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론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서울 아파트시장은 바닥다지기가 한창입니다. 저가매물이 2017년, 2018년 조정장세처럼 빠르게 소진되고 있지 않지만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축 희소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정비사업 일반분양가 고공행진이 반등시기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미래 입주물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입주물량은 보통 인허가 실적과 착공물량을 통해 내다봅니다. 아파트의 경우 분양승인 실적으로 2~3년뒤 입주물량을 거의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미래 입주물량은 시세도 결정하지만 매도시점에 자본차익을 좌우합니다. 우선 미래 입주물량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입주물량 과공급은 누적 입주물량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 미분양 물량 추세로 판단하게 정확합니다. 수도권 미분양물량은 8천여가구(2019년 1월 현재)로 역대급으로 적습니다.
다만 2019년 이후 분양물량이 늘어날수록 미분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1월에 수도권 미분양은 전달 대비 1,834가구나 증가했습니다. 대장지구 등 성남, 고양에서 미분양이 증가했습니다. 2018년 12월 11일 이후 분양시장에서 중도금대출 규제와 무주택자 우선공급으로 유주택자 수요를 차단해 미분양이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분양가 급등도 큰 몫할 것입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실적 감소세는 2021년 이후 도심 입주물량 감소를 의미합니다. 지난 2015년 대세상승장을 맞아 수도권 인허가 실적(정비사업 인허가 실적은 사업시행인가 기준)은 2016년과 2017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착공물량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2017년 인허가 실적이 급증한 이유는 정비사업 규제를 피하기위해 사업시행인가를 앞당겼기 때문입니다. 2017년 8.2대책에 따라 관리처분인가후 재개발 조합원지위 양도금지가 신설됐습니다. 이에 앞서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2017년 12월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위해 사업시행인가가 몰렸습니다. 서울의 경우 2017년 아파트 인허가가 7만4천가구에 달해 200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정비사업이 인허가, 즉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입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5~6년입니다. 하지만 8.2대책과 9.13대책에 따라 정비사업이 규제의 집중타깃이 돼 사업속도가 1~2년 이상 느려지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정비사업 아파트 입주시기는 입주하기까지 최소한 7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2021년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입주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은 2018년부터 확연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인허가 감소세는 2019년은 물론 문재인정부 집권 기한인 2022년까지 내내 계속될 것입니다.
정비사업이 불확실한 상황에선 미래 입주물량은 착공물량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2021년 이후 입주물량은 2018년 이후 착공물량에 좌우될 것입니다.
과공급 논란이 된 2018~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규제완화와 상승장이 겹치면서 2016년 하반기와 2017년에 착공된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서울 착공물량은 2018년 1분기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착공물량보다 감소세가 더 뚜렷한 게 2~3년뒤 입주하는 분양승인 실적입니다. 2018년 공동주택 분양승인(입주자모집 승인 대상 기준) 실적은 2만2천가구로 전년(4만가구) 및 최근 5년(2013~2017년) 평균 대비 45%나 감소했습니다.
2019년 이후에도 분양실적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금지 등 정비사업 규제책이 결정적입니다. 올해 서울 분양실적은 분양계획 대비 30%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도는 2019년부터 인허가는 물론 착공물량 감소세가 커질 것입니다. 공공택지 분양물량이 급감하고 정비사업 규제로 감소폭이 커질 것입니다.
2019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및 착공물량은 상당기간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어도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입주하는 2025년 이후까지 말입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건설시장은 침체기로 들어섰습니다. 건설시장중 특히 주택시장은 인허가, 착공, 분양승인 등 모든 주택공급 통계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서울 재고아파트는 공급의 양과 질이 모두 부족합니다. 우선 미분양이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서울 재고아파트 추이를 보면 상승장이 시작된 2015년 163만6천가구, 2016년 164만1천가구, 2017년 166만5천가구로 순증가분이 연평균 1만5천가구에 불과합니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입주 5년 이내 신축아파트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2005년 신축 아파트가 35만4천가구에 달했으나 2017년 현재 18만1천가구에 불과합니다. 서울에서 재고아파트는 좀처럼 늘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 가구수는 줄어들고 낡은 아파트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신축 희소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0년대엔 스카이라운지, 컨시어지(조식 서비스) 등 커뮤니티 서비스와 AI(인공지능) 홈IoT(사물인터넷), 공기정화시스템 등으로 무장한 4세대 신축 아파트가 최대 수혜처가 될 것입니다.
전셋값 폭락이라고 호들갑 떨었지만 연착륙중인 송파헬리오시티처럼 일시적으로 늘어난 2016년, 2017년 착공물량이 2020년 전후 입주해 소진된다면 서울 아파트값은 어떻게 될까요? 시장에서 미래 입주물량이 갈수록 감소한다는 시그널을 보여준다면 수도권 집값은 어떻게 될까요?
정비사업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부산 주택시장을 보면 서울 집값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부산은 2017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2010년대 상승장에서 인허가 실적이 연간 2만가구에서 3만가구였습니다. 서울 인허가 실적은 2000년대 상승장에선 4만~5만가구, 2015년 이후 상승장에선 2017년을 제외하고 역시 4만가구 안팎에 불과했습니다. 입주물량도 서울은 2015년 이후 연간 3만~4만가구 안팎에 불과합니다. 부산은 2010년대에 2만5천가구 안팎이었습니다. 부산보다 주택시장 파이가 3배나 큰 서울에서 입주물량 과공급을 논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중요한 팩트(인사이트)로 마무리합니다. 부산 대구처럼 규제를 풀어 정비사업 및 공공택지를 통해 신규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 집값은 안정됐습니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처럼 규제를 강화할수록 3~6개월 조정장세를 보이다 급등했습니다.
2019년은 수도권 대세상승장 5년차, 후반기입니다. 당신이 수비적 투자자라면 지키는 투자, 잃지 않는 투자를 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공격적 투자자라면 이번 상승장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할 것입니다. 잠시 멈춰서있지만 다시 달릴 기차에 올라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