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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사랑방
 
 
 
카페 게시글
..... (구)사랑방 끝말잇기 스크랩 줄리아 서울구경 가다.
줄리아 추천 0 조회 45 05.11.28 16:4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얼마전에 호주에서 살 때 가깝게 지내던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서울에 있다고,

반가운 마음에 전화 온 그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만날 장소는 내가 정해서 다시

알려 주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어디서 만나야 친구가 힘 들지 않게 찾아 올까, 또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싶은데 어디에 음식 잘 하는 식당이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도 아는 곳이 없다.

한참 궁리끝에 겨우 생각해 낸 곳은,가끔 고향 친구들, 또 젊은 시절 여기 저기 남의 세집

살면서 사귄 이웃사촌 아줌마들? 하고 잘 만나는 장소인 롯데백화점이었다.

 

서울에서 산 지가 30년이 넘었는데, 근사한 찻집 하나, 음식이 맛있는 식당 하나 모르다니...

순진한건지, 쑥맥인지,

볼 거리가 많은 인사동이나, 젊은이들의 거리 라는 대학로에는 멋진 찻집도,음식이 맛있는

집도 분명 있으련만, 인사동도 대학로도 가믐에 콩 나듯이 친구 손에 이끌려 몇 번 가 보았을

뿐이니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친구한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좀 힌심스럽기도 하지만, 아마도 집에서 살림만 잘 하는

대한민국 아줌마들, 다 나같을거라 스스로 위로를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버스로 광화문까지 갔는데 거기서부터 롯데까지 걸어 가기에는

내 다리가 너무 연약해서?ㅎㅎ 택시를 탔다.

그런데 기사님한테 좀 미안했다.가까운데 가자고 하는것이,

서른이 다 되도록 좁은 시골에서 살다가 복잡한 서울에 와서 30년 넘게 살다보니 그동안

택시를 많이도 탔는데, 아직도 내 돈주고 택시 타면서 기사님 눈치 보는 버릇은 남아 있다.

 

30여년전 시골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살던 동네는 거의 지대가 높은 곳이었다.

어쩌다 애들 데리고 밖에 나갔다가 택시를 타고 들어올때면 언제나 기사님한테 야단을 맞았다.

이렇게 좁은길을 어떻게 가느냐고,

어느때는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골목 입구에서 내리라고 하는 아저씨도 있었다.

그럴때는  내 배짱으로는 항의도 못하고. 높은데 사는게 죄가 되는것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내려서는, 양쪽에 두 놈걸리고 한 놈은 등에 업고 언덕 길 낑낑거리고 올라오며,"애들땜에

택시 탔는데..." 하면서 분을 참느라 더 씩씩거리곤 했다. 

그 때의 그 기분이 아직도 남아서 지금도 택시를 타고 골목길을 간다거나 높은곳을 가려면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불편하다기보다 안절 부절이 된다.

지금은 택시기사들의 손님에 대한 써비스가 그 때랑 많이 달라졌는데도 말이다. 

 

롯데백화점 앞, 한창 크리스마스 츄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쯤 다 완성되어 밤이면 화려한 불빛으로 길 가는 사람들 눈을 끌고 있겠다.

11층 식당가에서 친구를 만나고,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하다가 전주 비빔밥을 먹었다.

겨우 비빔밥?이지만 결코 싼 음식이 아니었다.만원, <그 새 많이도 올랐네>

점심을 먹고 어디로 갈까 의논끝에 청개천으로 가기로 했다.

복원 한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 반대도 많더니. 복원후에는 잘했다. 라는 칭찬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던터라. 복원후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얼마나 좋아졌는지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광교 쪽으로 걸어 가다가 좀 특색이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다.

안내판 사진인데 글자가 잘 안보인다.안내 글은 그날 다 읽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광교

맑은 물이 꽤 많이 흐르고 있는 청개천,사람들이 돌다리를 건너려고 서 있다.

담벼락에서 흐르고 있는 물줄기,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분수? 아니면 폭포?

줄리아는 무식 한것 드러내는데 선수다.

다리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청개천 모습,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이 신기하고 상쾌한 감도 들었지만, 한참을 걸어도 똑같은 모습에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다.

 

광교에서 시작해 청계 4가? 까지  걸었더니 친구도 나도 다리가 아파, 어디서 좀 쉴 곳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찻집은 하나 없고, 공구상 만 죽 늘어서 있다.

할 수 없이 종로쪽으로 와서, 우리 같은 중늙은이들이 들어 갈만한 찻집이 있나 살펴 봤더니

그런곳은 영 눈에 띄질 않고. 웬 '사주까페 '라고 쓴 간판이 있는 곳만 많았다.

"우리가 이 나이에 사주 볼 일 있냐" 하고 화려한 간판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다.그 중 가장

우리한테 맞을 것같은 까페를 하나 발견하고 들어갔다.

그랬는데... 까페 안 분위기가 우리는 역시너무 늙은이들이라는 실감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손님도 별로 없고 조용 하길래, "다리나 쉬자"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가게 치장만큼이나 예쁘장한 여종업원 아가씨가 가져다 준 메뉴판을 들고 훑어 보니,

브랜드 커피 부터 시작해서 여러 종류의 차 메뉴가 있는데 맨 마지막에 미쓰리 라는

메뉴가 있다.

처음보는 메뉴라 궁금한 마음에 "이건 무슨 커피에요" 하고 물었더니

"프림 설탕 다 넣는 건데요" 한다."아니, 언제부터 이 커피 이름이 바꼈어,

언제는 파출부 커피 라고 했다가, 언제는 영부인 커피라더니,"  "왜~~~ ,또 다방 커피라고도

했잖아" 우리 둘이 숙덕거리며  웃으니 종업원 아가씨가 멋적은지 피식 따라 웃는다.

커피도 마시고 올 여름 호주에서 만났을 때 못다푼 수다도 풀고 있는동안, 어느새 창밖은 어둑신

해지고....그런데 갑자기 길 건너편에 웬 장례 행렬이 나타났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프랭카드에 적혀 있는 글 과 상제 차림을 한 사람들이 들고 있는

영정 사진들을 봐서는 뭔가 원통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시위행렬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시위에는 아랑곳 없는듯, 거리 여기저기 에서 노점상들이 가게 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창 가 바로 아래쪽 길가에 있는 노점상의 불빛이 화려하다.

찻집에서 나와 인사동쪽으로 가다가 보니 지하철역 구내에서 작은 음악회 가 열리고 있었다.

멕시코 사람들이 한참 신나게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인사동 인형가게에서 만난 한복입은 미녀들,

인사동을 한바퀴 돌고 밀밭 마을 이라는 국수집에서 칼국수랑 만두로 저녁을 먹고 나오다가

마지막으로 들른 어느 상가의 야경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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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5.12.01 18:22

    첫댓글 줄리아님 서울 구경 잘하고 가셋네요....어쩜 알토란 같은 곳만 골라서 다니셧는지 눈팅 잘하고 갑니다...다니던길을 사진으로 보니 더 멋져요...담에 서울 오시면 저도 불러 주세요.

  • 05.12.05 22:44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글과 놓치기 쉬운 사진들! 줄리아님께서 수고해주신 덕분에 감상 잘했습니다. 교수님과 함께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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