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10대 청소년 96%가 평상시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100명중 비속어를 쓰지 않는 아이는 단 4명이란 얘기죠. 과연 내 아이가 그 4명에 포함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X나" 를 남발하는 옆집 아이를 보며 혀를 끌끌 차거나 "우리 아인 욕할 줄 몰라요" 라며 철석같이 자녀를 믿는 것이 상당수 부모들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비속어 없인 친구들과 대화가 안 되고, 비속어를 쓰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기 십상이라고 토로하죠. 비속어는 우리 부모 세대에도 존재했으니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욕을 쓰는 이유는 부모세대와는 조금 다릅니다.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와 학교 폭력, 자살, 비행 등에 노출된 요즘 아이들이 욕을 매개로 자신들의 감정을 분출하는 건 아닐까요. 욕에 관한 내 아이의 이중생활 , 그 속에 갇힌 10 대들의 아픔과 상처를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진행 홍정아 리포터 request0863@naver.com 사진 전호성 |
편집부가 독자에게 ...
학업에 찌든 아이들의 언어적 일탈로 이해한다면 소심한 아이의 통쾌한 한 방, 학업에 찌든 아이들의 언어적 일탈, 안 쓰면 좋지만 쓰면 감칠맛 나는 MSG 라면 수프, 내가 하면 통쾌 남이 하면 불쾌, 매일 마시진 않지만 체했을 때 마시면 속이 뻥 뚫리는 가스 활명수, 청소년 세계의 표준어… 비속어에 관한 다양한 단상들입니다. 유독 '학업에 찌든 아이들의 언어적 일탈' 이라는 대목에서 마음이 짠해지는 건 왜일까요. 다른 아이들보다 세 보이려고,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지 않으려고 욕을 쓴다는 아이들의 대답도 씁쓸하긴 마찬가집니다. 우리 아이들의 언어생활, 분명 순화가 필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욕 쓰는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하면 할수록 부정적이고 걱정스러운 시선은 잠시 접어두고 싶네요. 10대, 그들만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아이돌만으로 부족합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언어와 마음도 공부하고 보듬어야 할 때입니다. _홍정아 기자 |
Weekly Theme |
집 따로, 학교 따로 |
10대의 언어 이중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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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Theme Part 1 |
일시적 감정 분출 vs 불량한 태도 고착 |
아이들 욕 들여다보기 |
부모 세대가 그랬듯이 10대의 비속어 사용을 질풍노도의 시기에 겪는 일시적 현상이나, 또래 집단과의 문화 공유 차원으로 본다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문제는 '간지' '뽀대' '빡친다' 처럼 나쁜 의미가 없는 비속어도 있지만 '여병추(여기 병신 하나 추가)'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이머병(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처럼 상대방을 멸시하거나 비하하는 언어들을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는 점. 내 아이의 비속어,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취재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도움말 강덕영 원장(강덕영 연구소)·권희린 교사(서울 장충고등학교)·김나영 전임 상담원(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상담센터) 김수연 상담원(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왕수애 교사(경기 가운고등학교)·조남주 교사(서울 상계고등학교)·강석영 원장(맑은심리상담센터) 자료 제공 문화관광부·교육부·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참고 도서 <국어 비속어 사전> <욕설백과사전> |
아이의 "아, X나 웃겨" 에 엄마는 멘탈 붕괴 |
곱상한 외모에 활달한 성격, 게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준호(가명, 중3)는 대한민국 모든 엄마가 꿈에 그리는 엄친아다. 엄마 김영희(가명, 47· 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는 아들의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잔소리 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며칠 전 김 씨는 준호와 함께 TV 연예 프로그램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아들의 입에서 "아, X나 웃겨" 란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 "안 쓰는 애들이 없어서 나도 쓴다" 는 아들의 변명에 할 말을 잃은 김 씨는 아들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큰 혼란과 충격에 휩싸였다. 정도는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욕이라곤 한마디도 못할 것 같은 내 아이가 우리 집 현관을 나서는 순간 비속어없인 입 뻥긋 못하는 아이일지도 모른다. 준호의 사례처럼 청소년들이 욕을 쓰는 이유에 대해 서울 장충고 권희린 교사는 "친구들이 모두 비속어를 사용하는데 자기만 표준어를 사용하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은 느낌도 욕을 쓰는 이유 중 큰 몫을 차지한다. 비속어 속에 담긴 음성적 재미뿐 아니라 욕을 하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통쾌함을 느낀다는 아이들도 많다" 고 설명한다.
요즘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관계없을 뿐 아니라 성별과도 무관하다. 보통 학생들이 말하는 문장이 10단어로 구성된다면 그중 반이상이 비속어다.
그렇다면 집에서 쓰지 않는 비속어를 학교나 학원, 친구들을 만나 쏟아내는 아이의 이중성을 부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10대들은 또래 관계나 인터넷, 게임, SNS 등 다양한 문화에서 그 상황을 표현하고 쉽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비속어를 쓴다.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는 SNS나 게임, 또래 간에 있던 일을 소재로 대화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비속어 사용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학교나 학원의 수업 시간이면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은 더욱 두드러진다. 교사가 있든 없든 워낙 험한(?) 말들이 오가니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금사빠(금새 사랑에 빠지다)' 같은 언어 파괴 식 줄임말은 비속어 축에도 못 낄 정도다.
권 교사는 "비속어는 또래 집단의 언어인 만큼 재미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언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사회적 문제로 번진다면 그땐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부모님들도 나쁜 의미없이 대화 상황을 재미있게 만드는 조미료 역할의 비속어 사용은 눈감아주는 식으로 적절히 대처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고 조언한다. |
비속어, 학교 폭력의 도구가 되기도 |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만 15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사용 실태'조사에서 '평상시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는 청소년은 4%에 불과했다. 96%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이 평상시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욕설 사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주변 선후배나 친구들의 말투(54.7%), 인터넷에서 쓰는 말투(25.3%), 부모 등 주변 성인의 말투(10.7%)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중학교 1학년인 정민규(가명,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학생은 "개XX나 XX놈 같은 욕은 친구들과 대화할 때 항상 하기 때문에욕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짜증나는 일이 생기면 욕이 튀어나온다" 고 말한다. 10대들의 비속어 사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누군가를 따라 사용하기 때문. 하지만 비속어 사용이 청소년 언어폭력으로 이어지고, 왕따문제로 확대되기도 해 가볍게 볼 수만 없다.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전국 초·중·고생 6천153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27.3%)와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14.2%) '말로 협박이나 위협을 당했다'(10 .8 %) 등 언어폭력과 관련된 내용이 절반을 넘었다.청예단 학교폭력SOS지원단 김수연 상담원은 "물리적인 신체 폭력이 줄어든 반면 지속적인 욕설과 협박 등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그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비속어가 대체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성격의 언어인 동시에 내면의 공격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문제" 라고 지적한다.
자녀의 비속어 사용은 가정에서 갈등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한국대학교대학원 상담센터 김나영 전임 상담원은 "청소년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자녀의 비속어 사용으로 인해 부모 자녀 간에 갈등을 빚기도 한다. 단순한 비속어 사용이 심화되면 나중에는 가족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까지 있다" 고 말한다. |
쎄 보이려고? 안 쓰면 왕따되니까? |
언어는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다. 비속어는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중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비속어가 없다면 짜증이나 스트레스 등을 분출하는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을 단순히 나쁘게만 봐야 할까. 뜻도 모르고 사용하는 질 나쁜 욕설 때문에 모든 비속어가 근절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기성세대의 잣대를 가지고 10대의 언어 습관과 문화를 판단하는 건 무리다.
권 교사는 "늘 바르고 곧은 사람보다 조금 흐트러지고 빈틈 있는 사람이 더 인간적으로 보일수 있듯이, 비속어도 그런 윤활유와 조미료 같은 매력을 지닌다. 물론 성(性)적인 의미를 담거나 다른 사람을 폄하하고 무시하는 뜻의 비속어, 비어에 해당하는 욕설은 예외" 라고 전한다.
10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올바른 국어 문법을 숙지하고 사용하면 애늙은이 취급을 받기 쉽다. 또래들과의 대화에서도 '왕따' 되는 건 시간문제다. 요즘 흥행하는 영화나 유행하는 게임을 모르면 대화에 낄 수 없듯 비속어도 트렌드인 셈.
김 전임 상담원은 "청소년기는 또래와 유대감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다. 가정에서는 비속어를 쓰지 않지만 밖에 나가 비속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의 경우, 단순히 언어 습관의 문제라기보다는 또래와의 결속력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고 지적한다. |
낯 뜨거운 비속어 의미, 자녀와 공유할 필요 있어 |
우리 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X나' '18'을 입에 달고 사는 세상이다. 맑은맘심리상담센터의 강석영 원장은 "자녀에게 '욕하지 마라' '욕하는 친구 ○○를 멀리 해라' 등의 부모 얘기는 오히려 부모에 대한 반발심을 갖게 할 뿐이다. 비속어로 아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 그 마음을 먼저 읽는 게 부모의 역할" 이라고 강조한다. 단, 많은 청소년들이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의 가상 현실에서 새로운 비속어를 접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가정에서 게임과 인터넷 사용 시간을 어느 정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경기 가운고등학교 왕수애 교사는 "'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을 억지로 막으려 하기보다는 그들의 언어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고 비속어 사용을 줄여 나가도록 하는 편이 현실적" 이라고 조언한다.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을 줄이려면 비속어에 담긴 어원과 그 속뜻을 알려주어 사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비속어를 사용하는 자녀의 언어생활, 숨겨진 내 아이의 이중성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좆같다 '좆' 은 남자의 성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대로 통제되지 않는다' 라는 뜻. 이런 특성을 이용해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좆같다' 고 말한다. 개새끼 개들끼리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것으로, 도덕관념이 없고 상스러운 생명체. 강아지를 뜻하는 '새끼 개' 와는 다르다.
빼도 박도 못하다 간통을 하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 여자의 남편이 들이닥쳤다. 하던 행동을 계속 하기도, 그만두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 그 모습을 묘사하여 나온 말. 쪽팔리다 얼굴의 속된 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쪽' 을 시집간 여자의 비녀를 꽂은 머리로 풀이하면 여성의 몸이 팔려 가는 것으로 해석되어 부끄럽다는 의미다.
꼬붕 스모 선수들의 뒤를 닦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다른 사람의 허드렛일을 하는 부하나 하수인을 뜻한다. 짱으로 대표되는 오야붕의 반대말. 엿 먹어라 조선시대 남사당패의 은어에서 유래됐다는 설. '엿' 은 여자의 성기를 의미하고 여자한테 잘못 걸려 된통 혼 좀 나보라는 의미가 담겼다. 출처 <B끕언어> |
Weekly Theme Part 2 |
비속어에 대처하는 |
상황별 3Step 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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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가 아이들 스트레스의 해방구 역할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권장할 수는 없다. 비속어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영향력이 크기 때문. 가정에서 학교에서 혹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속어와 멀어지는 생활 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에 대처하는 상황별 3Step 솔루션을 소개한다. |
취재 유병아 리포터bayou84@naver.com 도움말 문수미 교사(청운중학교) 최해숙(아동상담·청소년심리치료 전문가) 김유진(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상담 강사) 참고 도서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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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1 가정에서 "단호하게 그러나 강압적이지 않게" |
김미숙(46·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외출해서 돌아오니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방에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더라고.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아들은 그가 들어온 줄 몰랐다. 전화 통화 내용을 들으니 욕과 은어 사용이 지나치게 많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는 김씨. 엄마 앞에서는 전혀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충격은 컸다. 알면서 그냥 둘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어떻게 말을 꺼낼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망설이다 남편과 상의 끝에 단호히 대처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Action 김씨는 주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나름의 잣대로 아들에게 잘못된 언어 습관을 고칠 것을 당부했다. 핵심 내용은 '욕은 반드시 고쳐야 함을 주지시키되 강압적인 말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고쳤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를 심어주는것. 청소년들이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욕의 몇 가지 뜻도 전했다. 다만 줄임말 같은 또래 집단이 사용하는 은어는 부분적인 예외 규정을 두어 고쳐나갈 것을 부탁했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포상하는 원칙을 세웠다.
Tip 실천 방법으로 언어 기록 수첩을 작성한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언어에 대한 짤막한 기록을 제출하는 것. 아들이 처음 제출한 기록 수첩에는 주로 욕에 대한 나열이 일반적이어서 부모가 함께 참여했다. 아빠의 운전 중 잘못된 언어 습관이나 엄마의 지나친 잔소리를 반성하다 보면 아이도 자신의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부모가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하면 금상첨화. 이런 과정을 6개월 정도 지속하면서 김 씨는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
STEP 02 학교에서 "교육부 주도 언어 문화개선 프로그램 참여" |
쉬는 시간의 한 중학교 교실. "존나!" "개 열심히 해." "아! 씨X아, 안습." 욕과 비속어, 은어가 난무하는 이런 광경은 특정 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모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는 송모 교사는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꼭 큰소리로 선생님이 왔음을 알린다고 했다. "도덕 교사로서 바른 인성과 예절 교육을 시키는 것이 당연하고 노력하지만 갑자기 바꾸기가 쉽지 않아요. 선생님이 왔음을 알려서 바르지 않은 말을 중단하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송 교사는 학생들의 인성이 나빠서가 아니라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몰라서 못 고치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에서 지속적인 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ction 충북 청운중학교는 2013년 초 언어 문화 개선 부문에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매달 11일을 '세움의날' 로 정한 후, 교사는 학생에게 존대를 하고 학생들은 고운 말만 사용하도록 한것. 아침 자습 시간에 언어 반성 수첩을 작성토록 해 자신이 사용한 고운 말은 무엇인지, 나쁜 말은 무엇인지, 무슨 말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기록하게 했다. 지도에 참여한 문수미 교사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아무 의미 없이 욕이나 은어 등 잘못된 언어 습관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며 "학생들은 자신의 언어를 글로 써보고 민망해하며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 전했다.
Tip 교육부는 학생 언어 문화 개선 사업으로 학생들이 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하고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학교 폭력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제들이 결국 잘못된 언어 사용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언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 바른 언어 습관은 가정과 학교에서 병행해야 효과가 있는 것. 학생 언어 문화 개선 홈페이지(http://kfta.korea.com)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시행되는지를 보면 가정에서 언어 지도를 하는 방법에 대한 팁도 얻을 수 있다. |
STEP 03 상담실에서 "심각한 수준이라면 전문가 도움을" |
12세 민석이(가명)는 분노 조절 장애로 학교생활이 어려워 치료를 받고 있다. 화가 나면 교실에서 선생님이나 급우를 향해 물건을 던진다.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모범생 효진이(가명)는 카톡 방에서는 엄마를 '년' 이라고 부르며 심한 욕으로 불만을 표시한다. 아동상담·청소년심리치료 전문가 최해숙씨는 "욕을 심하게 하는 아이의 경우 심리 상태를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고 설명한다. 불안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이 욕이라는 매개체로 자신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사례가 있는 것. "효진이처럼 학습에 대한 부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이 욕이나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며 "심리치료를 통해 불안이나 상처가 회복되면 잘못된 언어습관도 교정되니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고 설명한다.
Action 전문가 치료 과정에는 자녀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교육도 같이 진행된다. 자녀의 문제에는 당연히 부모의 관계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 이런 관점에서 자녀의 언어에 문제가 있다면 부모의 언어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용린 교수도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라는 책에서 아이가 거친 말을 사용하면 부모가 평소에 사용하는 말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특히 아이를 야단칠 때나 다른 사람에게 언성을 높일 때 쓰는 표현은 아이가 그대로 따라 배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Tip 아이가 거친 욕을 했을 때 때리거나 심한 모욕을 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아이의 공격 성향만 부추길 뿐이며 한번 아이를 야단쳐서 제압하면 다음에는 더 심하게 야단을 쳐야 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시선을 끌기 위한 욕은 일단 무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왜 욕을 하는지 원인 파악이 중요. 지난 해 EBS에서 방영한 <언어폭력개선프로젝트 2부작>을 자녀와 함께 시청하는 것도 한 방법. 세상을 병들게 하는 욕이 실제로 우리 뇌와 가정을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지 체험할 수 있다. |
자녀의 바른 언어 사용을 북돋울 수 있는 말 5가지 1 무슨 일이 있거나 어떤 말을 하고 싶으면 꼭 엄마 아빠에게 얘기해. 우리는 항상 네 편이란다. (지지) 2 네가 말한 게_______하다는 의미니? 많이 힘들었겠구나. (공감) 3 말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네 의견은 어때? (존중) 4 너는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네가 자랑스러워. (칭찬) 5 말하는 습관이 한 번에 고쳐지진 않아. 괜찮아. 같이 노력해보자. (격려) 자료 청예단 학교폭력 SOS지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