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름이 절이요, 절 이름이 山 이로다. 두륜산 대흥寺 탐방
(전남 해남군 삼산면 두륜산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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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겨울의 징후가 보인다는 절기 소설(小雪)이 지난지도 이틀이 되었다.
이 무렵이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 눈이 내리며 모든 농사일도
끝내고 김장을 담그는 철이다.
입동(立冬)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하여 小雪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세시에서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하늘과 땅이 막혀서 겨울이 된다고 하였으니 말 그대로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라는 것이다.
바람 찬 小雪추위는 창문 틈으로 황소바람이 분다는데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려는지 초겨울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전북 무주 덕유산 설천峰일대에 15cm의 적설량을 보이는 눈을 뿌렸고
중부와 남부내륙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 졌다는 보도였다.
오늘은 두륜산을 산행하는 날,
전남 해남군 삼산면 남쪽에 있는 산으로 두륜峰(703m)이 최고봉이다.
남서쪽의 대둔산(大芚山: 672m)과는 자매峰을 이룬다.
즉 대둔산은 주봉인 두륜峰을 중심으로 가련峰, 고계峰, 노승峰, 도솔봉,
연화峰 등 두륜산의 여덟 봉우리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대둔산, 대흥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산자락에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대둔寺)가
있어서다.
어제는 해가 나와 맑았으나 날씨는 계속해서 추웠다,
이 무렵이 되면 타작한 벼를 말려 곳간에 쌓아 두는가 하면,
멍석에 무말랭이를 널거나 호박을 가늘고 길게 썰어 오가리를 만들기도
하고, (*오가리=저장용 말린 채소)
중부이남에서는 줄줄이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한다.小雪무렵에는 해마다 강하고 매서운 바람이 일면서 날씨가 추워지는데,
이 때 부는 강한 바람을 “손돌바람”, 강한 추위를 “손돌이추위”라고 한다.
이는 고려시대에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배에 타고 있던 왕이 고의로 배를 흔든 것이라 하여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江華)지역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장거리산행은 산은 좋은데 멀어서 안 되고,
근거리산행은 그저 그런 산이라고 회원들의 심통은 불만투성이다.
산행이사 없이 산악회가 운영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산행질서가 깨진지 오래다.
오늘 두륜산산행도 삼삼오오 제각각 흩어져 갈 길을 알아서
올라가고 있는데, 오늘은 누구를 따라 가야할까? 걱정이 앞선다.
왜 이럴까?
산악회를 운영하는 운영멤버가 없고 기능이 정지되어 버렸다.
오늘도 겨우 30명이 산행에 참여를 했다.
인원이 문제가 아니라 기존산악회의 주축을 이루었던 사람들이 없다.
그래도 산행버스는 대흥사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일주문, 부도전, 대웅전, 대광명전, 표충사, 천불전이 등이
있는 절까지의 거리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해남 대흥사(海南 大興寺)는
두륜산도립공원에 있는 절로 대둔寺 라고도 한다.
신라 진흥왕이 어머니 소지부인을 위하여 544년 아도(阿道)로 하여금
창건하게 했다는 대흥사,
임진왜란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사찰의 규모를 갖추지 못하였으나
임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僧軍)의 총본영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1604년(선조: 37년)서산대사가 자신의 의발(衣鉢)을 이곳에 전한 후 크게
중창되었으며,
그 후에도 계속해서 중창, 건립, 재건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대흥사에는 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보물: 48호),
북미륵암삼층석탑(보물: 301호),
응진전전삼층석탑(보물: 320호)이 있다.
아침에는 매우 추웠지만 낮부터 날씨가 풀려 해가 나오고 산행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차가움은 공기를 투명하게 만드는데 햇빛까지 반짝이니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다.
영롱하게 빛나는 맑은 대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데
태양에 인색한 겨울이 오기 전에 낙엽과 함께 늦가을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랄 수 있다.
반짝 추위가 온다는 기상예보이기는 하지만 겨울이 한발 한발 다가오는데
만추(晩秋)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오늘산행은 주차장에서 출발:-
대둔寺 -일지암 -천년樹 -헬기장 -가련峰 -되돌아 헬기장 -두륜峰
-구름다리 -진불암 -대둔寺 -주차장으로 내려오는데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모처럼만에 “사랑 합니다”님이 산행에 참여해서 함께 산행을 했다.
금강골을 한참 오르다보니 일지암이 나왔다.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추앙받는 초의(草衣)선사 장의순이 40년 동안
수도 생활을 했던 암자이다.
이 때문에 이 일대는 예로부터 한국 고유의 차(茶)와 다도로 널리
알려졌고 유자 산지로도 유명하다.
일행은 일지암부근에서 두 팀으로 갈렸는데 결국은 만일암 터와
천년樹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만일암 터에는 석탑이 세워져있었고,
암자 터 밑에는 30m가 됨직한 거목이 무수한 잔가지를 거느리고
서있는데 천년의 수명을 누리고 있다는 천년樹란다.
천년을 살고 있는 나무는 말없이 서있는데 백년도 못사는 사람들만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다.
얼마를 올라가니 탁 트인 공간이 나왔는데 헬기장이다.
왼쪽은 가련峰, 오른쪽이 두륜峰이고,
앞에 바라다 보이는 섬과 바다가 완도와 진도를 비롯한 다도해이다.
완도대교, 신지대교가 보이고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훤히
보인다.
소백산맥의 남단인 해남반도에 우뚝 솟아 있는 두륜산,
식생은 난대성 상록활엽수와 온대성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지만,
봄의 춘백(春柏),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동백(冬柏)으로 유명하다.
특히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계곡의 동백나무 숲과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이 말 그대로 장관이라 하지만 지금은 볼 수가 없다.
또 가을이면 두륜峰과 가련峰 사이에 넓은 억새밭이 펼쳐지고 있다지만
계절적으로 늦어 아름다움을 즐길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남쪽지방이라 늦은 단풍은 아직도 제멋을 뽐내고 있다
대둔산 자락의 왕벚나무자생지는 천연기념물 173호로 지정되어있다.
가련峰을 먼저 올랐다.
산은 온통 낙엽으로 덥혀있고 가련峰 암봉지대를 제외한 산과 능선은
잎이 떨어진 참나무 숲 이었다.
앙상한 나무들은 매서운 겨울을 경계하고 서 있는 초병들처럼 보였다.
암봉은 가파르고 수직으로 되어있었으나 손잡이용 쇠고리와 쇠 발판,
로프와 쇠줄이 이중으로 연결되고 목제계단도 가설되어 있었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정상을 포기하고 내려가기도 했다. 가련峰에서
노승峰(능의대)까지도 길게, 길게 쇠줄이 이어져 있었다.
헬기장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이어서 구름다리를 지나 두륜峰을 올랐는데,
나는 지금까지 구름다리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다리인줄 알았는데
자연이 빗은 바위다리란 것을 알고 속으로 웃고 민망해 했다.
두륜峰에서 진불庵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었고 산죽과 참나무 숲이
서로의 경계를 짓고 있었다.
진불암에서 대흥사까지는 난대성상록활엽수가 자라고 있었으며 동백과
시누대나무가 많았다.
계곡으로는 맑은 물이 소리 내며 흐르고 있었으며 사찰은 공사 중이었고
목재나 흙을 실은 트럭들이 정차해있거나 운행을 하고 있었다.
초의선사석상도 있었다. 하산을 하고보니 오후 3시였다.
(2011년 11월 25일)
첫댓글 찬바람에 떠는 마지막 잎새, 선명히 드러나는 산죽, 동백의 푸른빛깔,
노을처럼 붉은단풍, 두륜산 대흥사의 가을 정경이 눈에 선하다.
바보, 바보Y 2011.11.28 12:26수정 | 답글 | 차단 | 삭제 Daum Blog.
절에서 올려다보면 두륜봉이 부처님 머리이고,.
가련봉, 노승봉은 부처님 좌,우 손인데 못보셨나요,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