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다 청련사
김 인 수
시월에 단풍물이 내려오는 길 따라 청련사(달산면 덕산리 산736)에 갔습니다
마을 초입에 들자 낙엽진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이 열어 주는 길 따라
외 길을 오르고 오르다 보니 조금 더 깊어진 골짜기부터는 다람쥐가 청련사 가는 길을 안내 합니다
이 때면 어느 산천인들 아름답지 않는 곳이 있겠습니까 마는 저는 정말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어찌 제가 살고 있는 지척에 이리도 아름답고 수려한 자연이 숨어 있었는지
아니 숨어 있었는것이 아니라 이미 태고적 우리 곁에 와 있었는걸 저는 오늘에야 이 산천의 품으로
들어 가나 봅니다. 인연에 ,,,,
한참을 오르다 보니 국립공원 주왕산 이란 안내 글귀가 이곳 저곳에서 너풀 거리기 시작합니다
분명 나는 영덕에서 들어 왔는데
분명 나는 영덕 청련사 가는 길을 찾아 가는데
주왕산 국립공원이란 안내표시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있었지만 돌아 올 수 없는 외 길
오르고 오르며 길이 열어 주는곳, 끝까지 가 보는거야 하면서 계속 따라 올라 갔습니다
그 길은 분명 하늘 바다로 가고 있었습니다
사방 팔방 오색이 아닌, 칠색 팔색으로 옷 갈아 입은 대둔산 자락은 하늘로 가는길을 열어 놓고 있었습니다
분명 신비었습니다. 호기심에 청련사 가는 길을 잊은채 외길을 따라 하늘로 올랐습니다
숲에서, 숲 속에서 흘러 내리는 소리들은 천상이 울어 주는 화음이었습니다
단풍물 흐르는 칠색 팔색의 가을은 열여덟의 고운 연지볼이었습니다
이 자연의 신비와 조화를 어느 언어로도 표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언어의 한계를 느껴야 한다는 것에,,,,
가야하는 길을 잊었습니다
그 길이 청련사이든, 주왕산이든 신비의 숲 속에 나를 세웠습니다
하늘의 끝 자락이었습니다
" 차량은 사찰 안으로 들어 올 수 없습니다 " 란 글자를 확인 하는 순간
하늘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 하늘 머리에 또 하나의 신비가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큰 바위 부처상 이었습니다
하늘이 닿은 꼭지점, 어느 장인이 모셔 놓은 부처이든가
하늘 바다 이고 대둔산 품에 내려 앉은 청련사 바위 부처
청련사 ! 청련사 !
어린 시절 사람의 입으로 날리어 오고 날리어 가던 그 사찰이 바로 이 곳 이란 말인가
신비의 터 었습니다
하늘이 열어 놓은 사찰 이었습니다
대웅전에 올라 향을 사르고 삼배를 올리며 작은 소원도 내려 놓았습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 스님은 출타 중, 노보살님만 하늘 청련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적막강산이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나 봅니다
천하가 고요합니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 마저 소리에 소리가 날리어 가고 없습니다
청렴합니다. 하늘 한 가생이에 자리한 고요의 사찰입니다.
이 고요의 힘, 대둔산의 정기가 영덕을 지켜가는 한 줄기 동맥인가 봅니다.
흐르는 이 가을에
하늘 한 가생이에 담기어저 내려갑니다
나의 고향
나의 영덕
청련사
*** 영덕 신문 2011년 11월 17일에 ,,,, 먹물 찍은 글입니다 ,,,, 잡글 한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