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요?
네 물론 있지요
초등비행훈련중 이야기가 자꾸만 연장이 됩니다
하늘에 올라 비행기가 무슨짓을 하고 다닐까 궁금하시죠 물론 관제업무에 근무하셨던 분들은 대충이나 짐작 하셨겠지만 후방특기 특히 라인정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신분들은 뱅기 뜨고 내리는것 밖엔 보지 못하셨으니까요
처음엔 선회하는것을 연습합니다 여러종류의 선회를 하게되는데 선회시에는 항공기가 경사를지게 되므로 양력이 감소하기에 조종간을 당겨서 고도를
유지한채 선회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엔 Stoll 흔히들 실속이라고 말합니다 출력을 Idle상태로 줄이면 속도가 떨어지고 항공기는 양력을 잃어 떨어지는 상황을 만들고
회복하는 연습을 하지요
이연습을 많이 하는것은 착륙시에도 똑 같은 방법으로 행하여 지기 때문입니다 착륙할 때 자세를 보면 기수가 들린상태에서 뒷바퀴가 먼저 땅에
닿아야만 하거든요 최적의 착륙이 양력을 잃은 상태에서 활주로에 살짝 떨어지는게 좋은 landing이랍니다 기타 등등 여러가지 과목들이 많은데
생략합니다 과목들에 대한 기억도 이젠 가물가물해서
모든 훈련비행중엔 학생과 교관은 Inter com을 통해 계속해서 복창을 해야 합니다 check list에 나와 있는데로 짧은 영어로
씨부랑거리면서 해야합니다 사소한 버튼을 누를때도 물론입니다
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접근할때 옆자리 교관님은 T-41의 위 옆문을 살짝 여시고 어깨주머니에서 담배한개비를 꺼내셔서 멋지개 피우시곤
하셨습니다
훈련도 어느덧 중반 토요일이면 외출이 허용되었지요 당시 후보생복장은 장교복장과 동일하나 어깨에 견장만 달려있는 점이 달랐는데 하루는 외출을
다녀오니 대대분위기가 썰렁하더군요 군대에서는 집합이 제일 무서운거 아닙니까 당시 비행중대장 이아무개 대위님이 앞에 나오셔서 동기생중
한명이 외출을 나가서 어개 견장을떼고 중위 계급을 달고 다니다가 육군검문소에 걸려 육본에서 다시공본으로 연락이와 난리가 났다며 동기생의
죄목을 알려주고 각조에 보관중인 몽둥이를 다 동원하여 흔히 말하는 줄빳따를 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여름엔 테니스 반바지를 입은 상태였는데 두들겨 맞으니 정말로 숨이막힐 정도였습니다 내가 맞고 다음엔 동기생을 차래로 때려야 하는데
약하게 때리면 "이렇게 하란 말이야"하시며 또 덤으로 몇대를 두들겨 맞기를 수차례 줄빳따가 끝나고 훈시를 듣는 순간 땅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온힘을 다리에 주었으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저 앉게 되더군요 그 후 며칠동안 여러 동기생들이
의무전대에 다니며 터진 상처 치료하기가 바빴답니다
그 후 이대위님은 성남기지에서 F-86을 몰고 이륙하셨으나 기상악화로 군산에 착륙을 시도하던중 요기와 함께 추락
동작동 국립현충원 18묘역에 잠드셨습니다
드디어 Solo비행이 ...
몇번의 check비행이 끝나면 단독비행이 허락됩니다 단독비행이라해서 멀리 공역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비행장 한바퀴 돌고 착륙하는게 고작이지만
학생조종사 입장에서는 설래임과 두려움이 물결치듯 맘속에 맴돌게 만듭니다 착륙시 감각을 잊지 않도록 어디를 가나 활주로에 접근하는 각도와 자세를
머리속에 그리며 생활을 합니다
교관과 동승하여 두어차래 Touch & go를 실시한 후 교관은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교관님께서 자신의 낙하산을 단정하게
정리하시며 잘 다녀와 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군요
부우웅 파워를 100%증가 시키자 가볍게 활주로를 박차고 올라가더군요 프로펠러 항공기는 후류가 Rudder(수직꼬리날개)를 치기에
100%출력상태에서는 좌측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우측 Rudder를 적절히 사용하여야 똑바로 상승할 수가 있습니다 바로 뒤에는 다른교관이
비행기를 몰고 바짝붙어서 저의 비행상태를 살피고 지상에서는 대대장님이하 전 동기생들이 나를 지켜보는 순간입니다 그야말로 야구경기시
투수가 볼을 던질때의 모습이지요
downwind에서 내려다 보이는 활주로가 너무나 작게보이기에 저곳에 내릴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잠시 Final turn 활주로가 내
거시기와 일직선을 맞춘상태에서 파워를 줄이고 착륙자세로 접근 조종간을 서서히 당겨 자세를 바꾸니 터덕하고 바퀴가 활주로에 Touchj down
활주로 끝에서 유도로로 진입 주기장에 오니 동기생들이 반겨주었는데 내가타던 비행기(꼬리번호 15048호)를 늘 정비해 주고 앞에서 유도해주던
정비사 병장께서 나를 꼬옥 껴안아 주시던 모습도 잊을 수 없군요 그분의 성함은 모르지만 형같은 느낌을 항상 가졌습니다 행여 로카피스회원이시라면
뵙고 싶습니다
교수님은 항상 저의 비행성적을 미와 양의 사이에 표시를 하셨는데 그날 따라"우"에 표기를 해주시더군요 그날 쓰시던 볼펜(참고로
만년필은 조종사들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기압차이로 흘러나옴)에 이상이 생겼었나봐요 ㅎㅎㅎ
그럭저럭 처음으로 대하는 비행교육도 막바지에 들어가 최종비행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비행은 약간의 써비스가 가미된 비행인데 동기생중
"별이 빛나는 밤에"를 잘 불렀고 지금 민항기장으로 일하는 박아무개 집이 마침 우리훈련공역에 포함되어 있기에 고향집 상공을 멋지게 비행을
하였더니 홀로계신 어머니가 마당에 나오셔서 손을 흔들고 아들 녀석은 비행기안에서 울곤 했다고 하길래 나도 멋진 비행을 기대하면서 비행에 나섰으나
기상이 나빠서 멋진 마지막 비행을 못하고 구름속을 돌다가 왔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빨간마후라를 받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보잘것없는 빨간천의 목도리에 불과하지만 당시 조종사의 어머니란 할머니가 손수 정성스레 만들어 주신 빨간 마후라를 첨으로 목에 걸고 파티에서
불러보는 빨간마후라 노래가 가슴속에 커다란 울림으로 들렸습니다
이젠 밤도 깊었고 대전에서의 초등비행과정속에 이야기를 마무리하렵니다
첨으로 비행기를 접했던때의 일이라 궁시렁궁시렁 말도 많았습니다
저에게는 30여년의 세월이 지난일이지만 다시금 새롭게 느껴지곤하네요
후편은 중등비행이 시작됩니다
이젠 빨리 넘어갈께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