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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순천라틴댄스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착한제비
전남 순천만 갈대밭 | ||||
철새도 태양도 숨죽이는 갈대왕국의 속삭임 | ||||
‘남녘의 가을은 순천만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파도처럼 출렁이던 30만 평 갈대밭이 하얗고 탐스런 꽃을 피운 채 저녁이면 황금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이때의 화려함은 설악산 오색 단풍도 비할 바가 못 된다. 단풍이 강렬한 유혹이라면 순천 갈대밭은 관조적이며 낭만적인 정서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순천만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짱뚱어가 뛰어 노니는 싱싱한 갯벌과 와온 포구의 아름다운 일몰, 일곱 번 색깔이 변한다는 칠면초 붉은 광장 등 자연이 만들어놓은 최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계절 한가운데로 들어온 순천만을 한번 탐닉해보자. 순천만은 최대의 갈대왕국이다. 자주색이던 갈대가 담백색으로 목화씨처럼 하얗고 탐스럽게 일어나는 날 순천만은 한 해의 가을을 맞는다. 이따금씩 흔들리는 갈대를 보고 있으면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의 한 구절도 떠오른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그처럼 순천만의 갈대는 가을 사색을 이끌어내며 남녘 끝에 다다른 가을을 보란 듯이 자랑하고 있다. “와아!”, “야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천만에 대한 첫 감회인 ‘놀람’을 그렇게 표현했다. 눈대중으로도 짐작할 수 없을 만치 거대한 갈대군락이 군무를 추고 있는 광경에 그 이상의 찬사가 있을까. 해를 삼켜버린 비단 갯벌만으로도 충분한 장관이건만, 그 갯벌 위에는 염생식물(소금기를 머금은 습지에서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칠면초가 붉은 십자수를 놓고 있다. 갈대꽃과 함께 오직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이다. 그뿐이랴. 해안선 위에 조그마한 어선 몇 척, 지척에 그림처럼 등장하는 촘촘한 섬과 갈매기. 갈대는 바람 따라 흔들리며 보는 이의 마음조차 살랑살랑 유혹하고 있다. 우리가 순천만이라 부르는 곳은 순천시 별량면과 해룡면까지의 약 38km의 해안선에 둘러싸인 넓고도 포근한 주머니 모양의 만이다. 순천 시내를 통과한 동천이 상사호에서 내려온 이사천과 만나 합류하는 지점이자 보성만과 여수반도 사이에 호수처럼 생긴 만으로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으로 이뤄져 있다. | ||||
몇 년 전까지도 15만 평에 불과(?)했던 갈대밭이 이제는 갯벌 50만 평 중 거의 30만 평을 차지할 만큼 거대해졌다. 특히 자연 정화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순천만 갈대밭에선 흑두루미를 비롯해 2백여 종의 철새 희귀종이 발견되어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로 이곳의 습지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다. 두 반도 사이에 형성된 이 아름다운 만에는 드넓은 갯벌과 갈대군락, 아름다운 일몰까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철철이 관광객들을 찾아오게 만든다. 특히 초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최고의 장관을 연출한다. 그 중 대대포구는 순천만 갈대밭의 중심이다. 대대동 일대는 특히 60년대 탁월한 문체로 평단을 사로잡았던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작중 배경으로도 알려진 곳. 더욱이 대대동은 30여만 평 갈대밭 중에서도 갈라진 물길 속으로나 갈대밭 속으로 사람이 가장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배로 순천만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도 대대포구에서 출발한다. 강처럼 이어지는 수로를 따라서만 배가 움직이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대대동에는 갯벌이나 갈대 등 해양생태자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연생태관이 있다. 이는 순천만 여행의 필수코스다. 자연생태관을 둘러본 뒤에 순천만 갈대밭을 본다면 개펄이나 갈대밭에 대한 흥미도 더욱 커지게 마련. 갈대밭의 중심을 이루고 순천만 여행의 시작점이 대대동이라면 보성만 쪽의 화포와 여수만 쪽의 와온포구는 일출과 일몰의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순천만 여행의 절정을 달리는 곳이다. 순천만에 가면 꼭 봐야 할 것이 적어도 세 가지다. 먼저 대대포구의 갈대밭과 철새들의 웅장한 군무에서부터 화포 봉화산에서의 일출, 와온포구에서의 일몰 감상까지. 이를 한 번에 보겠다는 것도 욕심이긴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다면 꿈 같은 경험이다. 이 가운데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 해룡면 ‘와온포구’ 일대다. 와온포구와 용산 전망대가 있는 해룡면은 대대포구에서 볼 때 왼쪽 여수반도 방면이다. 대대포구에서는 지척이지만 실은 바로 가는 길이 없다. 대대포구에서 순천시로 나갔다가 다시 여수방면으로 내려가야 해룡면까지 갈 수 있다. 그래도 차로 20~30분이면 충분하다. 와온포구는 어촌마을의 살가운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와온포구의 일몰은 여느 포구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림으로 치자면 ‘여백의 미’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포구 앞에선 겨우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점포 두서너 개를 제외하고는 상가나 음식점을 찾기 힘들다. 민박집도 물어물어 찾아야 할 정도다. 길가에 서너 채의 민가들이 있지만 여느 해변마을처럼 주황색, 파랑색의 슬레이트 지붕이나 양철지붕 하나 올리지 않았다. | ||||
포구로 길게 뻗은 방파제에선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강태공 서넛이 눈에 띈다. 해질 무렵 총총히 돌아오는 고깃배와 사위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와온포구의 전부다. 해가 넘지 못할 높은 산도 없고 망망대해의 외로움도 없다. 넉넉한 갯벌, 심심하지 않을 만큼의 섬과 고깃배, 분주하지 않을 만큼의 사람들이 있다. 대신 물이 빠진 ‘뻘’에는 무수하게 많은 게들이 쏟아져 나와 저녁을 맞는다. “순천만 갈대 뭐 지금부터지~.” “와온에서 보는 해넘이가 더 좋은데요.” 조그만 식당의 쥔장과 손님의 대화는 그런 식이다. 촌로들이 잡아 올린 장어며 제철인 짱뚱어 요리가 상에 오르면 와온마을의 진짜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포구가 여간 한가하지 않다 했더니 정작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용산 전망대 부근의 갈대와 칠면초 군락이었다. 용산 전망대로 가려면 와온포구 오는 길 약 4km 전방에서 다른 길로 들어서야 한다. 농주리 용산 전망대 이정표를 따라 마을을 우회하는 길이다. 용산 전망대 부근은 순천만의 명물이 된 ‘S자형 수로’와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붉은 칠면초가 만나 진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습지에 서식하는 칠면초는 계절에 따라 일곱 가지 색깔로 변한다. 특히 만추에는 선홍의 붉은 색으로 물들어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10월 말과 11월 초에 이르면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이 무렵 용산 전망대나 와온마을 일대는 비경을 찾아다니는 사진작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모여든다. 멋진 전경 사진을 찍기 위해선 야트막한 산 정상으로 가야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저 갯벌에 흩뿌려진 칠면초와 갈대의 그 황홀한 풍경에 풍덩 빠져보기를 권한다. 이곳은 와온포구의 호젓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칠면초의 붉은 색이 더 붉어지고 갈대꽃을 황금들녘으로 물들이는 해넘이 때문이다. 그 숨 막힌 찰나 때문에 차 돌릴 곳 없는 불편한 길에도 해질녘까지 차량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여행안내]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2번 국도(벌교 방향)-818번 지방도-대대동 갈대밭. 와온포구는 대대동에서 다시 여수 방면으로 가다가 해룡면으로 가면 된다(대대동에서 20분). ▶먹거리: 순천만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로는 자연산 장어와 짱뚱어가 있다. 대부분 민박을 겸하는 곳이 많고 2인 기준 2만~3만원. 대대포구-순천만가든(061-741-4489) 강변장어구이집(061-742-4233) 와온해변-일몰해타운(061-724-6920) 와온횟집(061-723-0624) ▶문의: 순천만 갈대축제 2005. 11. 4~11. 6(3일간) 061-749-3625 순천만자연생태관 061-749-3006 www.suncheon.go.kr |
첫댓글 제 남친과 사람들 좀 데불고 놀러가죠~^^ 순천만 넘 가보고 싶었던 곳이예요.
감사! 감사! 많이 놀러 오세요!!
내가 재일 처음 가본 파티 올해라구 안가볼수 없다