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된 군산 어청도 등대를 가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서해 끝자락 등대. 등대는 국토의 끝자락을 지키는 초병처럼 늠름하다. 백수를 한참 누렸건만 아직도 12초마다 불을 깜박이고 있어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다.
112년 동안 얼마나 많은 등대지기가 이 등대를 지키기 위해 애를 썼을까? 2년 마다 교체된다고 함. 지금도 잡초를 뽑고 있는 젊은 등대지기는 이런 방식으로 고독을 이겨내는 것 같다.
절해고도에서 국토를 지키는 이들에게 무한감사를 드린다.
1912년 대륙진출의 야망을 품은 일본이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등대를 세웠다. 지금도 서해안의 남북 항로를 통행하는 대다수 선박들이 이용하니 이제는 한반도가 대륙을 향하는 헤드라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대련을 오가는 배는 이 어청도 등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니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내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
선장은 이 불빛을 보고 깊은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37km 거리에서도 등대의 불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서해안에서 제일 먼저 무선표지(無線標識, radio beacon)가 설치되었는데 이는 어느 지점에서 전파를 발사하면 항해 중인 선박이 이를 수신해 그 지점에 대한 방위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어청도등대는 ’대한민국 10대 등대‘로 선정될 정도로 미적으로도 뛰어나다.
등탑 상부에 한옥의 전통 서까래 형상을 하고 있고, 삼각형의 돌출지붕과 이를 장식한 꽃봉오리 그리고 상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단면 등이 주변 바다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내부에는 조립식 나선형 철제 계단에다가 구슬 난간으로 치장하고 있다.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접이식 철재 바닥판을 깔았다. 거기다 돌담까지 둘렀으니 건립 당시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등대는 빨간색 등롱(모자)을 쓰고 있으며 새하얀 몸체, 파란 바다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석양이 물들 때가 가장 아름답다.
망망대해에 묵직하게 서 있는 등대의 일몰 풍경은 백만 불 짜리다.
’洗優亭‘ 등대 옆에 세우정이란 8각 정자가 있다.
근심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씻어내는 곳. 아마도 노을을 통해서
빨간 홍주 한 잔이 내 복잡한 심경을 씻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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