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곡산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과 시천면의 경계에 자리한 해발 961m의 산이다. 지리산의 정수리인 천왕봉 바로 곁에 자리한 중봉에서 남동쪽으로 한줄기 곁가지가 내려간다. 이 산줄기가 써리봉(약 1610m)과 국수봉(1,038m)을 지나 길게 내려오다 소대천 대천이 흘러 덕천강과 합한 곳에서 다시 솟구친 청산이 바로 구곡산이다.
구곡산의 동녘 자락인 시천면에는 조선의 유명한 학자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덕천서원이 자리한다.퇴계 이황 선생과 학문의 쌍벽을 이룬 남명 선생은 신기하게도 퇴계선생이 태어난 바로 그 해(연산군 7년) 합천군 삼가에서 출생하였고, 55세 때 단성현감의 직에 부름을 받았으나 사양하였다.
61세에 지리산 천왕봉이 올려다보이는 이곳 덕산에 들어오셔서 강학으로 세월을 보내시다가 72세인 선조 5년 2월에 별세하셨다.
선조 9년(1576년) 선생이 강학하던 바로 그 자리에 서원이 세워졌으며 광해군 원년(1609년)에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나, 대원군 때 철폐되었고, 그후 1930년대에 다시 재건되었다.
또한 구곡산의 들머리인 단성 나들목 입구에는 문익점 선생의 면화시배지가 자리하고, 성철스님의 생가터에 겁외사(怯外寺-'시간과 공간 밖에 있는 절'의 의미)가 완공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어 구곡산의 산행은 문화유적답사를 겸할 수 있는 멋있는 산행코스이기도 하다. 구곡산의 들머리인 산청군 시천면에 자리한 덕천서원이다. 서원을 둘러보고 덕산중학교를 지나가면 붉은 벽돌의 천주교 오른쪽으로 시멘트길이 열려있다. 가을이면 사과가 주렁주렁 익어가는 들녘길은 참으로 풍요로운 길이다. 울타리조차 없어 굵은 사과가 손에 닿는 풍요로운 산길이다.
어리석을 우(愚)를 이름으로 지은 우농원을 지나면 맑은 계곡 위에 놓인 도솔천교를 건너가게 되고, 뒤 이어 해발 약 430m 위치에 자리한 도솔암에 이른다.
절 입구에는 감나무고목 한 그루가 금강역사인 듯 길목을 지키고 있었으니. 절 아래쪽의 계곡으로 본격적인 등산길이 시작된다. 도솔암과 같은 해발의 계곡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 지능선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반 시간 여에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간간이 보라빛 용담꽃과 새하얀 구절초가 피어있는 능선길은 더러더러 초록빛 조릿대도 헤쳐야 하는 요요로운 산길이다.
다시 반 시간이면 '산청. 26. 1991. 재설' 이라고 쓰인 삼각점이 자리한 삼거리에 이른다. 정수리는 이곳에서 2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정수리에서 다시 삼각점과 1994년 4월 달팽이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자리한다. 정상석 앞면에는 구곡산, 해발 961미터, 뒷면에는 '추억은 가슴속에' 라고 새겨 놓았다. 정수리의 조망은 참으로 눈부시다.
산줄기를 이어간 중봉과 천왕봉이 가을볕에 우뚝하여 압권으로 다가온다. 서녘으로 하늘마루금을 그리며 삼도봉으로 달려가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이며 반야봉 정수리 한구석에는 '천잠능 3.1km, 도솔능1.2km' 라고 표시된 이정표 팻말이 놓여있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국수봉으로 이어지는 북넠능선을 이어간다. 구멍이 뻥 뚫린 참나무거목이 이채로운 능선길을 십여 분 이어가면 싸리나무가 주인인냥 무성하게 자란 헬기장을 지나게 된다.
간혹 구절초와 억새가 피어있기도 하지만 국수봉 써리봉 중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가히 조릿대의 산길이다. 키를 웃자란 조릿대가 끝없이 이어지는 이 능선길 이른바 "지리산 황금능선"
정수리를 출발한지 한 시간 남짓이면 천잠사거리에 도달한다. '천잠 0.5km, 정상 3.1km' 라고 쓰인 팻말이 자리한 이곳에서 서쪽은 중산리로, 동쪽은 내원리로 각각 내림길이 시작된다. 천잠마을로 내리는 길은 가깝고 길도 뚜렷하지만 바깥내원으로 내리는 길은 키를 넘는 조릿대가 망망 대해를 이룬 희미한 산길이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조릿대 밑으로 알아볼 수 있는 산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반백년 전 이 부근에는 여러 해 동안 많은 빨치산들이 활동하였으며, 약초꾼이나 심마니들이 오르고 내렸으리라. 키를 넘는 조릿대를 헤치고 또 헤치며 조심조심 바깥내원으로 내리는 희미한 이 산길을 '빨치산길' 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40분이면 계곡을 내려서고 다시 10분이면 확실한 내림길을 만나게 된다.
황금능선3 ▶ 구곡산의 들머리는 산청군 시천면의 면사무소가 자리한 시천의 덕산중학교이다.
학교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붉은 벽돌의 천주교 오른쪽으로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진다. 정서쪽으로 20분 가량 들어가면 우농원을 알리는 비석이 자리한다. 계속 서쪽길을 이으면 20분 후 도솔암교를 건너게 되고 뒤이어 도솔암에 도달한다. 도솔암 입구에서 계곡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길을 따라오르면 오른쪽 능선으로 산길이 이어지고 30여 분에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다시 이곳에서 30분이면 삼각점이 자리하고 하산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정상석이 자리한 정수리까지는 2분이 소요된다. 하산은 지나온 삼거리로 되돌아가서 북쪽 능선을 이어야 한다. 13분이면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키를 넘는 조릿대 능선길을 한 시간 여 이어가면 이정표가 자리한 천잠능 사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서쪽의 중산리 천잠마을까지는 500m로 길이 확실하나 동쪽의 바깥내원을 향한 내림길은 희미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조릿대 밑으로 옛길이 이어지고 조심조심 키를 웃자란 조릿대를 헤쳐 40분 남짓이면 계곡길에 내려선다.
다시 10분이면 뚜렷한 길을 만나 염소목장의 문을 나서게 되고 시멘트 포장길을 이어 내원사에 이른다(20분). 내원사에서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까지는 10분, 다시 대포마을 버스정류소까지는 10여 분이 추가로 소요된다
○ 덕산중학교 - 도솔암 - 정상 - 천잠사거리 - 바깥내원 - 내원사 - 대포마을 정류소를 잇는 코스는 약 6시간 소요
구곡산의 접근은 진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리하다. 기차 또는 고속버스로 진주에 가서 매 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시외버스로 시천(덕산) 하차.
하산지점인 대포리와 반대편인 중산리에도 수시 버스가 운행됨.
들머리 시천(덕산)에는 식당과 숙박시설이 여럿 있으며, 하산지점인 내원사 입구에는 식사와 민박이 가능한 장당관광농원(055-972-8422), 금포정민박식당(011-552-6168), 한일농원(055-972-181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