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회 자인단오한장군놀이 유감
( 한국서예협회 경산지부장. 한국문인협회 경산부지부장 박도일)
지역이 문화 예술 축제란 지역민이 모여서, 옛부터 전해오는 아름다운 전통과 현대의 문화 예술을 함께 보여주는 溫故와 知新의 한마당이다.
곧, 이번 축제는 30년 동안 면면히 내려온 한 장군 놀이, 여원무, 굿판 등 전통 행사와 오늘을 살아가는 문인, 예술인들의 작품 전시 및 공연 행사로 이루어졌다.
예년에 비해서 행사의 다양성을 갖추고 참관인도 많은 훌륭한 행사였다.
그러나 단 한가지 유감이 남는다. 다름 아닌 지역 문화 행사에 지역 문화 예술인은 모두 배제된 채 외지인들의 문학, 예술 작품들만 전시되었다는 점이다.
외지인들이 경산과 자인단오한장군놀이 행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한 얼마만큼의 애착을 가지고 있을까?
그저 시나 그림 한 점 훌쩍 던져 주고는 와보기라도 할 것인가?
이에 대해 이번 행사를 담당한 市 김형석 문화 공보담당관은 "지역문화예술단체의 자생력이나 경쟁력이 떨어져 축제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해,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초청하게 되었다." 고 했다.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이다.
흡사, 남천강 경산교 다리 밑에 있는 물고기는 경산 물고기여서 금호강이나 낙동강을 오르내릴 수 없다는 식의 단세포적인 발상이다. 또한 남천강의 피라미는 작은 강의 물고기여서 응당 낙동강 물고기보단 작고 못생겼을 거라는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딱하다. 비근한 예로 최근 대구문인협회 전직 협회장 두 분이 경산문협 회원이다. 대한민국서예대전에 여러 번 특.입선 한 회원이 경산 서협과 미협에 여러 명 있으며, 이 번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가도 경산미협 회원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역 작가이니까 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자기 비하적인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이며, 이러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담당자들이 지역 문화 예술 지원금 신청인들 제대로 하겠는가? 그저 보채는 아이 과자값 주듯 조금 주어서 달래고 흥얼거려 보내버리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 아닌가? 사실 이제까지 그렇게 해온 것이 관행이 아닌가?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러한 관행이 계속 될 때 지역 문화 예술은 정말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며, 경산은 문화, 예술이 없는 정서의 황무지가 될 것이다.
이 번 행사의 문인 시화전 개최 과정을 보자.
일단은 경산문협에 시화전 출품 의뢰를 해오긴 했다. 그러나 시화 대금(그림값)은 내고 출품하라는 것이었다.
이 번 행사의 전시나 공연에 자비(自費)를 내고 참가한 단체나 개인이 있는가? 참가 지원금을 받고 참가하여서는 작품 판매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산문협에서는 경비부담은 하지 않고 출품할 의사가 있으며 행사 후 작품은 시에 기증하여 시내 곳곳에 걸어 두면 좋을 거라는 제안까지 했다. 담당계장의 말은 가관이다. "굳이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였다. 경산문협 너희들쯤은 참가하지 않아도 행사 진행엔 까딱없다는 투였다.
아니나 다를까? 대구. 부산. 안동 등지의 문인들과 개별 접촉하여 수집한 시나 수필로 조잡하고 초라한 전시를 하고 있었다.(작품의 내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이러한 사실을 늦게 안 경산문협 소속 중견 원로 작가 세 분은 몹시 분개하여 자신의 작품을 행사 중에 철수해가는 일도 벌어졌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경산의 문인들이 시 담당자들에겐 그리도 우스운 존재로 보였단 말인가?
부채전시회 한가지만 더 예로 들자.
우리 경산엔 엄연히 한국미협 경산지부와 한국서협 경산지부가 있다.
이런 기성단체에 속한 유능한 작가들을 두고 외부 학생( 대학원생 포함)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작품이 지역의 기성 작가들 작품보다 우수하다고 보는가?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보았는가?
실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면상 일일이 열거 할 수는 없다. 행사장을 둘러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천막으로 마련한 각종 행사장마다 외지에서 온 단체들이 자신들의 단체명을 걸고 행사를 치르고 있음을 보았을 것이다. 엄연히 지역의 단체가 참여하여 지역을 빛냄은 물론 지역문화에 애착을 갖고 지역문화의 저변 확대와 지역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경산 지역의 작가와 단체만으로 행사를 치르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 번 행사에 지역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외부인들을 영입하여 빛낸 부문도 많았으며, 바람직한 일임에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행사를 담당하는 市 부서에서는 지역의 유능한 인재와 단체를 적극 발굴하여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발굴은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무시, 배제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중자애(自重自愛)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산인의 자부심을 갖고.
그래야 지역 문화 예술인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며, 담당 공무원 또한 공무원으로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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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또 많은생각을 하고갑니다..선생님 힘내세요 !!
장산 선생님..공감 되는 글이기에.. 잠시 흔적 놓고 갑니다. 미소 가득한 시간 되세요.
다같이 힘을 모읍시다. 이런 잘못도 바로 잡지 못하면 진리니 정의니 하는 것은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지요!
당연한 말씀, 힘내시고 지역예술인들이 보다더 활발한 활동을 통하여 지역을 위한 기반 조성을 튼튼히 가꾸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