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코치 영입에 관한 글을 적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 내용 이어 가겠습니다.
5. 초등학교 코치에 대한 기대치 차이 문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습의 목표 차이입니다.
어느 종목이나 운동의 목표는 승리입니다만, 중국 탁구의 경우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주력으로 하고 시합에 대한 요령을 가르치지 않는 편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이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마다 성적에 따라 지원금과 대우가 달라지고,성적이 좋지 않으면 팀 해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 가치보다는 현재의 성적에 따라 들어갈 학교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당장의 성적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제 시합에서 중국 선수들의 호프스, 카데트 성적은 한국보다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부천시청의 함소리 선수나 대우의 황민하 선수 같은 경우도 제 기억에는 카데트 (중학교) 세계 1위에 랭크되었던 선수들이죠.
그런데 주니어부터 갑자기 중국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즉 중국 선수들의 경우는 주니어가 되기 전까지는 기본기 수련 단계이고 시합 요령을 깊이 배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코치들이 한국 초등학교 팀에 오면 원래의 가르치는 결과 맞지 않아 고민하게 될 것이고 학교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성적이 나지 않고 매일 한 것만 또 반복시키니 답답해 하기 쉽습니다.
이런 문제로 중국 유소년 코치들은 한국 코치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단조롭고 별로 선수 개개별로 잘 맞춰 주는 지도자 같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유럽에서는 중국 코치들이 잘 안착하여 활약하고 있고, 해당 국가 탁구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저는 한국의 우수한 지도자들이 전 세계에 나가서 활약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지도자들은 부족한 선수들로 단체전을 꾸려가야 하므로 잘 못 하는 선수들을 중위권으로 끌어 올리는데 탁월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열정적이며 임기응변에 강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끌어냅니다.
그래서 그 동안 중동 국가에나 오광헌 감독님 사례처럼 심지어는 일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왔죠.
그러나 유럽의 사례를 보면 중국인 코치들은 그렇게 잘 적응하지 못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자주 가는 자르브뤼켄 클럽은 샹쿤, 다르코, 프란치스카 선수등이 활약하고 있구요,
제가 가장 최근에 방문했을 때는 이들의 지도를 도와 주는 코치로 슬로베니아의 요세 코치가 활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클럽에서 같이 운동하는 청소년 선수들의 지도자는 중국분이셨습니다.
본래 양잉이라는 여성 코치분이 계셨는데, 이제 나이가 많으셔서 은퇴하시고 새로운 중국 코치분이 오신 듯 하더군요.
잘 적응하시고 계시고 언어적으로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헝가리 캠프에 가서 여러 코치들을 만나서 2주 동안 지낸 적이 있는데, 그들에게 들은 유럽의 중국인 코치들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못 들었습니다.
당시 오스트리아, 벨라루시, 헝가리, 독일, 크로아티아 등 대략 7-8개 국가 코치들과 같이 지낼 수 있었는데,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지만 중국인 코치가 서브 코치로 같이 와 계셨습니다.
그런데 언어가 안 되니 코치도 아닌 저는 코치들과 어울리면서 훈련 미팅도 같이 하는데, 그 분은 코치 미팅에 전혀 오지를 않았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팀웍이 되지 않고 결국 훈련 기간 내내 하는 일 없이 왔다 갔다만 하고 끝났죠.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것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들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인 코치들이 잘 적응을 못 하고 1-2년 있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문화, 언어 차이가 크고, 중국처럼 쉽게 선수들이 따라주지 않으니 못 견디지 않나 싶습니다.
중국은 선수가 너무 많으니 말을 듣지 않으면 퇴소시킨다고 합니다.
그것이 제일 무서운 일이고 선수들은 코치를 무서워 한다고 하죠.
그러니 유럽에서 서비스직의 개념으로 선수들을 존중하며 가르치는 것이 가뜩이나 언어적으로 불편한 가운데서 쉬울리가 없습니다.
7. 한국에서의 중국인 코치들은?
많은 분들이 줄기차게 중국인 코치 영입을 주장해 오셨는데, 한국 탁구계가 중국인 지도자들을 전혀 받아 들이지 않았을 리는 없지 않나요?
저도 알게 모르게 한국에서 활약하신 적이 있던 중국인 지도자들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잘 하시는 중국인 지도자가 고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교포 출신 중국인 코치가 몇 년간 재직한 적도 있습니다.
기사를 살펴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재형 감독님께서 중국 유명 지도자를 여자 대표팀에 모신 적도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806172.html
그리고 전지희 선수 지도를 위해서 중국의 유명 코치 장첸 코치가 부정기적으로 한국에서 지내며 개인 코치를 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장첸 코치는 올림픽을 앞두고는 일본 선수 전담 코치가 되었다고 하죠.
개별 코치분들에 대해서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그 분들에 대해서 평을 할 입장도 아니니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초등학교 이후의 선수들에게 중국 코치들이 투입되어서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전면적인 탁구 개편보다는 소소한 개편,
그리고 언어 소통이 가능한 중국 출신 선수들에 집중하는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8. 중국 탁구를 배우려는 것인가, 극복하려는 것인가?
저는 이쯤에서 중국 탁구를 배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극복할 것인지, 둘 중에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를 한번 묻고 싶습니다.
물론 배우려다 보면 극복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극복하려다 보니 중국 탁구를 연구하고 따라하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어서 두 가지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에 따라서 선택하는 수단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우려고 한다면 코치를 영입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아니면 탁구 유학을 가도 됩니다.
어린 나이에 중국에 보내 탁구를 배워오도록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중국의 우수한 선수들과 맞서 이길 우리의 독자적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춰 강한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코치를 데려 오기 보다는 자주 교류전을 하면서 전략을 파악하고 전지 훈련을 자주 가서 실력을 견주며 우리 전략이 맞는지 확인해 나가되 한국식 해법으로 중국의 강한 탁구에 덤벼 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배움이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배움은 그 나라의 문화와 소통 방식을 이해해야 하고, 그 지도법에 마음으로부터 공감해야 합니다.
중국은 공산 주의 국가이고, 사람의 가치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선수를 아끼는 나라가 아니죠.
그 속에 한국 선수들이 들어가서 상처받지 않고 탁구 유학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또 그 속에서 평생을 지내온 중국의 탁구 지도자들이 민주적이면서 선수를 귀하게 여기는 한국 탁구계에 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글 이어가겠습니다.
첫댓글 결국 언어=문화라서....
기술과 관련된 문제이전에 이해하고 소통하는 일이 우선되어야하니...외국인 코치는 쉬운일이 아니군요ㅠㅠ
예, 그럼에도 시도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코치를 영입하지 않아서 성적이 좋아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시도해도 안착이 잘 안 되는 상황입니다.
한국 스포츠에서 (탁구포함) 초등학교 교육때부터 승부와 시합에만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은 바뀌었으면 좋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단기 성적에 상급학교 진학문제가 걸려있으니 이런 문제들은 쉽게 고쳐지지 않겠지만요.. 심지어 학부모가 단기성적을 원하니...
(댓글 수정)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입설 쪽입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6년 전 양영자 레전드와의 인터뷰입니다.
일본 탁구가 강해진 이유와 같은 이유로 우리 탁구가 약해진 이유... 꿈나무 양성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0221
훈련 캠프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도 중국 코치 영입설은 없는데요…
청소년 대표 훈련장에서 양감독님 뵌적 있는데 중국 코치랑 같이 운영하시더군요. 어쨌거나 그곳에서도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Oscar 참고로 제가 글에서 일본 탁구를 다루지 않고 있는데 일본 탁구는 제가 경험이 부족합니다. 제 글 내용 관련해서, 아시는 분이 일본 사례 참조될 것 있으면 댓글 주시면 좋겠습니다.
@Oscar 제가 참 글을 못 쓰네요. ㅠㅠ
중국 코치 영입에 대한 제 주장과는 별개로
양영자님의 후배 양성에 대한 이러~한 의견이 있었다~라는 의미였습니다. ^^;;;;
@붉은반바지 예, 이해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