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는 완공을 볼 수 없는 성당-천진암 성당
세계 유일의 자생신앙
로마의 성바오로 대성당에 들어서면 200m나 육박하는 복도가 이어지고 정중앙에 황금 옷을 입은 청동기둥인 발다키노가 서 있어 인간세계와 하늘을 연결해주고 있다. 발다키노 주변에는 천사의 조각상과 성화로 가득 차 있어 이 웅장한 예술품을 보노라면 넋이 빠질 지경이다. ‘신이 어떤 존재 길래 인간이 이런 대역사를 벌였는가?' 그 위용에 눌려 나약한 인간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아무래도 한국의 대표성당인 명동성당은 작고 협소해서 그런 위용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 땅에 천주교가 들어온 지 200년이 넘었으니 이제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국대표성당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 경기도 광주 천진암에 가면 지금도 공사 중인 ’한민족100년계획대성당‘의 웅장함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 '천진성지'란 돌이 일주문처럼 서있다. 경사진 길은 마치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올라갔던 골고다 언덕이 연상된다. 왼쪽은 교황청 깃발, 오른쪽은 태극기가 펄럭이고 가운데는 큼직한 십자가가 속세를 내려보고 있다. 언덕길 위에 오르자 거대한 평지가 펼쳐져 그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천진암 성역의 총면적이 99만m², 대성당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광장이 16만 5000m², 성당내부 면적이 2만 6000m²(좌석수 3만석),
공사기간이 무려 100년이며 한국 천주교회 창립 300주년인 2079년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내 세대에는 보는 것은 포기했고 앞으로 71년 후에나 성당 건물이 완공다고 하니 내 아이를 더욱 건강하게 키워야겠다. 공사를 시작한지 28년이 지났건만 이제 겨우 지반 터닦기 공사만 끝났고 앞으로 골조가 올라갈 예정이다.
성당터 맨 위쪽에 길이 10m, 86톤짜리 화강암 중앙제대석이 놓여 있는데 성바오로 대성전의 발다키노처럼 될 것임을 생각하니 자꾸만 돌을 어루만지게 된다.
왜 이런 외진 곳에 거대한 성전을 세울까? 이곳이 바로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성당이 들어설 천진암과 주어사는 당대의 석학 녹암 권철신(44세)이 주재하는 유학을 연구했던 장소다. 권일신(36세), 정약전(23세), 정약종(20세), 정약용(17세), 이승훈(23세) 등 당대의 수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학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1780년 1월 삭풍이 부는 날 눈보라를 뚫고 이벽이 찾아온다. 서학에 심취한 그는 이 학문이야말로 세상의 오묘한 진리를 담고 있음을 말해주고, 이는 학문이 아닌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학자들은 기꺼애 종교로 받아들였다. 선교사 없이 한국인 스스로의 손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모습은 2천년 그리스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천진(天眞)'이란 의미도 하늘의 진리이고, 주어사의 '漁 '도 크리스트교의 상징인 물고기를 의미하지 않는가? 동지사로 따라갔던 이승훈이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고 돌아와 이벽에게 세례를 준다. 그 후 권일신은 주교로, 이승훈, 이존창을 신부로 선출하면서 스스로 성사를 집행하는 가성직 시대를 열었다. 주님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신부도 아닌 신자에게 영세를 받고 그들끼리 신부가 되었는가? 무지가 낳은 결과라지만 그 간절함에 참 신앙이 묻어 있었다. 이런 자생신앙이 불씨가 되어 이 땅에 신앙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100년간 피비린내 나는 박해역사를 거치면서 교세를 키운 천주교는 오늘날 신부만 3천, 수녀가 1만, 신자들만 4백만 명이 넘는 큰 교회로 성장했다.
천진암에는 이벽, 이승훈, 정약종, 권철신, 권일신 등 5분의 성조를 모시는 묘역이 조성되어 있으며 당시 학자들이 서학을 연구했던 강학터와 이벽성조의 독서터가 쓸쓸이 남아 있다. 강학회 학자들이 물을 마시고 졸음을 쫒던 '빙천'이란 약수도 볼 수 있다. 묘소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44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이는 가장 연장자인 권철신의 나이를 상징한다. 앵자봉 정상에 올라 확트인 전경을 감상하거나 정하상 성인 묘역까지 산책하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다.(천진암 031-764-5953 http://chonjinam.org )
분원백자박물관과 얼굴박물관
남종면 분원리의 분원백자박물관은 조선백자 가마터 유적에 설립한 백자문화의 산실이다. 조선백자 유물과 도편이 전시되어 있으며 토종전사판과 바닥에는 도편이 깔려 있어 당시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영상물 ‘아! 분원’을 보면서 조선백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다.(031-766-8465 www.bunwon.or.kr 매주 월요일 휴관)
분원백자박물관 맞은편에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다양한 인간의 얼굴이 전시되어 있는 얼굴박물관이 있다. 옛 선인들의 숨결이 깃든 석인, 목각인형, 사람얼굴을 본뜬 와당, 초상화 등 있다. 40년간 수집한 문무석과 동자석등 석인 70여점, 나무인형 300여점, 도자인형 50점은 물론 얼굴에 관련된 그림과 사진도 볼만하다.(031-765-3522 www.visagej.org 매주 월요일 휴관)
* 여행정보
1.맛집
앵자산장(닭요리 031-762-3191),퇴촌밀면(냉밀면, 오리밀쌈 031-767-9280), 예전(한정식 031-767-0242), 산마루공원(고추장삼겹살구이 031-768-3031), 배나무골(오리훈제 031-767-9617), 강촌매운탕(붕어찜 031-767-9055)
2.숙박
솔향기민박(031-764-5989 천진암 입구), 스타파크모텔 (031-718-3767 천진암 입구), 아리아하우스호텔(031-767-2000 분원리), 카프리모텔(031-767-2089 분원리)
3.교통
서울(중부고속도로)-광주천진암IC(45번 국도)-도마삼거리(우회전 88번 국도)-퇴촌면(직진)-천진암
4.주변볼거리
바탕골예술관,일본군위안부역사관,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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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백년을 바라보는...천년을 바라보는...우리의 뒷세대를 생각하며...늘 기도로 마음을 다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