이를 속여. 연상이라매?
W. Blake는 "하나의 생각이 무한한 공간을 채운다"고 하였습니다. 이 때의 최소한의 공간은 우선 우리 머리 속에 있는 언어령입니다. 여기서 연상하는 요령과 유비추론, 즉 유추하는 요령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예는 우리 모국어-한국어라고 알려져 있죠.-를 통해서 알려 드리죠. 각각의 경우를 최대한 활용하기 바랍니다. 나름대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는데, 활용 스펙트럼이 넓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가. 접근 연상: 어디서 추근대니, 너.
시간, 공간, 정서적 거리, 개념적 거리, 추상적 거리를 가깝게 하거나 멀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눈<->스키, 하늘<->별, 구름<->세월, 바다<->사막 등이 있습니다. 내가 저 여식을 꼬셔야 겠다고 한다면, 접근해야죠. 그렇죠?
나. 반대 연상: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문자 그대로 반대인 것을 갖다 붙이는 것입니다. 극단끼리 통한다고 하면서 오늘도 태양인은 옥희양에게 추근댑니다. 미녀와 야수라나. 이를테면, 현실<->이상, 사랑<->미움, 권리<->의무, 평화<->전쟁 등이 있겠죠. 내 딸은 눈에 흙이 들어와도 못준다. 야, 화분 내려놔라.
다. 유사 연상: 유사품, 짝퉁 주의를 잠시만 삼가주시라.
비슷한 성질의 사물, 상황을 연상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고양이<->호랑이, 접시저울<->시소, 컨닝<->사기결혼 등이 있죠. 칼럼을 제가 쓰기 시작하니 온갖 짝퉁 칼럼이 쏟아져 나온다죠? 물론, 저도 짝퉁 칼럼니스트이지만 말이죠. 유사품: 태양인 폭발 칼럼을 주의해 주세요.
라. 직접적 유추: 직설적으로 말하자. 애둘러 말하긴, 짜샤.
직접적으로 견주는 것을 말하죠. 이를테면, 개<->충성, 감옥<->고독, 토익 고득점<->입사 등을 찾아 볼 수 있죠. 유추부터는 머리를 써야 하지만, 가장 쉬운 유비추론에 속합니다. 토익 저득점<->퇴사?
마. 의인적 유추: 내가 만약 핸드폰이라면. 신나게 진동을 떨어볼까?
자기가 그 물건이 되었다고 생각을 해 보는 것이죠. '감정이입'을 하면서 어휘를 외우는데 딱입니다. 이를테면 유리창이 땀을 흘린다, 해안선 근처에 있는 등대는 베토벤처럼 귀가 먹었나 보다. 이런 거죠. 개인적으로는 어휘를 외울 때 이 방법을 선호하는데, 머리 속에서만 이루어집니다. 사이코 취급은 집에서만 족합니다.
바. 상징적 유추: 남자의 상징은? 너, 어디보냐.
이미지를 결합하는 것이죠. 비둘기<->평화, 갈대<->방황, 무덤<->종착역 등이 있죠. 여기가 머리를 가장 많이 써야 하구요. 토익 시험 같은데서는 별로 원하지 않는 유추입니다. 그러나 머리가 좋아지려면 이 부분을 언어령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자의 상징은? 너, 어디 보냐구 했다. 볼게 있냐?
4. 누적 복습: 카드깡으로 막을까요? 복습을 누적하라고, 임마.
어차피 가야할 길, 머리가 터져도 좋은 사람은 이렇게 외우세요. 100일 완성의 단어장을 5일 동안 외운다면, 20일치씩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첫날 밥 든든하게 먹고 절라 외웁니다. 55일까지 외울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계산을 합니다. 이 계산이 누적 복습의 알파와 오메가, 시작과 끝입니다.
1일: 1~55일
2일: 1~70일
3일: 1~80일
4일: 1~90일
5일: 1~100일
이 때, 우리는 1~55일을 건지기 위해서 외운다고 보면 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계속 겹치는 지층 누중의 법칙과 방사선 붕괴원소-또 삼천포 시작하는구나, 태양인.-를 이용해서 자신의 머리를 신뢰하며 절라 외웁니다. 마치 기차가 연착되서 홍익회 귤을 사서 귤껍질만 계속 부수듯, 그렇게 아무런 과부하 걸림 없이 '익힌다'라는 느낌으로 외웁니다. 물론, 무념무상, 우리것이 좋은 것이여~ 이러시지는 마시구요. 다음 세상에서 만나면 우리 사랑하자. 이런 느낌으로요. 여기서 다음 세상의 원관념은 '다음 토익 시험'입니다.
이 방법은 제가 한문 외울 때 사용한 방법인데 정말 강추입니다. 저는 책을 볼 때도 이런 식으로 외웁니다. 그러니까 어제 55 페이지까지 읽었으면 다음 날 다시 처음부터 55 페이지까지 빠르게 훑습니다. 누적 복습, 마님과 사랑에 빠진 마당쇠가 힘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구애가 마님의 환심을 살 수 있게 된 것이죠. 사람들은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아주 몹쓸 버릇이 있는데,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아이큐가 100이 정상이라는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어디 가서 자랑하지는 마세요. 제가 그랬다고 하면 안되욧.
5. 어휘가 생명이다: 그래, 나는 어휘에 살고, 어휘에 죽는다.
어휘가 되지 않고 영어, 나아가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완전한 사기 행각입니다. 허울좋은 자명함이고, 그럴듯한 거짓말입니다. 어휘를 하나 안다는 것은 세상의 일면을 하나 발견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중에 토익이든, 편입이든, 무슨 시험을 준비하든지 최후에 아킬레스건을 절라 쎄게 붙잡는 놈은 어휘라는 녀석입니다. 이름은 절라 멋있죠. 휘라는 녀석. 이 친구가 생글생글 무섭게 웃고 있을 것입니다. '너, 나랑 안면 트자고 했잖아?'라고 물으면서 말이죠.
첫댓글기존의 시중에 나와 있는 어휘집은 어떤 의미에서 '화석화'된 어휘입니다. 꾸준히 살아 있는 어휘를 취하시고, 그것을 평소에 연습할 때 문제를 풀면서 피드백을 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사람들이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토익이 900점이 넘었다'라는 것은 의식하고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실제로 그만큼의 실력을
카이지요. 최고죠. 지구를 지켜라를 만든 장준환 감독이 어디선가 강력 추천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치밀하고, 고산지대에서 책을 읽는듯한 느낌: 숨이 막혀 오는 책입니다. 게시판 제목을 바꾸어 봤는데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제보 바랍니다. 어휘는 더운 여름의 삼계탕처럼 푸욱 익히는 것입니다. 하하하.:D
첫댓글 기존의 시중에 나와 있는 어휘집은 어떤 의미에서 '화석화'된 어휘입니다. 꾸준히 살아 있는 어휘를 취하시고, 그것을 평소에 연습할 때 문제를 풀면서 피드백을 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사람들이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토익이 900점이 넘었다'라는 것은 의식하고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실제로 그만큼의 실력을
배양을 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어에 익숙해졌다'라는 것이 '영어 공부를 의식하지 않았다'와 유의어가 되는 것이죠. 카페 회원분들에게 이러한 관점이 생기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또 뵙죠. :D
태양인님의 관심분야는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합니다.. 카이지, 최고의 만화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보셨군요.. 늘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게시판 새단장을 기대합니다. ^&^
어휘는 익힌다. 명언이네요. ^_^
카이지요. 최고죠. 지구를 지켜라를 만든 장준환 감독이 어디선가 강력 추천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치밀하고, 고산지대에서 책을 읽는듯한 느낌: 숨이 막혀 오는 책입니다. 게시판 제목을 바꾸어 봤는데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제보 바랍니다. 어휘는 더운 여름의 삼계탕처럼 푸욱 익히는 것입니다. 하하하.:D
카이지...를 영어에 접목하다니 역시 양인님이십니다. 어휘를 삼계탕처럼 익혀 먹쟈?? ㅎㅎ 올 여름 삼계탕 수엇 익혀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좋은 글 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