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렇게 글로 인사드리려니 여간 쑥쓰러운 게 아니네요.
모쪼록 올 추석 때, 병역 복무를 갖고 고민을 하던 제게 이런 저런 조언과 축원을 빌어준 친척분들 덕이라 여깁니다.
2013년 8월 23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이학 석사 학위 취득 후, 군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을 대체복무 하기 위해
전문연구요원 채용 공고를 낸 생명공학 관련 회사에 3 군데 지원을 했었습니다만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저를 보고
부모님도 상심하시고, 저 역시 피어오르는 의아함과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2011년 광주과기원 동기들 중 2월에 먼저 졸업하여
병역특례를 받고 있는 친구들을 비롯해 뭇 선배분들 역시 제가 떨어질 리 없다며, 별 걱정을 다한다고 들어왔기에...
아무튼 이래저래 제 자신에 대한 회의에 젖어 있던 10월 7일, 제가 지원서를 넣었던 벤쳐기업 이사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를 정말 채용하고 싶은데, 입사 후 장래포부를 적는 란의 내용이 걸린다하시며 약 30분간 전화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요는 그 동안 제가 지원서를 넣은 곳에 모두 전문연구요원으로 3년간 성실히 복무한 뒤에는 퇴사를 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장래포부를 적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선뜻 채용하기 꺼려진 것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3년간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후, 회사에 몸 바쳐 일할 친구들을 좋아하지 않겠냐시며, 혹시 제게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 있으면 다시 자신에게 전화를 달라며 개인 휴대폰 번호를 주었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평생 회사 직원으로 산다는 것을 그리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없었고, 학자로서의 삶을 꿈꿨기에 거짓으로라도
입사 후 장래포부에 회사에 몸바쳐 일하겠다는 문구를 적지 않았고,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이사 분과의 통화가 있었던 그날 오전에,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지원서를 냈던 한국 원자력 병원에서
저녁 여섯시쯤 전화를 받았는데, 11일 까지 지원서를 받지만, 8일에 서울로 올라와 면접을 볼 수 있겠냐고 하여,
황급히 면접 자료 준비하여 이튿 날 정오에 바로 서울로 올라가서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러고는 11일 오후 1시 면접을 보셨던 한국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과장님이 직접 같이 일해보자면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14일부터 서울에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3년간 생활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석사과정 동안 공부했던 분야와는 사뭇 다른 분야라
그 동안 정신없이 2주간 선임연구원들과 의사분들로부터 새로운 실험들을 배우며 보냈고, 11월 1일 정식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핵의학(Nuclear medicine) 이라는 용어자체가 도입된 지 얼마 안되는 터라 많은 분들께 생소하겠지만, 요즘 대개 큰 병원에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암진단이 현재 굉장히 널리 보급되어 있기에 PET/CT , MRI 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제가 이 곳에서 하는 일은, 더 나은 암진단 방법의 개발과 이미 시행되고 있는 진단법의 효율 개선을 위한 전임상 연구와 더불어
암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임과 동시에 치료효율 개선을 위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변분들의 많은 우려와 달리, 한국원자력병원의 근무 조건 및 연구 지원이 굉장히 좋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해서 저 또한 놀랐습니다. 근무 조건은 오전 8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일을 하고 조금 늦어지면 6시 정도까지 일한 뒤엔
자유라서 그 동안 못 누렸던 시간적 여유도 생겼고, 월 급여도 220만원 정도라 혼자 생활하기엔 부족함 없을 것 같습니다.
휴가도 1년에 한 20일 정도 주어지는 듯 합니다.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었으니 서울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족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들 다 하는 국방의 의무를 저는 연구를 하며 3년간 사회에서 복무하게 되었으니
성실히 임하여, 국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두서없이 써서인지 글이 꽤나 길어졌네요. 모쪼록 가까이 계시는 분들께는 조만간 직접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첫댓글 축하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더 가까이 발 옮김을.... .
물론 준비해 온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겠지만.추석때 보니 말랐더라.건강 챙기고 뜻 한 바 이루어지길 응원한단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11.03 06:20
마음 소통 글 고맙다. 하늘이 준 기회로 여기고,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경험해보는 것에 감사하며, 잠재된 네 능력을 잘 일구어보기를... 소중한 젊은 시간을 더 이상 게임에 허비하는 일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군에 복무하는 셈치고 아침 저녁 규칙적인 운동 실천해 주기를 ..... 아빠의 희망이 늘 네 어깨를 무겁게 하여 미안하구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음껏 슬기롭게 살아가거라!
안창균 둘재 큰 엄마가 진심으로 의큰 를 보낸다 ``하길 기원하마
글 솜씨도 아빠를 닮아서 대단하는구나,
늘
큰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띄어라. 너는 머리도 영리하고, 체격도 좋으니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이 올것갓다.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축하해 항상 진실된 마음이 성공을 가져 다 꺼야 화이팅.
자주 얼굴보고 같이 밥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