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청명지맥(淸明枝脈)은 한남정맥 소실봉(186.1m) 남쪽 1km지점에서 남쪽으로 분기하여 청명산(190.1m), 삼성전자와 동탄 신도시, 여계산(158.6m), 석산을 지나 황구지천이 진위천에 합류하는 평택시 서탄면 마두리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30.6km되는 산줄기를 말한다. 그러나 실제 거리는 43km가 되는 것으로 봐서 30.6km는 합수점까지 도로따라 이어지는 도시구간 4km 정도는 뺀 거리로 추정된다. 또한 노적봉, 매미산, 석산 등 지맥에서 떨어진 봉우리 왕복거리도 도상거리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이 구간 최고봉은 청명산 190.1m이고, 지맥 상당부분이 도로와 공장지대를 지나지만 부자동네라 그런지 다른 곳이라면 가시잡목으로 뒤덮였을 공간을 둘레길이나 산책로로 조성하여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10월 3일 60km 트레일런대회를 왼쪽 무릎 통증때문에 고통스럽게 마치고 쉴 겨를도 없이 다음날 새벽 요양병원에 누워계신 장인어른을 뵈었다. 곡기를 끊다시피하여 피골이 상접한 모습을 보니 마음은 더욱 무겁다. 장인어른 스스로 집으로 돌아가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 했다. 늦게까지 요양병원에 있다가 일어섰다. 장인어른 뵙는 것만으로도 몸은 하루 휴식이 되었다. 산행준비를 하면서 무릎통증이라는 놈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기에 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가되, 10월 6일에는 마치는 것으로 계획했다. 무리하면서 한번에 마쳐야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렸다. 그래야 중국여행(중학교 동창 57명, 10월 8~11일 상하이 등 여행)을 마음 편하게 갈 수 있으니깐..
★ 산행개요
- 산행코스 : (첫날) 구성역-외실봉-한남정맥 분기점-청명산-매미산-죽미령-세마역, (둘째날) 세마역-여계산-석산-노적봉-쌍수봉-합수점
- 산행거리 : 전체 48.0km (실제 지맥거리 43.0km, 접속 3km / 헛발품 1.5km / 하산 0.5km)
(첫날) 전체 28km (실제거리 23.7km, 접속 3.0km / 헛발품 1.0km / 하산 0.3km)
(둘째날) 전체 20km (실제거리 19.3km, 접속 0.2km / 헛발품 0.5km)
- 산행일시 : (첫날) 2026년 9월 5일(일) 08:30~17:30 (9시간)
(둘째날) 2026년 9월 6일(월) 08:30~14:50 (6시간 20분)
- 교통편 : (첫날) 往조치원-수원<무궁화>, 수원역-구성역<지하철> / 來세마역-천안역<지하철>, 천안-조치원<무궁화>
(둘째날) 往조치원-천안역<무궁화>, 천안역-세마역<지하철> / 來평택 회화리-진위역<시내버스>, 진위역-천안역<지하철>, 천안역-조치원역<새마을>
- 소요비용 : 43,900원 / (식사) 11,000원, (기차) 18,500원, (지하철) 8,900원, (시내버스) 4,500원
★ 흔적들
<첫날>
버스를 타고가면서 06시 21분 오송역-동탄역 KTX표를 반환하고 06시 39분 조치원-수원역 새마을호 기차표를 급하게 구입했다. 눈앞에서 1005번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기차표를 바꾼 것은 도저히 KTX 기차를 탈 수 있는 시간이 되질 않아서였다. 대체할 수 있는 교통편이 있다는 것이 여행자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수원역에서도 구성행 지하철을 놓쳤다. 또 20분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이상하리만치 한번을 놓치면 연이어 놓치는 현상이 발생한다. 머퍼의 법칙처럼.
구성역 3번 출구를 나와 300미터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삼막곡 제1지하차도를 통과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한 셈이다. 이어 나타나는 삼막곡 교차로 지하차도를 통과하여 고가도로(산수로)를 따라 진행하자 고갯마루에 숲길로 이어진 흔적이 있다. 가는 길에 용인 보정동 고분군도 만난다. 신라가 한강유역으로 진출한 6세기 중후반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조성되었다.
숲길을 확인하고 시멘트 포장도로에 앉아 사과를 먹으며 산행채비를 했다. 안타깝게도 스틱은 휘어져 있고 흔들거린다. 약한 충격에도 부러질 태세다. 휘어진 스틱을 들고 숲길로 들어섰다. 오른쪽 펜스는 상수도 보호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외솔봉(157m)에 이르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내려갔다. 외솔봉에서 한남정맥 분기점까지는 평지처럼 이어져 있다.
분기점에 도착했다(09:22). 구성역에서 분기점까지의 거리는 정확하게 3km다.
편하게 이어지던 길은 영동고속도로 절개지가 나타나며 오른쪽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했다. 고속도로를 굴다리를 통과한 후 올라서자 수원시 자원순환센터로 향하는 넓은 길과 교차한다. 가시덤불을 헤치자 숲길은 뚜렷하게 이어진다. 통신탑이 있는 158.8봉에 이어 태광C.C. 골프장 한가운데를 지나야 했다. 필드에는 골퍼들이 많다. 좋은 날씨에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캐디가 막아섰다. 사정얘기를 하니 팀장을 만나고 가라고 한다. 카트를 탄 팀장이 오더니 바로 정문으로 내려가라고 하자 어차피 트랙도 그렇게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정문을 지나 오른쪽 필드를 가로질러 가야했지만 연습구를 치는 사람들 눈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다.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휘어져 숲길로 가야하는데 골프인을 위한 쉼터에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애매하다. 할 수 없이 공사장 사이 잡목과 칡넝쿨을 뚫고서 한발자욱씩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펜스가 기울어져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올라온 후 칡넝쿨을 밟고 올라가자 숲길로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펜스가 가로막고 있다. 펜스 건너편에는 왼쪽에서 올라온 넓은 등산로가 있다. 자은근린공원 산책로 길이다. 소나무에 의지하여 펜스를 건너자 얼마 지나자 않아 뜰어져 있는 펜스를 발견하고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진행방향에 유의하며 자은공원 산책로 따라 가다가 용인-흥덕 42번 국도 연결통로를 넘어서자 텃밭이 자리한 날머리에서 전원주택을 왼쪽에 두고 용인시 경계 둘레길로 올라섰다. 용인과 수원시 경계표시가 있는 지점에 이르자 청명지맥의 주봉인 청명산(190.1m)이 위치해 있다. 지하철 청명역이 있는 만큼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라 할 수 있다. 청명산(淸明山)은 그 이름처럼 사방팔방 훤히 내려다 보이는 조망 때문에 붙여졌지만, 지금은 나무가 우거지면서 조망을 가리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군인들이 천명(天命)을 이어가는 유명한 산이라고 해서 천명산(天命山)이라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청명산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블카운티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철문을 통과했지만 노블카운티 사유지 출입문은 닫혀있다. 우회하여 도로로 내려섰다. 점심식사 시간이라 사방을 둘러보니 식당이 꽤 많이 보인다. 이번 구간은 도심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기 때문에따로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았다. 식빵 두개를 간식거리로 갖고 왔을 뿐이다. 가까운 식당에서 해장국을 주문하여 한 그릇 비우고 일어섰다.
트랙을 보면 경희대를 가로질러 가도되지만 쑥고개를 터치다운하고 돌아나왔다. 그런 다음 길을 건너 경희대가 있는 왼쪽 숲길로 올라섰다. 트랙이 안내하는 방향인 경희대 체육대학 건물 앞으로 나와 선승평화홀 오른쪽 사면을 따라가자 등산로가 나타난다. ㅣ
장성한 아들과 함께 산행하는 일가족을 만난다. 아버지가 인생상담하는 것으로 봐서 정부출연연구소의 꽤 높은 직책의 사람인 것 같다. 박사과정 중인 아버지의 설명에 아들이 호응을 했다.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삼거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매미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쭉 이어진 녹색 펜스 안쪽으로는 삼성전자 기흥공장이 위치해 있다. 작은매미산(151.9m)을 지나 매미산(157.2m)에 도착했다(13:24). 여름철 매미 소리가 유난히 정겹게 들린다는 매미산(157.2m)은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에 위치하여 수려한 산세 덕에 선산(蟬山)이라 일컫기도 한다. 산의 동쪽으로는 기흥저수지가 펼쳐져 있다
그 가족과 이별하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데는 11분이 소요되었다. 의자에 앉아 커피한잔하며 잠시 숨을 고른다.
이어진 호젓한 산책로를 따라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우회하여 농서근린공원과 ‘테라타워’를 지나 넓은 주차장을 경유하여 318번 지방도에 내려섰다(14:11).
길을 건너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자 희미한 흔적이 나타난다. 얼마가지 않아 희미한 흔적은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은 만나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외벽을 따라가게 된다. 메타세콰이어 숲길도 지났다. 육교를 만나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육교를 건넜다. 개나리공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반송정이 있는 곳에서 잠깐 숲길로 들어갔다가 나와야 했다. 시내를 관통하는 도로를 지날 때 사람들은 여유가 넘친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위력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가는 길에 육탄10용사 공원이 나타났다. 육탄 10용사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자주포를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몸을 지니고 적의 진지로 돌진한 10명의 국군 장병을 말한다. 대한민국 군 역사에서 대표적인 살신성인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주다산 교회 옆 필봉산 등산로 입구를 따라 올라 86.8봉인 헬기장에서 북삼미로에 내려섰다. 경기도교육청이 자리한 입구 오른쪽에서 다시 숲길로 들어서면 삼각점(용인 408)이 있는 92봉에 도착한다(16:35).
92봉을 내려서면 북오산 IC 통과하는 굴다리를 지나 맞은편 칡넝쿨이 어우러진 절개지로 올라 구간 마지막 봉인 반월봉(113.7m)에 이르게 된다. 근처에는 ‘新유엔군 초전기념비’가 자리한 ‘죽미고개’가 있다.
1950년 7월 5일 이 고개에서 한국전쟁의 유엔군 첫 전투가 벌어졌다.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는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에 최초로 투입된 미군 지상전투부대였지만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는데 실패하고 철수하게 된다. 스미스 중령이 이끄는 특임대가 전투에선 패배했지만 지북한군의 전투력과 전차 전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는 있는 전투였다. 죽
미령에는 이 전투를 기념하고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1982년에 세운 유엔군
초전기념비가 있고 반대쪽에는 수도권 제 2고속도로 북오산 나들목이 자리잡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