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이 대접받는 사회...는 물론 잘못된것이 맞고요...
그런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는 1등만이 대접받는 사회.. 와 연결 시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경기구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엔 올림픽이나 국제 경기에서 꼭 금메달을 따야만 환히 웃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다고 예전처럼 울고불고 하거나 어두운 분위기가 연출되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메달권에 들지 못하는 선수들도 토크쇼에 출연도 하고 CF도 찍고, 여러가지 대우를 받는 경우도 많이 있구요.
프로야구는 철저하게 성적과 돈에 의해 움직여지기 때문에 조금 다른것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 한국시리즈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각 지구, 리그 별 우승팀끼리 맞붙어1위를 다투는 구조가 아니고, 페넌트레이스 3, 4위가 경기를 해서 이기는 팀이 2위와 경기를 하고, 다시 이기는 팀이 페넌트레이스 1위팀과 최종적으로 경기를 해서 우승하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되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를 띄고 있어서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1위가 다를 수도 있는 신기한 구조) 최상의 전력을 가진 팀이 반드시 우승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1위가 주목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경기는 수영이나 육상처럼 기록 경기 보다, 두명 혹은 두팀이 맞붙어서 하는 경기일수록 1위가 더 주목 받기도 쉽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사실, 한국시리즈 시상식은 사실 작년에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작년에 SK가 우승할 때, 삼성에서 트로피 받으러 막내선수만 내보내서 매너 없다는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는 그런 소리를 들었죠. 거기다 팬들의 질타 때문인지 갑자기 KBO 에서 "올해부터는 우승팀만 나와서 수상하기로 결정했었다. 시상식을 간소화하기 위함이다' 라는 (삼성을 위한?) 갑작스런 이상한 변명도 있었고..
그런데 올해는 작년의 리벤지 매치가 되어버린만큼 어쩌면 더욱더 그런 그림이 나왔을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우승팀도 시상을 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한것인지, SK선수들은 경기가 끝난뒤 운동장에 나오지 않았고(작년 삼성 선수들은 그래도 꽤 오랜시간 운동장에 나와 있긴 했습니다.) 덕아웃에서도 사라진 선수들을 굳이 방송사에서 잡아줄 필요도 없을거구요. 그런데 방송 말미에 SK 이만수감독대행 인터뷰도 하고 했던것을 보면 꼭 그렇게 우승팀만을 위한 방송을 한 것은 아닌거라는 생각입니다.
2004년에 보스톤 레드삭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이기고 월드시리즈 우승했을때, 제가 4차전 방송을 보고 있었는데요, 보스톤이 우승하던 순간, 상당히 섭섭하게도 세인트루이스 안비춰 주더라고요. 제가 세인트루이스 팬이었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그냥 배실배실 웃던 김병현 얼굴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죠. 2위도 물론 잘했지만, 철저하게 1위를 뽑는 경기인 만큼 많이 냉정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한국시리즈가 훨씬더 인간미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저는 일본시리즈는 방송으로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교야구 경기 방송을 보면 결승전에서 진 팀도 방송에서 많이 잡아주고, 또 그 팀 선수들 역시 많은 혜택을 받는 걸 보면 등만을 대접하는 건 아닌것 같고, 1등을 많이 주목해주고 대우해주는 정도...? 이렇게 바라보면 어떨까 싶네요. 프로는.. 조금 더 냉정하고요.)
그리고 우리선수끼리 한팀이 되어 일본을 이기는 것과 그 많은 일본 선수들 사이에 우리 선수 한명이 들어가 있는 것은 조금 다른문제입니다. 어느 나라던지 야구의 본질은 같지만 야구의 스타일과 구단 운영, 구단의 방침, 정서등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선수가 외국인으로서 외국팀에 속해서 그들과 같은 실력을 발휘하는게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단체경기와 개인경기의 차이죠.
일본에서 골골 거렸던 선수들... 저도 야구팬이긴 하지만 전문적으로 분석은 잘 못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우리 선수가 일본에서 뛸 때는 "용병"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외국 선수들이 많지만, 그 중 두산의 타이론우즈, 기아의 리오스 정도만 완전하게 성공한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20승투수 리오스 역시 약물 복용으로 밝혀졌습니다) "용병"은 말 그대로 '병사'이기 때문에 당장 전쟁에서 써먹을수 없으면 안되거든요. 우리 선수라면 성적이 안좋으면 2군에도 내려보내고, 부상당하면 엔트리에서 빼고 재활훈련도 시켜서, 프랜차이즈 선수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노력과 시간을 들일 수 있지만, 용병은 그런게 허용이 안되니까요. 기다려 줄 시간이 없습니다. 성적이 안좋으면 끝. 대체 용병이 들어옵니다.
박찬호에 대해 말하자면... 어느순간 "먹튀"가 되어버린건...맞습니다^^. 천운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 듯, 실력도 실력이지만 에이젼트의 공이 정말 컸거든요. 그리고 파드레스 시절부터 (그 이전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전성기는 훌쩍 지나있었다는게 맞습니다. 어쩌면 발차기 하던 시절이 최고 전성기였을지도.. ^^ 또 조심스러운 사견으로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던 박찬호의 승부구는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인데, 변화구가 다양하지 못한 약점이 있는 박찬호는 이미 전성기가 지나서는 볼 스피드도 줄어든데다가 주무기가 따로 없어 일본에서는 절대 통할 수 없었다고......
-------- 마무리가 잘 안되네요.. 그냥 여기까지 쓰고 마치렵니다!! ^^
이 게시판에서 야구 이야기가 나오게 될줄.. 그리고 저도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쓸 줄..
무엇보다 교수님이 야구를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한다, 팬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은 없답니다. 사실, 좋아하는 것은 "테레비"라고 할까요? 집에 있으면 "테레비"를 보거든요. 그래서 테레비 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지요. "저도 김준희 선생님이 야구 이야기를 해야,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써주실 줄 몰랐습니다." 하, 하, 하, 고맙습니다. 미국에서도 야구를 많이 보셨군요. 일본에서는 프로야구 보다도, 더 인기 있는 야구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야구입니다. 코시엔(甲子園)이라고 하는데요. 여름에 전국의 고등학교 대표들이 모여서 한 보름합니다. 온나라가 들썩입니다. 이때 응원열차가 다닐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시상식은 그런 사연이 있었군
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다른 이야기에도 좀 참여해 주세요. 12일, 학술세미나 때 오실 수 있나요?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