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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 대회 한번 참석 해 봐야지..................... 하고 벼른지가 몇 해가 지나갔습니다.
작년에 참석 해 보신 회장님의 권유도 있고, 몇몇 회원님의 의기도 투합하여 일을 저질러 봅니다.
올해는 반드시 참가 해야지 다짐 하면서도 과연 우리 올빼미에서는 몇 분이 참석 하실지.....
공지란에 글을 올리니 답글 달아 주신 분이 승호님............. 그 후로는 감감 무소식입니다.
인라인을 마치고,,,
근아 : 진아 걷기대회 참석 해라....
진 : 네? 그 먼 곳을 머 하러 걸어요?
근아 : 다른분들 많이 참석 한다, 가자... 그러지 말고 회비 3만원이다...내라.
거의 반 강제적으로 3만원을 갈취 합니다.
참가비 12,000원에 남는 돈은 돼지고기 수육에다 막걸리 준비 해 갈 금액이니
즐겁게 걷다가, 막걸리도 마시고 친목을 다지자고 권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참석 하시고, 자제 대호군이 참석하여 모두 다섯명이 참여 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회원이라도 더 확보 해서 신청 할려고 차일피일 시간을 기다립니다.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는 배수진이 있기 때문에요....ㅋㅋ
33킬로. 66킬로 두 종목이 있는데, 이왕 참석 할려면 제대로 된 코스로 가야 깔끔하겠지요?
하여서 우리 회원은 풀코스인 66킬로를 선택 합니다.
황성공원을 출발하여 - 보문호를 거쳐 - 암곡동회관 - 보문호를 돌아 - 황룡골짜기 - 시부걸 - 추령재 백년찻집 -
장항삼거리 - 장항사지앞 - 토함산 휴양지 - 석굴암 주차장 - 불국사경내 - 불국사역 - 동방삼거리 앞에서 농로 -
통일전 - 화랑의집 - 남천따라 박물관 - 반월성 - 계림 - 첨성대 - 대릉원정문(가로질러) - 후문 - 노서동 고분군-
시내 - 법원 옆 - 북천 잠수교 - 황성공원의 코스입니다.
시일이 가까워 짐에 따라 경사모(경주를 사랑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접속 해 보니 온라인 접수 마감 했다고 합니다.
홈페이지 안내에는, 현장 접수 하실려면 10월 31일 16시까지 경주실내 체육관 으로 나오십시오 선착순 접수 합니다.
라고 공지되어 있습니다.
토요일......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를 시험 해 볼 때가 되었습니다.
16시까지 라고 했으니 12시에는 가야겠지? 싶은 마음에 서둘러 갔더니......어느 한 곳 안내판도 없고...
북문에 가니 동문으로 오십시오 라는 표시가...... 동문에 가니 문이 꽁꽁 잠겨 있고....
나 말고 다른 참가 희망자도 우왕 좌왕 합니다.
혹시 걷기 대회 참가 신청 하실려고 오셨어요? 물으니 그렇다네요....
114 안내로 전번 확인하여 문의 하니......16시 부터 접수 한답니다.
성질 확 나네요,
여보세요, 그러면 16시 부터 접수 한다고 해야지 16시까지 오라고 하면?
오전 부터 접수 받아서 16시까지 마감 한다는 의미 잖아요?
죄송하답니다.
그 반응에 더 이상 어쩌겠어요? 신경질 나면 미리 온라인 접수 하던지.... 속으로 새기고 맙니다.
시장 보러 갑니다. 걸으면서 먹을 음식물 준비를 위해서........
무엇보다 막걸리엔 돼지 수육이 최고인지라....ㅋㅋ 김치 좀 넣고.. 크~
출발 시간은 19시 30분... 참가 회원님께 문자로 공지 합니다.
어둑어둑..... 대략 둘러 보니 3천명 정도는 되는걸로 느껴 집니다.
식전 에어로빅 행사가 있고 가수들 초빙하여 노래 하고... 내빈 축사 답사에 이어, 몸풀기 댄스 한 마당....
불꽃 축포가 터지고..... 진행자의 출발 신호와 함께, 일제히 출발 합니다.
신라중 앞 까지는 도로를 점령하여 물 밀듯 올라가고.... 여기서 북천 둔치의 조깅로로 자연적으로 진행 합니다.
우리 일행은 체력만 믿고.... 고고싱....
이것도 걸었다고 보문단지내 공원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막걸리 한 사발씩~, 거나 하고 맛있습니다.
지나가던 참가자, "막걸리 한잔 얻어 마십시다... " 카네요 기꺼이 드려야죠... 막걸리 맛이 일품이랍니다.
준비 해 간 막걸리 마시고 나니 좀 모자란다는 느낌이 드네요.... 보문단지내 마트에서 막걸리 더 사 넣어야겠습니다.
후다닥 마시고.... 보문 호숫가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니... 마트 하나 있네요.
냉장고에는 막걸리가 두병만 남았네요, 옆 냉장고에서 한 병 더 발견하여 세 병을 챙겨 넣으니 마음 든든합니다.
자동차 극장 있던 곳을 지나니 10킬로 지점 표시가 있네요...반가워라... 벌써 우리가 10 킬로를 해냈네요.
기념 사진 찰칵....
암곡 마을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뒤에서 들려 오는 한 마디....
씩씩하게 걸어가십니다. 저 상태가 끝까지 가야 할텐데.........그 소릴 들은 저는 속으로... (아저씨 ! 우리들은 끝까지 갈겁니다...)
암곡 구판장을 돌아,,,, 덕동댐을 돌아갈 땐 안개가 껴서 상당히 깊은 가을로 느껴 집니다.
어느 정도 지칠만큼 지치기도 하여.....가로등 있는 곳에 주저 앉아 2차 새참을 먹습니다.
역시 분위기는 죽이는지라... 지나가는 또 다른 참석자, 햐~~맛있겠다...
막걸리 한잔 하시라고 권해도 그냥 해 본 소리인듯 지나치고 마네요....
일어서서 몇걸음, 그야말로 몇 걸음 걸어 가니 동부화재에서 직원들이 커피 대접 하고 있습니다.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이럴줄 알았으면, 새참을 여기에서 먹었더라면 더 좋았을걸.....후회 해 본들 소용 없네요.
쉴 때 마다 바세린 발라 왔자만,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닌지라... 신발 끈 다시 매기 위하여 벗고,,,,,, 바셀린 듬뿍 찍어 바릅니다.
서서히 물집 잡히는건 정상인지 비 정상인지..... 걸음걸이도 약간씩 비틀거리고...
여기서는 휴대용 반짝이를 하나씩 지급을 합니다. 곧 도로에 진출 할것이니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
덕동호를 한 바퀴 돌아 추령제를 향하는 길은 아무래도 위험함을 느끼며 갑니다.
감포로 향하는 자동차들이 간간이 달리기 때문에요..... 대회 참여하는 우리들도, 차량 운전자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겠지요..
추령재 정상 백년 찻집 앞에서 시레기 국 한 그릇씩 받고.... 먼저 도착한 승호님, 대호님 두고 셋이서 둘러 앉아 자리 합니다.
얼마나 지쳤으면..... 돗자리도 없이 털썩 주저앉아.... 주변을 둘러 보니 대충 종이 박스 깔고 앉은 분도 있고...
아예 누워 휴식을 취하는 분도 있고....
이제 내리막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평소 같았으면 주변 단풍 구경하기에 여념 없을텐데....발바닥도 아프고...
아무리 보름밤 달빛이 그윽하나, 내 몸 피곤하니 어둠이 문제가 아니라 경치 생각은 없습니다.
장항 삼거리에 이르니............ 진 님 지치기 시작합니다.
모두들 지쳤지만,,,,, 본인 의지와는 다르게 반 강압에 의하여 참석한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ㅋㅋ
골반도 아프고... 발 바닥도 아프고... 발바닥이 아프니 안 쓰던 근육도 아프고....
장항리 사지 앞에서 찐고구마와 단물(꿀차라고 하는데 정체는 모르겠습니다) 한컵씩 지급......
입안이 까끌하여 막걸리,, 소주 생각이 안 납니다. 겨우 부피 줄인다고 맥주 한 캔을 땄는데,
모두가 고개 절래절래..... 맥주 맛도 닝닝한게...... 거품만 부글부글..... ㅋㅋㅋㅋ
갑자기 돌풍이 몰아 치더니 빈 컵,,,,, 가랑 잎.... 난리 부르스 춥니다.
또 한 차례 바람이 불더니 이젠 빗방울이 후두둑...... 준비 해 간 비옷을 모두 꺼내 입습니다.
하늘을 보아하니 많이 올듯 하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입으니.... 따라 입으며,,, 걸어 가다 꺼내 입느니 보다 낫지 싶습니다.
이제는 또 오르막길...토함산 휴양림 앞에서 참가자 확인 도장을 찍어 줍니다.
가족들 지켜 보고 있다고 문자 메세지 날아 옵니다. 그 시각이 2시 50분입니다.
걷고 또 걸어서.... 이제 진짜 힘든다고 느껴 집니다. 어라.... 진님 먼저 지친듯 합니다.
그래도 정상인데 토함산 정상이 눈앞인데.......도로 옆 옹벽 난간에 걸터 앉았다가... 쉬었다가...
석굴암과 장항리로 갈리는 삼거리에서 - 정상까지 자는길이 이렇게 멀리 느껴질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뜨끈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받았으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천막은 여러동 쳐 놨으되 빽빽히 들어 차 있어....
마지막 텐트에 가서야 겨우 의자 두개 확보하고 좌정합니다. 다른분들은 바닥에 그냥.... 이 귀한 몸들이 바닥에서..
식사 하는 장조 옆에는 회송용 차량이 번듯하게 대기하여 있고....저 버스만 타면 "고생 끝 행복 시작" 인데...
진님 자꾸만 저 차 타고 내려간답니다. 여기까지 와서 저 차 타면 후회만 될거라고....
만류하여 보지만,,,,,,"행복 시작"을 선택합니다.
이제 남은 식구는 넷입니다. 기쁨은 나누면 두배 슬픔은 나누면 반이라던데....
고통을 나눌 회원이 한분 줄었으니, 각자의 어께에는 그 무게가 더해졌습니다.
토함산에서 불국사까지 이어지는 산책길..... 우리가 어렸을땐 오직 이 길 밖에 없었는데....
그 때는 아무런 불평없이 내려 갔었는데.....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치고, 계단 설치 해 놓은것도 불만으로 투걸거리며....ㅋㅋ
불국사 경내의 단풍이 아름답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지만, 어둑어둑하여 내심 걱정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경내에 들어서니 후레쉬 트뜨려 찍을 만큼 밝아졌습니다. 청운교 백운교도 잘있고...연화 칠보교도 잘있는데...
문화재 설명할 힘도 들을 힘도 없어 겨우 카메라 샷타 누르는 힘만 남았습니다.
불국사 후문을 나와 불국사 역에 이르는 길은 걸어 보지 않는 사람은 어느정도인지 감이 오질 않을겁니다.
예전에 시부걸에서 토함산 정상갔다가.... 기찻삯 싸다고 걸어걸어 갔더니 시내 버스비 보다 훨씬 더 비싸더라는.....
그 먼 거리를 걸어 갔었더랬는데....ㅎㅎ 그날 기억이 남아 있어 더 멀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불국역 삼거리야? 애효..... 아까 진이 탈 때 따라 탔으면 지금쯤 뜨뜻한 물로 션하게 씻고 누웠을텐데....
불국사 경주를 잇는 7번 국도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동차들이 경주를 하고
걷기대회에 참석한 패잔병들은 등에 번호표 하나씩 붙인채, 터덜터덜..... 이젠 셔텨 누를 기운도, 누를 생각도 못한채...
고개만 숙이고... 앞사람 발자국에 내 발 옮겨 놓기 바쁩니다.
농로에 접어 들면서 이제야 좀 가을 다운 정취를 느끼는구나 싶지만 그래도 기록 사진 찍는데는 인색합니다.
은행잎 노랗게 물든 통일전 앞 가로수를 배경으로 찍은 회장님 사진은 그렇게도 멋지더만,
그 경치가 눈에 안 들어오는건 피로가 생각을 지배 해 버린 모양입니다.
통일전 앞에 펼쳐진 잔칫상에는 막걸리 파티가 열리고.... 바나나 트럭이 우리를 맞이 합니다.
이젠 도착점이 코 앞이라 긴장도 풀리고... 막걸리 두잔 해도 괜찮겠지 싶습니다.
한참을 쉬고 일어 섰더니 아뿔사....온통 근육통으로 움직임이..... 어거적 어거적 동영상을 찍었더라면 제대로 보여 드렸을 걸....
사부작 사부작 걸으니 또 풀리네요... 이것이 중독인가.. 여기까지 와서 회송차 타기는 억울하고.....
보리사 앞에서 세번째 확인 도장 받고.. 남천 물길 따라 강변을 거닐어 갑니다.
박물관을 거쳐 옛 신라의 궁성이었던 반월성터에 올라 서니....회장님 놀이터였던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저 석빙고에서 얼음 꺼내 먹으며 뛰어놀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오늘은 신라의 달밤 걷기대회에 참석하여 지나치니 감개가 무량하시답니다.
첨성대 앞에서 기념사진 한컷.. 대릉원 안으로 진입하여 벤치에 앉으니... 가방에 들어 있는 과일이 생각나네요.
한 조각씩 씹어 먹으니 피로가 한결 풀렸는데, 일어 서니 근육이 굳어 뻣뻣.....아이쿠야,,, 어기적 어기적...
후문을 통해 나오니 마지막 확인 도장 쿡. 얏호 이제 해방이다....
시내 이겠다... 도장도 다 받았겠다... 이제 택시 잡아 타고 황성공원 가면 된다, 앗싸~!
근데,아까운건 택시비 2천원뿐만 아니네요.
자존심을 버려야 하나... 묵묵히 더 걸어야 하나.....달콤한 유혹과 징그러운 자존심이 갈등을 빚어요.
에라이.... 신호등 건너면 이제 택시는 없다...... 금관총과 식리총을 사이로 잘 정비된 노서동 길을 걸어 복개천에 이르니.
진행요원이 친절히 맞아 줍니다.
지금 몇시?? 손가락으로만 질문을 대신합니다. 샷타 누를 힘이 없더니 주딩이 놀릴 힘 조차도 없어진듯 하네요...
열두시 오분전 이라네요. 이번에도 엄지 손가락만 치켜 세우며 통과......입은 붙었어도 나름 표현할 길은 있습니다.
드디어 북천..............택시 없어도 당도 할 수 있습니다.
완보를 축하 드립니다. 게이트를 들어 서니 다리의 힘도 쭈욱........... 빠지고.
완주증 받아든 왼손은 내 손이 아닌듯,,, 국밥 든 오른손은 감기가 들었는지 바닥에다 국물 줄줄 흘리고.... 아고 전신이야.............
그래도, 마지막 남은 수육으로 소주 한잔은 챙겨 마셔야지요,ㅡ
장장 열 여섯시간 반을 길에서 힘 썼으니 다 잊을려고 소주 한 잔 기울입니다. 캬~ 토함산 정상에 두고온 막걸리 보다 훨씬 맛 납니다.
들고 다니며 곰삭은 두부며....수육도 챙겨 내고.....팩 소주 두개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 입니다.
진아? 자나? 우리 이제 도착 했다, 열심히 했으니 공원에 국밥 묵으로 나온나 ! 했더니....
아이고 어데요? 그냥 잘랍니다. 회장님 왈, 진이 확인표 받아다가 도장 맡아 줄낀데.....
이제 힘 생겼으니 기념 사진 찍으러 가요~~~~
잠에 취해 소주 두 잔에 취해............ 샤워하며 비눗물도 덜 씻고 양치 하고 있는 몰골이라니............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눈을 뜨니,,,,,,,,,,,,,,, 허걱, 새벽 두시 반 도대체 몇 시간을 잔겨????
날 샐려면 까마득하니 다시 눈 붙이고 어제 못 잔 잠 찾으러 가야지~~~~
체중계에 올라 보니 2 킬로 그램이나 줄었네요? 참 많이도 에너지 소비를 했나 봅니다.
채중 감량을 목표 하시는 회원님께 강추 합니다. 끝.
첫댓글 형님 느낌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ㅎㅎ 넘 기다리게 하지마이소....ㅋㅋ
여기까지만 읽어도 형님이 느끼신 그 느낌을 조금은 알듯 한데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대단한 분들..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올빼미 형님들 홧팅!!!
축하합니다. 글을 보고 있으니 군에서 고생한 것은 까마득하고 구미가 살짝 당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