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중국제회의가 열리던 현장
중국의 펑슈아이가 생애 처음으로 US오픈 여자 단식 4강에 올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나에 이어 펑슈아이까지 중국의 용트림이 심상치 않다. 9월 1일, 중국을 대표하는 4대요리 중 매운 맛 '쓰촨(四川)요리'의 본고장 청두(成都)에서 2014년 대중테니스국제회의가 열렸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의'미식지도(美食之都: 맛있는 음식의 도시)'로 뽑힌 청두를 우리나라에서는 성도로 부른다.
연변을 시작으로 명파와 계림, 소주에 이어 이번 성도에서 다섯 번째로 열린 국제회의는 테니스를 어떻게 하면 생활체육으로 보급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토의다. 그동안 시 차원에서 열리던 회의가 처음으로 성차원, 즉 사천성의 수도에서 열려 날이 갈수록 중국이 테니스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짐작할 만하다.
회의가 열리던 장소는 '테니스 호텔.' 이름부터 특별하다. 5성급인 이 호텔은 입구부터 천장까지 온통 테니스 라켓을 상징하는 전시물이 있다. 또 회의실 입구 통로에는 어린 학생들이 테니스를 주제로 그린 그림 수십 장이 전시되어 있었다. ‘테니스 호텔’이라는 이름답게 호텔에는 실내코트 16면과 실외코트 17면, 센터코트 2면등 총 36면의 코트 시설을 갖춰 ATP나 ITF등 큰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야말로 테니스 유토피아다.
자비로 이 대회를 5년째 주최하는 위지이 특별부회장
이번 국제회의 주제는 '테니스와 경기'로 가정철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가정철씨는 코치 50명과 테니스 아카데미를 12개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그 아카데미에 속한 학생은 총 1400명. 대단한 규모다. 회의장에는 중국 전 지역에서 올라온 120여명의 테니스 대표단이 진지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위지이 중국테니스협회 특별부회장은 “중국은 리나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있지만 생활체육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시작단계다. 국제적인 큰 선수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켓만 들고 어디를 가든 테니스를 할 수 있는 한국처럼 생활체육으로 보급이 되는 것이 매우 시급한 문제다”고 했다. 또 “앞으로 중국도 한국처럼 기업의 후원을 받아 전국 동호인 대회를 열어 남는 이익금을 테니스 발전기금으로 조성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98년도에 시당위 부서기를 역임하고 현재 성도시테니스 협회는 이끌고 있는 장봉 회장은 “테니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적인 모임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조직과 후원이 필요하다. 테니스 협회 조직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을 참여시켜야 한다. 또 무엇보다도 청소년 테니스를 활성화 시켜야 중국 테니스 미래가 밝다”며 “성도는 몇 년 전 대 지진이 일어났고 전 시민들이 합심하여 빨리 복구를 했다. 전국의 테니스 관련 인사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귀빈들까지 이곳 성도에서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는 인사를 했다.
중국의 테니스 마스터스의 편집장외 내빈들이 집중하는 모습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는 중에도 위지이 특별 부회장은 중간중간에 마이크를 잡고 부연설명을 했다. 때론 청중을 웃기기도 하고 때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테니스에 대한 강론을 펼치는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모건홍 상하이시 체육국 총회 주석은 “성도시의 테니스 환경은 전국에서 모범이다. 성도시를 롤모델로 삼아 전국에 테니스를 보급시켜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테니스에 관심을 가진 당서기등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당차원에서 협조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원식 편집장은 위지이 회장께 만화그림을 선물. 가격으로 환산이 안되는 선물이라고..
오전 9시 부터 시작된 회의는 오후 6시까지 계속 되었다. 한국에서 초대된 분들은 오후에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 맨 먼저 테니스 피플의 박원식 편집장이 중국동호인테니스 발전방향을 발표했다. 한국, 미국, 일본 사례를 들고 시진핑 주석까지 예를 들자 장내는 웃음으로 환기가 되었다. 한국 제품인 테니스 스윙기를 선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의 눈빛을 보냈다.
화곡의 4회째와 39회째의 팜플랫을 보며 오랜 전통을 설명하고 있다. 옆 사람은 통역해 준 박여사.
두 번째로 기자가 40년 역사의 화곡어머니 테니스 클럽을 소개했다. 중국의 아마추어 테니스 역사는 거의 10년 안팎이다. 그런데 한국의 어머니들이 40년 된 역사 속에서 전국어머니 테니스 대회를 39년째 해 오고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중국의 미래 사업 중의 하나가 기업의 후원을 받아 동호인 대회를 치르고 싶다는 것처럼, 화곡클럽이 주식회사 학산 비트로에서 18년째 후원을 받아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발표를 하자 호기심 있는 시선을 보냈다.
꿈나무 선수에게 장학금을 25년째 주고 테니스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는 것. 화곡클럽의 이 모든 저력은 옛것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온고이지신(溫故知新)에서 나온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그래서 중국도 테니스가 발전하려면 어머니들이 테니스를 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참석한 여성 임원들이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
세 번째로 춘천의 송암국제 테니스장을 설계한 한광호 소양강배 준비위원장이 발표를 했다. 젊은이부터 어르신부들의 경기 모습과 푸짐한 먹을거리를 대접하는 대회 현장이 동영상으로 보여 지자 환성이 울려 퍼졌다. 한국의 동호인 테니스의 발전된 모습을 발표하고 나자 어깨가 넓어졌다.
중국의 테니스에 관심이 많은 한광호 춘천송암코트 설계사이자 소양강배 준비위원장
각 지역의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토론 형식의 발표는 계속 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참석자들의 자세가 진지했다. 연길의 도문시에서 참석한 양창휘 회장은 끝까지 통역을 하며 도움을 주었다. 양 회장은 “전 중국에 청소년을 위한 테니스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이 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한광호 소양강배 준비위원장은 “그동안 다섯 번 열린 대중국제회의에 네 번을 참석했다. 날이 갈수록 중국인들이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며 “중국의 테니스 마스터플랜은 거대한 테니스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호텔안의 테니스 코트 시설뿐만이 아니라 한 단지 안에 쇼핑과 주거 그리고 커뮤니티나 박물관등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번 공천성을 방문하여 대단위 테니스 단지 개발 계획안을 발표하는 브리핑 현장에서 더욱 놀랐다. 머지않아 2020년 정도에는 중국 테니스 인구가 1억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내 옆에 계신분은 양광휘 도문시회장. 백두산 여행때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 그야말로 팔방미인, 못하는 것이 없다.
이튿날, 9월 2일은 종일 여행을 했다. ‘팬더의 도시’인 청도시는 인구 2,000만 명이 사는 대도시. 해가 뜨면 개가 짖는다고 할 정도 일 년 내내 습도가 높아 측전무후등 미인들이 많은 곳이다. 촉나라의 수도이자 삼국지의 역사문화를 간직해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유비와 제갈공명의 사당이 있는 ‘무후사’를 비롯해 중국 당대 최고 시성으로 추앙받고 있는‘두보초당'등이 있다.
맨 먼저 들른 곳은 팬더 공원. 중국어로 ‘숑마오’라고 불리는 팬더는 중국에만 서식하는 곰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다. 중국은 외교적 관계를 강화할 때 우호와 평화의 상징인 팬더를 선물로 보내는 ‘팬더외교’를 펼쳐왔다. 한국도 최근 시진핑 주석이 한 쌍을 선물했다. 공원에는 다양한 팬더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한 마리당 사육비가 1억 원 정도 든다는 소리에 더욱 각별하게 보였다.
도강언 앞에서 뛰는 중국인들. 날로 얼굴이 환해지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팬더 공원에서 한 시간 넘게 이동하여 도강언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모든 안내판에 한글이 표기가 돼있었다. 도강언은 2200년 전 촉나라 때 만든 수리시설로 그 기술이 뛰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강 가운데 인공섬인 어취로 통하는 ‘안련교’라는 아름다운 출렁다리가 놓여 있어 관광객들이 건너는 모습이 장관이다. 빠른 물살을 바꿔 홍수를 방지하고 지금까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 천 년 전의 둑을 보면서 놀라움이 컸다.
여성 대표단들의 회의
저녁 만찬은 야경이 아름다운 도강언 근처의 식당이었다. 그곳에서 성도시의 여성 테니스 연합회 양린 회장과 각 지역의 여성 대표단들만 따로 자리를 마련하였다. 성도시의 여성 테니스 회원들은 300명. 중국 전역에서 최고의 실력이라고 자랑한다. 또3월 8일에 열리는 대회에는 사천성의 여성 선수들이 대거참석, 대성황을 이루고 있단다.
성도시의 장봉회장. 비료를 개발해 엄청나게 성공한 분.
만찬장에서 최근에 만들어진 중국의 테니스 노래를 듣게 되었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단동시의 시장이 테니스에 대한 시를 짓자 이에 곡을 붙여 중국 전역에 전파되고 있는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합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위지이 회장은 “한국에서도 이 테니스 노래를 함께 부르면 좋겠다. 테니스하는 곳이라면 매우 잘 어울리는 곡이다”며 소개했다.
비파를 연주하는 여성은 포핸드가 강점. 이들 두 사람은 모자지간이라고 한다.
삼일 째 되는 날, 하루종일 테니스를 했다. 테니스 호텔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테니스센터로 이동했다. 그곳도 실내14면, 실외 11면으로 총 25면 . 대국다운 코트 시설이었다. 겨울에도 따뜻한 이 지역의 테니스 코트는 지붕만 덮고 사방이 트여 상쾌하게 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천요리의 대표격인 훠꿔도 맛보았다. 매콤한 국물에 육해공 20여 가지를 넣어 샤브샤브 형식으로 먹는 그 요리의 국물 맛은 매우 감칠맛이 났다.
기자는 중국에서 열리는 대중테니스국제회의에 두 번 참석했다. 이 회의는 테니스에 대한 토의도 진지하지만 회의가 열리는 그 지역의 문화까지 제대로 맛보게 한다. 내년 단동에서 열리게 될 제6차 대중테니스 국제회의에서는 어떤 주제로 논의될지 매우 궁금하다.
성도최고의 서예작가가 쓴 '락선존심.' 나에게 감사패 대신 선물로 주신 작품이다. 늘 밝고 선하게 살라는 뜻일까?
테니스 호텔
어린 학생이 테니스 주제로 그린 그림
2200년전 댐을 만들어 지금까지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도강언의 일부 모습
여성 테니스 임원들이 한자리에 집결
테니스 노래 가사
테니스 노래를 부르는 임원진들
한국대 중국의 결전장면. 위지이 회장옆의 여성은 테니스 선수
팬다 공원에서
양창휘 회장이 테니스 스윙기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의 미인 동호인들
인큐베이터 안의 팬다
이번 회의에 이병효 선생님도 함께 참석하여 자리를 더욱 빛냈다.
상하이의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모건홍회장
심천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젊은 미남
도강언 근처의 저녁 만찬장. 파란옷을 입은 분이 가정철씨.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