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위해 눈물 흘렸으나 여우와는 작별을 고하다우리는 모두 어린 왕자를 읽었습니다한 송이 꽃을 위해 눈물 흘리고 한 마리 여우를 위해 발길을 멈추었던 그를 기억합니다장미는 연약하고도 오만하여 언제나 가시 돋친 말들로 자신의 취약함을 감추곤 했습니다여우는 다정하고 영리하여 길들인다는 것은 곧 서로에게 구속된다는 뜻임을 그에게 일깨워주었죠어린 왕자는 말했습니다 나의 장미는 평범할지 몰라 하지만 그녀는 내가 물을 주고 보호해준 그녀의 투정을 들어주고 침묵을 지켜봐 준 단 한 송이의 장미야여우는 말했습니다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해질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야하나는 지켜주어야 할 사랑이고 하나는 서로를 선택한 동행입니다그는 과연 누구를 더 사랑했을까요즉각적인 만족이 추앙받는 이 시대에 여우의 철학은 유독 고귀하게 빛납니다사랑의 가치는 소유나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들임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아의 성장에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죠나에게 너는 수만 명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일 뿐이야 라고 말할 때 여우는 인지적 관계의 궁극적인 청명함을 보여줍니다이것은 득실을 따지는 세속함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여우가 제안한 의식은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순간을 다른 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지혜입니다사랑의 본질은 운명적인 만남이 아니라 함께 의미를 창조해가는 과정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이별 앞에서 여우는 슬픔을 시적인 영원함으로 승화시킵니다황금빛 밀밭은 기억의 토템이 되고 바람에 흔들리는 밀물결 소리는 그리움의 선율이 됩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라는 여우의 철학은 현대인들에게 종극의 해답을 제시합니다진정으로 깨어있다는 것은 득실을 계산하는 냉막함이 아니라 찰나임을 알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투신하는 용기입니다그는 장미를 향해 천 리 길을 달려갔지만 해 질 녘 여우와 작별하며 묵묵히 눈물을 삼켰습니다그는 그 누구도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오직 성장한 자기 자신만을 데리고 떠났을 뿐입니다어쩌면 장미는 우리가 한때 온 몸을 던져 했던 사랑을 상징하고여우는 우리에게 놓아주는 법을 가르쳐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그가 떠나던 그 순간 그는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으나 모두를 가슴속에 품었습니다
출처: 빗새의 문학관 원문보기 글쓴이: 깨어있는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