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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 55
S#1-0 궁의 다른 일각(밤)
신라의 화랑 검무단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정도의 짙은 화장을 한 채 준비하고 있다.
신라인 : 다음이 우리차례다. 모두 준비하거라.
모두 : 예.
하는데.. 이때.. 유난히 빛나는 한명의 눈동자. 기루다.
S#1. 궁 마당(밤)
77씬과 같은 상황에서.. 승무가 끝나고.. 모두들 박수를 치는데..
이때.. 이어서 무대로 들어오는 십여 명 정도의 신라화랑 검무단.
보량 : (장에게) 이번엔 신라에서 준비한 화랑 검무인가 보옵니다.
장 : 예에 안 그래도 보고 싶었습니다. 신라에서는 화랑검무가 그리 유명하다지요?
보량 : 예.
하면.. 음악과 함께 검무가 시작되고..
그렇게 멋있는 검무가 추어지는 가운데..
이를 흥겨이 보는 장의 모습.
다시 검무를 추는 기루.
보는 장.
다시 검무를 추는 기루.
보는 장.
다시 검무를 추는 유난히 빛나는 기루의 눈동자.(54부 엔딩)
장, 그런 기루를 본다. 누군지는 알 수 없는 표정.
기루는 검무단과는 떨어져 독무를 추며.. 서서히 단상 쪽으로 향한다.
다른 검무단은 그런 기루가 의아하나.. 그냥 자신들의 춤을 추고..
그렇게 다가오는 기루를 보는 장.
잠시.. 기루와 장의 눈이 마주치나싶더니 장이 다른데 한눈을 파는 사이..
어느 순간, 삽시간에 기루는 계단을 올라.. 장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여시종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순간 놀라는 장. 놀라는 왕구. 놀라는 대장. 놀라는 보량.
기루는 장을 보고..
장은 그제서야 기루임을 아는데..
기루 : 둘이 해결하자.
장 : ......
이미 왕구, 대장, 친위대들 모두 쫙 모여들었다.
그러나 장은 기루의 위협에 순응하여 기루를 응시한 채 뒤의 사당(혹은 근정전 분위기)으로 들어간다.
왕구 : 폐하!
장 : ..둘이 해결할 문제다!
하고는 들어가는 장과 기루.
S#2. 사당 안(밤)
사당 안은 여러 장식들과 기둥들이 있는데..
장이 뒷걸음으로 들어오고.. 기루도 칼을 들이댄 채 들어온다.
장과 기루, 팽팽히 서로를 노려보는데..
S#3. 궁 마당(밤)
당황한 왕구, 어찌할 줄을 모르는데..
대장이 가까이 와서는..
대장 : (다급히)누굽니까?
왕구 : 모르겠네.
대장 : (분통) 신라황제가 보낸 것입니까?
왕구 : (자신도 의아하여) 아닌 듯한데..
대장 : (당장 들어갈 기세로) 치고 들어가야 합니다!!
왕구 : 계획 없이 들어가면 폐하께서 먼저 당하시오.
대장 : 허면 어쩝니까!
왕구 : 우선 위사부 병사들은 모인 사람들부터 뒤로 빼주시오!
대장 : 예.
S#4. 사당 안(밤)
기루, 말없이 장의 목에 칼을 들이댄 채
온갖 감정이 북받치는 듯 쳐다보는데..
장 : (침착하게) 죽이러 왔어? 죽으러 왔어?
기루 : .....!
S#5. 궁 마당(밤)
친위대가 사당 문 앞에서 조금 떨어져서 둥글게 쫙 깔려 있고
사당 문 바로 앞에는 왕구와 대장만이 있는데..
친위대1, 2가 오고
친위대1 : 준비됐습니다!
왕구 : (안에는 안 들리도록) 너는 1조를 데리고 지붕으로! 너는 2조를 데리고 뒷문으로!
친위대1.2 : 예! (빠지고)
이때.. 목나수가 뛰어온다.
목나수 : 어찌된 것입니까?
왕구 : 알 수가 없네만 폐하께서 둘이 해결할 문제라 하십니다.
목나수 : ..(그말에서 느껴지듯) ..그럼.. 사택기룰겁니다.
왕구 : (사당 문을 보며)......!
대장 : (사당 문을 보며)......!
선화 : (놀란 E) 뭐? 자객?
S#6. 선화의 대기 방(밤)
선화, 초기, 보명 있는데.. 급히 전한 범로.
범로 : 예.. 화랑 검무단 중의 한명이 느닷없이 폐하에게 칼을 겨누며..
선화 : 폐하께서는? 폐하께서는?
범로 : 둘이 해결할 문제라시며..
선화 : (벌떡) 기루다! 도함공이야!
하며.. 선화는 이미 뛰쳐나가고.
초기보명범로도 ‘공주님!’하며 따라나간다.
S#7. 사당 안(밤)
장과 기루가 아직도 마주보고 있는데..
장 : 죽이러 왔어? 죽으러 왔어?
기루 : ......
장 : ..내가 죽는다면 그건 너일 거라 생각했고, 니가 죽어야한다면, 그건 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루 : (픽 웃으며) 일치하는 게 하나는 있었구나.
장 : (다시) 죽으러 왔어? 죽이러 왔어?
기루 : . 다.
장 : ......
기루 : 이제 내겐 섬길 나라도 가슴에 품고 갈 연모도 피붙이도 없으니,
가는 길이 너무 외로울 거 같아서.
장 : ......
기루 : 같이 가자.
장 : .....
기루 : 같이 가!
하며.. 기루가 장을 내리치려고 칼을 드는데..
장, 일부러 그 틈을 노린 듯.. 피하고..
기루, 칼을 쥔 손을 다시 다잡고 장이를 향해 돌진한다.
장, 기둥을 이용해서 피하고
기루, 장을 향해 칼을 꽂는데.. 기둥에 박히고.. 기루가 칼을 뽑아 장을 내리치는데..
기루의 손목을 잡는 장.
두 사람의 힘겨루기가 있고.
어느 순간 칼이 바닥에 나뒹군다.
두 사람 모두 칼을 향해 돌진하는데..
장이 먼저 칼을 집으려는데.. 뒤의 기루가 장을 때려눕힌다.
둘의 육박전이 이어이지다가
다시 칼을 잡는 기루, 장의 목에 또다시 칼을 들이대고..
기루 : 너만 아니었으면 신라의 충신으로 살 수 있었어!
너만 아니었으면 선화공주와 신라가 내 것이었어!
너만 아니었으면 존경하지도 않는 부여선을 주군으로 받들지도 않았어!
장 : ........
기루 : 니가 내 자릴 뺏어간 순간, 내게 남은 건 배신자의 길밖에 없었어. 패배자의 길 밖에 없었어.
악행밖에는 할 것이 없었어!! 그게 벗어날 수 없는 내 운명이 되어버렸어!! (하며 절규하는데)
장 : (가련한듯 보고)
기루 : 그러니 같이 가자! 나를 나락으로 빠뜨린 너를 데리고 가야 해!
장 : ......
기루 : .......
장 : (자신의 지난날을 돌이켜보듯)
벗어날 수 없는 게 운명이 아니라, 피할 수 있는데도 그 길로 가는 것이 운명이야!
기루 : .......!
장 : 벗어날 수 없었다고?
기루 : ......
장 : 넌 언제나 벗어날 수 있었어! 다만 처음부터 가고자하는 네 길! 네 길이 틀렸을 뿐이야!
기루 : ......
장 : 소중한 것을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을 위해서, 죽을 지도 모르면서 악행에 맞서는 길이어야 하고,
죽기보다 힘들 줄 알면서, 지키는 연모여야 해!
기루 : .......!
장 : 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배신을 악행을 권력을 선택했으면서, 이제 와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쉬운 변명이 어딨어?
기루 : (바로 받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영달을 원해!
장 : 너처럼? 누구나 너처럼?
기루 : 내가 뭘? 내가 무슨 그런 큰 죄를 지었어?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두에게 버림을 받을 정도로 지은 큰 죄가 뭐야?
대체 그게 뭐야?
장 : .......
기루 : .......
장 :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은 죄!
기루 : (눈에 불꽃이 일고)
S#8. 궁 마당(밤)
지붕위에 올라가 있는 친위대1조.
뒷문에 포진되어있는 친위대2조.
곳곳의 친위대원들이 보이는 가운데.. 사당 문앞.. 왕구, 대장, 목나수만 있는데..
선화가 사색이 되어 뛰어온다.
S#9. 사당 안(밤)
기루와 장, 서로 뚫어지듯 보고 있는데..
장 : 넌 신라도 공주님도 하늘재 사람들도 격물도 니 인생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어.
기루 : ......!
장 : 필요에 따라 연모를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나라를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존경하지도 않는 주군을 따랐지!
기루 : ......!
장 : 니가 말하는 영달을 위해, 니가 가지고 싶은 자리를 위해, 마치 자리가 너인 것처럼..
기루 : ......
장 : 하지만 자리는 자리일 뿐 네가 아냐.
기루 : ......
장 : 넌 자리만 흠모했지,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어.
기루 : ......
장 : 스스로를 존경하고 사랑했다면, 자리 따위를 위해 너를 그렇게 망가뜨리지 않아.
기루 : .....!
장, 이제는 칼을 의식하지 않는 듯 담담해지고 기루, 고통스러운데..
장 : 내가 공주님을 만나기 위해 연지를 만들고 서동요를 만들던 시각에 넌 뭘 했어?
기루 : (어린 도함이 진평왕에게 거래하는 장면이 회상으로 깔리면?) ....
장 : 넌 신라황제에게 공주님을 놓고 거래를 했어.
기루 : ......
장 : 설레고 가슴 뛰며 사랑을 해야 할 시각에 넌 계산을 하고 있었다구!
기루 : ......
장 : 그러고도 벗어날 수 없었다고?
기루 : ......
장 : 벗어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피할 수 있는데도 언제나 피할 수 있었는데도 넌 니 운명의 길을 왔어.
기루 : ......
장 : 악행의 길인 줄 뻔히 알면서 그런 운명의 길을 니가 선택해 여기까지 왔다고!
기루 : ......
기루, 장을 노려보는데..
장, 이제는 죽음도 각오한듯 담담하게 앞을 본다.
장 : 그러니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해.
기루 : .......
장 : 죽이든지! 죽든지!
기루, 장을 내려칠듯 손을 떨기 시작한다.
장은 그런 기루를 보고..
기루는 떨고.. 장은 보고.. 기루는 떨고.. 장은 보고..
갑자기 칼을 힘없이 놓아버리는 기루.
장, 그런 기루를 보는데..
기루, 장을 보더니..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순간, 자살임을 아는 장, 정신이 드는 듯 기루를 부른다.
장 : 기루야! 기루야!!
기루 : (돌아보며) 거긴.. 너 같은 놈이 없었으면 좋겠어.
장 : .......!
기루 : 거긴.. 내 모든 잘못을 낱낱이 아는.. 그래서 더 나를 미치게 하는.. 너같은 놈은 없는 게 낫겠어.
장 : ......!
기루 : 차라리 혼자 가는 게 낫겠어.
기루, 사당 문을 왈칵 열어젖힌다.
S#10. 궁 마당(밤)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기루가 나타난다.
문밖에서 선화가 두려움과 연민으로 안쪽의 기루를 본다.
기루도 그런 선화를 본다.
잠시 그렇게 얼어붙은 두 사람..
목나수가 기루를 본다.
기루도 목나수를 본다.
이때.. 양쪽에서 친위대가 튀어나와 목나수와 선화를 빼돌린다.
기루의 입가에 자조인듯.. 묘한 웃음이 떠오르더니 앞을 내려다본다.
왕구, 친위대들에게 공격하라는 눈짓을 보낸다.
무표정해진 기루가 버적버적 앞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이때 문 안 쪽에서 장이 나오며 소리친다.
장 : 멈춰라! 쏘지 마라! 화살을 쏘지 마라!
그러나 순간 그 소리가 마치 공격 명령인양 곳곳에 포진되어 있던 병사들로부터
화살이 소나기처럼 날아온다.
기루의 몸에 박히는 무수한 화살들..
기루, 화살이 박힌 채로 걸어가다가 비틀거리며 천천히 걸음이 느려지더니 어느새 푹 쓰러진다.
목나수가 달려오고.. 장이 멈춰 선다.
기루 : (목나수에게) 박사님..
목나수 : ......
기루 : ..박사님..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목나수 : .....
기루 : 제가 박사님마저.. 죽였다면.. (하고는 눈물을 흘리는데)
목나수 : (기루를 부축한다) ..기루야..
기루 : ..박사님..
하는데.. 이때.. 선화가 다가와 연민으로 기루를 본다.
기루 : 공주님..
선화 : ......
기루 : 이렇게 비천한 화랑의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합니다.
선화 : ......
기루 : 하지만.. 그건 믿어주십시오.
선화 : ......
기루 :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당당한 화랑으로 공주님 앞에 서는 것이..
공주님을 연모하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선화 : ......
기루 : 공주님에 대한 설레임은 숨기고.. 폐하와의 약속을 수행하는 것이..
연모하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선화 : ......
기루 : 그게.. 저의 가장 큰 죄인 줄도.. 가장 치명적인 죄인 줄도 모르구요.
선화 : ..(역시 눈물이 고여 가는데)..
기루 : (눈물이 고여 가고) 하지만.. 있었습니다.
제게도.. 공주님에 대한 설레임과 연모가 분명.. 있었습니다.
선화 : ......
기루 : 이젠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요..
눈물 때문인지.. 기루의 시선으로 보는 선화의 얼굴이 흔들린다.
그 위로.. 기루의 회상..
S#10-1 몽따주 회상(새로 찍을 부분 포함)
(6부 20씬중 어린 도함, 어린 선화)
선화 : 너는 마를 먹어본 적이 있느냐?
김도함 : ..없습니다.
선화 : 백성들이 마를 먹는 것을 본적은 있느냐?
김도함 : ..없습니다.
선화 : 그래서 바꿨다.
김도함 : .....
(새로 찍을 회상)
#산 일각.
어린 도함과 어린 구산이 산을 돌아다니며.. 마를 찾고 있다.
그리고는 마를 찾아 얼른 먹어보는 도함. 맛이 없자 퇴 뱉는데..
구산 : 그러게 왜 마는 드시겠다고 이러세요?
도함 : ..(그래도 다시 먹어본다)
구산 : 공주님께 당한 것이 분하셔서 그런 것입니까?
도함 : (먹으며) ..아니다.
구산 : 그럼요?
도함 : 예뻐.
구산 : 예?
도함 : 그분이 하라는 건 다 하고 싶어.
#궁 일각
어린 선화가 춤을 추고 있는데..
마 한뿌리를 들고는 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어린 도함.
좋은지.. 웃는다..
#운정사 일각
선화가 있는데.. 이를 멀리서 보는 성인 기루. 좋은데..
#하늘재 공방
성인 기루, 활을 만들고 있다.
활을 만드는 기루의 얼굴엔 웃음이 피었는데..
옆에 있던 범로.
범로 : 누굴 줄 건데 그렇게 실실 거려?
기루 : 내가 실실 거렸어?
범로 : 그래. 아까부터.
기루 : 그래?
하고는 또 웃으며 활을 깎는 기루의 손.
기루의 눈. 기루의 입가. 모두가 웃고 있는데서.
S#11. 궁 마당(밤)
현재로 돌아오면.. 웃었던 그때를 생각하는 듯, 웃고 있는 기루의 입가. 눈가.
이를 보는 선화. 그리고 그 옆의 장.
그리고는 서서히 눈을 감는 기루.
풀샷으로 전경이 비춰진다. 그 위로..
기루 : (E) 제게도 있긴 있었습니다..
누구도 모르고 누구도 인정하지 않지만 제게도 단 한분만을 위한 설레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십시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복하십시오.
S#12. 절 일각(낮)
활활 타오르는 불길.
화면 넓어지면 불길을 보고 있는 목나수, 기루를 화장하고 있다.
(시간경과)
컷컷으로 불길이 점점 사그라드는데..
이때..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고..
범로 : (E) 박사님, 비가 옵니다!
목나수 : (보고)
범로 : 어서 피하십시오.
목나수, 비를 피하지 않은 채 사그라져가는 불길을 본다.
목나수 : (E) 구름이 산을 넘어 비를 낳고.. (OST의 가사 중) 산이 구름을 안아 해를 낳고..
S#13. 능선
목나수와 범로가 짚으로 만든 우장을 쓰고 가는데..
목나수 : (E) 기루야.. 이젠 꽃빛 속에 살아라.
하며 가는데..
범로 : 그 나쁜 놈에게 뭐라고 맘을 쓰십니까?
목나수 : ......
범로 : (자기도 맘은 안 좋으면서) 어쨌거나 저는 속이 시원합니다.
목나수 : ......
범로 : 그 놈이 없어져야 폐하하고 공주님께서 맘 편안하게 사시죠!
비도 오니까 깨끗이 씻겨 갔을 겁니다.
목나수 : 그래 그럴게다.
그러는 사이, 햇볕이 난다.
범로 : 해가 납니다!
목나수 : (해를 보면)
범로 : 지금쯤 궁에서는 잔치 준비하느라 난리가 났을 겁니다.
괜히 저까지 끌고 오시는 바람에 구경도 못했습니다.
목나수 : 그래! 서둘러 가자! 나도 보고 싶다.
범로 : 예 이틀 후면 폐하 혼례식인데 이러다가 늦겠습니다.
범로, 목나수를 채근해서 가고..
그 위로 (E) 흥겨운 음악소리..
S#14. 선화의 대기방 밖
구경꾼들과 시녀들이 모여 수군수군대고..
구경시녀1 : 좀 뵈었으면 좋겠는데, 왜 안보여?
구경시녀2 : 정말 이쁘시다며?
구경시녀1 : 선녀가 따로 없으시대.
하는데.. 나오는 보명, 바쁜 표정이고
보명 : 화장수를 가져 오라는데 왜 아직이야!
시녀1 : (예쁜 물그릇을 들고 뛰어오며) 가져왔습니다!
보명 : 분대(자막:粉黛, 분과 눈썹에 바르는 먹)는 가져왔느냐!
시녀1 : 금방 온답니다.
보명과 시녀1이 들어가고..
시녀들 왔다 갔다 하며 부산한 느낌이고..
S#15. 선화의 대기방
제일 바깥 겉옷부터 속옷 바로 윗 단계까지 있고.. 보석, 가채, 끈, 신발 등등..
선화는 흰 소복만 입은 채, 시녀로부터 화장을 받고 있다.
화려한 화장함에는
화장 붓(동물의 털로 만든 큰 브러쉬), 족집게, 하얀분, 다양한 색깔의 가루, 화장용 먹물 등이 있는데..
먼저 시녀1이 족집게로 선화 얼굴의 잔털을 제거한다. 컷
이어 화장수로 선화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닦고, 컷.
보명 : 분대하실 차롑니다.
시녀가 붓을 들어 선화의 얼굴에 곱게 분을 먹이고. 컷.
먹같은 것을 찍어 눈썹을 짙게 만들고. 컷.
눈썹위에 금가루를 찍어 바르고. 컷.
보고 있는 초기의 긴장된 얼굴이 보이고..
선화 : (침착하려고 애쓰는데)
초기 : (자기가 더 긴장해서는) 긴장하지 마십시오. 숨을 크게.. 크게 쉬십시오.
하며 자기가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하고..
S#16. 침전 밖
두일이 있는데..
역시 시종들과 구경꾼들이 근처에 몰려들어 수군대고 있다.
두일 : (쫓으며) 어허! 오지 말라는 데두!
이때 침전에서 나오는 모진과 은진.
모진 : (시종들에게) 어찌하여 아직도 대파초선(자막:파초잎을 닮은 큰 부채)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냐!
은진 : 저기 옵니다.
이때, 왕구와 여시종 두명이 대파초선을 들고 급히 오고..
S#17. 침전
장, 대례복을 갖추고 있는데..긴장된 모습이고..
범로, 장이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헤헤거린다.
범로 : 떨리시옵니까?
장 : (웃고)
범로 : (짓궂게) 그렇게 떨리시옵니까?
장 : (웃고)
왕구 : (E) 이제 나오십시오. 폐하!
하면..장의 표정이 다시 엄숙해지고.. 나가는데..
S#18. 선화의 대기방 밖
아까의 구경꾼들이 또 몰려와 있고..
시녀1 : 이제 나오십시오.
문이 열리고 선화의 화려한 치맛자락이 보인다.
아름다운 자태에 놀란 듯.. 구경꾼들의 입이 딱 벌어지고
보명과 초기가 선화의 치맛자락을 잡고 나오는데..
치맛자락을 제외한 선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S#19. 궁 마당
화려하게 꾸며진 식장이 있고..
단상에는 의례복을 입은 고모(홀기를 부를 사람)와 시녀둘이 올라와 있다.
마당 양쪽 끝에서부터.. 선화와 장이 각각 걸어온다.
시녀들이 든 대파초선으로 얼굴이 가려져 있어.. 서로 볼 수 없다.
뒤에는 모진과 보명이 따르고 있다.
점점 다가오는 선화와 장.. 마주보고..
모진 : 앞에 오셨습니다. 오른쪽으로 도십시오.
보명 : 왼쪽으로 도십시오.
하면, 두 사람이 앞을 보고 나란히 선다.
상석에 앉은 우영모와 보량이 보이고.. 컷
두 사람이 천천히 단상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가려진 부채 뒤에서는..
장, 고개를 흘깃 돌려 선화를 본다.
선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인다. 이를 보고 웃는 장에서 컷.
이번에는 선화가 살짝 장을 쳐다본다.
장, 시선을 느낀듯 마주본다. 두 사람 눈이 마주치고 웃는데..
모진 : (낮게 E) 모두가 지켜보고 계십니다. 앞을 보십시오.
장과 선화, 정색하며 앞을 보며 가고..
이들을 보며 웃는 은진, 우수, 범로, 초기의 모습이 보이고..
두 사람이 단상 위로 오르면..
고모 : 서동부서(胥東婦西).. 하십시오
(자막 :신랑은 동쪽에, 신부는 서쪽에 서다)
장과 선화 자리를 잡고 서면..
시녀들이 부채를 내리며 뒤로 물러서고..
선화와 장, 비로소 얼굴이 다 드러나.. 서로의 얼굴을 본다.
고모 : (E) 서부종자옥지(胥婦從者沃之)..하십시오.
(자막 :신랑 신부는 손을 씻고 수건을 닦는다)
시녀들이 물을 가져오면..
선화와 장이 손을 씻고.
컷. (시간경과)
선화와 장이 절을 하고 있는데..
한켠.. 이를 보는 있는 우영.. 쓸쓸한 얼굴이다.
우영모, 그런 우영을 보고 마음 아픈데..
우영, 어딘가로 사라진다. 이를 보는 목나수.
컷. (시간경과)
고모가 갈라진 표주박 하나를 나눠
모진과 보명에게 나누어주고..
고모 : (E)시자각짐주(侍者各斟酒)..하시고
(자막:도와주는 사람들이 표주박에 잔을 채운다)
모진, 보명이 표주박에 술을 채우고..
고모 : (E) 거배상호서상부하(擧盃相互胥上婦下).. 하십시오.
(자막 :표주박 술잔을 서로 바꾸는 순서)
상 아래로 서로의 표주박을 바꾸는데..
장의 잔이 위로 가도록한다.
고모 : (E) 각거음진찬(各擧飮進餐)..하십시오.
(자막:신랑 신부가 술을 마신다)
장과 선화가 술을 마시고..
컷.(시간경과)
이제 모든 식이 끝났는지..
장과 선화는 하객들을 향해 마주서고
고모 : (E) 두분께서는 백제황실의 어르신인 태황후와
신라황실에서 대부로 보내신 보량법사께 절을 하십시오.
하면.. 우영모와 보명이 나오고,..
장과 선화가 절을 한다..
그 위로 장엄하게 음악이 울려 퍼지고
선화와 장이 마주 보고 웃는다.
고모 : (E) 이로서 대백제의 황제폐하와 신라국의 선화공주께서
부부의 연으로 맺어졌음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바입니다.
S#20. 연회장 마당(밤)
축하 연회가 열리고 있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고.. 술동이가 들여지고,
잔치음식들이 날라져오며.. 잔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는데..
왕구, 대장과 귀족들도 보이고..
일각에 맥도수, 범로, 고모, 두일, 약산 등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맥도수 : 내 평생 이렇게 기쁜 날은 처음일세. 그려!
범로 : 아버지. 우리도 혼례식 치러줘요.
맥도수 : 우리도..라니?
범로 : 초기하고 나. 폐하께서 장가드시니 나도 가고 싶다구요.
맥도수 : 가고 싶냐? 그럼 이 애비부터 처리하고 가.
범로 : (울상이고)
맥도수 : 그나저나 폐하께서는 음양의 이치를 알고는 계실라나?
미리 교육을 시켜드렸어야 했는데 그걸 깜빡했네.
두일 : 그런 건 일자무식인 저도 다 알아서 합니다요.
맥도수 : 그런가?
두일 : 걱정마십시오. 지금쯤 잘 치르고 계실겁니다요.
맥도수 : 그래도 뻣뻣하신 분이라.. 여염집 같으면 (손가락 내밀며) 콕 뚫어서라도 볼텐데..
폐하시니 그럴 수도 없고.
S#21. 합방 방밖(밤)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오고 가는데..
모진, 은진, 우수 있는데..
모진 : 결발 의식(자막:結髮:머리카락을 묶는 합방 절차)은 준비되었느냐?
은진 : 예.
모진 : 향유는?
은진 : 준비됐습니다.
모진 : 참은?
우수 : 들어갔습니다.
가까운 근처의 보명과 초기.
보명 : 결발에 쓸 머리카락을 잘라두었느냐?
초기 : (자기가 더 흥분) 예.
보명 : 세족(자막: 洗足, 신부의 발을 씻는 절차)에 쓸 물은?
초기 : 준비됐습니다.
하면.. 보명이 모진에게 다가가
보명 : 모든 준비가 된 듯합니다.
모진 : 예.. 알겠습니다. (뒤의 사람들에 대고) 모두 다섯 보 밖으로 물러나십시오.
모두 : (아쉬운듯 물러서고)
모진 : (합방방안에 대고) 폐하, 이제 초야 의식을 시작하실 시각이옵니다.
(사이) 저희가 순서를 불러드릴테니 차례대로 진행하시옵소서.
S#22. 합방 방안(밤)
(큰 침상이 있는 방으로 해주십시오)
침상 위.. 장과 선화가 잔뜩 긴장해서 마주보고 앉아있다.
가운데에는 결발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서..
상위에 각자의 머리카락(한가 닥이 아니고 길고 두텁게), 빗, 가위 등이 놓여있고 큰 촛불이 켜있다.
모진 : (E) 우선 평생 해로를 상징하는 결발을 행하십시오.
장이 공을 들이며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고 있는데..
그런 장의 표정이 너무도 진지해 보이는지..
선화, 웃음기를 띤 채 본다.
장, 웃으며 째려보고..
S#23. 합방방 밖(밤)
모진과 보명 등이 있고, 호위무사들이 와 있고
모진 : 이제 황후마마의 버선을 벗기십시오.
S#24. 합방 방(밤)
선화가 침상에 걸터앉고..
장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선화, 부끄럽게 발을 내미는데..
장, 긴장되는지, 손이 떨리고 이마에 진땀이 날 지경이고..
선화는 웃음을 참는데..
장 : (작게) 신성한 의식입니다! 어찌 웃으십니까?
선화 : (안 웃은 척 시침을 떼는데)
장 : (그런 선화를 보며 미소 짓고)
선화 : (웃고)
모진 : (E) 이제 세족(자막:신랑이 신부의 발을 씻어주는 절차)을 할 순서입니다.
침상 아래에 정화수가 있을 것입니다. 황후마마의 발을 닦아주십시오.
아직, 버선도 못 벗긴 상태라 당황하는 장..
그런 장을 보는 선화. 장의 얼굴의 땀을 손으로 닦아준다.
그러자.. 장, 그런 선화를 바라보는데..
S#25. 합방방 밖(밤)
모진, 보명 등이 있고 이제는 바깥이 더 진지하다.
모진 : (뒤에 대고) 이제 신부의 발에 향분을 바르십시오.
S#26. 합방 방(밤)
선화와 장.. 침상에 걸터앉은 채로 있고
바깥의 주문과는 달리.. 서로의 얼굴만 만지고 있다.
순간.. 둘의 눈빛이 바뀌는데..
S#27. 합방방 밖
밖에서 볼 때도 얼굴을 만지고 있는 둘의 그림자가 보이고
모진과 보명, 당황한 표정이다.
구경꾼들 모두 침을 삼키며 보고..
모진 : (뒤에) 호위무사만 남고 모두 물러나십시오.
모두들 아쉬운 듯 물러서고.. 호위무사들만 남는데..
모진 : 폐하.. 이제 탈의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그만 물러가겠사옵니다.
하는데.. 말이 떨어지자마자 서로를 확 껴안으며 엉기는 그림자.
모두 헉하고 놀라는 표정이고..
모진 : (다급하여) 불을 먼저.. 불을 먼저 끄십시오!
그러자, 장이 얼른 불을 끄는 그림자가 보이고..
모두들 킥킥거리는데서..
S#27-1 궁 전경(아침)
안개가 자욱낀 아침이다
S#28. 태학사 문밖 일각(아침)
우영이 설리를 데리고 나가고 있다.
궁 쪽을 한 번 돌아보더니 가는데..
목나수, 따라 나온다.
목나수 : 떠나시겠습니까?
우영 : 그래야지요.
목나수 : 감사합니다.
우영 : .....
목나수 : 폐하를 위해 참으로 많은 걸 주셨습니다.
우영 : (그냥 미소짓고는)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전해주십시오.
목나수 : .....
우영 : 천안의 사가로 가니.. 놀러 오십시오.
목나수 : 예.
하고는 가는 우영. 가다가는 멈췄다가 다시 그냥 간다.
그런 우영을 보던 목나수도 돌아 궁으로 들어간다.
S#29. 태학사의 은밀한 곳(낮)
목나수가 오는데.. 뭔가 후다닥 소리가 나더니 사라지고
목나수, 뭔지 아는지 웃으며 간다.
목나수가 사라지자 수풀에서 올라오는 범로와 초기의 고개.
범로 : 보신 것 같지?
초기 : ..응.
범로 : 어떡하지?
초기 : 할 수 없지 뭐..
범로 : 이래서 나도 혼례를 치러 달래니까! 이게 뭐야 혼례도 못 치르고 숨어서..
초기 : (배배꼬며) 우리가 언제 절차 따졌어?
범로 : (알아듣고) 진짜?
초기 : (끄덕끄덕)
둘이 눈을 맞추더니.. 수풀 아래로 없어진다.
S#30. 태학사 일각
맥도수와 은진이 있다.
맥도수 : 어제밤 폐하께선 꽃잠 잘 주무셨는지 모르겄네?
은진 : (울적하고)
맥도수 : ..서운하지?
은진 : 참으로 기쁩니다. 참으로 축하해 드리고 싶습니다. 헌데 가슴 한쪽이 서늘합니다.
맥도수 : 니 맘 이해한다. 모진님 보낼 때 내 심정하고 똑같겠지.
그나저나 이젠 너랑 나랑 달랑 둘만 남았다. 짝 없는 외톨이 말이다.
우수 : (E) 저는 왜 빼놓으십니까? (하며 와서 앉고)
맥도수 : 그래 너도 있었구나.
각자 생각에 잠기고..
목나수가 이를 보고는 가는데서..
약간의 세월이 흐르고 (장은 짧은 수염 붙일 것)
S#31. 관청 앞(낮)
(인서트-관청과 장터 등 곳곳에 토지개혁과 부역 개혁의 본격적인 시행을 알리는 방이 붙고 있다)
사람들 모여들어 구경하며 수군거리는데.. 일반백성과 거지꼴을 한 몰락농, 노비들이 섞여있다.
백성1 : 정말로 오늘부터 실시한다는 거야?
백성2 : 설마 했는데 진짜 하는구먼.
백성3 : (거지꼴을 하고) 까막눈이어서 그러는디.. 어쩐다는 거유?
백성2 : 노동노비를 면천하고.. 몰락농과 유전 농에게는 땅을 빌려준다는구먼.
백성1 : 그리고.. 귀족들의 사병으로는 인공저수지 만들고.. 수로 만들어서 밭을 전부 논으로 만든대.
그럼 수확이 확 는다는데..
백성3 : (안 믿기는듯) 그게 정말이요?
하며 희망이 생기는 듯 하고.. 그 위로 장의 힘찬 목소리..
장 : (E) 또한 귀족들의 토지겸병(자막:土地兼倂,귀족들의 대규모 토지소 유)를 제한하고
S#32. 장 터(낮)
여기에도 백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토지개혁령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위로
장 : (E) 역역(자막:力役, 국가의 대규모 사업을 위한 노동력징발)은 연간 두달이 넘지 못하도록 하며
인공저수지에 투입된 사병들에게는 전사법에 따라 개간한 토지를 불하하여
공민(자막:公民,일반농민)으로 그 신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사사로이 이를 어기고 조과 역을 징발하는 자는 도형3년에 처하며
S#33. 편전(낮)
장, 목나수, 대장, 왕구 있고
사도광과 백장현등 귀족과 좌평들 모두 출충동해 있는데..
장 : (힘 있게) 이는 내가 황제로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필생의 과업이다.
목나수 : .......
대장 : .......
장 : 모든 귀족들과 대신들은 들으시오!
사도광 : .......
백장현 : .......
장 : 이번 개혁으로 하루 빨리 민생이 안정되고 그 결과 모든 백성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민봉 하시오!
일동 : 예. 폐하!!
S#34. 침 전(낮)
장, 선화가 있고.. 목나수도 와 있는데..
장 : 허나 박사님 제가 더욱 역점을 두는 것은 인공저수지와 수로사업입니다.
목나수 : 예..
장 : 그것이 되어야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쌀의 시대가 열립니다.
목나수 : 아옵니다.
장 : 그것이 이후 시대를 좌우할 것입니다.
선화 : (그런 장을 보는데)
장 : 허니 인공저수지가 완공되면 주변의 밭을 논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수로작업은 어떻게 할 것인지, 유전농과 몰락 농에게는 얼마만큼의 조(자막:租, 세금)를 거두면
적당할지, 이 모든 것을 태학사에서 엄밀하게 연구해 주셔야겠습니다.
목나수 : 예. 폐하.
시종1 : (E) 위사부 고덕(자막:백제9등 관직)들었사옵니다.
장 : 들라하라.
두일, 들어오자 마자 큰절부터 넙죽한다.
모두 놀라고 보고..
두일 : (글썽해서) 저같은 놈한테 베풀어주신 은혜, 죽어도 잊지 못할 것이 옵니다요.
장 : 갑자기 왜 그러느냐?
두일 :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요.
장 : (보며) 내게 서운한 것이라도 있느냐?
두일 : (손사래) 절대 아닙니다요!! 저같은 놈이 비단옷에 벼슬에 꿈이라도 꿔봤겠습니까?
그치만 솔직히 체질에는 안 맞습니다요.
장 : (웃고) 허면 뭐가 체질에 맞느냐?
두일 : 금광에서 일할 때 기억나십니까요?
장 : 니가 금을 훔치는 바람에 날마다 마음을 졸였다.
두일 : 지가 왜 목숨까지 걸고 금 쪼가리를 훔쳤겠습니까요?
하늘아래 내 땅 쪼가리 하나 있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장 : 그건 안다.
두일 : 헌데 폐하께서 금덩이 같은 나라 땅을 나눠주신다니
저도 이번 참에 꿈 한번 야무지게 이뤄볼 랍니다요.
장 : (웃고) 꼭 그래야겠느냐?
두일 : 예. 폐하.
장 : 허면 이루어 보거라. 네 꿈을 이뤄봐. 또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니 무슨, 무슨 기술이 필요하더라!
그런 것도 내게 와서 알려주고.
두일 : (신나서) 알겠습니다요. 폐하. 그럼 이 길로 쌩하니 내려갑니다요.
장 : 그러거라. 몸조심하고..
두일 나가고..
시종1 : (E) 폐하.. 신라에서 보량 법사가 왔습니다.
선화 : (반갑고) 뭐? 보량 법사가?
장 : 어서 뫼시거라.
보량, 들어오고...
보량 :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선화 : 어인 일이십니까? 연통도 없이요.
보량 : 폐하께서 보고 싶으신지 저보고 다녀오라 하였습니다.
장 : 예 잘 오셨습니다. 신라 황실은 모두 평안한지요?
보량 : 예. 폐하.
장 : 훈정옹주도 잘 있습니까?
보량 : 예. 백제에서 신의의 표시로 보내주신 분인 만큼 각별히 모시라는 폐하의 분부가 계셨사옵니다.
장 : 감사하다 전해주십시오.
보량 : 예 그러겠사옵니다.
선화 : (웬지 불안한 느낌이 드는 듯 보량을 보는데)
S#35. 황후 전
선화와 보량, 들어와 앉으며..
선화 : (걱정스러운듯) 갑작스레 오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정말 폐하와 어머니는 무고 하신 것입니까?
보량 : 예 두 분 모두 평안하시옵니다.
선화 : (별일 아니었구나 싶어 다행인데)
보량 : 실은..
선화 : .....?
보량 : 폐하께서 밀서를 보내셨사옵니다.
선화 : 밀서를요?
보량 : 예..
하며.. 서찰을 꺼내서는 선화에게 주면
선화는 받아서 서찰을 펴 보는데 경악 하는 선화의 표정에서..
S#36. 진평왕 침전(낮)
심각한 표정으로 있는 진평왕. 그 위로..
진평왕 : (E) 백제의 군사상황과 태학사의 기술을 파악하거라.
또한 네가 데리고 간 오십 여명의 신라인을 최대한 백제 궁의 관직을 얻을 수 있도록 힘을 써
우리가 활용할 수 있게 하거라. 너는 백제황후이전에 신라의 공주임을 명심하거라.
S#37. 황후 전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서찰을 읽는 선화.
다 읽고는 서찰을 접으며..
선화 : (단호) 그리 할 수는 없습니다.
보량 : 혼인 동맹이란 것이 원래 그런 것이옵니다. 어차피 양국은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것이니까요.
선화 : 저는 따를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을 전하러 오시는 것이라면
법사님께서도 다시는 걸음하지 마십시오.
보량 : 황후마마!
선화 : 신라의 공주이기 이전에 백제의 황후요. 백제의 황후이기 이전에 지아비를 섬기는 부인입니다.
헌데 어찌 지아비를 배신하라 하십니까?
보량 : 폐하께서는 절대 그리 생각지 않으시옵니다.
선화 : 저는 못들은 것으로 한다. 그리 전해주십시오.
보량 : ......
S#38. 궁 일각
선화, 걱정스러운 듯..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때.. 서충이 온다.
서충 : 황후마마..
선화 : 왜 그러느냐?
서충 : 보량 법사께서 오실 때 같이 온 병부의 관리가
제게 위사부와 친위대의 정황을 파악하라 지시를 내리고 갔사옵니다.
선화 : 뭐?
서충 : 저 뿐만 아니라 저희 신라인 모두에게 그러한 듯하옵니다.
선화 : 뭐라? 모두에게 밀명이 내려졌어?
서충 : 예..
경악하는 선화의 표정에서..
S#39. 산 일각(새벽)
산성하나가 보이는 어느 산 일각.
신라군의 깃발과 백제군의 깃발이 보이고..
신라군과 백제군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그 위로
(자막: 3년 후)
전투의 모습이 꽤 길게 보여지는 위로..
사도광 : (E) 폐하!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옵니다!
S#40. 편전(낮)
장과 왕구, 대장, 사도광, 백장현, 귀족3, 4 심각한 표정으로 있는데..
사도광 : 먼저 전쟁을 도발한 것도 모자라 혼인동맹의 볼모로 가 있는 훈정옹주를 처단했다 하옵니다!
장 : ......
왕구 : ......
사도광 : 이는 스스로 혼인동맹을 깬 것이옵니다!
백장현 : 또 다시 신라가 배신을 한 것이옵니다! 동맹은 결렬이옵니다!
장 : ......
대장 : ......
사도광 : 예 폐하! 신라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사옵니다.
장 : ......
백장현 : 응징을 하여야하옵니다!
장 : (무슨 이야기인줄 알아 그냥 귀족들을 보는데)
사도광 : 황후를 응징하여 주시옵소서!
장 : .....!
왕구 : .....!
대장 : .....!
사도광 : 황후를 폐위시켜야 하옵니다!
장 : .....!
왕구 : (귀족들에게) 허나 황후께서는 밀정을 하라고 한 신라의 명을 거부하셨고
세 명을 제외한 신라인 모두를 돌려보냈습니다. 헌데도 폐위까지 논해야 한단 말입니까?
대장 : (귀족들에게) 그간의 공적도 많으십니다. 인공저수지 공사 때도 직접 내려가 살피시었고..
외국 사신들과의 관계도 도모하여 백제의 위상을 크게 높이셨습니다.
한 번도 백제를 배반한 이적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도광 : (장에게) 아옵니다. 모두 아옵니다! 허나 우리의 볼모인 훈정옹주를 죽인 상황이옵니다.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하옵니다!
장 : ......
백장현 : 그렇지 않으면 신라는 물론이요..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를 약국으로 볼 것이옵니다.
장 : ......
사도광 : 이는 백제의 위상에 관한 문제이며 실은 폐위가 아니라 처단을 해야 하는 일이옵니다!
장 : ......!
백장현 : 예 폐하! 황후마마를 처단하시어 백제의 위상을 지키시옵소서!
사도광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귀족들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왕구 : .....!
대장 : .....!
장 : ......
S#41. 귀족 회의실
사도광, 백장현, 귀족들 있는데..
사도광 : 다중외교를 펼치는 신라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소!
백장현 : 그러게 말입니다.
사도광 : 아무리 백성들이 폐하와 황후를 따른다 해도 이 일까지 그러지는 않을 것이오.
백장현 : 예..
사도광 : 허니 이 일로 우리의 힘을 다시 펼 수도 있소.
백장현 : 그럼요. 우리가 지난 3년간 족쇄 찬 신세로 산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사병에, 토지에..
귀족1 : 이번엔 반전이 될 듯합니다.
사도광 : 그렇소. 허니 황후의 처단을 확실히 밀어부쳐야 해!.
백장현 : 물론입니다.
귀족1 : 물론입니다.
사도광 : ......
S#42. 침 전(낮)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장.
사도광 : (E) 이는 스스로 혼인동맹을 깬 것이옵니다!
사도광 : (E) 황후를 응징하여 주시옵소서!
사도광 : (E) 황후를 폐위시켜야 하옵니다!
백장현 : (E) 예 폐하! 황후마마를 처단하시어 백제의 위상을 지키시옵소서!
왕구 : (E) 폐하 태황후마마 들었사옵니다.
장 : (생각에서 깨어나며 그 문제구나 싶어 낮게) 드시라 하라.
하면.. 우영모 급히 들어온다.
우영모 : 가만히 보고만 계실 것이오?
장 : ......
우영모 : 다른 것은 몰라도 훈정옹주를 죽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문제요.
이는 폐하께 칼을 든 것과 같단 말입니다.
장 : ......
우영모 : 허니.. 어서 조치를 하세요.
장 : ......
우영모 : 삼년 전 일을 잊은 것입니까?
장 : .....!
우영모 : 귀족들의 상주문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내가 문책을 할 수도 있는 문제였으나
폐하께서 신라 황제가 황후의 안위를 위한 것이었다. 하여 권고로 끝냈던 것입니다.
장 : ......
우영모 : 허나 이번 일을 보니 신라의 황제는 그때부터 의도가 있었음이 판명된 것 아닙니까?
장 : ......
우영모 : 허니 황후를 처단하세요!
정말 괴로운 장의 모습
장 : (분노로 E)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S#43. 황후전
선화 있는데.. 장이 들어와 선채 분노의 표정이다.
장 : 장인께서 어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선화 : ......
장 : 절대 용서 못합니다!
선화 : ......
장 :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하며 분노로 노려보는 장을 보는 선화.
선화 : 저를 처단하십시오.
장 : (순간 가슴이 메이고)
선화 : ......
장 : ......
선화 : 동맹을 맺은 순간부터 의도가 있었고 이를 일방적으로 깬 것도 신라입니다.
장 : ......
선화 : 허니.. 괴로워 마시고.. 저를 처단하십시오.
장 : ......
선화 : 그래야 폐하께서 귀족들에게 압박을 당하시지 않습니다.
장 : ......
선화 : 또 그래야 폐하께서 지금 하고 계시는 것들을 끝까지 이룰 수가 있습니다.
장 : ......
선화 : 받아들일 것입니다.
장 : .....!
선화 :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장 : 그래서 용서할 수가 없소! 부인의 아버지! 신라의 황제를 용서할 수가 없어!
선화 : ......
장 : (점점 몸이 떨려오며) 내가! 내 손으로! 황후를 죽여야 하는 상황을 만들다니!
이를 어찌.. 이를 어찌!
사도광 : (밖에서 E) 폐하! 황후마마를 처단해 주시옵소서!
귀족들 : (E) 처단해 주시옵소서!
선화 : ......
장 : (밖을 보며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는데)
S#44. 황후전 마당
마당 한 가운데 사도광 백장현 등 귀족들과 관원들
50여명이상이 모두 와서는 엎드려서는..
사도광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귀족들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사도광 : 황후마마를 처단하지 않는다면 백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귀족들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면..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를 보는 초기 보명 서충 왕구.
S#45. 황후 전
장과 선화 미치겠는 표정으로 있는데..
밖에서는 귀족들의 외침이 들리고..
장 : (선화를 노려보며) 죽이라? 내 손으로 황후를 죽이라?
선화 : 폐하!
장 : (크게 소리치며) 황후를 죽이라!
하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장.
선화 : 폐하!
S#46. 황후전 마당
뛰쳐나오는 장. 귀족들 여전히 엎드려 있는데..
장 : 내손으로! 내손으로 황후를 죽이라!
사도광 : 폐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모두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장 : (바로) 못한다!
사도광 : 폐하!
장 : 못해!
모두 : 폐하!
장 :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며 하지도 않을 것이다!
모두 : ......
장 : 황후는 이미 나의 사람이다. 백제의 사람이야. 그것은 너희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사도광 : 하오나 폐하!
장 : (더 강하게) 이후로 황후의 처단을 논하는 자가 있으면 그 자부터 처단할 것이다!
사도광 : 폐하! 이는 국가 간에 발생한 문제이옵니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장 : 내가 친정(자막:親征:황제가 친히 전쟁에 나가 정복 하는 것)할 것이다!
사도광 : .....!
백장현 : .....!
귀족들 : .....!
장 : 내가 친히 군을 이끌고 나가! 나를 배신하고! 황후를 배신하고!
백제를 배신한 신라의 황제를 칠 것이다!
한켠에 서 있던 초기 보명 서충 왕구도 놀라고..
나와서 있던 선화는 가슴이 내려앉는데..
장 : 반드시 이길 것이다! 이겨 백제로 복속시킬 것이야!
하고는 장이 가려고 급히 몸을 돌리면 선화가 있는데..
장을 보는 선화.
선화도 슬프고 쓸쓸한 느낌으로 장을 보는데..
S#47. 황후 전
힘없이 들어서는 선화.
무너지듯 주저앉아 우는데.. 초기와 보명이 들어온다.
그런 선화를 보며 속이 상해 같이 울며..
보명 : 황후마마!
선화 : ......
초기 : 정말 이렇게 밖에는 안 되는 것입니까?
선화 : ......
초기 : 황후마마를 치거나 아니면 마마의 나라인 신라를 쳐야하는
그 두 가지 방법밖에는 정말 없는 것입니까?
선화 : ......
초기 : 황실의 연모는 이런 것입니까?
선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의 표정에서..
S#48. 백제 궁 앞 길
군사들이 든 수많은 깃발이 날리고 있고..
말을 타고 갑옷을 입은 장이 선두에 서 있다.
그 뒤로 대장과 약산 등 위사부 병사들이 사열해 있는데..
장 : (칼을 들어올리며) 모두 준비되었느냐?
군사들 : (와! 하는 함성이 울리고)
하면.. 장 뒤돌아 선화를 본다.
그런 장을 착잡한 심정으로 보는 선화.
장은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결의의 눈빛으로 선화를 보고는..
장 : 가자!
하면.. 정벌을 떠나는 장과 군사들의 행렬 모습.
이를 바라보는 선화. 눈물이 고이는데..
그렇게 가는 장을 바라보는 선화의 얼굴에서..
승전고가 울리며 디졸브.디졸브...
승전고 이어지며 장을 기다리는 약간 늙고 생기가 없어진 선화의 얼굴 위로..
(자막 : 10년 후)
백성들은 와! 함성을 지르며 있고..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장을 맞이한다.
장도 약간 늙었지만(30대 후반) 말을 타고 당당히 궁 앞으로 오는데..
왕구, 백성들을 보며..
왕구 : 이번 신라와의 전쟁에서도 폐하께서 승전하셨다!
하면.. 백성들의 함성은 더욱 커지고..
장은 궁 문 앞에 도착해 선화를 본다.
그런 장을 보자 눈물이 고이는 선화.
장은 반가움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으로 선화를 보는데..
S#49. 편 전
장, 왕구, 대장(상좌평) 사도광(중 좌평) 백장현(하 좌평) 귀족들 있는데..
장 : 목나수 박사님이 보이질 않는구나.
대장 : 박사님께서는 사자사에 가셨사옵니다.
장 : 사자사에?
대장 : 그곳 사찰 공방에 볼일이 있다 하셨사옵니다.
장 : (궁금한데)
사도광 : 폐하! 경하 드리옵니다. 폐하께서 친히 전쟁에 나가시면 병사들의 사기가 진작되어서 인지
항상 승전이옵니다.
장 : ......
백장현 : 이번 전쟁으로 빼앗은 영토 또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경작토록 할 것이옵니까?
장 : 그러하다. 상좌평은 그에 대한 일을 논의하라.
대장 : 예 폐하.
사도광 : 지금 이토록 백제가 부강해진 것은 모두 폐하의 선견이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백장현 : 그렇사옵니다. 폐하.
대장 : ......
장 : ......
S#50. 침전
장과 왕구, 대장이 있는데..
장 : 황후의 건강은 괜찮으냐?
대장 : (어째야하나 고민하다가는) 예..
장 : 귀족들이 황후를 핍박하려는 움직임은 없었구?
대장 : 없었사옵니다. 폐하께서 계속 친전하시고 승리하고 계신데 어찌 토를 달겠사옵니까?
장 : ......
대장 : 헌데 왕자님에 대해서는 움직임이 있사옵니다.
왕구 : 왕자님에 대해서 왜?
대장 : 황후마마께서 신라인이라는 이유로 이후 태자책봉에 문제 삼을 듯하옵니다.
장 : ......
약산 : (E) 폐하! 왕자님 드셨사옵니다.
장 : 들라 하라.
하면.. 왕자(7-8세)가 들어와 장에게 인사하며..
왕자 : 폐하! 어머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황후 전으로 드십시오.
장 : 알았다.
S#51. 황후 전
선화와 초기, 보명이 있는데..
선화는 머리와 얼굴을 만지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화 : 안색이 어떠하냐? 괜찮으냐?
보명 : (안쓰러워) 괜찮으십니다. 심려 마십시오.
선화 : (그래도 표정이 좋질 않은데)
초기 : (분위기 파악하고는 호들갑떨며) 오늘따라 화장이 곱게 잘 먹었습니다.
선화 : .....?
초기 : 황후마마는 지금도 제가 처음 뵙던 일곱 살적 공주님 같으십니다.
선화 : 농은..
보명 : (밖에서 E) 폐하 납시셨습니다.
하는데.. 장이 들어온다.
선화 급히 일어나 그런 장을 맞이하는데..
순간 헉! 하며 가슴을 쥐며 주저앉는다.
놀라는 장.
놀라는 초기와 보명. 말은 못하고 어쩔 줄을 모르는데..
장 : (너무 놀라) 부인! 부인!
선화 : (아픔을 최대한 참고)
장 : (초기 보명에게) 뭐하느냐? 어서 전의를 부르거라! 어서!
초기와 보명이 급히 나가면..
선화는 아픔을 참으려 입술을 앙 다무는데..
장이 얼른 선화를 안아 침상에 눕힌다.
장 : 괜찮으십니까? 눈을 떠 보십시오!
선화 : (아무렇지 않은 듯 눈을 번쩍 뜨며 장난기어린 표정으로) 속으셨지요?
장 : .....!
선화 : (일어나며) 그간 장난을 못 쳐 너무 무료했습니다.
장 : (정말 화내며) 부인! 대체 어이하여 황후가 되어도! 나이를 먹어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시오!
선화 : 폐하! 저는 다만..
장 : (화를 풀지 않으며) 보고 싶어 쉬지도 않고 말을 달려왔습니다!
선화 : 그 말이 듣고 싶어 그랬습니다.
장 : 아무리 그래도.. 어찌하여 자꾸 아픈 것으로 장난을 치시는 것입니까?
선화 : 알았습니다. 그만 야단하십시오.
장 : ..(풀어지는데)..
선화 : (다시 장난 끼로) 헌데.. 폐하께오서는 어쩌면 그리도 매번 놀라십니까?
장 : ......
선화 : 이제는 이골이 나실 때도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마십시오.
장 : ..어허! 장난을 치지 마시라는 데두요.
선화 : ......
초기 : (E) 폐하! 전의 들었사옵니다!
하면.. 고모가 급히 들어온다.
선화 : (급히) 괜히 오라 하였네. 아무 일도 아니니 나가보게.
고모 : ..(걱정스러운듯) 정말 괜찮으시옵니까?
선화 : (고모에게 모른 척 하라는 눈빛을 강하게 보내며) 전의인 자네가 더 잘 알지 않는가?
괜찮으니 나가보게.
고모 : (할 수 없이) 예.. (하며 나가고)
장 : 정말 괜찮은 것이지요?
선화 : (활짝 웃으며 또 장난기로) 안 괜찮습니다.
장 : (보면)
선화 : 분방한 저를 궁에만 쳐박아두시니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
장 : ..미안하오.
선화 : 이번엔 저와 단 며칠만이라도 아착의 사자사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장 : 사자사요?
선화 : 예 목나수박사님께 제가 부탁해둔 것도 있고 예전에 폐하와 갔던 어머님의 생가도 가고 싶구요.
장 : ......
선화 : 단 하루라도 폐하와 다녀오고 싶습니다.
장 : ......
선화 : ..폐하!
장 : ......
선화 : ..폐하!
장 : 알겠습니다. 그리 해보지요.
선화 : (좋아하고)
S#52. 기술사 회의실(낮)
고모, 모진, 은진, 우수, 회의를 하고 있는데..
선화와 초기보명이 들어온다. 모두들 일어서는데..
고모 : (걱정) 정말 괜찮으시옵니까?
선화 : 청이 있다.
모진 : 청이라니요?
선화 : 나의 병에 관해 폐하께서는 모르셔야 한다.
모진 : .....!
은진 : .....!
우수 : .....!
고모 : 황후마마! 허나.. 진심통이 점점 심해져 언제 갑작스레 발작을 일으키실지 모르옵니다.
선화 : ......
고모 : 폐하께오서도 아셔야 하옵니다.
선화 : 이미 힘든 상태라 하지 않았느냐?
고모 : 하오니 폐하께오서 아셔야....
선화 : (고개를 가로저으며) 싫다. 안 돼!
정무와 친전으로 힘드신 폐하를 나 때문에 더 이상 힘드시게 하기는 싫다.
모진 : 황후마마!
선화 : 그러니 제발 내 뜻을 따라다오.
은진 : (눈물고이며) 왜 이러시옵니까? 약해지지 마시옵소서.
우수 : 예.. 차차 나아지실 것이옵니다.
선화 : 약해지려는 것이 아니다. 강해지려는 게야.
모두 : ......
선화 : 허니 너희들은 절대 발설을 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모두 :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예에
선화 : (초기와 보명에게도) 너희들도!
둘 : ..예.
선화 : 나를 대할 때 절대 그런 표정을 짓지도 말고.
모두 : ......
선화 : ......
S#53. 장의 침전
장이 혼자 있는데.. 그 위로.. 선화가 쓰러졌던 장면이 떠오른다.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인데..
왕구가 들어온다.
왕구 : ..폐하! 아착에 수로 공사를 완전히 마치고 온 은솔 범로가 당도하였다하옵니다.
장 : 그렇습니까?
왕구 : 부르올까요?
장 : 예 그리 해주세요. (하다가는) 부를 때 범로공의 내자 초기도 함께 오라 해주십시오.
왕구 : 예. (하고 나가면)
장 : (생각하는데)
맥도수 : (E) 격물이란 무엇이냐?
S#54. 맥도수의 집 마당
맥도수가 아이1(12살여아),아이2(어린범로역)..아이5(4살)까지
아이 다섯을 평상에 앉혀놓고는 떠들고 있다.
맥도수 : 이 할애비에게 있어.. 격물은 삶이며.. 인생이며.. 그 뭐랄까..
아이1 : (톡 튀어나오며) 만년 기술공이셨다는데요?
맥도수 : 뭐?
아이2 : 놀기만 좋아하신 만년 기술공 이셨다구요?
맥도수 : 헉! 누가 그런 음해를 했어?
아이1 : 어머니가요.
맥도수 : 이런! (하다가는 아이들에게 자상하게) 그건 에미가 격물을 몰라 그런 소릴 한 게야.
아이2 : 그럼요?
맥도수 : 격물이란 말야! 나처럼 웃으며, 놀며, 쉬며 해야 좋은 게 나오는 거야.
아이1 : 그래요?
맥도수 : 백제궁 지붕 기와 본 적 있지?
아이2 : 예.
맥도수 : 어떻더냐?
아이1 : 예뻐요.
맥도수 : 그래.. 그거야.. 그게 다 할애비가 만든 건데.. 잘 봐라!
아이들 : ......
맥도수 : 어떤 기와는 웃고 있고, 어떤 기와는 놀고 있고,
어떤 기와는 쉬고 있고, 어떤 기와는 술에 취해있고...
아이들 : (무슨 소린지 모르지만 유심히 듣는데)
맥도수 : 기와가 다 바짝 긴장해서 차렷만 하고 있으면 그런 유려함이 안 나와.
아이1 : (갸우뚱) 정말이요?
맥도수 : 그렇다니까. 그게 바로 격물을 예술로 승화시킨 할애비의 작품이야.
아이1 : 와! 대단하다.
아이2 : 맞어. 나도 할아버지처럼 웃고 놀고 쉬고 술 마실래.
초기 : 아버님!
맥도수, 놀라고.. 아이들은 ‘어머니’하며 달려가는데..
초기 : 애들한테 또 술 먹이신거예요?
맥도수 : 아니다.. 나 그런 적 없다.
이때.. 범로 ‘아버지!’‘여보’‘애들아’하며 들어온다.
맥도수, 반가워.. ‘범로야!’하며 반기고..
아이들도 ‘아버지!’하며 와서는 안기고 난리가 났다.
그러고 나면.. 초기, ‘왔어요?’하며 윙크를 하는데..
그런 둘을 본 맥도수.
맥도수 : 어이! 안 된다! 벌써 다섯이야! 내가 애들 건사하느라 허리가 휘는데.. 또!
초기 : ..(민망해서) 아버님..
범로 : 안 그래도 지금 그럴 시각은 없어요.
초기 : 왜?
범로 : 당신하고 침전으로 들라는 폐하의 명이 있으셨대.
초기 : 저하구요?
범로 : 응. 혹 황후마마의 환후 때문 아니야?
초기 : (걱정스러운데)
S#55. 침전
장, 왕구 있는데..
왕구 : 폐하! 은솔 범로와 초기가 들었습니다.
장 : 그래요? 들라하세요.
하면.. 범로와 초기가 들어온다.
범로 : 폐하! 소인 아착의 수로 공사를 마치고 돌아왔나이다.
장 : (반가워) 아착의 저수지에 수로를 놓아 밭에 물을 댔느냐?
범로 : 예.. 20여리나 되는 긴 수로를 통해 물을 끌여들었사옵니다.
이로 밑의 지역부터 시작된 수로공사가 모두 끝났사옵니다
장 : (감격하며)
범로 : 이제 폐하께서 염원하시던 쌀의 시대가 열렸사옵니다!
장 : 그래..
범로 : 사자사에 계신 목나수 박사님께서도 폐하의 업적을 크게 칭송하셨사옵니다.
장 : (끄덕이고는) 안 그래도 황후께서 목나수 박사님이 계신 사자사엘 가자 하셔서 궁금하였다.
박사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냐?
범로 : 저도 정확히는 모르옵고 사자사의 공방에만 틀어박혀 거의 나오시질 않사옵니다.
장 : (초기에게) 초기야! 너도 모르느냐?
초기 : ..그냥.. 무슨 물건을 하나 만들어 달라 하셨사옵니다.
장 : 물건이라니? 무엇을?
초기 : 그건 잘 모르옵니다.
장 : ..그리고 초기야..
초기 : ..예 폐하..
장 : 황후의 환후가 어떠시냐?
초기 : (얘기하지 말라는 말 때문에 당황) 예?
장 : 혹 많이 나빠지신 것이냐?
초기 : ..아..아니옵니다.
장 : ..사실대로 말하거라. 정말 괜찮은 것이냐?
초기 : ..예.. 괜..찮으십니다. 그냥 요즘 좀 답답해하시니
황후마마의 청대로 바깥 행차를 하여주시옵소서.
장 : (의심스런 마음으로 초기를 보고)
불안한 초기의 모습에서..
S#56. 궁 전경(다른 날 아침)
선화, 초기, 보명, 서충, 범로와 친위대의 행차 행렬이 준비 되어있고..
마중을 나온 고모, 모진, 은진, 우수, 대장.
이들은 가는 선화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 슬픈 표정으로 각각 선화를 본다.
선화는 그런 그들을 한명씩 보며 애써 참는데..
대장 : 황후마마! 잘 다녀오십시오..
선화 : (의미있게) ..폐하를 부탁하오..
대장 : (안타까운데)
이때.. 장이 나온다.
모두들 표정을 관리하며 장을 맞는다.
장 : (대장에게) 없는 동안 정사를 부탁한다.
대장 : 예.. 폐하..
하면.. 장과 선화, 가마에 같이 타고..행차 행렬이 떠나는데..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는 고모, 모진, 은진, 우수, 대장은 가슴이 아리는데..
S#57. 길
가는 장과 선화의 가마안.
선화는 오랜만에 쏘이는 바깥바람이 너무 좋은지.. 활짝 웃으며.. 장을 본다.
장은 그런 선화가 추워보였는지.. 비단 머플러같은 것을 덮어준다.
선화는 그것도 좋아.. 웃고..
그 옆로 가는 왕구, 초기, 보명, 서충, 범로,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고..
초기와 보명은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S#58. 논길 일각
펼쳐진 논이 보이고..
그 길가에 서있는 장의 행렬. 모두 서있는 가운데..
가마 안의 장과 선화도 감격스러운듯.. 논을 보고 있다.
선화 : 정말 그 밭들이 이렇게 모두 논이 된 것이옵니까?
장 : (역시 감격스러운데)
선화 : 예전에 사택기루도 앞으로는 쌀의 시대가 올 거라 한 적이 있습니다.
장 : 그랬습니까?
선화 : ..예 신라도 그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백제의 넓은 평야와 농사기술이 부러웠고, 갖고 싶은 겁니다.
장 : ..예 그래서 저도 마음이 급합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이 삼국의 경쟁에서
먼저 패권을 갖지 않으면 뺏길 테니까요. 가장 갖고 싶은 곳이니 먼저 뺏으려 할 테니까요.
선화 : .....
장 : 그러면 제가 이루어야 할 백제의 영광!
청동향로에서 예언했다는 백제의 영광을 이루지 못 할테니까요
선화 : 아닙니다. 그것이 아닌 듯합니다.
장 : ......
선화 : 폐하께서 이루어야할 영광은 단순히 영토를 차지하는 영광이 아닌 듯합니다.
장 : ......
선화 : 박사님께서도 그러셨습니다. 폐하께서 이루어야할 영광은
그냥 단순한 백제의 영토확장이 아니었다구요.
장 : ......
선화 : 백제의 정신인 칠지의 계였다구요.
장 : ......
선화 : 백성으로 사셨고 태학사의 일원이셨던 폐하이기에 이룰 수 있는 영광이었다구요.
장 : ......
선화 : 혹 삼국의 경쟁에서 백제가 진다해도 폐하께서 여신 쌀의 시대는, 백제가 연 논의 시대는,
삼국의 백성 어느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장 : ......
선화 : 그것이 폐하께서 후세에 주는 백제가 후세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구요.
장 : ......
선화 : 그게 바로 폐하의 영광이라구요.
장 : (그런 선화를 보는데)
선화 : 왜 그러십니까?
장 : 어찌 그렇게 매번.. 매번.. 나를 북돋워주고.. 나를 인정해주고 나를 이끌어주십니까?
선화 : ......
장 : 어느 한순간도 쉼이 없이 어찌 그렇게 한결같이..
선화 : 팔푼이라 그렇습니다.
장 : (그런 선화를 보고 웃고)
선화 : (역시 웃는데)
그렇게 다시 길을 떠나는 행렬.
S#59. 사자사
도착하는 장과 선화의 행렬.
가마에서 내리는 장과 선화.
왕구 : 목나수 박사를 데리고 오겠사옵니다.
선화 : 아닙니다 폐하와 제가 가보겠습니다.
장 : ......
S#60. 금동대향로 공방
(한국생활사박물관 백제 편 63페이지에 자세히 있음)
벽에는 금동대향로의 자세한 도면이 크게 그려져있고..
목나수는 현재는 원본 작업중으로 나무로 조각하고 있다.
이때.. 들어오는 선화와 장.
목나수 : (놀라 얼른 일어나며) ..폐하!
장 : (벽의 도면을 보면) 이것이 무엇입니까?
목나수 : 황후께서 직접 도안을 하신 금동대향로이옵니다.
장 : (놀라) 황후께서요?
선화 : ......
장 : (향로그림을 보면)
금동대향로와 장이 크로스로 보이며..
목나수 : (E) 받침의 도안은 용입니다. 폐하의 어린 시절과 황제의 상징을 나타낸다 하셨사옵니다.
선화 : 용의 아들이라 놀림 받으셨다 했지요?
장 : ......
목나수 : (그림위로 E) 그 위의 받침은 연꽃으로 불꽃같은 기운을 상징하며
끊임없는 탄생을 기원하는 것이라 하셨사옵니다.
또한.. 폐하와 황후마마의 만남이 상서롭고 조화로운 탄생인 화생과 같다며
연화화생을 의미한다 하였사옵니다.
장 : (선화를 보고)..
선화 : ......
목나수 : (그림위로 E) 그 위의 뚜껑은 다섯 단의 산으로 하여
산봉우리야 말로 하늘과 교통하는 곳이라 하셨사옵니다.
장 : 하늘과 교통하는 곳..
선화 : (E) 예.. 제가 죽은 뒤에도 저와 교통하셔야하니까요.
목나수 : (그림위로 E) 산봉우리 안으로 보이는 악사들은 태학사를 의미하며..
망국의 한을 노래하면서도 꿋꿋했던 하늘재 사람들이라 하셨사옵니다.
장 : (보면)
선화 : ......
목나수 : (그림위로 E) 그 주변으로 보이는 다섯 마리의 원앙은 백제의 5부, 즉 백성을 의미하며..
장 : 백성..
목나수 : (그림위로 E) 제일 위의 봉황은 태평성대를 알리는 의미인 봉황새를 얹어
황제께서 아래의 백성들을 품어 안은 모습이라 하셨사옵니다.
장 : (보며 감격하다가는 선화를 보며) ..황후..
선화 : (모른 척 목나수에게) 언제 다 될 것 같습니까? 보고 싶습니다.
목나수 :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옵소서.
선화 : ..예.
장 : (그런 선화를 보는데)
선화 : (기분이 좋은듯) 폐하.. 초기와 보명이는 미리 보내놓았으니.. 이제는 어머님의 생가로 가십시오.
장 : ......
선화 : 그곳서도 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하고는 선화는 나가고..
장은 그런 선화를 보다가는 나가고..
남은 목나수는 그런 둘을 보는데..
S#61. 생가마당
장과 선화만 들어서면..
마당엔 솥이 걸려있고.. 보명과 초기가 취사준비를 해놓았다.
장 : 이것이 무엇입니까?
선화 : (초기와 보명에게) 너희들은 뒤쪽 친위대의 막사로 가 있거라.
보명 : 저희까지 가면 아무도 없습니다.
선화 : 오랜만에 폐하와 단 둘이 있겠다는데 방해하려는 것이냐?
장 : ......
초기와 보명은 어쩔 수 없이 가는데..
장 : 무엇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선화 : (신나서는 젊은 시절처럼) 밥을 해드리려는 것입니다.
장 : 예?
선화 : (무쇠솥에 앉아 불을 지피며) 둘이 도주하여 살 때도 또.. 이곳에 와서 하루 있을 때도
밥을 해드린다 하고는 늘 죽을 해드렸습니다.
장 : ......
선화 : 또.. 그때 울컥하셔서 드시지도 않았구요
장 : ......
선화 : 허니 이번엔 꼭 성공하겠습니다.
장 : (자기가 불을 지피려하며) 아닙니다. 내가 하겠습니다.
선화 : 안됩니다. 제가 할 것이니.. 폐하는 기다리기만 하십시오.
장 : (지피려하며) 아닙니다. 내가 하겠습니다.
선화 : (밀쳐내며) 아니라니까요..
장 : (순간 버럭) 내가 해야 한다니까요!
선화 : (보면)
장 : 이렇게 모든 것을! 모든 것을 황후만 하고 가시면 저는 저는 어찌 삽니까?
선화 : ..(알고 있었구나 놀라고)..
장 : 이렇게 제게 다 주고 가시면.. 황후는 황후는 어찌 삽니까?
선화 : ......
장 : 내가 해야합니다. 평생을 고통과 괴로움만 드린 나도.. 나도.. 하나는 드려야합니다!
선화 : 하지만.. 폐하.. 지아비의 밥도 한번 안 해준 지어미를 누가 기억하겠습니까?
장 : 내가 기억합니다! 숨소리 하나도.. 눈빛 하나도..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의 모양까지도 내가 기억합니다!
선화 : ......
장 : 허니.. 내가 하게 해주세요.
하면.. 선화, 어쩌지 못하는데..
장은 솥에 불을 지피며 밥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 장을 보는 선화.
S#62. 생가의 방
밥상이 차려져있고.. 장이 밥을 떠서 선화에게 먹이고 있다.
잘 받아먹는 선화.
선화 : (밝게) 폐하께서 지으시길 잘했습니다.
장 : .....
선화 : 제가 지었으면.. 분명 죽입니다.
장 : ......
선화 : 정말 맛있습니다. 정말이요..
하는 선화를 보던.. 장, 더는 참지 못하고 나가는데..
S#63. 생가 옆 연못가
장, 나와 있는데.. 선화 나온다.
장 : 모두 제 잘못입니다.
선화 : ......
장 : 아버지의 나라를 치러 떠나는 나를 보며 황후께서 얼마나 괴로우셨겠습니까?
선화 : ......
장 : 처음부터 처음부터.. 황후를 만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선화 : ......
장 : 만나졌어도 보내드렸어야 했습니다.
선화 : 그런 소리 마십시오.
장 : ......
선화 : 우리는 다른 건 다 불평할 수 있어도 우리 둘의 연모로는 불평할 수 없습니다.
장 : ......
선화 : 세상에 우리같이 행복한 사람이 어딨습니까?
장 : ......
선화 : 어느 황실의 사람들이 우리처럼 연모를 이룰 수 있습니까?
장 : .......
선화 : 우린 신라인과 백제인이라는 것도 백성과 공주라는 것도 어느 누구의 유혹에도
전쟁보다 더 무섭다는 정치권력투쟁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장 : .......
선화 : 어느 연인이 자신들의 노래가 신라와 백제 곳곳에 퍼져 울리겠습니까?
장 : ......
선화 : 저는 어떤 후회도 없습니다.
장 : ......
선화 : 폐하께서 제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운명이 아니라
피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길로 가는 것이 운명이라 하셨지요?
장 : ......
선화 : 제가 그랬습니다. 공주의 신분으로 폐하를 피할 수 있었으나.. 저는 이 길로 왔습니다.
장 : ......
선화 : 그래서 모든 것을 이루었구요.
장 : ......
선화 : 그러니 제가 죽어도 울지 마십시오. 우린 울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장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는데..
그런 장을 안아 같이 우는 둘.
S#64. 산 일 각
장이 돌판을 마련하여.. 돌에 송이버섯을 굽고 있다.
그리고는 선화에게 먹여준다.
선화는 신나서 먹고..
장도 그런 선화를 보며 이젠 웃는데..
(컷컷 사이사이로 장과 선화의 즐거웠던 때들이 회상으로 끼었으면 합니다)
컷.
장과 선화가 둘이 나무를 가지고 무엇인가 만들고 있다.
둘이 다 만들어 하나둘셋 하는 분위기로 서로 보여주면..
옛날에 만들었던 나무 숟가락이다.
컷
또 서로 보여주면.. 나무 원앙이다.
선화의 원앙이 너무 못 생겼자
장이 자신의 원앙으로 구박을 하듯.. 쪼는데..
선화, 삐지듯 돌아가다가는 느닷없이 쓰러지는데..
장 : (너무 놀라) 황후! 황후!
선화 : (장난인 듯 다시 고개를 돌려 웃으며) 어허! 놀라지 마시라니까요
장 :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는 심정으로) 황후..
선화 : 매번 어찌 그리 놀라십니까? 제발 한번만이라도 제 장난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장 : (그런 선화를 보는데) 정말 못 말리십니다.
S#65. 연못가
선화는 크게 힘이 드는 듯 앉아있고..
장은 옆에서 탕약을 끓이고 있다.
장 : 아직은 날이 찬데 왜 자꾸 이곳에 나와 계시려합니까?
선화 : (점점 힘이 없어지며) 이곳이 좋습니다.
하면, 장은 선화를 한번 보고는 탕약을 짠다.
선화 : (호수만 보며) 폐하.. 이 호수에 미륵사를 지어주십시오.
장 : (탕약을 그릇에 담으며) 미륵사요?
선화 : (점점 더 힘이 없어지며) 예에! 실은 며칠 전, 꿈을 꾸었는데
여기 호수에서 보량 법사님이 나와 이곳에 미륵사란 절을 지으라 하셨습니다.
장 : (그런 선화를 보면) 미륵사요?
선화 : (점점 힘이 없어지고) 예에.. 그럼.. 저도.. 폐하도.. 모든 백성들도..
미륵의 세계로 갈 수 있다구요.
장 : (탕약을 가져오며) ..그럼, 그리 하지요.
장이 탕약을 선화에게 먹인다.
선화도 손으로 탕약을 받아 마시려는데..
손에 힘이 없는지.. 손을 툭 떨군다.
장 : (놀라) 황후!
선화 : ..(눈이 거의 감기는데) ..장난..입니다.
하는 선화의 모습이 장난이 아님을 알겠는 장.
장 : ..황후!
선화 : (눈은 감기고 힘은 완전히 없는 채로) ..장난이라니까요..
장 : ......
선화 : 울지 마세요.
장 : ......
선화 : 우시면 안 됩니다.
장 : ......
선화 : ..폐하는 웃는 것이.. 멋있으십니다.
장 : ..황후..
선화 : ..폐하는.. 웃는 것이..
하다가는 툭 떨어지는 선화의 고개.
장, 온 시간이 멈춘 듯 그런 선화를 보는 장.
어찌 할줄을 모르는 채.. 그런 선화를 보는 장.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장, 억지로.. 억지로.. 미소를 띠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눈물이 흐르는데 웃는 장.
그런 둘의 모습 뒤로 황혼이 지고..
장과 선화의 애틋한 사랑의 장면들이 회상 컷으로 무수히 지나간다.
그리고는 다시 장과 선화의 풀샷장면에서..
S#66. 길 일각
선화의 관(연화 꽃관)을 들고 가는 장례행렬.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 뒤를 따르고..
앞에 가는 장은 울지 않는다.
S#67. 생가 연못가.
장이 서서 선화를 생각하며 바라보는데..
목나수 : (E) 폐하!
장, 돌아보면 목나수가 서있다.
그리고 보면.. 목나수의 손에는 금동대향로가 들려있다.
장 : (금동대향로를 보는데) 결국 황후께서 보지 못하고 떠나셨습니다.
목나수 : ..예.
장 : (금동대향로를 받는데)
목나수 : 알고 계신 듯 제게 전해 달라 하신 말씀이 계시옵니다
장 : (보면)
목나수 : 청동향로가 폐하께 힘든 운명의 길을 내렸다면..
장 : ......
목나수 : 이 향로는 폐하께 안식을 내렸으면 한다구요.
장 : ......
목나수 : 신라로 인해 승하하신 성황제와 아좌태자전하, 위덕황제, 혜황제, 법황제
또한 그 과정에서 죽어간 많은 백성들과 사택기루까지.. 모두 감싸 안고..
폐하와 백제에는 이제 오로지 안식이 내려졌으면 한다구요.
장 : ......
목나수 : 그것이 이제는 폐하의 운명의 길이 되었으면 한다구요.
하면.. 장, 그런 목나수의 말을 듣고는 향로를 본다.
그리고는 천천히 향로에 불을 피운다.
연기가 오르는 향로.
그 위로..
장 : (E) 예 그리 하겠습니다. 황후께서 그리 하라시면 그리 하겠습니다.
허나 한 가지 모르시는 게 있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게 운명이 아니라 피할 수 있음에도 가는 것이 운명이라 하였으나..
단 하나, 단 하나! 벗어날 수 없어 간 것이 있습니다. 피해지지 않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목나수 : .....
장 : (E) 황후입니다. 황후를 보고 싶은 마음은 벗어날 수도 피해지지도 않았습니다.
해서 이 향로로도 그것은 위안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목나수 : ......
장 : (E) 보고 싶습니다! 죽도록 보고 싶습니다!
하고는 장이 손을 펴면..
나란히 놓여진 두 사람의 나무반지.
선화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 장의 얼굴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
첫댓글 아.. 길고 길었지만.. 너무 멋진!! 드라마였습니다~! 장이, 선화, 기루, 우영, 다들 이뻤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