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에서 집이 두 채라도 강남 한 채보다 싼데 세금 더 내는 과세형평성 논란되다.
파이낸셜뉴스|최용준|2022.03.23.
'마포+대전' 공시가 18억4천만원→보유세 700만원 늘어 2200만원
26억 반포자이 1채는 700만원대. 세제개편 목소리.. 정부 "고민중"
다주택자도 5월까지 팔면 혜택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년 연속 두자릿수 상승하면서 보유세 완화대상에서 제외된 다주택자들은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 반면 강남 등 '똘똘한 한 채' 가격이 강북이나 지방 등 중저가 지역의 다주택 가격보다 비싸지만 세 부담 혜택을 받게 돼 세제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1. 시세 7억 올랐는데, 세금은 60만 원 더 부과된다.
3월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7.22% 급등했지만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해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2021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종부세는 전국 합산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6억 원이거나 1세대 1주택자는 1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납부 대상이다.
다주택자는 이런 혜택을 적용받지 못해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다주택자도 오는 6월 1일 전 주택을 매도해 1가구 1주택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2021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공시가격이 각각 10억원, 15억원이었던 주택 A, B를 소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5월까지 B주택을 매각하면 A주택의 올해 공시가가 12억원이라고 해도 이번 조치를 적용받아 종부세 비과세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파이낸셜뉴스가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에 의뢰해 주요 단지의 보유세를 산출한 결과 반포자이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26억500만원으로 전년 22억4500만원보다 3억6000만원 올랐다. 다만 올해 보유세는 공시가격 변동률을 적용하는 경우 2414만원으로 전년 744만원보다 급증하지만 전년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의 종부세 역시 올해 변동률을 적용하는 경우 전년 대비 744만원에서 1267만원으로 증가하지만 1주택자는 전년 수준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세는 약 35억원에 이른다.
반면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와 대전 유성죽동푸르지오 전용 84㎡ 2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두 주택을 합친 시세가 약 26억원으로 올해 보유세는 2224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보유세 1531만원을 냈지만 700만원 가까이 세금이 증가했다. 올해 공시가격은 마포래미안 푸르지오는 13억8200만원, 유석동푸르지오는 4억6074만원으로 추정됐다. 공시가가 8억원 비싼 반포자이 전용84㎡ 1주택자보다 15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조세형평성 문제를 인정하고 있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기본적으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여러 가지 보호장치가 많이 마련돼 있는 게 현재 세제다"라며 "(다주택자 세금에 대해) 세제개편 전반적인 부분하고 같이 논의돼야 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도 (관련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법개정 및 제도를 위한 연구용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 똘똘한 한 채가 유리하여 강남불패 불 지필듯하다.
전문가들은 직장 등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지방과 수도권에 소형 주택 2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조치의 최대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획일적인 1주택자 감세만 계속된다면 다주택자는 증여나 매도를 통해 주택 수 감축을 시도할 수밖에 없어 결국 '똘똘한 한 채'를 위해 서울 집중화 현상은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계획센터 관계자는 "정부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국민의 세 부담 완화라며 핑계대고 있지만, 정부가 제시한 정책은 부자감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차기정부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통합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냈지만 모두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에서 협치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최용준 기자의 기사 내용을 보완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