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이 곱은 손을, 언 길을. 언 길 위를 미끄러지면서 멍들어 걸었던 그 밤을 잊지 말자. 새벽에 도착했던 눈에 덮인 빈집을, 기침 콜록이며 불 때고 있던 어머니를, 어머니의 환영을, 꿈속에서도 잠 못 이루고 기도하고 치성드리고 있는 어머니를 잊지 말자. 언 몸울 녹이기도 전에 김칫국에 밥을 말아 훌훌 넘기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리는데, 아야, 어찌됐던 몸조심하거라, 신작로까지 따라 나와서 손사래 치던 어머니를 잊지 말자. 새끼줄로 동여맨 감발 위로 떨어지던 함박눈을 잊지 말자. 그 새벽을 잊지 말자. 초심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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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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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침팬지와 함께한 제인 구달이 곰베의 야생 침팬지들에 대한 이야기와 소중한 가족들의 사랑과 도움, 그리고 동물보호와 환경보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의 인생 여정을 따라 담아놓은 책이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위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조금씩 함께 노력한다면 지구의 미래에는 희망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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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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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남부 해안에 있는 본머스에서 자랐다. "타잔을 읽으면서 타잔의 애인인 제인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어릴 때부터 아프리카 밀림을 동경했다. 1957년 아프리카 케냐로 간 그녀는 저명한 고생물학자 루이스 리키와 함께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고 1960년 여름에는 혼자 탄자니아 곰베로 가서 야생 침팬지 연구에 착수하였다. 1965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동물행동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Gombe stream Research Center를 설립하기 위해 탄자니아로 돌아왔다. 1975년 야생 침팬지 연구를 계속 지원하기 위해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1995년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대영 제국의 작위를 수여받았으며, 뛰어난 연구, 탐험 그리고 발견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허바드 상을 받았다. 탄자니아 정부는 외국인 최초로 구달 박사에게 '킬리만자로 상'을 수여하였다. 저서로『In the Shadow of Man』『The Chimpanzees of Gombe : pattern of Behavior』『Through a Window : 30 Years Observing the Gombe Chimpanzees』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 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상근연구원이다. 역서로 제인 구달의『My Life with Chimpanzees』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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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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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사의 말 - 만약 우리에게 그럴 의지만 있다면 2. 서문 -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3. 시작 4. 준비 5. 아프리카로 6. 곰베에서 7. 홀로 8. 변화의 10년 9. 잃어버린 낙원 10. 악의 뿌리 11. 전쟁의 전조 12. 연민과 사랑 13. 죽음 14. 치유 15. 도덕적 진화 16.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 17. 희망 18. 홀로코스트를 넘어서 19. 시작에서 끝맺기 20. 저자 후기 - 영원히 끝나지 않을 여정 21. 사람, 동물, 환경을 위한 제인 구달 연구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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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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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그러나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물가에 앉아 있는 데이비드를 발견했다. 거리를 두고 앉아 커다랗고 광채가 나는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두 눈은 성품 전체, 침착한 자신감과 타고난 위엄을 보여주는 듯 했다. 대부분의 영장류들은 직접 뚫어지게 응시하는 것을 위협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침팬지는 그렇지 않다. 데이비드는 건방지지 않게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고 바라보는 한, 결코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때로는 그날 오후에 그랬듯이 내 시선을 맞받아보기도 했다. 그의 눈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과 같았다. 내가 그런 기술을 가지고만 있다면 말이다. 그와의 그날 이후로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침팬지의 눈을 통해서 그 마음과 함께 세계를 바라볼 수 있기를 얼마나 자주 바랐던가. 그러한 순간은 아마도 일생의 연구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은 인간적 관점, 즉 세계에 대한 인간적 견해에 갇혀 있게 된다. 현실에서는 다른 문화의 관점, 혹은 반대 성(性)의 관점으로 세계를 보는 것조차도 어렵다. 데이비드와 내가 거기에 앉아 있었을 때, 나는 코코야자의 잘 익은 붉은 열매가 땅 위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손바닥 위에다 그 코코야자를 올려놓고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데이비드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열매를 가지러 다가왔다. 그는 그것을 떨어뜨렸지만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나를 안심시키려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는 말이 필요없었다. 그는 열매를 원치 않았으나 나의 동기를 이해했고 나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차렸다. 지금까지도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누르던 느낌을 기억한다. 우리는 말보다 더 오랜 고대의 언어 - 선사 시대 선조들과 함께 공유했던 언어이며, 우리 두 세계를 이어주는 언어 - 로 의사소통을 했던 것이다. 깊은 감동을 느꼈다. 데이비드가 일어나서 멀리 걸어갔을때 그를 가게 내버려두었다. 그 경험을 더 길게 간직하고 싶어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옆에 그대로 조용히 있었다. 나는 그 순간이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데이비드와 그의 친구들에 대한 이해가 커져가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 대해 늘 가져왔던 경외심도 깊어졌다. 그리고 이 세계 속에서 침팬지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침팬지와 비비, 원숭이들과 함께 새와 벌레들, 활기에 넘치는 숲의 풍부한 생명체들, 결코 멈추지 않고 바쁘게 흐르는 거대한 호수의 물, 셀 수 없이 무수한 별과 태양계의 행성들은 하나의 전체를 형성한다. 모든 것은 하나이며, 모든 것은 거대한 미스터리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일부이다. 평온이 나를 감쌌다. '여기는 내가 속한 곳이다. 이 일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이다'라는 생각이 점점 더 자주 들었다. 곰베는 내가 떠들썩한 문명 세계에 살았을 때, 가끔 오래된 성당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평온함을 가져다주었다. --- pp.117-119
말을 버렸을 때 다가오는 새로운 깨달음을 말로 묘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마도 모든 것이 신선하고 놀라웠던 어린 시절의 세계로 되돌아가는 것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말은 경험을 풍부하게 ㅎ라 수 있다. 그러나 또한 많은 것을 빼앗아가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벌레 하나를 보고 즉시 어떤 특징을 추상해내고 그것을 파리라고 분류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인지적 연습을 통해 경이의 일부는 사라져간다...(중략).. 말은 합리적인 자아의 일부분일 뿐, 잠시동안 그것을 포기하면 직관적인 자아가 좀 더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 --- p.116
앞에서 보았듯이 인간이 느끼는 연민, 이타심, 그리고 사랑의 뿌리는 우리의 과거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다. 사랑은 수많은 형태로 나타나는데 우리는 종종 이 단어를 너무 쉽게 사용한다. 우리는 친구, 가족, 애완동물, 우리가 속해 있는 나라를 사랑한다. 우리는 자연을 사랑하고 폭풍우와 바다를 사랑한다. 또한 신을 사랑한다. 그 무엇을 사랑하건, 그 사랑의 깊이가 -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 사랑하는 사람이나 대상을 잃었을 때의 슬픔의 깊이를 결정한다. 애지중지하는 고양이나 개와 함께 살아가는 고독한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친적들, 심지어는 부모의 죽음보다도 이 애완동물의 죽음을 더 슬퍼할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p.1-10,194
자신이 바로 소비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무엇을 살 것인지,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지를 자유롭게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기업과 산업의 윤리를 바꿀 수 있는 집단적인 힘을 쥐고 있다.선이 실현되도록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p.296-297,pp24,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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