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가 웃고 있다. 결승1국을 승리한 후의 바둑판 앞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이창호, 명인전 결승1국에서 원성진을 불계로 제압 난전끝에 먼저 1승… 우승시 대회최다 13번째 정상
최초의 대회, 전통의 기전, 최대의 상금….
각기 다른 색깔과 명성을 지닌 여러 대회 중 프로들은 어떤 것에 조금 더 애착을 가질까. 또 어떤 것을 가장 갖고 싶어할까.
그중 하나, 최대 상금이 걸린 대회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12월을 활기차게 연 1일 정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막 올린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은 개인전으로 치르는 국내기전 가운데 최대의 우승 상금을 내세운다. 1억원이다. 지난 1969년 창설됐으니 유서도 깊다.
팬들의 관심도는 저절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창호 vs 원성진'이라는 타이틀전 첫 구도 또한 주목도를 더해준다. 흥미롭게도 두 기사는 지난기 본선리그를 전부 소화한 결과 3자동률 상황이 빚어져 재대국 끝에 강동윤에게 결승 진출권을 내줬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이를테면 '재수 끝'의 결승행인 셈이다.
호응도를 반영해 예선과 본선 대국의 기본틀이었던 '오전 10시 30분 시작'에서 벗어나 낮 12시에 출발, 점심 휴식 없이 두는 것으로 변경했다. 생방송을 주관하는 바둑TV가 시청자들에게 첫수부터 중국까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3분을 남겨둔 시점부터 초읽기(1분 3회)에 들어간다.
첫판은 이창호 9단이 제압했다. 열전이었다. 반상은 하중앙 공방에서부터 끝까지 승부처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형세의 저울추는 이창호에게서 원성진에게로, 다시 이창호에게로 옮겨다니며 엎치락뒤치락거렸다.
국후 이창호는 "처음부터 난전이었다. 어려워서 실수도 많았다"며 "하중앙 쪽을 뚫린 장면에선 집이 부족햇는데 그 이후 우변 싸움에서 상대가 실수를 연발했다"고 힘든 승리였음을 시인했다. 덧붙여 최근의 전투 바둑 성향에 대해선 "어렵긴 하지만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6연승을 달렸다. 아울러 원성진과의 상대전적을 7승 4패로 벌렸다. 올해 다른 기전에서 특출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원성진은 명인전에 전력을 다하는 입장인데 출발이 삐긋거렸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결승2국은 하루 쉰 뒤 3일(목요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속행된다. 이창호가 우승할 경우 대회 최다(13회) 및 개인 통산 136번째(국내 115, 국제 21), 원성진이 우승할 경우 개인 통산 4번째(종합기전 2, 신예기전 2)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한편 이날 대국은 바둑TV에서 마련한 '승자 및 퀴즈 맞히기' 이벤트가 더해져 바둑팬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하이원리조트 숙박권 및 푸짐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는 결승전이 종료될 때까지 진행된다.
■ 결승5번기 일정(시작시간은 낮 12시, 장소는 바둑TV) ㆍ제1국 : 12월 1일, 제2국 : 12월 3일, 제3국 : 12월 8일, 제4국 : 12월 10일, 제5국 : 1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