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성 느와르 장르에 도전한 장진 감독은 “영화 <하이힐>의 시작은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밝히며 "범인을 단숨에 제압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경찰은 물론 거대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강력계 형사 '윤지욱'을 통해 도저히 남들은 상상 할 수도 없는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또 다른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려내 보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기존의 느와르 작품이 외부 요소로부터 비롯된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면 영화 <하이힐>은 사건 자체보다, 평생 자기 안에 숨겨 놓은 젠더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고통 받으며 살아온 주인공 ‘지욱’의 내적인 상처와 갈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조직 세계에서의 갈등과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풀어낸 그간의 한국형 느와르 작품과는 다른 궤적의 감성 느와르 <하이힐>은 한 인간의 근본적인 성(性)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통해 아픔과 슬픔, 분노까지 담아낸 짙은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하이힐>은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연기와 장진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지만, 6월 3일 개봉한 영화 <하이힐>은 누적관객수 34만 1326명으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