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않지 않는다는 여름감기로 내가 입맛을 잃어 갖은 음식 다 해내느라 고생하던 아내가 오늘 아침에는 퍼져버렸는지 꼼짝을 않는다 그도 나에게 독감이 옮아 나흘째이니 퍼질 만도 했다. 그래도 독한 약을 먹으려면 속에 무엇은 넣어야 겠기에 "우리 설렁탕이나 먹으러 갈까 ?" 했더니 "....." 도리질을 한다.
목이 잠겼으니 국물이 시원한 것을 먹자고 하여 건물 구내에 있는 "월남국수집"에 가서 "베트남쌀국수" 둘을 시켰다. 아침 첫손님이라서 그런지 꽤 양이 많았다. 덤까지 얻어먹은 시원한 국물 맛에 겨우 반 넘게 먹은 우리는 평촌역광장으로 나왔다 아내는 옆 건물의 내과병원에 가야한다고 했으나 나는 따라가기가 싫었다
내가 갈 때 아내는 꼭 따라가는데 의리 없게도 나는 가기가 싫었다 나도 아파서 다니는 병원인데다가 감기환자들 사이에 섞여서 죽치고 앉아 있는 분위기가 싫어서 인 것 같다 마치 나아가는 내 감기가 다시 도지기라도 할 것 같은 ....
내 기분을 알아차린 듯이 아내는 "바람이 쐬고 싶어서 그러지 ?" 하며 옆의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나 마시며 기다리라고 더운 커피 연한 놈으로 한 잔을 시켜주고 병원으로 갔다
나는 커피점 문밖 테이블에 혼자 앉은 나는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 온 뒤의 상쾌한 아침바람을 쐬며 행복한 기분에 젖어 본다 이곳에 산지가 2 년도 넘는데 아침나절에 문밖에 있는 이 광장에 바람쐬러 나와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평촌역은 검물이 지하에 있어서 지상부위는 공원이다 그러니 우리 집 앞마당이 공원인 셈이다 분수대, 행각, 광장, 화단, 녹지대가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고 여기저기 등나무 쉼터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담소하며 쉬고 있다. 오늘아침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다고 긴장된 정국과는 아무 상관없이 평화롭고 여유로운 상쾌함이여 !
나는 기분 좋게 커피 빨대를 빨고 있는데 커피점 종업원 아가씨가 마당을 쓸다가 나온 쓰레기를 녹지대의 나무 뒤로 보이지 않게 버리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나는 그 아가씨가 내 앞을 지날 때 망설이다가 "여어 ~ 아가씨 ! 그곳에 버리면 쓰레기가 썩어 냄새나고 식물도 죽을텐데 ...." 했더니 그 아가씨가 방끗 웃으며 "쓰레기라야 흙밖에는 없었는데요 뭐 !" 하기에 나도 "아~ 그래 ?" 하며 웃어 주었다
나는 그 아가씨가 고마웠다 내 말을 못들은 척 무시해 버리거나 아니꼽다는 듯이 말없이 째려보는 것도 각오하고 한 말인데 웃어주기까지 하다니 ..... 좀처럼 먹지 않는 커피지만 오늘 마시는 아침 커피 맛은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
이 기분 대로라면 이달 12일 미국여행출발일까지는 몸도 쾌차하여 에정대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감기 특효약 혹시라도 커피 집 아가씨 "방끗 웃음"? 그렇다면 한번 더 그 방끗 웃음을 보면 감기는 싹-!미국 '신혼여행'길이 한결 더 가벼워지겠지?
커피를 연하게 하지 말고 약간 진하게 타서 드시면 반드시(?) 감기가 물러갈 텐데...^^* 지난 겨울 난 '커피빈' 의 진하고 구수한 맛에 빠져서 자주 먹었더니 우연인지는 몰라도 감기 안걸렸거든... 암튼 감기 속히 회복하시고 앵두엄마랑 미국 신혼여행 행복하게 다녀오시삼^^*
웃음은 장수의 비결이고 만병통치약 이라고 하더군, 부디 건강하게 미국에 잘 다녀오시기를 바라네.
이호영 ! 어 부인의 감기를 계기로 노 부부의 정감 어린 사랑 나누기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구스한 커피향 처럼 은은한 향기를 뿜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여행 길에 오르기를 기원 하네
커피 맛은 몸 콘디숀과도 관계가 있는 음식이지. 커피가 우리 몸에 유익하다는 검증이 나와 있으니 맛있게 마시는 커피는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야. 12일 미국 여행을 간다고? 여행할 건강이 구비됐으니 행복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